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해보는 것
안면 피드백 이론이란, 표정을 바꾸면 뇌에서는 그 표정대로 상황을 인식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마디로 뇌를 속이는 거죠. 알레로 우리가 썩 기분이 좋지
않아도 웃는 표정을 뇌는 지금을 행복한 상황이라고 인식해서 긍정적인
정서를 더 이끌어내고 조금 전보다 실제로 기분이 더 나아지게 됩니다. 그러니까
지금 마음이 지옥밭이라면, 거기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억지로라도 입꼬리를
위로 올리며 웃는 표정을 지어보는 거예요. 그럼 뇌는 아주 조금이라도 나아진
기분을 느끼게 만들거든요. 그럼 그 기분을 밑거름 삼아 “이러고 있으니 좋아하는
코믹 영화라도 한편 볼까?” 할 수 있게 되는 거에요. 그래서 영화라도 한 편 보다
보면, 어느 순간 살짝 웃기도 하면서 온통 지옥밭인 줄 알았던 마음 한구석에서
작지만 예쁜 꽃밭도 있음을 발견하게 되는 겁니다. 바나나를 오래 보관하는
방법에 “바나나 속이기”라는 게 있다고 해요. 옷걸이에 바나나를 걸어서
보관하는 방법이라죠. 이렇게 보관하면 바나나가 나무에 매달려 있는 것처럼
착각해 더 오래 싱싱한 상태를 유지한다고 합니다.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게
실제 바나나의 윗부분에는 과일을 숙성 시키는 에틸렌이라는 성분이 활성화되어
있다고 합니다. 특히 바나나는 위부분 꼭지에서 이 에틸렌의 합성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므로 이 부분이 위로 가게 걸어 놓아야 밑부분까지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다는 거죠. 바나나처럼 우리 뇌도 잘 속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당장의
기분 전환을 위해 그저 웃는 척이라도 해보는 것, 내가 원하는 상태를 이미
이뤘다고 상상이라도 해보는 것이 그것이죠.
변시영|미혼 너무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게|얼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