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영원으로
옛날 아주 먼 옛날... 2008년 팀을 창단(현대 유니콘스 해체 후 재창단)한 히어로즈는
2010년까지 8개팀 중 7위-6위-7위
하위권 성적을 전전하던 팀이었음
KBO리그 유일한 '자생구단'인 히어로즈는 모기업이 없기 때문에 선수단 지원도 열악했고 그야말로 흙감성..ㅎㅎ 그 자체
*모기업이 없는 히어로즈는 n년에 한 번씩 스폰서를 구해서 네이밍 스폰서쉽 계약을 체결하고 스폰서 후원금을 받아 구단을 운영함.
그래서 우리 히어로즈 - 넥센 히어로즈 - 키움 히어로즈(현재)로 이름이 계속 바뀜
*앞으로 이 글의 히어로즈=넥센=키움
그리고 때는 2011년,
히어로즈와 LG트윈스 사이에 트레이드가 하나 성사되는데...
히어로즈의 송신영과 김성현, LG 트윈스의 박병호와 심수창이 그 대상이었음
당시 히어로즈의 송신영이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던 선수였던지라
팬들은 그를 잃은 트레이드에 큰 상실감을 느꼈기 때문에
트레이드로 대신 누가 오든 반길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음(처음엔..)
그리고 트레이드 되어 히어로즈에 온 선수의
이적 후 첫 수훈선수 단상 인터뷰
"트레이드로 인해 주축선수들이 LG로 가서 얼마나 속이 상하고 불편하시겠습니까.
제가 그 선수들의 빈자리까지 채우긴 힘들겠지만,
죽을 힘을 다 해 여러분의 응원을 받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 선수는 2005년 LG트윈스의 1차 지명 선수로,
큰 기대를 받으며 프로에 데뷔했지만
통산 1할대 실망스러운 성적을 보이며
그야말로 '만년 유망주'였던 선수.
성실한 모습에는 이견이 없었지만 재능에는 물음표가 붙던 선수.
2011년 시즌 도중 히어로즈로 트레이드 될 때까지 그의 등번호는 25번.
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다짐으로 등번호를 52번으로 바꾼 그는
트레이드 이후 재능이 완전히 만개하고...
-2012년, 2013년 리그 MVP
-2012년 ~ 2014년 골든글러브 1루수 부문 수상
-2012년 ~ 2015년 리그 홈런 1위
-2012년 ~ 2015년 리그 타점 1위
그의 다짐대로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됨
2010년대 KBO리그를 대표하는 홈런왕으로 거듭난
그 선수의 이름은 '박병호'
박병호와 함께 히어로즈는 창단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며(2014년 준우승)
'포기하지 않는 언더독 강팀' 이미지를 구축하게 됨
그리고 2016년 박병호는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며 팀에 150억원이라는 거액의 이적료까지 안겨주게 됨
2017년 시즌을 마치고 2년만에 국내 리그에 복귀한 뒤에도
-2018년 ~ 2019년 골든글러브 1루수 부문 수상
-2019년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MVP
-2019년 리그 홈런 1위
2019시즌 히어로즈는 또 한 번 우승의 문턱까지 올라갔고(준우승)
2018년, 2019년의 포스트시즌은 히어로즈 팬들이 절대 잊지 못할 명경기들을 남김
그러나 2020년, 2021년...
박병호는 2년 연속 2할대 타율을 기록하며 갑작스레 실력부진을 겪게 됨
부진 속에서도 두 시즌 각각 21홈런, 20홈런을 치며
국민 홈런타자 이승엽을 제외하고 리그에 유일한 '8시즌 연속 20홈런'이라는 대기록을 세웠지만
선수로서는 위축될 수 있는 커리어로 FA자격을 취득함
FA란? 프로 1군에서 대략 9시즌을 출장한 선수가 자유롭게 팀을 이적할 수 있는 자유계약권리를 취득하는 것.
박병호는 또래 선수들보다 비교적 늦게 이 자격을 취득했고
그의 나이 35세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이 선수생활 처음이자 마지막 FA가 될 가능성이 매우 컸음
팬들에게 프랜차이즈 스타(팀의 간판 선수)의 FA는 이적 가능성이 열리는 일이기 때문에 무서울 수밖에 없음
하지만 히어로즈 팬들은
'그래도 박병호인데 구단이 잡겠지...'
박병호의 팀 내 상징성을 고려했을 때 계약조건이 관건일뿐 당연히 히어로즈에서 그와 계약할 것이라 믿었고
다른 구단 팬들도 이를 크게 의심하지는 않았는데...
(여기서부터 기사에 나온 협상 타임라인을 종합하여 작성하겠음)
11월 26일, FA시장이 열렸고
얼마 지나지 않아 KT 이숭용 단장이 당시 제주도에 있었던 박병호에게 전화로 영입의사가 있음을 전달함
박병호가 비시즌 개인훈련을 위해 서울로 돌아오자
이숭용 단장은 직접 박병호의 집 앞으로 찾아갔고
'KT에는 네가 필요하다'
'너의 지난 2년간의 부진은 노쇠화로 인한 것이 아니다' 등
KT가 왜 그를 영입하고자 하는지, 어떻게 가치를 평가하고 있는지를 직접 설명함
KT의 이런 강력한 구애에 박병호는 KT 측에 '조금만 시간을 달라' 양해를 구하고
기존 소속팀인 히어로즈에게 KT에서 영입제안이 왔다는 상황을 공유했음
그러나 히어로즈 단장은 11월 중순 새 시즌 외국인 선수를 직접 보고 영입하겠다며 출국한 상태였고 12월 1일 귀국,
박병호와는 12월 7일을 시작으로 단 두 차례 만남을 가졌음.
그 마저도 정확한 계약조건 협상이 아닌 가벼운 ^티타임^
그리고 보도자료에는 "박병호가 시간이 필요해보여서 1월에 협상을 이어나가기로 했다"라는 개구라를 깜 입장을 밝힘
이미 타 구단으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은 상태의 박병호와 협상을 미루겠다는 건
"더 좋은 조건이 있으면 그냥 떠나라"는 것과 다름 없는 메세지...
박병호는 히어로즈와의 제대로 된 협상을 약 한 달 동안 기다렸지만
미지근하다못해 차가운 히어로즈의 협상태도에
결국 12월 29일, KT로 이적하게 됨
오피셜 기사와 함께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히어로즈 소속 후배 이정후의 인스타 스토리 박음질을 포함하여 후배들의 마지막 인사가 쏟아지고..🥲
FA 이적 후
KT 이숭용 단장의 인터뷰와 박병호의 인터뷰를 통해
박병호가 기존 소속팀인 히어로즈에 잔류하는 것과 KT로 이적하는 선택지 중 많은 고민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후속보도에 의해 밝혀진 사실,
히어로즈는 박병호에게 제대로 된 계약조건을 제시한 적도 없음
떠나는 박병호가 매체를 통해 히어로즈 팬들에게 전하는 인터뷰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이 있어서 지금의 박병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팬들께서 조금의 상실감은 있으시겠지만, 예전처럼 힘껏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셨는데 우승을 같이 못 한 게 죄송할 따름입니다."
상징성 있는 프랜차이즈 스타를 넘어 팀의 정체성을 만들었던 선수는
다소 씁쓸한 그림으로 팀을 떠나는 마지막까지도
팀을 원망하지 않았고
팬들에게는 미안함을 전했음
이 글은 야빠의 순정을 담아 지금까지의 시간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쓴 글입니다만
KT위즈의 1루수 박병호 선수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또한 이번 스토브리그에 유독 각 팀 프랜차이즈 선수들의 이적이 많은데, 선수들을 사랑하고 응원한 모든 야구팬들을 제가 한 번 더 사랑하고 응원합니다.
문제 시 히어로즈 해체🙏
안 문제 시 KT위즈 내년시즌 우승❤
긴 글 읽어준 여시들에게 압도적 감사🥰
첫댓글 박뱅ㅠㅠㅠㅠㅠ케이티에서 잘하고 언젠가 키움 다시 와줬으면…
내 눈물버튼 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
😭😭😭😭😭
박뱅 이번에 꼭 우승반지 끼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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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키움ㅜㅠ 시발 박뱅 행복하세요
😭😭😭
삭제된 댓글 입니다.
와 미쳤다...
헐...이건 진짜 감동인데...?
ㅠ..내팀아닌데도 괜히 슬펏어
박병호하면 히어로즈 히어로즈하면 박병호..
나는 타팀팬인데도 박병호 떠나갈때 그렇게 속상하더라
2014 준우승의 현장에 있었지... 박뱅 히어로즈 우승보고 떠났음 얼마나 좋았을까ㅠ
정우영 캐스터가 말했던가...
'시간이 걸려도 그대 반드시 행복해지세요'
히어로즈 팬들에게 박병호는 그런 존재라고...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낭만이다..
눈물나네ㅜㅜ 이런 비하인드가 있었구나
우리 언젠가 다시만나자 박뱅ㅠ 염치없다 생각해도 어쩔수없어 난 아직도 그리워 박뱅 ㅠ
왤케 눈물나노ㅠ
마지막 아웃카운트에 몰려있던 넥센 히어로즈의 영웅이 탄생합니다. 그 영웅은 4번타자 박병호.
쇼츠에서 키움팬이 박병호한테는 홈런 몇개를 맞아도 괜찮다고 댓글단거보고 괜히 내가 뭉클...... (키움kt팬아님ㅜㅜ)
헐...진짜 뭉클하다
박뱅.... 은퇴는 히어로즈 와서 해주라..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