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農家)
농업을 중시하고 농경에 힘써서 의식(衣食)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고대 중국의 학파.
농업경제와 농업기술에 대하여 연구한, 제자백가(諸子百家) 중의 일파이기도 하다. 본래 농업이 인류사회에 있어 기본적인 산업이라는 점에서 오랜 옛날부터 농업기술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고대 중국의 문헌을 처음으로 정리하여 기록한 《한서(漢書)》 <예문지(藝文志)>의 <제자략(諸子略)>에는 농가에 대해서, 《신농(神農)》(20편) 《야로(野老)》(17편) 등 농가 9사람의 서(書) 114편을 들고 있는데, 오늘날에는 모두 흩어져 없어지고 단편적인 것밖에 남아 있지 않다.
그 밖에 음양가(陰陽家),복서가(卜筮家)의 서(書)인 <수술(數術)> 중에 《신농교전상토경종(神農敎田相土耕種)》(14권) 《소명자조종생어별(昭明子釣種生魚鼈)》(8권) 《종수장과상잠(種樹臧果相蠶)》(13권) 등과 같은 농업기술을 기록한 것으로 생각되는 것들이 있다.
따라서 ‘농가(農家)'란 단순한 농업기술을 해설한 것이 아니라 어떤 사상적인 주장을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된다. <예문지>에 의하면, 그것은 군신(君臣)이 함께 경작에 종사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맹자(孟子)》에 “신농(神農)의 말을 이룬 자에 허행(許行)이 있다“라고 쓰인 허행의 주장도 똑같은 설이지만, 이 사상은 진(秦),한(漢)의 제국 통일 후로는 쇠퇴하였다. 후세 농가의 서(書)로 지목되는 것은 범위가 점차 확대되어, 사서(史書)의 《경적지(經籍地)》 등에는 농사에 관련되는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잡다하고도 짜임새가 없이 허술해졌다. 이에 따라 《사고전서(四庫全書)》의 <총목(總目)>에서는 《제민요술(齊民要術)》 《농서(農書)》 《농상집요(農桑輯要)》 등 농가에 관계된 것을 9부 68권으로 한정하여 게재하였다.
제민요술 齊民要術
중국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종합 농업기술서.
전10권. 북위(北魏)의 북양태수(北陽太守)였던 가사협(賈思陣)이 저술하였으며, 6세기 전반에 간행하였다. 제민은 서민을 말하며, 농업기술의 안내서로 오곡,야채,과수,향목(香木),상마(桑麻)의 종식법(種植法), 가축의 사육법, 술,간장의 양조법 그리고 가공,판매,조리의 과정에 이르기까지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참고문헌도 많으며 당시의 학설들을 모았다. 조,수수로 대표되는 화베이[華北]의 건조농법을 전하는 중요한 자료이며, 12세기 이후 화중(華中)의 벼농사에 관한 책이 나오기까지는 중국의 대표적인 농업기술서였다.
가사협 賈思陣 ( ? ~ ? )
6세기경 중국 후위(後魏)의 사람.
현존하는 중국 최고(最古)의 종합적인 농업서적 《제민요술(齊民要術)》의 저자이다. 그의 생애에 관한 자세한 사실은 알려져 있지 않고, 다만 북위(北魏)의 고양군(高陽郡: 현재의 산둥성) 태수(太守)였던 사실만 알려져 있다.
이 책 속에 많은 책이 인용된 것으로 미루어 그의 해박한 지식을 짐작할 수 있다. 곡물,채소의 재배, 가축,식품의 가공과 저장 등 농업기술 전반에 걸친 실용적 지도서로서 후세에 큰 영향을 끼쳤다.
농상집요 農桑輯要
중국 원(元)나라 때 대사농(大司農)에서 편찬한 농서.
1273년에 편찬한 이 책의 실제 저자는 맹기(孟祺), 창사문(暢師文), 묘호겸(苗好謙) 등으로 알려져 있다.
이 책은 권1에 전훈(典訓),경간(耕墾), 권2에 파종(播種), 권3에 재상(栽桑), 권4에 양잠(養蠶), 권5에 과채(瓜菜), 권6에 죽목(竹木),약초(藥草), 권7에 자축, 끝에는 세용잡사(歲用雜事)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농서가 지니고 있는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이 농서는 원나라의 생산수준과 경제 특징을 반영한 것이다. 잠상(蠶桑)과 면화, 그리고 저마(苧麻)의 생산과 장려는 유럽과 아시아간에 내륙교통이 열린 뒤 잠사(蠶絲) 수요의 증가에 따른 것이다. 둘째, 농서에 깔려 있는 농본사상(農本思想)은 유목민족인 원나라의 통치가 유목 중시에서 농업중시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셋째, 농서에서는 재배 작물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저마는 동남아시아의 작물이고, 목면은 서역의 작물이지만, 중국 허난성[河南省]과 산시성[陝西省]에서도 본토와 차이 없이 이익을 얻고 있었던 것이다.
한국에는 고려시대 이암(1297∼1364)이 원나라에서 이 책을 수입하였다.
[출처] 농가(農家)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