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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에 주목하라
“르네상스 시대에는 향수가 유행해, 식물 향료의 생산량이 증대했다. 19세기에 들어서면서 합성향료가 출현하거나, 식물로부터 유효 성분만을 추출, 약제로 이용하게 된다. 그러나 오늘날 유행하는 아로마 테라피의 시초는 단연 프랑스였다.”
언제부턴가 우리나라에도 아로마 테라피가 유행이다. 거리의 웬만한 화장품 가게에도 한두 가지 이상의 아로마 테라피 제품을 구비해 놓고 있다.
그러나 일반 화장품과 달리 아로마 테라피를 내세우면서 각종 질병의 치료에 효과가 좋다는 등의 광고로 현혹하는 경우가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아로마 테라피는 어떤 증상의 완화에 도움을 주는 물질일 뿐, 약처럼 질병을 직접 치료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가 아로마 테라피 제품을 “○○ 증상 치료에 특효!”라는 식으로 광고를 하게 되면 약사법이나 의료법에 저촉이 된다.
향수도 아로마 테라피의 일종
아로마 테라피라는 단어는 꽃이나 나무 등 식물의 방향 성분을 이용해 심신의 건강이나 미용을 증진하는 기술 혹은 행위를 말한다. 요즘 유행하는 디퓨저나 캔들처럼 생활에 자연의 향기를 도입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거나 심신을 휴식시키는 일도 포함해 부르는 경우도 많다. 즉, 여성들이 몸에 향수를 뿌리는 일도 실은 아로마 테라피의 한 유형인 셈이다.
그러고 보면 아로마 테라피의 역사는 꽤나 오래다.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성경책에 등장하는 ‘향유’ 이전부터 인류는 식물의 방향 성분을 이용해 왔다고 볼 수 있다. 이집트에서 미라 만들기에 방부효과가 있는 유향(후란킨센스)이나 몰약(미르라) 등의 식물 유래의 향료가 이용되고 있던 것은 유명한 예이다.
방향 식물의 이용은 세계의 각 지역에서 독자적으로 발전해, 근대 의학이 발달하기 이전 인간의 건강을 담당해 왔다. 지금도 그것들은 전통 의학이나 민간요법으로 계승되고 있다.
중세 유럽에서는 방향 식물의 재배와 이용은 오로지 수도원의 특권처럼 여겨져 왔다. 이 당시에는 식물 성분을 물이나 식물유·알코올에 녹여내어 이용했다. 한편, 이슬람권에서는 아라비아 의학이 발달해, 증류에 의한 정유의 제법을 확립해 의학에 응용했다. 이것이 오늘날 전세계적으로 퍼져 있는 아로마 테라피의 원조라고 여겨진다. 이 아라비아 의학은 십자군의 원정 등을 계기로 서서히 서구에도 전해져 갔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향수가 유행해, 식물 향료의 생산량이 증대했다. 19세기에 들어서면서 합성향료가 출현하거나, 식물로부터 유효 성분만을 추출, 약제로 이용하게 된다. 그러나 오늘날 유행하는 아로마 테라피의 시초는 단연 프랑스였다.
근대 아로마 테라피, 프랑스가 원조
1920년대 초, 프로방스 지방에서 향료의 연구자였던 루네 모리스 가트포세라는 사람이 실험 중 손에 화상을 입어, 얼떨결에 주변에 있던 라벤더 향유에 손을 담갔는데 상처의 치유가 눈에 띄게 좋았다고 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식물 향료의 의료 방면에서의 이용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는 1928년에 연구의 성과를 학회에서 발표하고, 또 「방향 요법(원제 Aromatherapy)」이라는 책을 출판했다.
프랑스의 의학박사 쟌 바르네(1920년-1995년)는 식물향료를 사용한 의료를 실천하고 공적을 올려 1964년에 「쟌 바르네 박사의 식물=방향 요법」을 저술해(1984년 개정판 발행), 아로마테라피의 인지도를 올렸다. 한편, 가트포세의 제자인 마르그리트 모리는 아로마테라피를 주로 미용 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로 연구해, 영국에 전했다.
이 때문에, 현재의 아로마테라피에는 크게 나누어 프랑스계와 영국계의 두 개의 흐름이 있어, 프랑스계의 아로마테라피는 의사의 지도 아래 식물의 향료를 마시는 약품으로 개발하는 등 의료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영국계의 아로마테라피는 의료와는 구별되어 심신의 릴렉스나 스킨 케어에 활용되고 있다.
마케팅 수단으로 등장한 ‘향기’
이제 향기는 보건, 의료 분야뿐 아니라 최근에는 마케팅 분야에까지 그 영역을 펼치고 있어 사람의 후각을 자극하여 매출을 올리려는 노력도 시도되고 있다.
몇 년째 매출이 줄고 있어 고민이던 송파구의 한 재래식 정육점 주인은 꼬치구이 집 앞을 지나면서 맛있는 냄새에 이끌려 가게로 들어가 꼬치를 집어 들고 한입 베어 물게 되었다. 그 순간 정육점 주인은 문득 깨달은 바가 있었다.
그는 즉시 소비자의 코를 자극하는 후각 마케팅을 진행했다. 매주 금요일 퇴근 시간이 되면 자신의 정육점 앞에서 직접 양념갈비를 구워 소비자들의 코를 자극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자 발길을 끊었던 소비자들이 다시 정육점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코를 자극하는 고기 냄새를 맡은 사람들이 정육점으로 들어와 고기를 맛보고 양념 갈비를 구입하기 시작했던 것.
이 정육점은 3개월 만에 50퍼센트의 매출 신장이 이루어졌다. 냄새를 이용한 후각 마케팅에 성공한 것이다.
스타벅스 역시 커피 향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스타벅스는 1990년대 초기 아메리칸 항공과 특별한 커피 향 마케팅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소비자 중에는 커피 마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소비자가 많이 있지만, 커피 향을 싫어하는 소비자는 거의 없었다. 스타벅스는 이 점을 활용하기로 했다.
아메리칸 항공 비행기에 승객이 탑승하기 전에 스타벅스 커피를 미리 충분히 끓여서 비행기 기내에 스타벅스 커피 향을 가득 퍼지게 한 것이다. 기내에 탑승한 손님들은 자연스럽게 은은하고 그윽한 커피 향을 맡으며 비행기에 탑승하게 되었다. 미처 기대하지 않던 커피 향을 맡은 고객들은 “음, 향기로운데 이 커피 뭐예요?”라는 질문을 쏟아냈고 자연스럽게 스타벅스 커피라는 것을 알게 된 소비자들은 스타벅스에 대한 더 좋은 기억과 구매 의향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향기를 이용한 감각 마케팅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겠다.
향기는 사람의 지각과 행동에 영향 미쳐
싱가포르 항공도 특별한 향기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싱가포르 항공사는 비행기 안에서 ‘스테판 플로리안 워터스’라는 향기를 뿌리고 있다. 싱가포르 항공만의 향기를 만들기 위해 유명 향수 업체의 도움을 받아 향수를 직접 만들었다. 싱가포르 항공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싱가포르 항공만의 향기에 익숙해지게 되고, 그 결과 싱가포르 항공사를 더욱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
냄새나 향기를 활용한 마케팅 방법은 이성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감각기관을 직접 자극하는 것이므로 정확하게만 사용된다면 즉시 그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식사하기 한 시간 전에 구운 빵 냄새를 맡게 된다면, 소비자 선택은 어떻게 변할까?
이러한 사례는 과학적인 연구에 의해 그 효과가 입증됐다. 미국 뉴저지주 럿거스대학의 쟈넷 박사는 향기와 소비 행동에 대한 실험을 진행했다. 이들은 피험자들을 두 개 그룹으로 나누고 각기 다른 방에서 향기에 대한 실험을 진행하였다.
하나의 방에는 샤넬 No.5 향수를 조금 뿌려두었고 다른 방에는 아무런 향수도 뿌리지 않았다. 각각의 방에 들어간 학생들은 자신들의 과거와 현재에 일어난 일과 미래에 벌어질 일에 대해서 글을 쓰는 과제를 받았다. 그다음엔 무언극을 연기하는 마임 배우가 있는 다른 방에 들어갔다. 그 방에서는 조금 전에 적은 자신의 이야기를 몸으로 표현하는 것을 배웠다. 이 두 그룹에게는 어떤 결과가 벌어졌을까?
미세한 향기, 즉 샤넬 No.5 향기가 있는 방에서 글을 쓴 학생들은 향수를 뿌리지 않은 조건의 방에 있는 학생들보다 ‘행복’과 관련된 단어가 3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마임 배우가 연기를 지도할 때도 보다 적극적인 행동을 하는 비율이 74퍼센트였다. 반면 향기가 없는 방에 있던 학생들은 15퍼센트만이 적극적인 행동을 보여 주었다. 미세한 향기가 행복에 대한 글을 3배 이상 더 쓰게 만들었고, 행동의 적극성 역시도 5배 이상 높여주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처럼 향기는 사람의 지각과 행동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사람들은 좋은 향기를 맡을 때 상대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고 제품에 대한 연상과 선호도가 더 높아진다. 지금 당신에게는 어떤 향기가 나고 있는가?
글 함성주 동국대 국문과 졸업. 시인.
신문, 잡지 등에 작은 글들을 쓰거나 책을 만드는 일을 하며 살아왔다
첫댓글 낯선 여자에게서
그대의 향기가...란
광고가 생각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