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재롱을 부릴 나이인 열살짜리 '꼬마'가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을 따냈다.
경기 용인 역북초등학교 5학년에 다니는 김물결(10)양은 최근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실시한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시험에 당당히 합격, 이 분야 최연소 합격 기록을 갈아치웠다.
조리기능사는 수년간의 요리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전문요리학원에서 꾸준히 이론과 기술을 배워도 자격증을 취득하기 쉽지 않은 분야지만 김양은 요리를 배운지 불과 1년3개월만에 자격증을 획득했다.
"그냥 요리를 하면 즐겁다"는 김양은 불과 2년전만 해도 피아노, 바이올린,첼로 등 음악에 남다른 소질을 지닌 명랑한 학생이었다.
그러나 지난 2000년 10월 의약분업을 둘러싸고 병원들이 파업할 당시 오빠가 갑작스레 응급실을 전전하다 세상을 떠났고 아버지까지 병으로 눕게 되면서 마음의 상처를 심하게 입은 물결이는 점차 말이 없어지고 병약한 성격으로 변해갔다.
안타까워하던 어머니에게 물결이는 어느날 갑자기 "음식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고, 어머니 박봉순(38)씨는 무작정 인근 요리학원으로 데려갔다.
요리를 배우면서 점차 잃었던 생기를 찾기 시작한 물결이는 "실습이 힘들어 한달이상을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주위의 예상을 깨고 강의 한번 빠지지 않고 열성을 다했다.
올들어 두 차례의 시험에 떨어졌지만 실망하지 않고 세번째 도전만에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김양은 "몸이 아프고 피곤해도 요리만 하면 힘이 솟고 신바람이 나요"라며 "우리 전통 음식을 바탕으로 퓨전요리를 개발해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어머니 박씨는 "물결이는 요리를 좋아해 여섯살때부터 식구들에게 파전 등을 만들어주고 제가 음식을 할때면 늘 옆에서 재료나 요리방법 등을 묻곤 했다"며 "조리자 자격증까지 따낼 줄은 몰랐다"고 기특해 했다.
요리를 가르친 신권묵 요리학원장은 "요리에 타고난 재주가 있고 열의도 남다르다"며 "본인이 원한다면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요리직종에 출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주겠다"고 말했다.
지난 7일 한식에 이어 양식조리기능사 시험에도 도전장을 낸 물결이는 세계적인 요리사를 꿈꾸며 11일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출처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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