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상 그냥 개인 블로그에 쓰는 것처럼 주절주절 반말로 쓸께요.
원래 그게 제 스타일인데 요새 도무지 혼자는 글이 안 써져서, 임의로라도 독자를 상정하면 (단 한 명이라도) 억지로라도 쓰게 되더라고요;
이런 공개 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물론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지만 ㅎㅎ
제가 한 장황~하는 데다 좀 까칠하고 직설적이라 거슬리는 표현도 있을 수 있는데 그냥 쟤 혼자 노네, 이렇게 봐 주세요;;
런던의 피카딜리 서커스.
요즘은 단 며칠짜리 단기 여행이라도 '테마'나 '컨셉'을 잡는 듯 하다.
굳이 칭하자면 내 이번 컨셉은 '무념무상', 그저 아~무 생각 없는 배째라 여행이었다.
2014년을 연초부터 달궜던 '겨울 왕국', 그리고 엘사가 부른 Let it go.
조금 다른 의미겠지만 내 여행도 let it go, take it easy.
돌이켜 보면 여행은 늘 내게 힐링이나 휴식, 재충전보다는 일종의 '투자'였다.
무의식 중에 항상 기회비용을 생각하고 플러스, 마이너스 계산기 두드리며 여행의 득과 실을 따지는 또다른 내가 존재했다.
여행을 통해 뭔가를 '얻어야지'. 특히 해외여행이라면.
영어고 제 2외국어고 언어도 실질적으로 다잡고, 글로벌 감각도 더 계발하고, 제반분야 배경지식도 쌓고, 이렇고 저렇고, 등등.
당시에는 나이 치고 꽤 생산적이고 바람직하고 이른바 모범적인? 여행을 한다는 자부심도 들었다.
같은 국적 사람들끼리만 어울리며 국내에 있는 것과 똑같이 생활하는 적잖은 동양 젊은이들을 보며 뿌듯해하기도 했다.
- 비우는 여행? 왜 꼭 여행을 통해 욕심을 비운다고 할까? 난 아직 채우기만도 부족한데.
나는 아직 젊어. 여행하면서 다양한 자극을 통해 시야도 넓히고 많이 배우고, 의욕을 충전해야지!
운이 좋았는지 나름의 노력 덕분인지 다양한 경험들도 많이 했고, 참으로 괜찮은 다국적 친구들도 여럿 사귈 수 있었다.
근데 언제서부터일까. 어째서일까.
내가 이렇게 지치고 회의적이 된 것은.
불현듯, 나름 모범적인 내 여행 스타일이 한편으론 강박증에 사로잡힌 편집증 환자의 삶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불현듯은 아니겠지. 나이도 먹고 이런저런 일들을 겪어가며 스멀스멀 내 시각도 관점도 변한 거겠지.
항상 마음만 조급하게 피곤하게 살았던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언뜻 허무해졌다.
모범적으로 지내온 것처럼 얘기하는데 그렇다고 꽉 막히고 지루한 nerd는 절대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지.
단지, 실제로는 정작 하는 것도 없으면서, 여행할 때조차 마음만 조급해서 안달복달하며 매번 테마 잡고 계획하고 리서치하고;
여행 중에는 무조건 외국어로만 떠들고 수시로 book swap(책 교환)하며 경쟁적으로 외국어 책 읽고,
여행 후에는,
'그냥 겉핥기가 아닌 뭔가 깊이있는 여행 후기를 써야 해. 그래야 뭐라도 배운 거고 남는 경험을 한 거야. 시간/돈 낭비 한 게 아니야.'
이러면서 관련 서적에 인터넷 뒤지며 간단한 후기 쓰는 것조차 부담을 느끼고, 늘상 '의미'를 부여하려는 강박증에 시달렸다.
어떻게 생각하면 철이 든 게 아니고, 늘 변비에라도 걸린 양 안절부절 못 하고, 그걸 성취욕이라고 이름붙였던 것 같다.
비교심리에 쩔어서, 자기 중심이 강하지 못 해서, 미풍에도 갈대처럼 흔들리며 마음만 완벽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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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뭐, 결론은 이번 여행은-
그냥, 일체의 목적의식이나 여행 후 뚜렷하게 발전한 내 모습 어쩌고 없이 그냥 마음가는대로, 즐기기로 했다.
하긴 이런 저런 우환들로 만신창이가 돼 있어서 그야말로 '힐링'이 필요했기에 (그놈의 얼어죽을 힐링 타령을 내가 하다니;;;)
하고 싶어도 학구파 여행자 코스프레할 에너지도 남아나지 않는다.
그냥 즐기는 거야. 날도 춥고 영 즐기기에 마땅한 여건은 아니지만 ㅜㅜ 마음 편안히 갖고, 몇 주간 휴식한다는 기분으로.
무의식적인 자기 검열 따위 개나 줘 버리고, 깊이 따윈 필요없어.
이따금 가볍게 일탈도 해 보고-. 그 일탈이 뭔지는 모르겠지만서도;
그래서 별로 책도 안 읽고 (사전/사후) 리서치도 안 하고 맨날 여기저기 슬렁슬렁 돌아다니다가,
체력이 남아주면 밤 늦게까지 음주가무를 즐기고, 다가오는 남정네들(이 있다면) 칼같이 밀어내지 않고,
노트북과 스마트폰으로도 일기를 쓰던가 뭔가 깊이있는 정보를 찾아본다거나 하는 게 아닌 허구한 날 심심풀이 채팅이나 하는...
그런 심하게 let it go 컨셉(내 기준에서)이 이번 여행을 지배하게 되었다.
인생 뭐 있나. -3-
ps. 단순 휴양지도 아니고 서구 문명의 토대가 된 어마무시한 '유럽'을 다시 찾으면서 배째라 무념무상 모드로 임한다는 건 좀 에러긴 한데, 사실 배경지식은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소시적 워낙 책벌레였기 때문에 ㅡㅡ; 부족하진 않았다.
상하이
비행편 당일 연결이 안 돼 이틀간 무비자 스탑오버로 다시 찾은 상하이.
상하이는 여러 번 와도 항상 조금은 낯설고 조금은 또 고향같은? 미묘한 도시다.
홍콩과 싱가폴 만큼은 아니지만 중국 본토는 물론 동아시아 기준으로도 상당히 매력있는 코스모폴리탄 허브이고,
따라서 주재 외국인들도 많다.
예전에 상하이 감상기라고 끄적거렸던 적이 있는데 오히려 여러 번 방문할수록 말을 아끼게 된다.
어차피 임계치 이상의 체류 기간이 주어지지 않는, 스쳐가는 방문객의 입장에선 인상기라고 해 봤자 수박 겉 핥기, 부처님 손바닥 안.
단지 황푸강은 오늘도 상하이 시민들의 고락과 지난한 과거를 품고 유유히 무심하게 흐른다.
상하이에서 To-do-list.
1. 진마오 타워 스카이 바 Cloud9에서 폼 잡고 상하이 전망을 감상하며 한 잔 하기. (드레스 코드 필수)
2. 푸동 야경이 바라다 보이는 오픈 에어 테라스가 있는 Bar Rouge 클럽 방문.
3. 시간 되면 상하이 내 게이 바 가 보기. (한국, 일본 등에서도 곧잘 게이분들이 원정 가는 만큼 그냥 분위기가 어떻게 다른가 궁금)
4. 상하이 내 서양인 남자 주재원들 만나보기. (본국에서 그저 평범하고 괜찮은 마인드였던 서양 남자들도 아시아에 파견 나오면 예상치 못 했던 동양 여자들의 인기 공세에 spoiled 된다는 소리가 있는데... 그런 가설을 상하이에선 어떤지 알아보고 싶었다.)
죄다 노는 것들, 유흥. -_-;; 하지만 그게 내 컨셉이니까.
문제는 달랑 이틀간, 그것도 주말도 안 낀 평일에 묵으면서 저 리스트를 소화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고 또 너무 작위적이다.
결국 성공한 건 달랑 #2번, Bar Rouge에서 레이디즈 나잇에 칵테일 여러 잔 얻어먹은 게 전부;; 참 소박하구나.
Bar Rouge
Cloud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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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밍주 불빛이 꺼진 후의 비교적 조용한 와이탄.
새해 행사로 수십명이 압사한 ㄷㄷㄷ
신천지 (French Concession).
청담동 가로수길이나 정자역 까페거리 등을 생각하면 될까.
옛 프랑스 조계지 부근이라고 알고 있는데 이태원, 롯폰기와는 다른 좀더 고급스런 외국인 밀집구역.
와이탄의 유명 클럽, Bar Rouge에서 바라 본 푸동 지구.
Rouge라는 이름이 들어가니까 모르는 누군가는 야릇한 홍등가 아니냐고 묻는데 그냥 유명한 와이탄의 고급? 클럽이다.
재미있고 화려한 이벤트도 종종 개최하고 방문객은 중국 현지인들보다 외국인 (특히 서양인) 비율이 월등하게 높다.
종종 중국 어린 여자애들이 노출이 심한 미니 드레스 입고 와서 (종종) 영어도 못 하면서 서양 남자들과 뒤엉키는 모습을 곧잘 볼 수 있고, 중국 남자애들은 거기에 분노하는;;; (뭔가 익숙한 스토리 아닌가?) 대충 그런 클럽.
나도 현지인은 물론 주재 외국인들 물이 궁금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인가 생각보다 별로였음;
푸동의 야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오픈 에어 테라스 때문에 간 건데 하필 비가 와서 실내에서만 구겨져 있어야 했다. ㅜㅜ
상하이의 푸동 지구는 홍콩의 야경을 따라가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 별로다.
내가 아직 삐까번쩍 화려한 고층 빌딩들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기 이전의 푸동을 기억하고 있어서려나.
왠지 옛적의 고유한 상하이의 모습을 잃어가는 것 같다. 이것도 거주인이 아닌 스쳐가는 이방인의 이기심일 수도 있겠지;;
영국 - 런던, 그리니치, 브라이튼
영국은 아일랜드로 가는 기착지인데다 (에티하드 항공 외에는 보통 런던 등에서 저가 항공으로 아일랜드로 입국하는 게 무난하고 대중적인 경로다.) 예전 친구들도 만날 겸, 런던과 근교 그리니치, 브라이튼을 들렀다.
항상 런던과 파리를 비교해 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그럴 수 있어 기쁘다. :)
그러나 두 곳 다 우열을 감히 가릴 수 없음.
비슷한 듯 다른 듯 모두 너무 유구한 역사와 어마어마한 문화 컨텐츠와 아우라를 보유한 곳이라서...
이런 도시들이 또 있을까? 서울과 도쿄? (노~), 싱가폴과 홍콩? (노노~) 시드니와 토론토? (노노노~)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유럽에 특유의 로망을 지니고 있는 걸지도.
트라팔가 광장의 넬슨 제독님.
웨스트엔드에서 뮤지컬 '위키드'를 봤다.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50 파운드 쯤 티켓이었는데 좌석이 심하게 구석이잖아 ㅜㅜ
개인적으로 정말 보고 싶었던 건 전형적인 '오페라의 유령'이나 '캣츠' 등보다는,
가공할 독창성과 유머와 기지로 브로드웨이를 휩쓴 '북 오브 모르몬(Book of Mormons)', 그리고 '라이언 킹' 이었으나
스케쥴도 그렇고 티켓 구하기도 애매해서 그냥 무난한 위키드로 낙점. 좌석만 제외하면 그러나 역시 웨스트엔드의 뮤지컬!
내가 찾은 11월엔 세계대전 참전 용사들을 기리는 poppies (붉은 색 모조 종이 꽃)를 런던 탑 정원에 가득 심어 장관이었다.
숱한 런더너들이 가슴께에다 붉은 꽃송이를 꽂고 다녔다. 나도 하나 받았는데 꽂고 다니지는 않음;
빅벤과 더블 데커.
진퉁 명물 더블 데커는 이미 오래 전에 뉴브랜드로 대체됐지만;
런던이나 파리에서나 더블린에서나 암스테르담에서나 프랑크푸르트에서나-
모든 도시들에서 내가 제일 No.1으로 꼽는 건 역시 강변 산책!
특히 런던과 파리에서는 수많은 석학과 예술가들이 상념에 빠져 탬즈강변을, 세느강변을 거닐었겠지-
마음 속에 그리며 그들의 발자취를 기억하며 걸었다. 조금만 더 일찍 날씨 따뜻한 때 왔더라면- ㅜㅜ
9~10월 중순이 제일 좋은 듯.
석양이 깔리는 즈음의 빅벤.
세인트 폴 대성당이 바라보이는 사우스워크.
이렇게 이스트 엔드로 이어지는 강변 산책로도 지적이고 분위기 있다.
빅벤에서 테이트 모던, 세인트 폴을 지나 타워 브리지까지 걷곤 했는데 다리도 아프고 걷기엔 좀 먼 거리지만 나야 걷기 매니아!
내셔널 갤러리와는 다르게 주로 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소장한 테이트 모던의 피카소 작품.
예술작품과 예술가는 구분되어야 한다고 하지만 피카소는 그의 여성 편력 때문에 어려서부터 별로 정은 안 간다.
(이런 인간들이 더 무섭지. 싫어도 그 재능 때문에 인정해야만 하는- 참으로 분한 케이스-;;;)
피카소의 노년에 아내이자 뮤즈가 되어 주었던 여인인데 (이름은 모르겠고)
여자인 나로서는,
이렇게 노년에 들어서도 자기 재능으로 몇 번씩 딸 뻘인 여자랑 결혼해서 애 낳고 예술적 영감까지 되찾는 (일석삼조?)
수많은 남자 예술가들의 전례를 접할 때마다,
'왜 저런 여자 예술가들은 없을까?' 궁금하고 질투나고 좀 분하기도 했다.
여자는 그저 뮤즈이자 객체이자 대상? 그 자신이 예술가가 되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
나는 예술가는 아닐지라도 항상 남자 뮤즈를 그려왔는데 (당연히 내가 동성애자가 아닌 이상에야;;;) 나의 뮤즈는 어디에 있나욤;;
나도 누드든 초상화든 나의 뮤즈를 승화해 내는 주체가 되고 싶은데.
영국하면 당연히 '펍' 문화. (훌리건들은 사양할께요- )
아이리쉬 펍과는 또 다른 잉글리쉬 펍. (솔직히 둘의 명확한 차이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위치부터가;; ㅡㅡ)
런던 프라이드고 포터고 각종 에일을 얌냠.
블랙 프라이아스의 펍.
오피스 밀집구역 부근이라 퇴근 후 한 잔 하는 직장인들이 많아 기분 방긋.
꽤 추운 날씨에도 저렇게 야외에서 잘도 추운 맥주를 마셔댄다.
참고로 유명한 피카딜리 서커스의 펍들은 관광객 중심으로 상업화 돼 있어,
좀더 로컬스럽고 진퉁? 잉글리쉬 펍을 가려면 북서부의 캠든(Camden)이나 이런 이스트엔드의 펍들이 훨씬 부합하는 듯.
그 악명 높은 피시 & 칩스.
다양한 곳에서 피시 & 칩스를 시도해 봤는데 워낙 다 잘 먹으니 나야 뭐.
영국 요리에 대한 악명과 조롱이야 워낙 유명하지만- 근데 정말 궁금해.
스페인도, 프랑스도, 이탈리아도, 심지어 독일조차도 영국복다는 음식 문화에서 앞선 거 같은데 영국은 왜 이런 걸까?
하이드 파크 부근의 겁나 비싼 숙소에서 돈 낭비하다,
런던 외곽에 사는 영국 친구집으로 옮겨가기 전에 London Bridge 부근의 저렴한 호스텔에 묵음.
(현지인들은 렌트 부담 때문에 다운타운 멀찍이 사는 경우가 많은데,
zone 2, 3로 넘어가면 친구네 집에 묵으면서 굳는 숙박비보다 시내까지 왕복 교통비와 시간이 더 커지는 불상사가 ㅡㅡ;
뭐 서울 부근 베드타운 신도시에 한국인들 밀집해 사는 것과 같은 이치;;;)
숙박비도 저렴하고 호스텔 치곤 상당히 괜찮은 조식도 포함.
게다가 호텔 1층은 외부인에게도 개방하는 일반 pub / 레스토랑으로 운영하는데,
런던 동부 오피스 지구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한 잔 하러 왔을 때 자연스레(영어 되고 운 되고 인연 되면) 대화도 나누고 어울리게 되는 경우도 가끔 있어 로컬과 만나기도 좋은 환경이다. 펍문화가 혼자 와도 자연스레 옆사람과 대화 트고 그런 게 장점이니까;
(아, 물론 클럽보다는 낫지만 개방적인 서양에서도 '펍'에서 이성을 만나 진지한 관계로 가는 건 색안경을 끼고 보는 편. 당연한 건가? ㅡㅡ;)
왼쪽의 저 피라미드 같은 유리 건물은 2012 올림픽을 기념해 건립했다는 Shard.
이제는 런던 브리지(기차역, 지역 포함)의 트레이드마크가 돼 버린-.
이 호스텔이 위치가 좋은 점이,
Tube (지하철역)도 가까이 있지만 탬즈강변에서 가까워서 조금만 걸으면 타워 브리지까지 오붓한 산책을 즐길 수 있다는 점.
강변까지 도보로 5분이면 river walk.
공짜로 진행되는 워킹 투어도 많은데 (보통 도의상 가이드에게 투어가 끝난 후 소정의 팁을 주지만)
내가 참여한 건 혼자로는 에로 사항이 많은, 그 유명한 빅토리아 시대 전설적 살인마 Jack the Ripper 투어.
당시 이스트 런던의 빈민구역 화이트 채플을 따라 실제 잭 더 리퍼의 살인이 행해졌던 장소를 돌아보는 투어다.
잭 더 리퍼 투어니만큼 밤에 모여서 이스트 런던을 둘러봄.
꼭 존 레논처럼 생긴 젊은 스코티쉬-잉글리쉬 가이드가 투어를 해 주었는데 만족했음.
그 후덜덜하게 비참하고 무섭던 19세기 빈민가가 지금은 정부의 계획 아래 삐까번쩍한 마천루들이 들어선 비즈니스 구역으로 탈바꿈.
런던 시내에서 30분쯤 걸리는, 그리니치 표준시계로 유명한 그리니치를 방문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누가 런던 날씨 아니랄까 봐, 때 아닌 소나기에 홀딱 젖어서 그 후로 감기를 한 달 내내 달고 살았다는 ㅜㅜ
여긴 그리니치 왕립 음대였나 무슨 대학교 정문이었던 듯.
그 유명한 유로스타가 발착하는 그 유명한 세인트 팬크라스 역.
워털루, 런던 브리지, 블랙 프라이아스 등 다른 역에 비교해서도 역시 외관도 규모도 상당하다.
난 유로스타 조기 예매 못 하는 바람에 20만원에 육박하는 티켓 사기가 그래서 저렴한 야간버스 타고 갔다가... 파리에서 골병 듦;;
중심가 쇼핑 거리.
피카딜리 서커스, 트라팔가 광장, 뱅크 등으로 이어지는 옥스포드 스트리트의 크리스마스 데코레이션.
하긴 어디나 할로윈 지나고 추수 감사절 지나면 크리스마스 장식이 한창이라 기분이 들뜨면서도 우울하게 하잖은가;;
혹시 여기까지 인내심을 가족 다 읽으신 분들.
브라이튼 사진은 없어요. ㅜㅜ 서섹스 지방의 눈부신 하얀 절벽과 파빌리온, 여름 휴양지로 인기 많은 브라이튼의 해변, 게이 등 동성애에도 개방적이고 나이트 클럽 등 유흥문화로도 인기있는 꽤 중산층 런던 교외 도시(?- 채식 식당도 많죠. 채식 여부와 경제/문화 수준을 등치할 순 없지만서도)라 기대가 많았고 행사 때 우연히 만난 영국 비즈니스맨도 브라이튼 출신이라 기대를 갖고 당일치기로 방문했는데;;; 날씨가 완전 진짜 개X 같아서 둘이 까페 안에서 몇 시간 동안 비오는 거리나 구경했다는;; ㅜㅜ
브라이튼- 정말 아쉽네요. 런던에서 한 시간~한 시간 반 거리니까 옥스포드, 케임브리지 외에 관심있는 분들은 방문해 보시길.
꼭 날씨 좋을 때-!!!
음. 런던에서 이번에 만난 친구는 시드니에서 만나고 거의 10년만인데 너무나 그 때 그대로 모습이라 감탄.
서양애들 노화가 빨라서 갑자기 아줌마 아저씨 다 돼서 나타나면 서글프겠다, 이랬는데 ㅎㅎㅎ
역시 운동와 자기관리가 필수인가 봐요. 워낙 늘씬하고 성격 좋은 애이기도 했고;;
암튼 그렇다고요, 넹;;;
첫댓글 멋지네여^^/
과찬 감사드려요. ^^
님은 철학자 분위기가 물씬 풍기듯이 설명을 잘해놓고 멋진 사진도 많이 올렸네요
덕분에 좋은 공부합니다
....특히 세계1차대전 용사기리는 추모가 더욱 기억에 남네요
전쟁이 없이 살면 안될까요 고작 인간이 백년을 살아도 자연의 삶에 비유조차 안되는데 말이에요
철학자 ㄷㄷㄷㄷㄷ
런던에 있을 때 마침 저 poppies 기념주간이기도 했고 가이 폭스 데이도 겹쳐서 나름 시즌운이 없지는 않았어요. :) 전쟁이라... 지금도 시리아랑 요즘 유럽 상황 보면 불안불안해요. ㅜㅜ
이 카페에 들어오면 이런 글 읽게 되어 정말 보람(?)있고 재미있어요^^ 두 편 글, 사진 다 아주 잘 보았어요 프로 솜씨... 사진 윗 부분에 나뭇가지 걸치는 센스^^
감사합니다. 윗 부분에 저도 모르게 나뭇가지 걸치게 되던데 이게 황금구도인가요, 아니면 그냥 찍사가 엉망인 걸까요;;;
@r.s.v.p. 프로들 풍경 사진에서 많이 본 것 같은데요 따로이 사진 배운 바 없지만 나도 가끔 그렇게 찍어요
그리고..... 옛날 전혜린 수필이 생각나는 글들이에요....
아. 전혜린 수필이요...? ㅎㅎㅎ
그 분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너무 예민하고 감성적이라 그다지 제 스타일은 아니지만 ㅎㅎㅎ 대단한 분이시데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어제에 이어 오늘 님의 유럽여행기 읽으며 아직도 못 가본 유럽의 동경과 상상의 나래를 펴면서 함께 쭈욱마치 사진을 따라가며 여행하든 둣
읽고 또 읽고
~~ 넘 재밉고 멋지네요.
그렇치않아도 따분한 일상에 님덕분에 커피 한잔의 여유와 낭만과 행복을 맘껏 즐기며갑니다.
감사 ^^ 이번에 가 보시는 거 어떨까요? 근데 이왕이면 날이 좀 풀리면 봄 쯤에 말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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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민망하지만 감사 ㅎㅎ 요새 너무 오래 책을 놓아서 좀 가까이해야겠어요. ㅜㅜ
삭제된 댓글 입니다.
너무 늦는 건 없다지만 솔직히 거의 모든 게 빠를수록 좋은 거 같아요. 누가 그걸 모르겠냐만 실천하긴 어려운 인생의 딜레마.
덕분에 상하이와 영국여행 잘 했어요 (글과 사진으로).감사^^
능력 부족으로 좀 더 실감나게 못 전해드려서 안타깝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
언제 가실때 나도 델꼬 가세요 ㅠㅠㅠㅠ 끝까지 열심히 공부(?) 하는 마음으로 읽었어요 끝나고 나면 어느새 기억은 저멀리지만 ㅋㅋㅋ
그냥 허접한 후기인데 공부;;;까지요 ㅋㅋㅋ 같이 여행하는 것도 또다른 재미가 있을 거 같아요. :)
사진 잘보고 후기글 잘보고 갑니다`~
정말 기회됨 저도좀 델꼬 가세요~~ㅎㅎ
감사 ^^ 저도 언제 또 길게 여행갈지 모르겠어요 ㅜㅜ
여행가도 한국 투어책에 의존하니 매번 여행의 즐거움 중 일면만 느끼는 기분이었는데 후기글 보니..
"나두 이렇게 여행하고 싶었다고요!"란 내면의 외침이!! 잘 읽었어요!
저도 가이드북, 교과서에나 나오는 틀에 박힌 여행이 너무 지겨워서...
그나마 나이트라이프랑 현지인 (남자라면 더 좋고 ㅎ) 만나보기로 위안을 삼았달까요.
좋아요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