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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애월항에 막 들어온 배에서 한 어민이 잡아온 생선을 옮겨담고 있다.yhhan@chosun.com>/한영희기자 | |
12일 오전 10시 30분 북제주군 애월항. 울긋불긋 배들이 줄줄이 들어왔다. 제성호·성복호·광덕호·창성호…. 40여 척의 배는 매일 이 곳으로 ‘만선(滿船)의 금의환향’을 한다.
관광객들에게 애월은 드라이브와 낚시로 유명한 곳. 9.4km의 제주도 북서쪽 하귀~애월 간 해안도로 곁에는 기암절벽이 늘어서 있고, 애월 방파제는 낚시꾼들에게 ‘중량급 포인트’로 꼽힌다. ‘배낚시 1인당 1만5000원, 011-693-XXXX’ 둑 한편에 써놓은 삐뚤빼뚤 청(靑)페인트 글씨에 객(客)은 웃음짓는다.
이 애월을, 제주도 사람들은 ‘싸고 팔팔한 자연산 회 먹는 곳’으로 더 친다. 옛날엔 배 들어오면 ‘언청이 할머니’ 등 댓 명의 선주(船主)가족들이 즉석에서 회를 떠주었지만, 요사이는 ‘나이 들어’ ‘건강 나빠져’ 대부분 은퇴했다. 하지만 성복호의 고억철씨는 아직 어판장(064-799-4449)에서 회를 쳐준다. 어판장이라 매운탕은 안 끓여준다.
제성호 선주의 누나 배인애(37)씨는 항 바로 앞 ‘해변횟집’(064-799-7710)을 7년째 운영 중이다. 밑반찬은 다양하지 않지만, 바다에서 방금 도착한 자연산 활어를 값싸게 ‘즉결심판’할 수 있는 곳. 잡어의 경우, 4인분이 넉넉한 ‘1 ㎏+α’가 2만5000~4만원(시세·어종 따라 달라짐) 정도로 시내의 절반 수준이다. 인심 좋은 사장은, 다른 배의 생선을 사서 가져가도 1만원쯤에 회 떠주고 매운탕 끓여준다. ‘매운탕 무료, 소주 3000원, 공기밥 1000원’(이 조건은 제주 전역의 ‘비싸지 않은 횟집’들에서 대개 균일함) 창성호 고기를 직판하는 인근 ‘바닷가 회마을’(064-799-0627)도 가격과 맛이 비슷하다. 단 다른 배의 고기 회 떠주기는 사절.
제주에는 횟집도, 맛집도, 소문난 집도 워낙 많다. 그래서 관광객들로서는 ‘애월’처럼 외지인은 잘 모르되 제주인은 싸고 맛있다고 치는, ‘숨어있는 1인치 음식’을 찾는 게 또 별미다.
서귀포 매일시장 입구의 ‘쌍둥이횟집’(064-762-0478)도 그런 집이다. 평일 저녁에도 자리가 꽉 차는 이 곳은 무도회장처럼 시끌거린다. 예약도 안 받는다. 광어 빼곤 모든 생선이 자연산. 성게알·전복·낙지·해삼·멍게·우뭇가사리·생굴 등 풍족한 밑반찬과 팔팔한 회에 혀가 기뻐하고, 나중에 받아본 계산서에 지갑이 좋아한다. 네 사람이 먹을 수 있는 한 상(잡어 기준)이 5만원선. 제주에서 흔히 ‘구리’라고 부르는 뱅에돔처럼 고급회가 끼면 한 상 값이 6~7만원(계절 따라 다름)으로 오른다.
제주 해안을 끼고 마을마다 하나씩은 있는 ‘어촌계’ 횟집들도, 육지 관광객은 잘 모르는 맛집. ‘어촌계’란 앞바다의 어장을 관리하는 마을 청년조직을 말한다. 1 ㎏ 잡어 기준 6~7만원쯤으로 값이 최저가는 아니지만, 시골스러운 풍경에서 싱싱한 자연산 회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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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흰돼지들 사이에 빼꼼 머리를 들이민 제주 흑돼지. | |
제주에서 만난 13년 경력의 친절한 개인택시기사 강승구(011-691-7925)씨는, 엄지를 들며 서귀포항 입구 ‘금호식당’(064-732-7573)을 해물뚝배기 맛집으로 추천했다. 산 채 방금 넣은 오분자기를 필두로, 100% 국산의 새우·고동·홍합·대합 등 각종 해산물이 들어간 뚝배기가 6000원. 같은 가격의 한치물회·자리물회도 시원하고, 시금치·오징어젓갈·콩나물 등 반찬도 정갈하다.
( 濟州=張源埈기자 wjjang@chosun.com>wjjang@chosun.com )
●육지의 친지가 오면 제주 사람이 손잡고 데려가는 음식점 20選
<음식점=음식 종류/위치/특징/전화(064-)>
◇제주시
▲청해원= 고등어·갈치조림·성게국 등 향토음식/신제주 유나이티드 APT 서쪽/싱싱한 재료. 무 대신 감자를 넣은 생선조림./744-6677
▲고향포구= 갈치회·고등어회/신제주 밀라노호텔 동쪽 200m/밤새 잡힌 은갈치·고등어 재료로 인근서 유명./746-9181
▲고기굽는 사람들=돼지갈비·대나무통 숙성 삼겹살/신제주 노형로타리 북쪽/일본 수출용 제주촌 돼지고기 사용. 느끼한 맛 없앤 대나무통 삼겹살./744-4468
▲산지로식당= 자리물회·소라물회·한치물회/신제주 코스모스호텔뒤 골목안/허름하고 좁지만 여름엔 장사진. 시원하고 칼칼한 국물맛./747-1889
▲숨비소리= 보말(작은 소라의 일종)국·갈치국·성게국 등 향토음식/ 동대문 쇼핑타운 뒤/고급스런 분위기. 보말을 참기름으로 볶아 끓여낸 보말국 일품./742-8833
◇서귀포·중문
▲중문 관광단지회관= 제주 토종 흙돼지/중문 관광단지 입구4거리/직영 농장서 직송한 토종 흙돼지를 껍질까지 두툼하게 썰어냄./738-3875
▲제주맛사랑= 옥돔구이·전복죽·해물전골 등 향토음식/여미지 식물원 주차장 건물/옥돔 배갈라 말린 후 참기름 발라 구어냄. 노약자 보양식이자 일미./738-7060
▲칠십리 갈치요리= 갈치회·갈치조림·갈치버섯전골/서귀포항서 정방폭포방향/인근 즐비한 갈치요리 전문점 중 원조격/762-2366
▲서귀포 하정식당= 갈치국백반/대명그린빌 호텔 건너편 골목/갈치국 16년째. 자리젓갈도 일품./762-1001
▲대유랜드= 꿩토렴(샤브샤브)·꿩사시미/중문에서 서부산업도로 가는 길/궁중요리로 유명한 꿩요리 전문점./738-0500
◇동부권
▲우리봉식당= 해물뚝배기/성산일출봉 주차장 앞/넉넉한 해산물/782-0032
▲성산 해오름식당= 해물전골·각종물회·활어회/일출봉 입구 30m전 수마포 입구/큰냄비 해물탕과 싱싱한 자연산 잡어회./782-2256
▲시흥 해녀의 집= 조개죽·전복죽/성산~종달리 해안도로변/시흥리 해녀회 직영. 해녀들이 바로 앞에서 잡은 조개로…./782-9230
▲바스메식당= 말고기 회·찜·조림 등/동부산업도로변 성읍민속마을 북쪽/부드럽고 연한 말고기 요리 전문점./787-3930
▲괸당네식당= 꿩감자국수·토종흑돼지고기·좁쌀막걸리/성읍민속마을 중앙/쫄깃한 감자국수를 꿩육수에 끓여냄.
◇서부권
▲상록가든= 방목한 토종돼지고기, 갈비/협재해수욕장 앞/200g을 구어도 200g을 유지하는 쫀득한 육질/796-8700
▲진미식당= 다금바리회/산방산 밑 사계리 포구앞/활어회의 제왕 다금바리를 3대째 다루는 명인.
▲옹포별장가든= 선인장김치·삼계탕·소갈비/협재해수욕장서 한림읍 가다 우측./50년 전통. 선인장김치 별미./796-3146
▲아마고야= 일본풍 활어/하귀~애월 해안도로변/바다 조망하며 다양한 활어 즐기기./713-9292
▲테우= 활어회·해물요리/제주서쪽 일주도로변 외도동/바다 풍경 좋은 고급 활어·해물요리집./742-6668
<추천: 제주관광가이드(www.jtg.co.kr)>
☆ 기사에 소개된 곳은 표에서 제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