목소리 통의 구조와 목소리 생성 원리
인간의 목소리를 흔히 “마음의 거울(mirror of mind)”이라고 할 만큼 음성은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는 가장 훌륭한 도구이다. 그러나 늘 좋은 감정으로 목소리를 사용하지는 않는다. 이를테면 화난 사람의 경우 매우 격앙된 소리를 산출하게 되며, 때때로 이런 과정에서 근육의 과도한 긴장을 초래하여 목소리를 만들어 내는 기관인 성대(vocal fold)의 일부가 상처를 입거나 흠집이 나기도 한다. 과연 목소리를 만드는 기관은 어떻게 이루어져 있으며, 목소리는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 지는지 살펴보자.
1. 후두 및 성대의 구조
발성기관인 후두(larynx)는 기본적으로 원활한 호흡을 위해 기도를 보호하는 연골로 둘러싸인 통의 구조를 하고 있으며, 이는 목소리를 만드는데도 매우 유용한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음성이 생성되는 후두의 일부분인 성대(vocal fold)는 음성의 가장 기초가 되는 파동을 만들어 준다. 그 파동은 아주 조절성이 좋은 상기도, 즉 성도(vocal tract)에 의해 모양이 만들어지고 다듬어진다.
성대는 후두의 공기 통로를 가로 질러 뻗어 있는 흰색의 띠 모양이다. 성대는 서로 만나며, 갑상연골(thyroid cartilage) 내에서 앞쪽으로는 갑상연골과 뒤쪽으로는 피열연골(aryntenoid cartilage)과 각각 연결되어 있다. 피열연골(arytenoid cartilage)은 양측 성대(vocal folds)를 서로 가깝게 모으기도 하고 숨쉴 때 공기가 통하도록 멀리 떨어지게도 하는 복잡한 운동을 한다.
양측 성대(vocal cords)사이의 공간을 성문(glottis)이라 하며, 성대(vocal folds)를 움직이게 함으로써 성문(glottis)의 크기(size)를 다르게 할 수 있다. 폐(lung)에 있는 공기는 압력을 받고 있는 상태로 성문(glottis)이 열릴 때마다 그 공기가 나온다. 그 결과 일정한 형태를 나타내는 성문 파동(glottal wave)이 만들어지게 된다.
성대를 단면적(cross section)으로 보면 기본적으로 두 지역으로 나누어져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성대(vocal fold)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갑상피열근(thyroarytenoid muscle)이 성대(vocal fold)를 지지해주고 있는데, 이를 성대 몸체(vocal fold body)라 한다. 이 부분이 늘었다 줄었다 하면서 길이(length), 두께(thickness), 그리고 빳빳함(stiffness)이 달라진다.
이 몸체(body)를 둘러싸고 있는 것을 덮개(cover)라 한다. 우리가 알아야 할 점은 이 덮개(cover)의 바깥층은 상피조직(epithelial tissue)으로 되어 있으며, 상피조직 아래로는 마치 고무줄과 같은 섬유질망(network of fibrosis)으로 되어있다. 이 탄력성이 있는 부분(elastic network)이 가장 잘 발달된 곳은 성대 위쪽의 가장자리 근처이고 이것은 성대인대(vocal ligament)를 구성한다. 이 덮개(cover)는 비교적 느슨하게 붙어있다. 그래서 손등의 피부처럼 덮개가 몸체(body)를 미끄러져 갈 수 있는 운동성이 있는데 이는 발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2. 성문 파동(glottal wave)
우리가 말하는 소리라는 실체는 사실상 없다. 그것은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공기 압력의 변화일 뿐이다. 즉, 다양한 형태로 변화된 압력의 차이를 우리는 소리로 인지하는 것이다.
아주 기초적인 의미로 볼 때, 음성은 양측 성대 사이에 공간인 성문(glottis)을 통해서 나온 일정한 모양의 공기 흐름이라 할 수 있다. 목소리의 생성과정은 폐에서 방출되는 날숨 시의 기류를 양측 성대 사이에 공간인 성문(glottis)을 지나게 되고 이때 일련의 후두 진동(laryngeal vibrations)을 통해 공기의 흐름을 토막(띄엄띄엄 잘라)내서 작은 공기 파열들을 만들게 된다. 이를 우리는 흔히 성문 파동(glottal wave)이라고 부른다.
특히 공기흐름을 분명히 차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이런 갑작스런 공기의 차단이야말로 진짜 음성을 만드는 재료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흡사 고속도로에서 자동차가 갑자기 멈추면 연쇄충돌사고를 일으키는 것처럼, 갑자기 차단된 공기의 흐름이 움직이는 공기 분자들의 충돌을 유도하게 되는 원리이다. 이것은 일종의 충격파를 만들게 된다.
갑작스런 흐름의 차단으로 생긴 성문파동(glottal wave)은 소리의 울림 통로인 성도(vocal tract)에서도 똑같은 역할을 한다. 충격파가 만들어 짐으로서 음성기관 안에 들어있는 공기분자들을 흥분시킨다. 이 자극된 상태가 음성의 가장 기초적인 상태다. 충격파가 오는 비율(rate)을 음성의 기본 진동수(fundamental frequency, Fo)라 하고, 이는 헤르츠(Hz)로 측정한다.
3. 성문 주기(The Glottal Cycle)
발성 시 폐의 공기 압력이 성대의 아랫면에 작용하여 양측 성대 사이를 떨어뜨리고, 압력이 계속 작용함에 따라 사이는 점점 더 멀어진다. 마침내 압력이 성대 윗면을 떨어뜨리고 그로 인해 성문 공간(glottal space)이 생긴다. 열린 성문을 통해 공기 흐름이 시작되고 공기흐름(Glottal flow wave)일부가 올라가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발성주기를 성문 주기(The Glottal Cycle)라 한다.
발성 시 폐에서 나온 공기는 하기도(lower airway)의 넓은 공간에서 성문(glottis)의 좁아진 공간을 통해 다시 후두 상부의 넓은 공간을 통과한다. 이때 성문(glottis)에서의 공기흐름 속도가 빨라짐으로 인해 운동에너지가 커지고 위치에너지가 작아진다. 성문(glottis)의 압력은 성문의 아래쪽이나 위쪽에 비해 작다. 발성의 시작은 이러한 일련의 압력변화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이러한 원리를 베르누이 효과(Bernoulli effect)라 하며, 이는 음성 주기(vocal cycle)의 닫히는 단계(closing phase)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성대 움직임은 운동성이 뛰어난 성대 덮개(cover)의 움직임과 모양변화에 의해 설명된다. 후두정밀 검사인 화상회선경 검사(videostroboscopy)로 관찰하는 동안에 성대의 위 표면에서 관찰할 수 있는 덮개(cover)의 파동이 점막 파동(mucosal wave)을 만든다. 만약 성대 덮개(vocal fold cover)가 없었다면 정상적인 발성이 가능하지 못했을 것이다.
4. 음성 기본 진동수의 조절(Control of Vocal Fundamental Frequency)
기본 진동수(fundamental frequency)의 변화는 성문 파동(glottal wave)이 반복하는 비율(rate)을 다르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성대진동이 빨라지거나 느려지는 것을 의미하며, 흔히 음정이 높아지거나 낮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성대는 뒤쪽으로 피열연골(arytenoid cartilage)과 앞쪽으로 갑상연골(thyroid cartilage)의 안쪽 면과 연결되어 있다. 윤상연골(cricoid cartilage)과 관절로 연결된 갑상연골(thyroid cartilage)은 헬멧에 붙어있는 차양처럼 축을 중심으로 선회하여 움직인다. 윤상갑상근(cricothyroid muscle)은 갑상연골(thyroid cartilage)과 윤상연골(cricoid cartilage)을 연결하고 있는데 이 근육이 수축하면 두 연골(cartilage)은 서로 가깝게 되고, 갑상연골(thyroid cartilage)의 방향을 좀 다르게 만든다. 그리고 갑상연골(thyroid cartilage)은 조금 앞쪽으로 움직인다. 결과적으로 피열연골(arytenoid cartilage)과 갑상연골(thyroid cartilage) 사이의 거리는 멀어지며 성대는 늘어나고 길어진다.
반면에 갑상피열근(thyroarytenoid muscle)이 수축하면 성대 몸체의 빳빳함(stiffness)이 증가하며, 윤상갑상근(crycothroid muscle)의 수축에 의해 성대가 늘어나는 것과는 반대로 작용하여 성대를 끌어당긴다.
5. 음성 강도의 조절(Control of Vocal Intensity)
소리의 강도는 성문 파동(glottal wave)이 성도(vocal tract)에 제공하는 흥분의 양과 비례한다. 모든 다른 조건들이 동일할 때, 성문 파동(glottal wave)의 크기(amplitude)가 커지면 결과적으로 성도(vocal tract)의 흥분성이 커지고 음성 신호(vocal signal)의 강도가 커진다. 공기의 압력 증가는 성문이 열렸을 때 성문을 통해 밀려 나오는 공기의 양을 효과적으로 증가 시킨다. 그러므로 증가된 폐 압력은 커진 음성 강도로 나타난다.
하지만 갑자기 중단된 흐름이 성도(vocal tract)를 통해 음향학적인 진동(acoustic vibration)을 만들어낸다. 공기 흐름 중단이 예리할수록 성도의 흥분성이 커지고 음성신호(vocal signal)가 강해진다. 즉, 음성 강도가 커질수록 성문 파동(glottal wave)의 감소단계(decreasing phase)는 더욱 빨라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강도의 증가는 높은 압력과 공기흐름에 대해 증가된 성문저항을 적절하게 조절함으로써 만들어진다.
6. 음역(Registers)
후두 음역(laryngeal register)은 후두의 특이적이고 명확한 동작을 정확하게 나타낼 수 있어야 한다. 후두 음역(laryngeal register)은 연속적인 범위의 기본 진동수(fundamental frequency)들을 골고루 나타낸다. 후두 음역(laryngeal register)의 기본 진동수 범위는 다른 음역(register)하고 겹치는 부분이 거의 없다. 후두 음역(laryngeal register)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1) 음계 음역(modal register) : 일반인들이 가장 흔히 사용하는 기본 진동수(fundamental frequency)의 범위를 나타낸다(남자들은 75 - 450 Hz, 여자들은 130 - 520 Hz).
2) 진동 음역(pulse register) : 낮은 진동수(low frequency)에서 나타난다. 진동 음역 발성(pulse register phonation)은 단면적에서 육중한 성대와 모든 긴장이 사라져서 이루어진 외형(configuration)을 통해 이루어진다. 성대가 떨어지는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리고, 한번 측면으로 가면 육중함 때문에 다시 가까워지려는 움직임도 떨어진다(남자 25 - 80 Hz, 여자 20 - 45 Hz).
3) 상층 음역(loft register) : 높은 진동수(high frequency)에서 나타난다. 상층 음역(loft register)은 긴장감이 매우 증가되어 있다. 긴장감이 성대를 아주 얇게 만들고 서로 조금 접하게 해서 작은 진폭을 가진 빠른 성대운동을 하게 한다. 높은 긴장감과 연관된 저장된 힘은 열리는 단계(opening phase)를 빨리 마치게 하고 큰 탄력성에 의해 정중선(midline)으로 다시 되돌아가게 한다. 그래서 상층 음역(loft register)은 높은 기본 진동수와 감소된 음성 강도(vocal intensity)와 관계가 있다(남자는 275 - 620 Hz, 여자는 490 - 1130 Hz).
7. 성문 파동의 불규칙성(Glottal Wave Irregularity)
1) 난기류(Turbulence)
공기가 통과하는 성문(glottis)은 완벽하게 매끄럽지는 않다. 다르게 말하면, 공기분자가 항상 똑바로만 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공기흐름은 갑자기 좁아진 곳 어디를 지나든지 간에 항상 무작위적 운동, 즉 난기류(turbulence)를 형성한다.
또한 모든 사람들이 다 확실하게 소리를 차단하는 것은 아니다. 피열 연골(arytenoid cartilage)이 정중선(midline)에서 만나지 않거나 성문의 뒤쪽에서 각을 이루어 성문이 조금 열릴 수도 있다. 각각의 경우 성문 주변의 공기가 열린 곳으로 나올 수 있으며, 이런 공기 누출은 거의 난기류(turbulent)를 형성한다.
무질서하게 움직이는 공기분자가 있다면 분자에 무질서하게 작용하는 압력도 존재할 것이다. 소리는 단순한 압력의 변화이기 때문에, 이와 같은 산만한 압력들은 소리를 다르게 만들 수 있다. 물론 이것은 소음이고 이것이 선 스펙트럼(line spectrum) 사이사이를 채우고 있다. 듣는 사람이 느끼는 것은 어떨까? 소음은 소리의 부드러움을 흐리게 한다.
난기류(turbulence)가 많은 소리는 숨찬 소리(breathiness) 또는 허스키(huskiness)처럼 들리고, 좀 더 난기류가 많이 들어가면 목이 쉰 것(hoarseness, 애성)처럼 들린다.
2) 진동의 불규칙성(Vibrational Irregularity)
성문 파동(glottal wave)이 완전하지 못한 것은 난기류(turbulence) 뿐만 아니라 파동의 진동수(frequency)와 크기(amplitude)의 불안정함 때문이다. 어떠한 두 파동(wave)도 진동수(frequency)나 크기(amplitude)가 완전히 똑같을 수는 없다.
이와 같은 사실은 불안정함(perturbation)이 진동수(frequency)의 불확실성을 초래한 것이다. 이 불안정함을 줄이지 못하는 이유는 소리를 조절하는 근육들이 움직일 때 나타나는 어떤 불안정성과 불규칙함을 그대로 나타내기 때문이다. 이것은 음성 조절(voice control) 또는 음성 훈련(voice training)에 의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이것이 바로 사람만이 낼 수 있는 자연스러운 소리인 것이다.
8. 맺음말
직업적 음성사용자(professional voice user)들에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철저한 목소리 관리일 것이다. 이를 위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며, 과연 어떠한 습관이나 발성이 성대를 다치게 하고 목소리를 변하게 만드는지를 정확히 알아둘 필요가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만일 잘못된 습관이나 목소리 사용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고쳐야 할 것이며, 위생적인 음성사용 습관만이 맑고 깨끗한 목소리를 오래 간직하는 비결임을 있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음성은 좋은 감정일 때 가장 이상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다. 늘 웃는 사람이 목소리가 좋은 것도 이 때문이며, 위생적인 목소리를 위해 쉬지 말고 열심히 웃을 것을 권하는 바이다.
[출처] 목소리 통의 구조와 목소리 생성 원리|작성자 프라나음성언어센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