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온난화 현상으로 장마가 끝난지 이미 오래인데도 불구하고 비는 계속 퍼붓는다.
이제 우리나라의 여름은 아열대성 기후로 분류 한단다. 바쁜 일상을 떨쳐버리고 서울로 향했다.
당초 일기예보와는 달리 비는 오지않아서 무척 다행이었다.
시간 내에 도착했는데도 불구하고 4대의 버스가 이미 만석이었다.
산이면 버스에 자리가 없어서 같이 합류하지 못하고 북평 옥천차에 올라 설명석 향우와 함께
하나 남은 자리를 겨우 잡았다.
고향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무슨 생각들을 했을까?
모르긴 해도 모두들 어린시절의 고향의 모습을 떠올렸을 것이다.
현실의 고향과 마음속의 고향은 사뭇다르다. 그래서 우리는 더욱더 고향을 그리워하는지도 모른다.
우슬재에 들어서자 이미 경찰차들이 에스코트를 한다.
서림에 위치한 노인종합복지관에 들러 독거 노인들에게 라면을 전달하는 행사를
마치고 화산면 참다래 유통 사업단으로 향했다.
고향에 오니 반가운 얼굴들을 만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지금은 고구마 수확철이니 참다래 대신 고구마 선별 작업에 여념이 없는 고향 아줌마들을
보면서 세월의 유수감을 느꼈다.
고향이 아니지만 고향사람들보다 해남을 더 사랑하는 정운천 회장이 있었기에 오늘의
해남 농업이 존재하는 듯 보였다.
뉴질랜드에서 수입한 키위를 참다래로 변신시켜 오히려 더 비싼 가격으로 뉴질랜드로
수출한 정회장의 집념과 끈기...정말 높이 사고 싶었다.
그리고 다가올 중국,일본과의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대비하여 해남농업을 살리고자 설립한
해남농업 블루오션프로젝트...이름하여 해남농산물유통사업단 설립...
이또한 정회장의 인맥과 노력의 결실이었다.
군수와의 만찬과 숙소가 예정된 대흥사로 향했다. 맛있는 고향 음식에 모두가 흡족해했다
밤이 되자 시원한 바람이 상당히 거세게 몰아친다.
아까 통화한 양숙이가 도착했다고 휴대폰이 울린다. 20년만에 만나는 이쁜 양숙아가씨...
그모습 그대로였다. 읍,면별 노래자랑 시간에는 모든 향우들이 하나가 되었다.
특히 막판에 모두 하나가된 문내면 강강수월래는 말그대로 압권이었다.
(강강술래 동영상은 sani.or.kr 추억앨범 '해남 강강술래'에 올렸습니다)
노래자랑이 끝나고
그냥 숙소로 들어가 잠을 청할 해남인들이 아니다.
못다한 회포를 더 풀기 위해서 또다른 곳에서 젊이들처럼 열기를 발산했다. 1
2시가 넘어서자 빗방울이 굵어지기 시작한다.
다음날 아침 알람소리에 눈을 뜨니 5시30... 대충 세수를 하고 우산을 들고 숙소를 나섰다.
비가 하염없이 내린다. 고향의 비...고향에서 내리는는 비라서 더욱 깨끗해보였다.
지척인줄 알았던 대흥사 대웅전이 4km정도는 족히 되었다.
돌아오는 길에 폭풍우와 바람에 바지를 다젹셨어도 좋았다.
7시30경에 아침을 먹고 비내리는 대흥사를 뒤로하고 완도로 출발했다.
출발 직전에 그 빗속에 양숙이 내외가 인사하러 왔다.
두손에 선물 보따리를 들고.... 고향이 좋긴 좋았다. 자고로 여름은 여름다워야하는데...
명사십리 해수욕장에 도착하자 즐비한 식당들이 다 울상이다. 피서의 가장 피크인
8월초 주말에 비가내리니 무슨말로 그들을 위로하랴!
강한 바람으로 밀려와 포말로 부서지는 흰파도 앞에서 사진을 찍는 재미는 솔솔하지만...
잘못 방심하다간 신발 젖기 십상이다.
점심 식사전에 산이면 향우들끼리 한적한 소라횟집에서 모였다. 말이 소라횟집이지 주메뉴는 전복이다.
김부언 서장과 오길록 향우의 구수한 입담으로 전복을 먹는 재미가 더욱 솔솔했다.
흑두리에서 목포로 시집간 새색시가 3일만에 신랑과 함께 친정을 방문하러 왔단다.
버스에서 내려 한참 걸어가야 하는 흑두리..바닷가를 지나는데 뻘등에서 꼭기가
예쁜자태로 기어가고 있었다.
마침 옆을 지나가던 동네분에게.... 저기 저 기어가는 저것을 잡으려면 화살로 잡아야한다요
아니면 총으로 잡아야한다요?
어이가 없는 동네분...화살도 총도 아니고 니엄매 X로 잡은단다!!!
매운탕에 점심을 맛있게 먹고 명사십리를 뒤로하고 완도항 부둣가로 갔다.
뭐니 뭐니해도 구경거리는 수산물 시장이었다. 괴불에 낙지, 숭어 등 등....
푸른 완도 앞바다를 보니 땅끝에서 철선에 차를 싣고 보길도에서 1박을 하고 완도항으로
철선을 타고 나오던 90년대 중반의 추억들이 아른거렸다.
이번엔 도착한 곳이 강진 다산유물관... 사실 이곳보다는 내심 다산 초당을 가고 싶었다.
시간관계상 가지못함에 서운한 마음 그지없었다. 마음이 어지러울 땐 자주 찾았던 곳이었는데...
어느 겨울날 아들과 다산초당에 올라갔는데 어린 아들녀석이 그만 잘못하여 연못에 빠져버렸다.
이제 본격적으로 서울로 향할 시간이다.
저녁을 먹으러 영암 신북 휴게소에 도착했다.
오랫만에 와보니 어쩐지 어색했다.
식사가 끝나자 마자 문내면 향우들이 또다시 강강술래를 시작한다. 남녀구별이 없었다.
다른 면 향우들도 끼어들어 같이 외친다...
강강술래~~강강술래~~ 아쉬운 마음에 모두 단체사진을 찍었다.
재생버튼 누르고 조금 기다리시면 동영상 볼 수 있습니다.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박종욱 회장님은 벌써부터 걱정이 태산이다.
내가 막차를 놓칠까봐서... 김부언 서장은 충분히 갈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나를 안심시킨다.
사당역에 도착하기도 전에 제일먼저 내릴 준비를 하라고 박회장님은 염려가 대단하시다.
그길로 지하철을 타고 동서울 터미널에 오니 5분정도 여유가 있었다.
고향에서준 고구마한박스와 양숙이가 준 청국장환 그리고 완도에서 사주신 멸치 한포대를
양손에들고 등에는 등산 가방을 매고 집문을 들어서자 옆지기가 눈이 휘둥그레졌다!!
함께해주신 18명의 산이면 향우 여러분 덕택으로 정말 소중한 추억을 만들고 왔습니다.
모두 모두감사합니다.
첫댓글 잘 보고갑니다. 그런데 김성호님~ "재경해남군향우회" 인가요 아님 "재경산이면향우회" 인가요...?
재경 해남군향우회 하계수련회 모습들의 사진인데 글 올리는 사람이 산이면 사람이기에 산이면편이 많이 올라왔군요~ 고향의 모습들이라 생각하시고 너그럽게 봐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따라지님, 서툴지만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네~ 그러셨군요... 동영상 잘봤습니다.
ㄸr ㄹr ㅈi 님, 오랫만입니다. 문내면 사진을 올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하지만 문내면 강강술래가 이번 재경해남군향우회 하계수련회의 꽃이었습니다. 강강술래로 시작해서 강강술래로 끝맺음을 했습니다. 강강술래 동영상 올려드릴게요!! 부산쪽 좋은 소식좀 올려주세요!! 산이면향우회 홈페이지(sani.or.kr)에 함께 올린 글이라서 산이면 위주로 글을 썼습니다. 이쁘게 봐주세요!! 박종욱 회장님 다녀가셨네요! 그날 수고 많으셨고 여러모로 감사드립니다. 더운날씨 건강하세요!!
ㅎㅎㅎ 잘 알겠습니다.
선배님 잘 올라가셨지요 ㅎ
후배님 덕분에 두륜산 정기 담북 담고 상경했습니다. 환대해줘서 너무 고마웠습니다. 아름다운 시골 아줌마의 마음씨가 아직 마음속에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