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공인 주간 50주년 맞아…대한ㆍ울산상의 `제7차 지역경제 포럼` 공동 개최 울산 사업체 탄소배출량 전국 2위…주력산업, 탄소중립기술 적용ㆍ확대 필요
정부와 지자체, 기업 등이 협업해 울산시를 전국에서 탄소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그린 전환 표준 모범 도시`로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상의와 울산상의가 공동 개최한 `지역경제 포럼`에서 제시된 내용이다. 이는 울산 주력산업인 석유화학ㆍ자동차ㆍ조선 관련 기업들의 탈탄소 의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향후 이들의 탄소중립기술 적용ㆍ확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2021년 기준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울산의 탄소 배출량은 4천247만톤으로 4위이며, 사업체당 탄소 배출량은 전국 2위다.
울산상공회의소(회장 이윤철)가 14일 오전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와 `제7차 지역경제포럼`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차의환 울산상의 부회장, 우태희 대한상의 부회장, 서정욱 울산시 행정부시장, 양준섭 울산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김평중 한국석유화학협회 본부장, 임시영 한국은행 울산본부 팀장 등 울산지역 경제계, 지자체, 연구원들이 참석했다.
이날 포럼은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주력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돼 수출 부진에 빠져있고, 이로 인해 성장률 침체, 실업률 증가, 인구 유출 등 경기지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울산의 현황과 문제점을 살펴보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울산상의 차의환 부회장은 "울산은 수출의존도가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높은 도시로 보호무역, 전쟁 등 대외적인 환경 변화에 영향을 크게 받는 구조인 만큼 수출 부진이 곧 기업의 고용감소와 인구 유출, 도시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며 "정부ㆍ지자체ㆍ기업 간 협업으로 탄소중립형 신성장동력 육성을 통해 산업 스펙트럼 다양화 추진과 도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매력있는 정주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태희 대한상의 부회장은 "자동차ㆍ석유화학 등이 몰려있는 울산의 산업구조 특성상 사업체당 탄소배출량이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최상위권"이라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탄소중립기술 개발과 공정 적용을 위한 기업의 노력과 더불어 연구개발, 시설투자에 대한 정부ㆍ지자체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ㆍ지자체ㆍ기업 간 협업을 통해 전국에서 탄소배출을 가장 획기적으로 줄이는 `그린 전환의 표준 모범 도시`가 되어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우 부회장은 이어 "탈탄소 구조로의 전환과정에서 국내 산업계가 부담할 비용은 수천조원인 반면, 일부 정부 사업의 경우 관련 예산이 오히려 줄었다"며 "작년 말 `탄소중립산업 핵심기술개발사업` 예산이 기존 6.7조원 에서 0.9조원으로 86%가량 대폭 삭감된 것이 하나의 예"라고 덧붙였다.
울산시 서정욱 행정부시장은 "울산시에서는 제품의 친환경화, 생산 고도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기업들의 성장을 돕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특히,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기업의 투자유치에 집중하고, 과감한 규제개혁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날 포럼에서 주제발표자로 나선 이동구 한국화학연구원 루피(RUPI)사업단장은 "울산의 주력산업인 석유화학산업은 전 산업에서 국내 온실가스 배출 2위 업종으로 공격적인 탄소 감축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현재 공정설계 기술이 부족해 민간의 노력만으로는 친환경 전환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화학산업 친환경 전환 촉진법`을 제정해 친환경 전환이 가속화될 수 있도록 생태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영훈 울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탄소중립 시대로의 전환에 따라 자동차산업의 체질전환이 필요하다"며 "지역 자동차부품업체의 기술전문 인력을 보충해 부품업체들이 전기차ㆍ수소차 부품업체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울산의 산업구조를 다각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주제발표에 나선 임시영 한국은행 울산본부 팀장은 "울산의 산업구조 다양성은 전국 최하위 수준"이라며 "울산은 서비스산업 구조가 취약하고 특히 높은 부가가치와 고용 유발 효과를 달성할 수 있는 지식기반 서비스업의 비중이 매우 낮다"며 "울산 특화 제조업과 연관되는 지식기반 서비스업을 육성해 산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울산의 제조업 비중은 전체산업의 61.4%를 차지한다. 그중에서도 자동차, 조선, 석유정제, 석유화학 등 4대 주력산업의 비중이 80.7%로 주력산업 의존도가 매우 높다. 4대 주력산업 관련 사업체는 전체 사업체의 1.7%에 불과한 반면 매출은 61.7%, 종사자 수는 22.7%를 차지하고 있다. 정호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