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정일 : 2004년 01월 30일
★ 출산일 : 2004년 01월 31일 PM 8:58
★ 몸무게 : 2.8 Kg 키 : 50 cm
★ 혈액형 : O형
★ 성 별 : 여
★ 병 원 : 충남 공주 손산부인과
★ 분만법 : 유도분만으로 자연분만함.
★ 병원비 : 촉진제 영양제 입원비 기타 377.000원
★ 아기 우유병 한개,꽃무늬 기저귀 가방 한개,아기 사진 한컷,매일분유 한통받음.
내 나이 서른 일곱...울 랑이 나이 서른 일곱...
출산 예정일은 2004년 1월 30일이지만 양띠 아가로 태어나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아빠도 잔나비 엄마도 잔나비 아가도 잔나비면 우린 원숭이 가족이 되니까...)
임신중 태담 나누길 아가야 우리 큰설 되기전에 만나자고 그렇게 원했건만
아기가 작아서인지 태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노산의 예비 맘으로서는
여간 초조하지 않았다.결국 큰설을 넘겼다.결국 우린 원숭이 가족이 되었구나.
예정일 오일전...새벽녘에 잠이 깨어 간격을 두고 아프지 않고 계속 진통이...
윽~
이러다가 아기 나오는거 아냐? 일단 화장실부터 가보고...
날 새도록 화장실 들락거리며 큰볼일만 봤다.진통이 아니고 배탈.이런 된장~
예정일인 1월30일. 손산부인과에 나가 진료 받았더니 예정일지나 일주일정도는
기다려 보자신다. "원장님 울 어머(올 81세)님 연로하셔서 손주 일찍 보고프시데요.
촉진제 투여해서 유도분만이라도하면 안될까요?"손원장님 인자하신 모습으로
"느긋하게 기다려 봅시다.아기가 아직 세상 나올 준비가 덜 됐나봐요~"
언제 진통이 올지 모르는 상황이며 카페 접속해서 나의 분만기 읽으면 더욱 맘이
조급해지는데 아무런 소식없는 아가가 걱정이 된다.
예정일 다음날 1월 31일 오전 8시...일어나니 배도 살살 아프고 팬티가 축축하다.
그리고 황갈색의 분비물. 어라? 이것이 말로만 듣던 이슬인가?
울 랑이와 시엄마가 병원으로 전화 문의 하라고 성화시다.
좀더 느긋하게 생각하고 또 진통이 아니면 실망할까봐 나 스스로 다독이며
아침 다먹을때까지 여유를 가져본다.그리고 전화...
양수가 터진것 같으니 출산 준비물 갖고 병원으로 빨랑 오란다.
야호~~~~~~~
나도 이제 아가 보러 간다.열달을 눈꼽아 기다렸는데 울 아가랑 만나는구나.
시엄마께 인사 드리고 랑이랑 따뜻한 햇살 받으며 병원문을 들어섰다.
병원문 열고 들어서자마자 간호사들의 뒤따라 진통실로 들어가 병원복으로 입고
내진했더니 20% 진행됐다고 촉진제 투여해서 유도분만 하잔다.
양수는 안터진것 같다고 고개를 갸우뚱 하는 간호사...그랬거나 말았거나
진행되고 있다는 말에 희망이 솟는다.이때까진 여유만만 웃음도 가지며 좋았지.
울 랑이 "웃어보세요~"디카로 사진 촬영까지 해가며...포즈까지 취해가면서...
2004년 1월31일 오전 11시. 링거 꽂고 산통은 시작되고.
관장을 했다.관장 약 들어가는 기분 참 묘하다.아니 더티하다.
오분뒤에 화장실 가라는 간호사들의 경고를 무시하고 바로 쫓아갔다.
덕분에 관장을 또했다.그래도 오분이란 시간을 한번더 무시하고 해결했다.
간호사들 이제 포기했나보다.
"변 마려우면 그냥 보세요~"
"관장 두번해서 안마려워요~"
그리고 시작된 간호사들의 공포의 내진시간...지옥이 따로 없었다.
한시간 가량의 간격을 두고 시작된 내진은 그야말로 고통의 연속이였다.
강제로 양수를 터뜨리고 내진할때마다 흥건하게 쏟아내는 피...
거의 한시간에 0.5센티 정도의 자궁문이 열리니 계산상으로는 담날 새벽 네시에
아가랑 만날수 있다는 계산.뭐야 그럼 계속 이러고 진통을 해야된단 말야?
기가 막혀서 말이 안나온다.오매 소리가 절로 나오는데...
그러던중 옆 진통실에서 다른 산모가 진통을 한다.
한시간 가량 늦게 들어온 그 산모...
이번이 세번째 아가라는데 내진도 꿋꿋하게 소리한번 지르지 않고 잘 참는다.
어라? 들어온지 한시간도 채 안됐는데 그 산모 수술실로 간다. 그리고
"으앙~~~~~~~~~~" 딸인가부다. 아가의 울음소리...허걱 부러워라.난 언제 끝나나?
한시간 한시간 그러길 열시간째...
간호사들의 내진 시간이 돠면 난 제왕절개를 간절히 호소하고 싶었으나
지금껏 진통하고 고생한게 억울해서 자연분만 하리라~했으나 결국 얘기해 버렸다.
아니 울 랑이가 내거 너무 고통스러워하니까 수술 하잖다.하지만..
원장님 이하 간호사님들의 꾸중과 격려로 결국 자연분만을 해야했고
토요일이라 병원문을 내린 관계로 링거병 들고 병원 전체를 걸어 다녔다.
조금이라도 시간을 줄여보기 위해...그렇게 배려해 주셔서 너무나 고마웠다.
8시 조금 넘어 마지막 내진 하자며 간호사들의 강경한 노력.
잠깐 여기서 강경한 노력이란...
내진을 하면서 배를 누르고 아기가 산도로 내려올수 있도록 위치를 잡아주는
고단위 기절직전의 행위(?)인데 거의 호흡을 못할정도의 고통이였다.
그리고 나도 수술실로 들어갔다.간호사들의 협박(?)
"산모~~~~~이번에도 아프다고 소리만 지름 아가 못나와요~산모만 힘든게 아니고
아가도 지금 너무 힘들어해요.이번이 마지막이니까 힘주세요~"
그리고 간호사는 내 배위로 올라타고 힘껏 배를 밀었고 또 다른 간호사는 내진...
"으악~~~~~~~~~숨못셔요~!"
"소리지르지 말고 힘줘요 힘~옳지 잘하고 있어요~한번더~~~~~~~~~그렇지~"
무언가 다리 사이로 무거운 느낌이 든다.
간호사 한분이 면도기 들고와 언른 제모를 한다.동작 민첩하다.
이윽고 원장님이랑 울 랑이랑 수술실 들어와 마지막 젖먹던 힘까지 짜내자
아기가 나오는 느낌을 느꼈다.
갸름하게 생긴 예쁜 공주님이 수술실이 떠나가도록 힘차게 운다.기특하다.내 아가.
울 랑이 내 귀에다 대고 "정말 고생했다 수고했어~예쁜아~~~~~"
수줍음 많고 숱기없는 울 랑이가 내가 무쟈게 안스러웠나보다.
가족분만 하길 잘했지? 울 랑이랑 큰 시언니 땜에 더 어리광 피우며
나이값도 못하고 꽥꽥 비명을 질러대며 열시간을 해짚고 다닌것 같다.
태반이 나오고 회음절개부분 꿰매고..저벅저벅 걸어 입원실까지 걸어
드뎌 아가랑 만날수 있었다.
서른 일곱의 나이...남들이 말하는 노산...
그래서 더욱 힘들었고 시간이 많이 걸렸을까?
그래도 자연분만 할수 있도록 용기 주시고 격려해주신
손산부인과 원장님이하 그날 당직 간호사님 두분께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
내진할땐 그렇게 둑이고잡던 간호사님들이 지금은 천사같아뵌다.
철없고 나이많은 산모 뒷감당 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지금은 아기 침대에서 곤히 잠든 태어난지 오일된 울 아가...
아직 본명은 없다.하지만 시엄마가 지어주신 예명은 있다.엄지.
다른 아가보다 작게 나왔다고 동화에 나오는 엄지공주라신다.엄지...
태어나 삼일까지 수유량이 작아 잠도 제대로 못자고 울던 울 엄지가
어제부터 젖이 돌면서 무쟈게 잘자고 잘먹고 잘싸고...
아빤 아직 상황정리가 안되나보다.얼떨떨하고 믿기지 않고
엄지보면 그저 이쁘고...아빠맞나? 이제 아빠 된건가 싶고.
산모와 아기 동시에 간호하고 위해주느라 엄지아빤 몸살이 나버렸다.
불쌍한 울 랑이...산모보다 더 아파 헤맨다.빨리 털고 일어나세요~ ^^;;
왜 자연분만을 하라고들 하는지 이제야 알것 같다.
긴 시간의 진통으로 아기에게 더욱 애착이 생긴다.내 핏줄 내 자식...
이제 아빠와 엄마의 정원에서 무럭무럭 건강하고 지혜롭고 슬기롭게 잘 자라주길
바라면서 나의 분만기를 끝낸다.
첫댓글 이야 추카드립니다 저두 나름대로 노산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님 대단하십니다 저두 님처럼 잘해낼수있었음 좋겠습니다 님 글을 읽으니 힘이 납니다 엄지 이뿌게 키우세여 추카드려여
축하드려요.. 부럽네요... 전 나이는 안많은데 겁이 많아요..ㅠㅠ
집안에 같은 띠 셋이면,, 얼마나 좋은건데요^^ 집안이 화목하고 잘 된대요. 잔나비띠 된 게 좋은거에요~~축하드려요.
침착하게 잘 하셨네요...분만기도 조리있게 잘 쓰셨어요...축하드리고...아가 예쁘게 키우세요...출산일이 다가올수록 긴장+기대+두려움+설렘...복잡하네요...ㅎㅎㅎ
와와와. 원숭이가족! 멋져요!! 원숭이 가족 화이팅!!! 넘넘 이쁘겠다. 엄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