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랑길 14코스 걷기
○ 일시 : 2021.4.28 09:30~14:30
○ 구간 : 구룡포항→구룡포 주상절리→관풍대→ 삼정리→ 석병리 →다무포 고래마을→강사리→호미곶 새천년 기념공원
○ 거리 : 15.5km
○ 보행 : 2만3천보
해파랑길 걷기 14일차
해파랑길 14코스는 구룡포에서 출발하여 호미곶 새천년 기념공원 까지 걸은 코스다.
북상한 만큼 아침에 집을 나서는 시간도 빨라진다.
아침 6시 40분 집을 나서 구일광초등학교에 도착한 시간이 7시 40분 벌써 친구들 먼저와서 기다린다.
호미곶 도착 시간이 9시 그리고 울산 친구 합류해서 구룡포로 이동 구룡포항에 도착한 시간이 09시 30분으로 한치의 오차가 없다.
원래는 수요일 비가 올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지만 다행이 비는 오지 않고 흐린 날씨에 엷게 깔린 구름이 드리운 아침이라 일전에 보았던 푸른 바다의 상쾌한 아침 풍경은 눈에 담기 어려울 듯 하다.
해안선을 따라 마을이 올망졸망 길게 늘어서 있고 차도를 따라 가는 길이지만 교통량이 그리 많지는 않다.
여늬 때와는 달리 파람이 없으니 파도도 없고 포구의 바다는 그냥 잔잔하기만 하다.
고운 모래의 백사장과 작은 항구에 정박된 배들, 시간이 지나서 일까 동해 바다의 역동적인 모습은 볼 수가 없고 오늘은 왠지 그낭 일상의 퍙범함이 엿보이는 작은 어항일 뿐이다.
구룡포 7리를 지날 즈음 일까 구룡포 주상절리가 눈이 들어 온다.
울산의 주상절리 만큼 규모가 크거나 선명 하지는 않지만 넓은 면적에 군데 군데 흔적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지질학적 가치가 있어 보임은 분명하다.
우리 일행은 걷기를 계속하여 삼정리에 들어썻다.
삼정리 역시 부락이 커서인지 삼정 1,2,3리 정도가 되는 것으로 보이는데 초입에서 바라 보니 관풍대가 있는 작은 섬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14코스는 걸어야할 거리도 짧고 험한 산을 오르는 코스도 없는 것 같으니 잠깐 들렸다 가고자 했으나 아직은 공사 중인지 다리 입구에 출입을 금한다는 편수막이 부착 되어 있다.
주변 경관이 아무리 빼어나다 한들 일기 조건도 받쳐 줘야 그림이 멋있어 보이는데 구름 아래 우중충한 바다, 그리고 황사 영향 이겠지만 짧아진 가시 거리도 참 어울리지 않는 풍경이다.
해파랑길 걸으면 우연의 일치 인지 늘 파아란 하늘 쪽빛 바다 거친 파도를 보아 왔던 탓에 잔진한 바다의 그림은 흥미를 끌지 못한다.
물론 바다가 잔잔하면 바다일을 하는 사람 에게는 안전을 담보하는 측면에서 좋을 수는 있을 것이며 한가지 좋은 것이 있으면 한가지 젛지 않은 것이 있다는 말로 하늘이 맑지 않고 바람이 잔잔 하더라도 애해 관계에 따라 느낌을 달리 한다는 것이다
春雨如膏 行人惡其泥 (춘우여고 행인오기니)
봄비는 땅을 기름지게 하지만 길가는 행인은 그 진흙탕을 미워하고,
秋月揚輝 盜者憎其照鑑 (추월양휘 도자증기조감)
가을달은 높이 밝게 빛나고 있지만 도둑은 그 밝은 비침을 싫어한다.
- 明心寶鑑 -
그동안 뜸해 보이던 미역 작업이 이곳에는 많이 보인다.
배를 타는 젊은 어부들과 미역 작업을 하는 연로하신 어르신들과의 역할이 다른 탓이겠지만 미역 작업을 하시는 대부분이 연로 하신 어르신 들이시다.
삼정리 일원은 그래도 아직은 개발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는다.
70년대 지븡 개량을 한 전형적인 바닷가 낮은 한옥에 두터운 돌담으로 마당을 가리운 집들이 흔치 않게 보이는데 보는 것 만으로도 포근하고 아늑한 느낌으로 다가 온다.
각이 잘 잡히고 여러 층으로 올려진 풀빌라의 세련된 건물 이라면 다들 선호할지 모르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얽키섥키 울퉁불퉁 세련되지 않지만 선이 아름다운 돌담이 내 마음을 붙잡아 놓는 마을이다.
오래된 낡고 허름한 한옥 일지라도 마음에 긴장을 풀고 편안한 익숙함이 나를 보듬어 준다면 난 결코 그 편안함을 택할 것이다.
마을을 벗어나 조금 이라도 부가 좋거나 조망이 보장 되는 곳은 캠핑촌이다.
차박을 하도록 캠핑장 시설이 되어 있거나 아니면 카라반 시설이된 캠핑촌으로 이 곳은 코로나 19로 갈곳이 없어진 젊은 청춘들의 해방구나 다름이 없어 보인다.
해안의 작은 항구들 그리고 백사장 혹은 자갈로된 작은 해수욕장이 반복된 지겨움을 줄때 쯤 석병리 초입이다.
마을 초입의 정자는 깨끗하게 청소가 되어 있고 사람의 손길이 닿은 흔적이 청소로 말을 해준다.
친구가 준비해 온 막걸리와 복분자 주에 안주로는 돼지 족발하며 각자 준비해온 과일로 입맛을 다시고 욱담잡설 구수한 농담 속에 피로가 가신단다.
또 걸어야 남은 거리가 줄어들지? 걷다가 쉬고 힘들지 않게 가자고 했으니 틈틈히 쉬어가며 체력을 안배 하는 것도 해파랑길 완주를 위한 지혜로운 방법이 될 것이다
이제 다무포 고래마을이다
마을 이름이 시사하는 바란 그리 어렵지 않게 지명에 대한 이해를 한다는 것이다.
마을 이곳저곳 고래를 형상화한 건물과 소개 간판이 걸려 있고 조그만 항구와 해변은 모래와 자갈이 섞인 해수욕장이다.
바람은 산들산들 덥지도 춥지도 않으니 걷기에는 좋은 날씨이고 해안선을 걷는 우리는 지난 여름 태풍으로 파괴된 해변 길이 아직도 복구 되지 않아 아쉬움이 더 한다.
다무포 해변 일대는 약진하는 역동성이 눈이 보일 만큼 많은 곳이 개발이 이루어 지는 현재 진행형의 공사가 이루어 지고 있다.
공사장의 대부분은 캠핑장을 만들 거나 아니면 풀빌라 그도 아니먼 커피숍으로 곳곳이 공사 현장이다.
또 이 지역은 특히나 양식장이 많기도 하여 바다에서 물을 끌어 올려 육지의 양식장에서 고기를 키우는 시설 일것이라 추정이 되는데 엄청난 규모들이다.
물좋고 정자 좋은 곳 없다 했더니 그 말이 틀림이 없다.
경치 좋은 곳은 빌라나 커피숍이 선점해서 안타까움이 더한다.
해파랑길 이정표를 따라가다 보니 태풍에 휩쓸려 갔거나 이미 없어진 길도 있고 안내가 충분치 않아 없어진 길을 따라가다 되돌아 와야할 난처한 구간이 있기도 하다.
해파랑길 14코스는 다 그런 것이 아니지만 부분적으로 그렇다는 전제를 두고 포항시 관계 당국의 빠른 조치가 요구 되는 부분 이기도 하다.
다음은 작은 어촌 마을 강사리다.
멀지 얺아 보이는 곳에 호미곶 새천년 기념관이 보이고 걸어야할 거리를 확인해 보니 대략 4km 정도 남은 모양이다.
급할게 없으니 또 쉬어 가잔다.
각자 베낭에서 남은 과일을 털어내는 기회도 여기가 마지막 이다.
휴식은 잠시지만 그 달콤함 이란 ....
해변 곳곳에는 해국이 군락을 이루었고 야생의 붓꽃 또한 해파랑길을 걷는 내내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이다.
또 어디에선가는 자운영이 해풍 속에 꽃을 피우기도 했고
그런 야생의 꽃들이 아름다운 해파랑길을 만들어 가는데 있어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자연의 일부인 것이다.
드디어 목적지 호미곶 새천년 해맞이 공원이다.
호미곶? 처음은 반도의 끝이 뾰족하니 호미를 닮았다 해서 호미곶 인가 했는데 한자를 보니 호랑이 꼬리다.
그래서 일까 호미곶에는 호랑이의 형상을 한 한반도의 지도가 어렵지 않게 보이고 해맞이 공원 답게 희망괴 꿈 그리고 기대를 담은 많은 시설과 조각들이 해변을 장식 했다.
부산에서 포항까지 올라 오는 동안 곳곳에 우리 나라에서 가장 해뜨는 시간이 빠르다고들 자랑질 이었는데 어딘지 정확이 아리송 하다.
다만 그래봐야 도토리 키재기일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바다에도 육지에도 서로 마주한 커다란 손 모양의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는데 무엇을 잡겠다는 건지?
우리는 스템프도 찍고 바다와 조형물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헤파랑길 14코스 걷기를 모두 마무리 했다.
지금 까지 걸은 거리의 누적이 242.6km 이고
앞으로 걸어야할 거리가 527.3km 이다.
더디 가는 것 같지만 그래도 조금씩 목적지에 다가서고 있다.
돌아 오는길 구룡포의 횟집에서 나눈 물회 맛 그 여운은 참 오래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