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처음..여느 미국영화처럼 20세기 폭스의 조명이 왔다갔다하더니 좀 있다가 주인공 비스무리한 애가 나온다…그런데 포스터에 대충 보긴 했지만 주연배우가 쩜 낯설고 얼굴이 약간 시커먼스..뭥미..아랍계열 인감??..일단 넘어가고..포스터에 나온 주연이 경찰에게 고문을 당하는데 표정이 약간 어설프다.
(외국영화 많이 봤지만 우리나라 배우만큼 고문하는 사람이나 당하는 사람이나 그렇게 리얼하게 연기하는 나라 없더라…)
2009년 아카데미와 골든글러브를 거의 싹슬이한 영화라고 해서 얼마나 잘 맹글었기에 그런지 그냥 호기심에 이것 저것 미리 알아보지 않고 그냥 함 봤다.
결론부터 애기하자면 아무런 정보 없이 무심결에 본 것이 행운이었다.
사실 이 영화가 인도영화인줄 미리 알았더라면 보지 않았을 것이다.
(그 전에 본 몇몇 인도영화가 나하고는 궁합이 맞지않아서리..)
미국자본에 연출이 영국영화사가 해서 그런지 마치 한국 비빔밥을 외국인 입맛에 맞게 매운 맛을 조절한 것 같이 고기, 야채, 핫소스 (고추장 ^^)가 어울리듯 탄탄한 줄거리과 구성으로 언뜻 보면 청춘 로맨스 스토리같이 보이지만 그 속은 내가 보기에는 오늘의 인도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회비판 영화였다.
뭐 아무 뜬금없이 주절 주절 늘어놓기 전에 영화의 줄거리부터 늘어보면 이렇다. 물론 결론 이야 뻔하지만..^^
(줄거리)
2006년 인도 몸바이(옛날 봄베이).
퀴즈 최종상금 6억원(한화 추산)의 마지막 방송을 남겨두고서 주인공은 빈민출신이 '사기가 아니면 대학교수 의사도 다 떨어지는 데 어떻게 다 맞추느냐', '무슨 야로가 있다'는 단순한 의심으로 경찰이 구타, 물고문에 전기고문까지 받으며 자백을 강요한다. 고문이 여의치 않자 담당 경관은 지난 방송을 하나씩 다시 보며 어떻게 정답을 알게 되었는지 심문하는데 의외로 주인공 자말은 그 답이 떠오르게 된 과거를 회상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 인도 몸바이의 빈민촌 하심과 자말 형제는 회교도에 대한 힌두교도의 무차별 테러로 어머니를 잃고 졸지에 고아가 된다. 역시 같은 이유로 고아가 된 여자아이 라티카. 셋은 쓰레기장에서 진짜 개처럼 살아간다.
이때 같이 가면 재워주고 먹여준다는 따뜻한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 이가 있었으니 앵 벌이 두목 마만이었다. 마만은 앵 벌이를 시키기 위해 애들을 팔다리는 물론이고 시각장애인도 만들어버린다. 그냥 거지 생활만 하던 어느 날 형 하심은 동생 자말의 눈을 멀게 하려는 속셈을 알아채고 라티카를 남겨두고 형제는 도망친다. 이후 형제는 생존을 위해 인도 전역을 돌며 도둑질에서 사기 관광가이드까지 갖은 고생과 사회 경험을 쌓는다.
전국투어(?)를 하다가 몸바이로 다시 돌아온 형제는 서로의 첫사랑인 라티카부터 찾아나서서 형 하심이 앵 벌이 두목 마만을 죽이고서야 라티카를 악의 소굴에서 구출하지만 이미 사춘기와 청년이 된 형제는 라티카를 보는 눈이 다르고 갈등을 겪다가 각기 다른 삶을 살아간다. 도둑질과 사기..응달 생활을 접고 콜센터에서 '짜이왈라'-정직원에게 차를 서비스하는 알바-를 하는 18세 자말. 항상 첫사랑을 잊어 본 적 없는 자말은 정직원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전화번호 검색프로그램으로 첫사랑을 찾다가 못 찾고 대신 형을 찾게 된다.
형은 마만을 죽인 실력을 인정받아 몸바이의 폭력조직의 행동대장으로 성공을 이룬 듯 하지만 정작 첫사랑 라티카는 이미 보스의 여자가 되어있었다. 첫사랑 자말과 재회 후 함께 도망가기로 약속했지만 도망가서 어떻게 살지는 대책이 없다. 평소 나처럼 퀴즈를 좋아하는 자말 드뎌 백만장자를 꿈꾸며 퀴즈에 도전한다. 이런 방송프로그램은 당연히 퀴즈에서 몇 차전까지 가느냐보다 방송출연 자체가 어립다.
(창로는 잘 안다..^^)
우여곡절 끝에 백만장자 마지막 한 문제를 앞두고 인도 전역은 축제 분위기지만 당사자인 자말에게는 이 영화의 클라이막스와 반전이 기다리고….
<영화 볼 친구들을 위하여 아쉬움을 남겨주는 센스..ㅎㅎ>
(영화 평)
뭐 영화의 작품성 이런 거는 아카데미상 거의 쓸다시피 했으니 나보다 인터넷 검색하면 전문가평이 더 나을 것 이다. 음악도 신선하다.
(음악이 듣고 싶다면
☞ http://lifeful.tistory.com/204?srchid=BR1http%3A%2F%2Flifeful.tistory.com%2F204
그런데 이리 잘 맹글었다는 영화가 ‘워낭 소리’ 같이 뜰만도 하련만 영 잠잠하다. 왜?
1) 스타배우가 안나와서..2) 블록버스터가 아니라서..3) 아카데미 작품상은 흥행과는 거리가 멀어서…
가장 큰 이유는 나를 포함하여 인도 자체를 너무 몰라서 그 영화가 시사하는 바를 몰라서 그런 듯 하다.
(로맨스영화로 홍보하는 데 로맨스 스토리는 거의 2류수준이고, 연기도 쩜 그러니 당연히 ..가 없쥐)
이런 단점에도 각본과 구성이 넘 좋아 재미있다. 이 글을 끝까지 보고 영화보면 더 재미있다.ㅎㅎㅎ
나도 영화를 보고 이해가 언뜻 안되는 부분이 많아서 네공(네이버검색으로 공부한 것..내가 만든 신조어임..ㅎㅎ) 축적을 해보니 현대 인도를 이렇게 짧게 정학하게 영화로 보여준 것이 놀라울 뿐이다.
인도는 Chindia란 말처럼 중국 다음의 인구로 신흥개발국 대열에 합류하여 역시 중국 다음으로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다.
영화에도 나오듯 미국에서 고객센터로 전화를 하면 인도 몸바이에서 전화응대를 한다.
( 고객센터를 국제전화로 연결하면 인건비보다 전화비가 더 들어가지 않는냐고 물어보면 좀 난감하다)
(왜 빈민촌인가?)
‘인도’ 하면 불교와 코끼리가 연상되지만 불교도는 전체의 3%도 안된다.
우리나라의 주요 가치가 유교의 충효 (忠孝)사상이라면 인도 사회를 지배하는 주요 통념이 힌두교의 카스트제도인데 이게 사람 쥑이는 제도다. 자기의 사회계급은 태어나면서 정해져 있는데 현세에 이 계급에 만족하여 열시미 살면 내세에는 윗 계급으로 태어난다는 야그다. 한마디로 하층민은 살아서는 출세는 꿈도 꾸지마..요런 야릇한 사회적 최면을 걸어 놓았다.
(그래서 석가모니는 사람은 평등하고 착하게 살면 내세에는 동물이 아닌 인간으로 태어나고, 외부 도움 없이-절이나 교회가서 돈내고 찾아갈 필요없이- 스스로도 깨우치면 부처가 된다고 설파하니 힌두교 성직자들인 브라만은 난리 났겠쥐..종교개혁이니..당연 불교는 인도에서 별볼일 없어진다)
인도 인구의 80%가 힌두교도이고 15%가 회교도 나머지 불교, 기독교 등인데 15% 회교도가 대부분 카스트제도에도 못 드는 최하층 천민(불가촉 천민)출신 힌두교도들이 차별이 싫어 개종(改宗)을 하므로 아래 계급이 없어지니 겉으로는 종교갈등이라지만 지배계급이 가만 있을 리 없다.
(회교도 기독교 처럼 신(알라)앞에는 모든 인간 평등하다)영화처럼 실지로 ‘아유디아 사건’이 종종 일어나고 정치인들이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 영화에서 주인공이 고문당하 듯 실지 인도에서는 회교도나 천민계급이라는 이유로 정식 절차 없이 고문 등 인권유린이 많고 열악한 주거환경과 빈부격차, 높은 문맹률로 골치가 아프단다.
(왜 퀴즈방송인가?)
이 영화는 <Q & A>라는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인 영화다. 소설도 실화를 근거로 한 것이라는 설이 있다. 영화는 빈민가 출신의 청년이 첫사랑을 이루기 위하여 퀴즈 방송에 출연 백만장자가 돼서 해피앤딩한다는 이야기지만, 영화 초반부에 방송출연한 주인공이 ‘콜센터에서 차나르는 알바’라고 자기 소개를 하자 엄청 놀림감이 된다.
(짜이왈라는 하층직종이고 인도에서는 계급에 따라 일하는 직종이 정해져 있다. 같은 청소부라도 하층계급은 바닥 청소, 바로 위는 책상 청소..뭐 이런 식이고 이를 어기면 몰매맞는다..ㅠㅠ )
우리나 다른 나라에서는 공공방송에서 이랬다가는 당장 MC가 해고감이지만, 인도에서는 인기MC다
(이래서 이 영화가 잘맹글었다는..)
참고로 힌두교는 외래부족인 아리안족(동쪽으로가면 게르만족->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이 토착민을 지배하고자 생긴 외래종교로 최고계급이 브라만으로 사제 (司祭)-성직자 집단이다. 바로 국가이념, 사회적 가치관이 이 계급에서 맹근다. 그런데 현대 인도에서는 주요 언론 특히 방송국을 이 브라만계급이 장악하고 있다고..눈치는 빨라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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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천재가 아니라 평범한 아니 최하층 천민출신이지만 퀴즈의 정답은 (무학이니 도서관이나 학교에서 배운 것이 아닌) 일상생활의 일부에서 나온 것이라고 자연스럽게 표현된다. 불가촉천민, 회교도, 무학이지만 자기의 현재에 안주 하지 않고 (조직 이탈).. 쳐다보지 못할 나무 (보스의 여자) 일지라도 목표 (첫사랑)에 집중하면 꿈(백만장자)을 이룰 수 있다고 암시를 준다. 다른 한 편으로 악역이지만 빈민가의 폭력조직 보스가 빈민촌을 재개발함으로써 부동산 신흥 재벌이 되어 있는 것을 보여준다.
(영화의 한 장면...자말이 태어난 빈민촌은 의외로 몸바이 중심가다..당연 재개발된다)
*인도는 포브스지 선정 세계 10대 부자에 2명, 아시아지역 100대 갑부중 24명이 있을 정도로 잘사는(^^) 나라 ..중괵도 2등이다...지만 1인당 국민소득 750달러로 빈부격차가 심하다. 6억원이면 서울 강남 30평 아파트값도 안되지만 인도 전역이 열광한다.
영화는 개인이 먼저 상위 계급에 대한 틀/무서움을 극복하고 현재 자기의 위치에서도 기존의 지식만으로도 뚜렷한 목표만 있다면 백만장자가 될 수 있다고 보여준다. 즉, 최소한 문맹 (영어에 대한)은 면하되, 머리 써서 돈을 많이 벌면 저절로 사회차별은 없어지므로 그게 행복 시작이라는 야그 쥐 뭐,,,
(인도 영화의 독특한 엔딩신)
(후기)
<피카소는 그림을 이해하려고 하지 마삼.
꽃과 새소리는 이해하려 하지 않으면서 왜 그림은 이해하려고 하삼?>
영화 하나에 내가 너무 의미를 두다보니 에~고 내가 힘들어~~~
첫댓글 아! 이런 내용이구나! TV에서 영화소개하는 거 얼핏봤는데, 인도영화라서 난해하긴 하겠다 생각했지....줄거리 알고 보면 이해하기 쉽겠다........광현이 역사셈같다 ^^
이 거 올리느라 인도 역사공부 잠깐 했..
광현이가 적시타를 쳐주네. 마침 아들하고 영화 볼려고 예매해 놨는데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겠다. 땡큐~~~
힘들게 여행을 가지않고서도 우리와 다른 문화를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봄...좋은 아빠..승수^^
방금 보고 왔는데 근래에 보기 드문 수작이네.
극장에 사람 많더나?
학생들이 특히 많았고, 우리가 살아 온 삶의 과정이 모든 문제의 해답이 될 수 있다는 것도 느꼈다.
나도 한번 보러 가야겠다...
역시 광현이네.....나도 좋은엄마해야지 ~~잘읽어보고 딸내미랑가야지~~
엄친딸 뒤에는 좋은 엄마가 있다,,ㅎㅎ
에고~~읽는데도 넘 힘들어~~광현아 뭐이래 길게 썼노~~니 글은 항상 어렵다 했제ㅋ
인도 공부 한셈 쳐라...^^
인도 영화는 중학생때 단체로 본 "신상"이란 영화도 참 잼있게 봤지..코끼리 나온....
혼자서 영화 볼려고 했는데....첨으로 가는게 아직은 불편하여 돌아왔는데...이 담에 두번째 도전해봄세.
성옥아! 혼자 가지마라! 아직은 위험하다.....
에궁..둘이 같이 가면 될 것을..
성옥이하고 내하고 둘이 가면 더 위험하다.....ㅎㅎㅎ
혹..혹시..폭탄이 2개..ㅎㅎㅎ
맘의 여유를 가지고 함 봐야되겠다....
가족과 함께 봐도 좋은 영화일 듯..^^
광현이 대단혀!! 전문 평론가 수준이다.니 덕분에 이 영화 꼭 보고 싶어지네.인도를 이해 하는데도 엄청 도움이 될거같고.....이 영화는 꼭 우리 애들 데리고 함 봐야겠다...고맙다.니 정성에 진심으로 감사한다
이 영화를 보니 손 끝이 근질거려서..^^
꼭 볼게...기분 좋은 숙제..^^*
함 바바..^^
인도, 네팔 등 현지 선교사들을 통해 그들의 역사와 사회, 가치관에 대해 가끔 들은 적이 있어서인지 이해와 공감가는 내용이 쩜 있네...다운 받아서 봐야 쓰겄다...좋은 감상문 고맙다..
평이 너무 길어 줄였지만 보면 볼수록 얽히고 섥힌게 재미있더라..내가 선교사라면.....
영화후기를 레포트 작성하듯이 썼네....꼭 봐야 겠구먼 레포트를 잘 썼는지 검사하는 의미에서라도.....ㅎ
영화보고서 썻어니 보고서 제..ㅎㅎ
(후기)가 마음을 후비는구만! 잘 읽고 가오!
양근아..오랜 만이다. 안산에 황사가 쩜 심하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