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 사는 친구와 좋은 곳에 가서
맛난 음식을 먹기로 했습니다.
영주시내에서 복어매운탕을 먹고
부석사로 가서 산채정식을 맛볼까?
봉성면으로 가서 솔잎돼지갈비도 좋고
지난번에 경험하지 못했던 무섬마을의
치자국수는 어떨꼬?
분천역 산타마을이 겨울에는 제격이지?
탄광이 있는 철암역 탄광촌재현관도
볼 만한데ㅡㅡㅡ
이런저런 궁리를 내어놓고 의견을 묻다가
문득 춘양장날이 4일과 9일인 게 생각나서
춘양5일장 구경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저나 친구나 한두군데 경유지를 거쳐
종착지가 춘양인 버스를 각자의 지역에서 탔습니다.
길이 막히지 않으니 동서울에서 7시40분에 출발한 게 도중에 급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10시25분에
춘양에 도착했습니다.
한시간 정도 늦게 오는 친구를 기다리는
동안 미리 점심밥 먹을 장소를 물색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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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울을 출발한 버스는
1시간 20분 정도 달려서
늘 쉬어가는 제천임시휴게소에서
잠시 머뭅니다.
기지개 한번 펴고는 금세 다시 차에
오릅니다.
단양팔경휴게소 광고판이 눈에 띕니다.
임시휴게소에는 제대로된 요리가 없으니
누군가 생각을 잘한 것 같습니다.
예매는 창측 4번으로 했는데
버스에는 4번이 통로측입니다.
상경할 때에도 10번 창측 자리를
예매했는데 역시나 통로측이더군요.
시비거리가 될텐데 무심합니다.
8월인가 한번 버스회사 "고객의 소리"에
올렸더니 조치를 하겠다고 하고선
모든 버스를 확인하지는 않은 것 같아서
다시 한번 게시했습니다.
면소재지 치고는 춘양은 규모가 제법
큰축에 듭니다.
예전에 봉화현 관아가 있던 곳이고
일제시대때는 춘양목 공출을 했고
우구치금광에서 금을 캐던 곳이니
시끌벅적했던 곳일 겝니다.
소고기를 좋아하는 친구생각하며
시외정류장에 붙어있다시피한
후보지1번 식육식당 한식집.
이 집에서 밥을 먹게 됩니다.
밖이 너무 추우면 들어가서 기다리기 위한
다방도 눈에 담고요.
전날에 비해 기온이 15도는 떨어졌을텐데 생활력 강한 어머니들.
탁발하는 승려는 너무 추우니 춤추듯이
몸을 흔들고 염불을 하는데
들어보니 "나무아미타불" 만 외고 있는데다가 행동거지가 아무래도
제대로된 스님은 아닌듯했습니다.
난전이 가득차던 통로엔 겨울바람만
씽씽 지날 정도로 한산했습니다.
공연장에 작은 이동상점들도 뵈질 않고요.
생선조림이나 구이 매운탕도 좋지요.
여긴 여름날 저녁에 평상에 걸터앉아
탁배기 한사발 걸친 배불뚝이 핫바지영감의 딸기코가 어울릴만한 곳이고
이곳은 깔끔한 느낌입니다.
단골식당.
곤드레밥집이었나?
이발비가 1만2천원!
쌍문동에 5천원짜리 가게도 좋은데ㅡㅡ
시간은 남고 날은 춥고
대합실에서 어슬렁대기도 합니다.
제일 처음 봐둔 그 곳에 친구와 마주했습니다.
버섯전골에 춘양탁주 태백산생막걸리를
네 통인가 마셨습니다.
아마 오후 세시가 덜된 시각에 나와서
봉화로 간 것 같습니다.
읍내 한약우전문점에 가서 먹은 소고기구이와 육회도 일품이었습니다.
또다른 식당에서는 작은 시비도 있었습니다.
친구의 버스 막차시각을 기다리면서는
구시장골목 술집에서 쿨쿨 잤다네요.
이튿날 상경길 양평휴게소.
지붕위에 "낭만이 있는"곳이라는 자부심어린 글귀가
하늘에 나부끼는 듯 ㅎ
점심은 청량리 어죽국수로 하고싶었습니다.
종종 가는 도깨비매운탕으로 가봤는데 월요일이 쉬는 날이랍니다.
일요일 아니었나?
성바오로병원골목에 있던 곳 같습니다.
경북칼국수.
양을 엄청나게 많이 주던 곳.
딱 한번 당선생과 가봤는데
역앞 골목으로 옮긴 후로는 못가봤네요.
이 날도 꽉차서 포기.
장어전문식당에 가서 순두부찌개를
먹었는데 약간 비지찌개 같았습니다.
친구놈이 좋아서 어울리느라
시골집 돌보기를 좀 소홀히하고 있습니다.
수돗물을 잠가놓았으니
당분간 시골행은 당일치기로
동파예방에 신경을 쓰고
다른 일들은 내년봄을 기약합니다.
내몸 편하고자 하는 쪽으로는 나이가 들어도
참 머리가 빨리 돌아갑니다.
이런 후손도 굽어 살펴주시옵소서ㅡㅡ
첫댓글 쌍문동 5천원짜리 이발소도 7천원으로 올랐고
머리감는 데는 5백원이었나 하던 게 3천원으로.
요즘 장난아니네요.
뭐 여전히 저렴한 편이고 머리감기는 그냥 집에가서 하시라는 뜻.
그저께 갔을 때 마침 일어서는 손님보고도 집에가서 샤워하면서 머리감으라신 걸 봐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