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당시
어느 때 극심한 가뭄이 들어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다가
굶어 죽는 일까지 있었다
사람들은 배를 채우기에 급급했고
탁발하는 수행자들에게
탁발공양을 올리지 못하는 일이 허다했다
이러한 일이 있음에
일부 수행자들이 이 위기를 모면하려고
자기들은 아직 도와 과를 성취하지 못했으면서도
마치 도과를 성취한 양 행동하여 탁발 공양을 받았다
가난에 허덕이던 중생들은
이 거짓된 위장책을 알아채지 못하고
굶주림에 허덕이면서
자기들의 배를 줄여가며
많은 음식과 의복을 공양하며
수행자들을 높이 존경했다
그 수행자들은
온 나라가 흉년으로 고통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은 충분한 공양을 받아 건강이 좋았으며
혈색 또한 번지르하게 윤기가 났다
얼마 뒤 우기 안거가 끝나고
관례에 따라 각 지방의 수행자들은
부처님이 계시는 곳으로 모여들었다
대부분의 수행자들은
굶주림에 혈색이 나쁘고 몸도 말랐으며
건강도 쇠약해져 있었다
그러나 유독
한 무리의 수행자들은 혈색이 좋고 건강이 좋아 보였다
부처님께서는 여러 수행자들이
우기 안거 중에 어떤 수행을 하였는지
탁발은 어떻게 하였는지 자상하게 묻고는
얼굴색이 반지르한 수행자들에게
그들이 어떤 방법으로 생활했는지를 알고 계시지만
그들은 제도하기 위해
다시금 가뭄에 어려운 상황 이었을텐데
어떻게 음식을 공양 받을 수 있었느냐고 묻는다
이에 혈색 좋은 수행자들은 자랑이라도 하듯이
수행자들끼리 의논하여 참된 선정을 얻은 것같이
도와 과를 성취한 것처럼 행동하여
탁발공양을 잘 받을 수 있었다고 대답을 한다
이에 부처님께서
진정으로 수행의 경지로 그런 과에 도달했느냐고 묻는다
이에 혈색 좋은 수행자들은
그렇지 못하다고 대답을 한다
이에 부처님께서는 크게 꾸짖으며
수행자들이 지켜야 할 계율 중에
거짓으로 성인을 사칭한 죄를 저질렀다고 하시며
다음 게송을 읊으시었다
차라리 달구어진 뜨거운 쇳덩이를 삼킬지언정
계행이 없어 신구의 삼업을 다스리지 못한 자가
어찌 신심있는 신도들의 공양을 받을 수 있으랴
이 게송을 마치고 어느 수행자가
영축산 언덕을 내려오다가 아귀를 본 이야기를 하신다
어느 날 수행자 두 사람이
영축산을 내려오다가 아귀귀신 몇을 보게 되는데
그 귀신들은 불에 타서 고통을 받는 모습이었다
두 수행자들은 부처님이 계시는 곳에 도착하여
자기네들이 본 광경을 부처님께 전하게 된다
하나는 해골로 된 귀신이었으며
그 귀신과 함께 있던 귀신은
분명 수행자의 옷을 걸치고 있었다고 전하며
어떻게 수행자가 아귀귀신이 되었는지 묻는다
이에 부처님께서는
그 수행자가 불에 타고 있었던 것은
그들이 저지른 악행의 과보라고 하시며
그들은 과거 어느 부처님 당시에
수행을 열심히 하지 않고
신자들의 시주를 받아 편안히 먹고 입었으며
여러 가지 악행만 저질렀기 때문에
이제는 아귀의 몸을 받아
그 같은 고통을 받는다고 말씀하시었으며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으신다
가사를 걸치고 수행자의 옷을 입었지만
많은 수행자들이 지옥에 태어 났다네
수행자가 나쁜 기질을 가져
자기의 허물을 알지 못하고
자기의 행동과 언어를 다스리지 못하였기에
이와 같은 지옥의 고통을 받고 있다네
-옮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