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서점가에 가면 베스트셀러 목록에 있던 책들만 골라읽던
나름 책을 좋아하던 때가 있었는데요.
세월이 흐르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보니
주머니에 조금이라도 돈이 쥐어지면 제 책보다는 아이들 책을 하나둘 사모으게 되더군요.
처음에는 솔직히 좀 속상하기도 했지만
아이들 책도 한 권 두 권 읽다보니
짧은 이야기 속에 참 많은 세상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 같아 참 놀랍고 흥미로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아이들 책에 흠뻑 빠져 지내는데요.
그 중에서 제 마음을 울렸던 책이 한 권 있어 이렇게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그 책의 이름은 <설탕엄마 소금아빠>라는 독특한 제목의 이야기인데요.
철학동화로 유명한 [칸트키즈] 중에 수록된 동화입니다.
이번 이야기는 비록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 중에 한 권이긴 하지만
남남으로 만나 부부라는 연을 맺고 살아가는 부부를 위한 이야기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부부로 살아가다 다툼으로 인해 결국 이혼을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잠시라도 짬을 내시어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 이유는 이제 제가 들려드릴 책 이야기를 보시면 잘 알수 있을거라고 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137A10D499AD15C8F)
이 책은 그리스의 전래동화를 수진이의 아빠이자 글뿌리의 CEO인 철학박사 류일윤님께서
직접 개작하여 제목을 '설탕엄마 소금아빠'로 바꾸고 주제를 살려 이야기를 꾸며보았다고 합니다.
생생한 3D 그림으로 전개될 이번 이야기를 이제 들려드릴께요.
![](https://t1.daumcdn.net/cfile/blog/1137A10D499AD15D90)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사랑하는 자녀에게 이 동화책을 선물하는 부모님께'라는 제목으로
옮긴이인 수진아빠의 이야기가 먼저 실려있습니다.
이 책은 부모의 불화를 보고 상처받은 아이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엄마.아빠를 이해하고 사랑하게 만들며
원만한 인간관계와 행복한 결혼관을 가지게 해주며
서로의 차이점을 인정하고 이해하며 존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모님들 또한 큰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책이라고 이야기하는데요.
저 또한 이 책을 읽고 참 많은 반성을 하게 되었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237A10D499AD15D91)
온통 소금으로 된 작은 집에
온통 소금으로 된 아빠와
온통 설탕으로 된 엄마가 살았는데
두 사람은 사랑하던 때도 있지만 싸우는 날이 더 많았답니다.
그 이유는 아빠는 소금맛을 좋아하고 설탕맛을 싫어했으며
엄마는 설탕맛을 좋아하고 소금맛을 싫어했기 때문이랍니다.
꼭 우리 부부의 모습을 보는 것만 같습니다. ^^;;
저희 부부도 각자 서로가 좋아하는 것만 하려하고
서로에게 배려하려거나 양보하려고 한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437A10D499AD15E92)
결국 두 사람은 큰소리로 싸우게 되고
설탕엄마는 슬퍼하며 떠나는데
눈물로 설탕으로 된 작은 뺨이 녹을까 눈물도 흘리지 못하지요.
에휴... 저희도 저렇게 나쁜 소리로 상처내며 싸운 적이 있었지요.
정말 이혼이라도 할려고 야단법석을 떨었지만
그래도 아이들 생각에 설탕엄마처럼 저렇게 떠나지는 못했답니다.
하지만 그것도 이제는 과거의 일이 되어버렸네요.
그저 쓴웃음만 나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537A10D499AD15E93)
온통 흙으로 된 작은 집을 짓고 살던 설탕엄마는
소금아빠가 없어서 하나도 행복하지 않았지요.
![](https://t1.daumcdn.net/cfile/blog/1237A10D499AD15F94)
어느날 설탕엄마는 소금집으로 찾아가 창문을 두드리지만
소금아빠는 소리를 지르며 돌아가라고 합니다.
설탕엄마는 눈물을 꾹 참고 슬퍼하며 흙으로 된 집으로 떠나지요.
설탕엄마의 가슴이 얼마나 아팠을까요?
담벼락 옆에 붙어 초라하게 서있는 설탕엄마의 모습이 너무나 애처로와 보입니다.
꼭 이혼을 하고 아이가 보고 싶어 몰래 숨어서 지켜보는 엄마의 모습 같다는 생각이 들어
더욱 가슴이 아파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337A10D499AD15F95)
울고 싶어도 눈물을 흘릴 수 없는 설탕엄마는
하늘이 나 대신 울어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자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짐작하실 수 있겠지요?
비가 내리면 어떻게 될거라는 걸...
설탕엄마의 흙집은 비가 내려도 괜찮지만
소금아빠의 소금집은...
![](https://t1.daumcdn.net/cfile/blog/1337A10D499AD16096)
비는 온통 소금으로 된 집을 녹이기 시작했고
소금 아빠는 흙집을 찾아가 창문을 두드리지요.
좀전에도 비와 함께 까마귀가 등장했지만
소금아빠의 집에도 까마귀가 등장합니다.
제 생각에는 까마귀가 자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시면 까마귀들이
녹아내리는 소금집을 지키려고 애쓰는 모습같아 보이고
그리고 소금아빠를 아빠의 의지보다는 까마귀들이 소금아빠를 억지로 데리고
설탕엄마에게로 가는 것 같습니다.
헤어져 있는 아빠와 엄마를 이어주려고 애쓰는 듯한 모습으로 보이는데요.
제 눈에는 그림들이 그렇게 말하려고 하는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437A10D499AD16097)
설탕엄마도 소금아빠를 보자 "안돼!'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눈물을 흘리며 녹아내리는 소금아빠를 보며 무척 슬퍼하지요.
부부는 둘이 아닌 하나가 되었을 때만이 행복해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 아닌가 싶습니다.
각자 집 안과 집 밖에 떨어져 있는 모습은 두 사람 모두 불행해 보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137A10D499AD16198)
설탕엄마는 문을 열고 소금아빠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두 사람은 입술에 뽀뽀를 합니다.
그런데 소금아빠가 비에 젖어 두 사람의 입술이 붙어버리지요.
정말 보기 좋은 장면이지요.
서로 헤어져 등을 돌리던 사이이지만
누군가 먼저 문을 열면 이렇게 따뜻하고 행복한 일이 벌어지는데 말입니다.
서로 자존심 싸움이 아닌 누군가 먼저 마음의 문을 열고 손을 내민다면
얼었던 마음은 순식간에 녹아내리는 것이겠지요.
![](https://t1.daumcdn.net/cfile/blog/1237A10D499AD16199)
두 사람은 온 힘을 다해 서로의 몸에서 떨어지려고 노력하고
드디어 두 사람의 입술이 떨어지게 되었는데요.
소금아빠의 입술에는 온통 설탕이 묻고
설탕엄마의 입술에는 온통 소금이 묻게 되었지요.
그러자 두 사람의 입맛이 서로 바뀌게 되지요.
앞의 그림과 지금의 그림을 비교해보시면
앞에서는 소금아빠는 생선에 소금을 뿌려먹었는데 지금은 딸기에 설탕을 뿌려먹고
앞에서는 설탕엄마는 딸기에 설탕을 뿌려먹었는데 지금은 생선에 소금을 뿌려먹는
모습을 볼수 있답니다.
독특한 일러스트도 이번 이야기를 흥미롭게 하는데 한 몫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는 서로 각자의 반대 입장이 되어보는 시간을 갖고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의미겠지요.
서로를 이해한다는 거... 쉬워보이지만 참 어려운 일이란 생각이 듭니다.
남남으로 살아오다 하나가 되어 부부라는 이름으로 살게 되는 것이니 참 어려울만도 하겠지요.
하지만, 설탕엄마와 소금아빠가 해낸 것처럼 각자의 차이점을 알게되고 인정하게 된다면
그것은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닐 거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137A10D499AD1629A)
이야기는 이렇게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며 나란히 서있는 모습으로 끝나지요.
마지막 장면을 보고 있다니 꼭 우리네 부부의 모습을 보는 듯 합니다.
각자 다른 모습으로 앞을 향해 나아가지만
눈만은 서로를 쳐다보면서 서로 의지하고 있으니까요.
아마도 거의 대부분의 부부들이 설탕엄마와 소금아빠가 겪었던 것 같은
어려운 상황을 겪게 될거란 생각을 해봅니다.
하지만 그 상황을 얼마나 슬기롭게 이겨내느냐에 따라서
부부라는 인연이 이어져 나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어느 한 사람이 잘 한다고 해서 잘 되는 것이 아닌
두 사람 모두의 노력이 있어야지만 잘 되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이번 이야기에서는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습니다.
이야기 속에는 한번도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엄마와 아빠가 왜 그렇게 되었는지 이해하고
그림 속에 등장했었던 까마귀처럼 슬기롭게 아빠와 엄마의 연결고리가 되어 줄 수 있는
생각이 깊은 사람으로 성장해나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부부 간의 관계라는 것이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닌
아이들도 하나의 인격체라는 것을 엄마 아빠도 인식해나가야 할거란 생각도 더불어 해봅니다.
혹시라도 이혼을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설탕엄마 소금아빠>를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부모의 다툼으로 상처받은 아이가 있다면
꼭 이 책을 읽혀주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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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그럴려던 건 아닌데 쓰고 보니 오늘이 저희 부부 결혼기념일이네요. *^^*
이 책 덕분에 부부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한 것 같네요.
다들 한번쯤 읽어보셨음 좋겠단 생각이 드는 참 좋은 동화입니다.
첫댓글 님 덕택에 책한권 뚝딱 읽엇네요. 느낌과 함께하니 더 좋으네요.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그리고 결혼기념일 축하드려요^^
설명을 너무 잘해주셨어요^^.. 고맙습니다. 그래서 더 궁금하고 읽고싶어지는 책 이네요~ 아가 놓기 전에 꼭 읽어봐야 할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