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국을 먹고 매실차를 마시며 창밖을 봅니다. 함박눈이 내립니다. 서설입니다.
자칫 빨갱이나라가 될 번 하다가 중심을 잡았습니다. 천만다행입니다. 그걸 우리 모두는 다행으로 기뻐했습니다.
섣달 그믐날 마지막 망년회를 이정용과 함께 했던 생각이 납니다. 놀랍고 자랑스러운 우리 친구들입니다.
장장 5시간을 둘이서 환담을 나누었습니다. 이정용 건강이 좋았습니다. 조금도 지친 기색이 없이 싱싱하고 정정합니다.
그것이 나는 고마운 겁니다. 본인 말따나 죽었다 살아난 친구가 다시 이토록 건강한 것이 아니 고마울 수가 없습니다.
국악을 소재로 새롭게 멋진 무대를 만든 박건삼이가 멋있더라는 정용이 얘기가 또한 고마웠습니다.
나이 칠십에도 이런 창조를 하고 사는 박PD가 훌륭하더라며 함께 한 부인도 좋아하더라는 겁니다.
노병은 사라지지 않고 더욱 빛을 발해야 한다. 그것을 박건삼이 보여준 것이 근사하더랍니다.
건삼이 덕분에 우리 경목 망년회에 태진아 최백호 남일해 등 대형가수가 무대를 장식해준 것은 멋지고 고마운 일입니다.
나도 후정과 함께 가보기로 했는데 후정의 건강이 여의치않아 못 가보았는데 정용을 통해 소식을 들었습니다.
경제를 살리기위해선 조세를 법대로 가진 자가 부담해야 됩니다. 몸에 피가 돌면 건강하듯 그렇게 경기가 살아나면 성장도 복지도 되는 겁니다. 그렇게 시장이 커지고 활성화되면 부자는 다시 더 부자가 되니 부자도 좋은 일인 것입니다.
이런 물미를 박근혜가 알기를 바라며 우린 옛날 얘기나 합니다.
한창 사업이 될 때에는 사방에 돈이 널리었는데 끌어담는데 손이 두개 밖에 안 되더라는 겁니다.
그때 그의 눈엔 순간 무서운 정기의 빛이 번쩍이었습니다. 그건 아프리카 초원을 노리는 사자의 눈빛이었습니다.
아프리카 중동의 시장을 개척할 때엔 북한은 영사가 있는데 우리는 없어 비자협조를 요청하면 바로 옆에 있는 북한영사에 전화연락을 하여 순간 도피해 나온 상황에선 긴박한 비장미에 함께 가슴이 서늘하였습니다.
목숨건 수출사업이었습니다. 앞서 보고 행동하는 과감하고 담대한 사나이였습니다. 무서운 남자인 것입니다.
모래사막에 쥐도새도모르게 파묻히지 않고 살아온 것은 조상이 돌보아서 일 겁니다.
그의 수출입국에 보국한 활약상이 칠십년대 초 동아일보에 대대적으로 기사화되어 정부도 중동외교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정용이 중동의 석유왕실의 돈 많이 오배묵었을 겁니다. 그자들이 저거옷값에 돈 아끼었겠습니까.
잘했으면 부산 김지태 못잖은 거부가 되었을 건데 그 중간 얘기가 궁금합니다.
대연각호텔 화재 前 호텔 나이트컬럽을 전세내어 크리스마스 파티를 연 일화는 쾌사였지요.
지금도 옛날 금성화이버의 멤바 44회 박원호 배국제는 다시 한번 이회장모시고 사업 한번 하는 게 소원이라 그럽니다.
안양驛舍사업은 그의 정기가 베스트될 사업은 아닌 것같습니다. 역마살이 있는 자는 그저 뛰어야 좋습니다.
그러나 평소 인자한 신사 그의 인품에 매료된 5공의 군출신 실력자들이 그를 무조건 신뢰하고 배울려 했습니다.
머리좋은 장군 김복동과는 뭔가 코드가 맞을 만 했겠습니다.
미 대사를 조정하던 미CIA 한국책임자와 정용의 우호관계엔 근대사에 재미있는 비화가 많습니다. 대단한 행동반경입니다.
그의 따뜻한 인품에 승복한 대구 절륜의 주먹, 깸보 오대원을 호령하던 건달 강은 이회장을 위해선 인간적으로 이깜없이 몸을 바칠 위인이 되었습니다.
대구에 호텔을 그에게 맡기고 일층 일식집은 강이 직영을 했는데 간혹 가보면 그런 건달들의 모임터라던 겁니다.
자짓 전국을 호령할 조폭두목이 될 번한 사람을 구제한 미담은 영화 소재가 될만도 합니다.
정용이 과거사가 주제가 아니고 지금 내가 하고픈 얘기는 우리 격의없이 지난 우리 인생얘기를 실컨 하며 살자는 겁니다.
사람의 본능엔 성욕 식욕 명예욕이 있지만 그냥 실컨 지껴보고 싶은 자기 현시욕이 있습니다.
화가나 음악가라면 전시회나 발표회나 하면 되는데 우린 만고 할 짓이 없습니다.
우린 우리끼리 간혹 오봇이 만나 과거얘기 비밀얘기나 실컨 하고 삽시다.
우린 사실 이젠 밑에 물건보다 위에 입이 근지러운 것입니다.
우린 사실 김대중 노무현처럼 대통령을 한 경험도 없고 무슨 큰 재벌도 못 되었지만 그래도 우리딴엔 세상 헛 산 것 만은 아니기에 우리끼리 간혹 오봇이 만나 우리의 부끄러운 과거얘기 비밀얘기나 실컨 지끼고 삽시다. 그 카타르시스가 몸에 좋습니다.
뻔찌없어 노무현 김대중처럼 대통령 못 된 우리의 부끄러운 인생이지만 그 진실미가 재미있고 좋습디다.
금년엔 우리 더 늙기 전에 친구만나 일기적듯이 우리 얘기나 오봇이 격의없이 실컨 지끼는 그런 재미나 나누어 봅시다.
수다는 여편네만의 전유물이 아닙디다. 나는 여기서 많이 했습니다. 그저 친구믿고.
나는 우리 친구들의 세상살이에 푹 익은 고담준론에서는 가슴을 치는 여운이 있어 그걸 좋아합니다.
첫댓글 남은 세월 우리 친구 사랑하며 삽시다. 자식과 마누라는 이미 대화의 상대가 아닙니다. 마음의 교감은 친구입니다.
사랑 그건 아무런 지성도 지혜도 아닙니다. 그냥 아무런 계산도 없는 어리석은 심정입니다.
그러나 그건 최고의 현명함이 아닙니까. 지성은 사랑의 하인이어라.
만수무강하세요. 시원시원한 말씀 오래 듣게.
어제 저녁 희균이 상가에 가니 박준천이 좀 전에 자네 장진성 김수철이 다녀갔다 하더라. 고마운 친구, 희균이 하고는 어떤 연분이었는가. 난 오늘 또 희균이 좋은데 가라고 또 들릴 참이네. 장자는 마누라가 죽었을 때 이제 바닥을 기던 구데기가 나비가 되어 훨훨 난다고 좋다며 춤을 추었다는데 나는 장자가 아니라 춤은 커녕 마음만 쓰리다. 다음 주 충무회에서 만나세. 낙솔, 봉규야.
올해도 작년 같이 좋은 글 기대해 봅니다. 시력이 나빠지는 독자들을 위해 글자의 모양을 좀 크게하면 어떨까요 원고지도 안드는데...건강하시고 더욱 복된 한해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