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끝없이 귀엽다면서 귀여운 동무들이 그린 청설모를 봅니다. 거뭇하면서도 붉은 색이 섞인 털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텐데, 정성껏 관찰하고 세밀하게 표현하려 애쓴 흔적이 역력합니다.
다람쥐는 암,수의 모습과 색깔이 같아요. 옅은 갈색에 등에는 진한 갈색 줄무늬가 다섯 개 나 있지요. 몸길이는 14~18cm, 꼬리는 몸 보다 5cm 쯤 작아요. 무게는 작은 계란 두 개 정도 무게랍니다. 날카로운 발톱 덕에 나무를 아주 잘 타지만, 주로 땅에서 지내요. 그래도 위험할 때나 먹이 찾을 때는 나무에 오르고, 양쪽 뺨에 있는 뺨주머니에 먹이를 넣어 날라요.
굴은 보통 쓰러진 나무 사이나 돌 밑, 썩은 나무 그루터기 같은 곳에 굴 파는데, 자는 방, 먹이 방, 똥 누는 방이 따로 있지요. 굴 파다 나온 흙은 사는 곳 들키지 않으려고 뺨주머니로 옮겨 멀리 버려요. 뺨주머니는 뺨에서 목까지 안쪽에 있어요. 굴의 길이는 40cm~최대2.5m, 깊이는 15~80cm 정도 돼요.
도토리를 좋아해서 상수리나무 숲에 많이 살아요. 평소에는 죽은 나무, 썩은 나무 둥치를 좋아해요. 주변 살피기 좋고 숨기 좋기 때문이에요. 몸놀림이 아주 빠르고 주로 낮에 활동해요.
다람쥐는 겨울잠을 자다가 3월 중순경 수컷이 암컷보다 10일쯤 먼저 깨어나, 굴 주위에서 암컷을 기다려요. 암컷이 깨어나면 암컷을 차지하려고 수컷들 사이 싸움이 벌어지는데, 이긴 수컷이 짝짓기 해요. 30일 후 새끼를 2~6마리 낳아요. 어미의 보호를 받다가, 두 달 후면 굴 밖으로 나와요. 대체로 10년쯤 사는데, 사람이랑 15년을 산 경우도 있어요.
먹이로는 도토리를 제일 좋아하지만, 밤, 잣 같은 나무 열매도 좋아하고, 땅콩, 채소 싹도 잘라 먹어요. 다니다 먹이 찾으면 뺨주머니에 넣고 바위, 나무 그루터기처럼 안전한 곳 가서 먹지요. 초식이지만 가끔은 딱정벌레나 새끼 새나 알도 먹고, 개구리, 심지어 작은 뱀도 잡아먹어요. 다람쥐는 깨끗한 걸 좋아해서 먹이를 먹고 나면, 입 주변을 말끔히 닦아요.
그러다 날이 선선해지면 굴속에 먹이 모아요. 가을이 되면 많이 날카로워져요. 10월 중순 무렵 기온이 8~10도쯤 되면, 겨울잠을 자요. 이 때는 여름보다 더 깊이 굴을 파요. 겨울잠 전에 굴 입구 쪽 흙으로 입구를 막고, 굴 중간은 마른 나뭇잎으로 푹신 꾸미고, 더 깊이 들어가서 이듬해 봄까지 자요. 그러다 배고프면 잠에서 깨어 모아둔 먹이 먹어요.
다람쥐도 쥐처럼 이가 줄곧 자라니, 이가 닳도록 쉬지 않고 나무나 딱딱한 열매를 쏠아요. 적이 나타나거나 위협 느끼면 재빠르게 나무로 올라가요. 그러나 호기심 많아 처음 보는 동물, 사람, 개를 보면 다가와서 유심히 봐요. 나무 위로 도망칠 때는 꼭대기까지 가진 않고, 사람이 가만히 있으면 있었다는 걸 잊고 다시 내려와서 위험해지기도 해요.
비 오기 몇 시간 전에 나무 그루터기나 바위에 앉아, ‘삣삣’, ‘짓짓’하는 독특한 소리를 내요. 다른 동물들에게 비올 것을 알리는 거예요.
평소에 숲 오갈 때, 산짐승들 생각해서 도토리나 알밤 많이 줍지 않는다는 것 기억했어요. 우리가 많이 주우면 다람쥐는 살 수 없어요.
다람쥐를 반려동물로 기르는 경우도 있어요. 하지만 기르기 까다롭고, 제법 사나워서 물리는 경우 많다고 해요. 또 실내 온도가 10도 아래로 내려가면 겨울잠 잘 수 있대요. 야생 다람쥐는 겨울잠 전에 충분히 먹이를 먹어두어요. 집에서 지내면 그렇지 않기에 잠들었다가 죽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그런데도 겨울잠을 준비하는 가을철이면 먹이 먹을 때 엄청 곤두서서, 그 때 많이 물린다고 하네요. 아마도 길들이기 어려운 동물은, 스스로 살아남으려는 성질 때문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만일 그렇다면 오히려 참 대견한 일입니다.
지난 주 만났던 청설모 기억하며, "청설모 이야기(장주식, 박예진)"라는 책 같이 봤어요. 우리는 다른 생명들과 정말로는 평화롭게 공존할 수 없는 것일까요? 멧돼지가 하늘땅살이 하는 밭에 들어와 온 밭을 다 헤집는다면 우린 이해할 수 있을까? 우리집에 들어와 집을 부순다면 받아들일 수 있을까? 쉽게 어떤 답을 내리지 않고, 함께 살지 못하는 사람의 세상을 마음에 품고 머금고 지내기로 했어요.
비는 자꾸 내리고, 우리 봄날도 깊어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