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살 때 시작한 피겨… 아플수록 더 높이 날아오른 17년 7개월]
김연아가 걸어온 길 - 열두 살에 트리플 점프 완성
열아홉에 '꿈의 200점' 돌파… 피겨 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꼬마 김연아(24)는 유난히 말수가 적은 아이였다.
남 앞에 서면 쭈뼛거리기 일쑤였다. 어머니 박미희(55)씨는 소심한 막내딸을 늘 바꿔보고 싶었다. 1996년 7월 과천 시민회관 빙상장에 간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운명의 만남. 그날 그곳에서의 하루를 설명하는 데 꼭 들어맞는 표현이다. 김연아는 자서전 '7분 드라마'에서 당시의 일을 "세렌디피티(Serendipity·뜻밖의 발견)였다"라고 했다.
수줍기만 하던 여섯 살 김연아는 과천 빙상장에서 얼굴이 빨개지도록 얼음을 지쳤다. 그러고는 구석에서 드레스를 입고 빙글빙글 도는 '언니'들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인형 하나 사달라고 한 적이 없던 김연아가 웬일로 엄마를 졸랐다. "나, 저거 시켜줘." 17년 7개월간의 피겨 인생이 막을 올리는 순간이었다.
◇'애어른' 연아
"어린아이 같지 않았어요." 유년 시절 김연아를 가르쳤던 지도자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이야기다. 9세에 전국체전 초등부 우승을 차지하고, 열두 살의 나이에 다섯 종류 트리플 점프를 완성한 실력뿐 아니라 성격까지 '애어른'이었다. 김연아는 초등학교 시절 미국 전지훈련에서 다른 선수들이 깔깔대고 떠드는 휴식 시간에 혼자 장갑을 빨면서 훈련 준비를 했다. 초등학생 김연아를 가르쳤던 변성진 코치는 "여자애가 군인 같은 구석이 있었다"고 했다.
- 김연아가 21일 새벽(한국 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 경기에서 은메달을 따낸 뒤 시상대에서 꽃다발을 높이 들며 미소를 짓고 있다. /주완중 기자
인생의 목표는 일찌감치 정했다. 피겨 입문 2년째이던 초등학교 1학년 때 벌써 '국가대표'를 꿈꿨다. 김연아는 당시 일기에 '아이스쇼를 보고 왔다. 열심히 타서 국가선수(국가대표 선수)가 되겠다'고 썼다. 1년 뒤에는 지금까지 자신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롤 모델'이 생겼다. 1998 나가노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미셸 콴(미국)의 우아한 연기가 김연아를 사로잡았다. 이후 김연아는 언제나 콴의 동작과 표정을 흉내 냈다.
◇'백조'의 삶
'즐겁게' 얼음 위를 누비던 시절은 금세 끝났다. 선수 생활을 시작하면서 집에서 비디오로 수백 번씩 봐도 질리지 않던 피겨스케이팅이 고통으로 바뀌었다. 승부욕이 강했던 김연아는 다른 선수에게 지는 게 싫었다. 남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으려면 뼈를 깎는 연습이 필수였다. 김연아는 힘든 훈련에 지쳐 2006년 은퇴를 마음먹기도 했다.
- 21일(한국시각)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경기가 끝난 뒤 시상대에 함께 선 김연아, 아델리나 소트니코바, 카롤리나 코스트너(왼쪽부터). /뉴시스
우아하게 떠다니기 위해 물밑에서 사력을 다해 발을 젓는 '호수 위 백조'와 같은 삶이었다. 수없이 넘어져 스타킹이 찢어져도 다시 일어나 점프를 뛰었다. 발목·허리·꼬리뼈 등 온몸에 부상을 달고 살았다. 2008년 세계선수권에선 고관절 통증 때문에 진통제를 맞고 프리스케이팅에 나섰다. 하지만 아프면 아플수록, 힘들면 힘들수록 은반에선 더욱 빛났다. 김연아의 좌우명은 'no pain no gain(고통 없이는 얻는 것도 없다)'이다.
◇'the greatest of all'
첫 국제 대회 우승(2002 트리글라브 트로피), 첫 주니어선수권 금메달(2006년)…. 주니어 시절부터 한국 피겨의 역사를 새로 쓴 김연아는 2007년 세계선수권에서 'Yuna Kim'을 세계에 알렸다. '록산느의 탱고'로 당시 쇼트 프로그램 역대 최고점(71.95점)을 올렸다. 이후 부상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금세 더 높이 날아올랐다. 2009 세계선수권에선 합계 207.71점을 받아 신채점제에서 최초로 '꿈의 200점'을 넘기는 여자 선수가 됐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선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전설로 등극했다. 쇼트(78.50점)와 프리(150.06점)에서 모두 종전 자신의 역대 최고 점수를 갈아치우면서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밴쿠버 대회 이후 해외 언론에서 김연아 관련 기사를 쓸 때 자주 사용하는 수식어가 있다. 'The greatest skater of all time.' 피겨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라는 뜻이다. 공백기와 부상을 딛고 일어나 고별 무대로 준비한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는 최고의 연기를 펼쳤지만 자신이 목표로 삼았던 두 번째 올림픽 금메달은 끝내 얻지 못했다. 그러나 피겨스케이팅의 불모지에서 17년 7개월간 그가 흘렸던 땀과 눈물은 온국민의 마음속에 희망과 감동으로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고마워요, 김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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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달 경쟁자들마저… "나의 영웅은 Yuna"
[출전 선수들이 꼽은 '영웅 1위']
리쯔쥔·바인치를 등 5명이 뽑아… '전설' 미셸 콴보다도 앞서
美골드 등은 사진 찍고 '감격'
'피겨 여왕' 김연아(24)는 소치 동계올림픽 무대를 함께 뛰는 선수들에게도 '살아있는 전설(傳說)' 그 자체였다. 20일(한국 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한 선수는 30명. 대회 공식 홈페이지(sochi2014.com) 선수 소개란에서 이들이 자신의 '영웅(hero)'으로 가장 많이 언급한 인물이 바로 김연아다. 대회 홈페이지에 자신의 영웅을 공개한 선수 20명이 복수로 선정한 영웅 후보는 모두 35명이었다. 김연아는 김해진·박소연(17), 리쯔쥔(18·중국), 나탈리 바인치를(20·독일), 이사도라 윌리엄스(18·브라질) 등 5명이 뽑아 1위에 올랐다.
- ‘피겨 여왕’ 김연아가 20일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소치 동계올림픽 프리스케이팅을 앞두고 가진 드레스 리허설에서 멋진 연기를 펼치고 있다. /김경민 기자
각국 피겨 현역 챔피언들이 같은 대회에 출전한 경쟁 선수를 '영웅'이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윌리엄스는 "김연아의 우아함(elegance)과 엄청난 기술(incredible technical abilities)은 내게 큰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2위에 오른 미셸 콴(34·미국)은 올림픽 금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지만 세계선수권 5회 우승의 대기록을 수립한 수퍼스타다. 김연아와 카롤리나 코스트너(27·이탈리아), 애슐리 와그너(23·미국), 제나 매코컬(28·영국)이 콴을 자신의 영웅으로 꼽았다.
김연아는 초등학교 2학년 때인 1998년, 나가노올림픽에 출전한 콴의 연기를 보고 피겨 선수의 꿈을 키웠다. 콴은 김연아의 쇼트프로그램이 끝난 뒤 '숨이 막히는 연기(Yunaaaa Breathtaking…)'라는 극찬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 소치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피겨 선수들 사이에서 ‘우상’ 김연아와 인증샷 찍기가 열풍(熱風)처럼 불고 있다. 위 왼쪽 사진부터 여자 피겨의 그레이시 골드와 폴리나 에드먼즈, 남자 피겨의 네이선 바솔러메이(이상 미국)가 김연아와 찍은 기념 사진. 아래 큰 사진은 작년 6월 한국을 찾은 ‘캐나다 남자 피겨의 전설’ 커트 브라우닝이 김연아를 보고 달려와 익살스럽게 큰절하는 모습이다. /그레이시 골드 인스타그램·폴리나 에드먼즈 트위터·네이선 바솔러메이 인스타그램·유튜브 화면 캡처
선수들은 '살아있는 전설'과 함께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며 환호했다. 김연아와 인증샷 찍기는 열풍(熱風)처럼 불고 있다. 이번 대회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해 7위에 오른 폴리나 에드먼즈(16·미국)는 '노란색의 모든 것(It's all about that yellow), 김연아와 인증샷'이란 설명과 함께 경기 직후 촬영한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쇼트에서 4위를 기록한 그레이시 골드(19·미국)는 "라커룸에 있을 때 엄청나게 큰 박수갈채와 함성이 들렸다. 김연아가 무결점(flawless) 연기를 했다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김연아의 모든 점이 좋다. 그녀의 스케이팅은 내가 타고 싶은 바로 그 스케이팅"이라고 말했다. 지난 17일에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김연아와 다정하게 찍은 사진을 올렸다. '마침내 김연아와 사진을 찍었다!(I finally got a picture with Yuna!)'는 글이 화제를 모았다.
남자 피겨의 네이선 바솔러메이(미국)는 인스타그램에 김연아 인증샷을 올리고 믿을 수 없다는 듯 '누가 나 좀 꼬집어 볼래?(Can someone pinch me?)'라고 썼다.
작년 6월에는 아이스쇼 공연을 위해 한국을 찾은 '캐나다 남자 피겨의 전설' 커트 브라우닝(48)이 김연아를 보고 달려와 큰절하는 모습을 담은 '경배 동영상'이 유튜브에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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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김연아는 마지막 약속을 지켰다
입력 : 2014.02.21 04:33
- 21일 오후(한국시간)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여자 피겨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가 열렸다. 은메달을 차지한 김연아가 태극기를 든채 경기장을 돌고 있다. 소치(러시아)=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2.21.
"클린 연기로 마무리하고 싶어요."
그녀는 마지막까지 약속을 지켰다. 메달 색깔은 중요치 않았다. 선수생활의 마지막 무대, 그녀는 그토록 원했던 클린 연기로 마무리했다. 그녀의 웃음이 여운이 남는 이유다.
'피겨여왕' 김연아는 21일(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여자 싱글 피겨스케이팅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9.69점과 예술점수(PCS) 74.50점을 받아 144.19점을 기록했다. 김연아는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기록한 74.92점(TES 39.03점+PCS 35.89점)을 합쳐 총점 219.11점을 기록했다. 1위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224.59점)에 5.48점 뒤진 은메달이었다. 올림픽 2연패의 문턱에서 아쉽게 좌절했다.
어쩌면 금메달을 바란 것은 그녀보다 우리였을지도 모른다. 김연아는 복귀를 선언한 이후 놀랄만치 성적에 초연한 모습을 보였다. 소치동계올림픽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그녀의 대답은 한결 같았다. "어떤 대회든 금메달, 은메달을 누가 받을 지 예상하는 얘기가 있다. 선수들도 인간이라 그런 부분이 신경 쓰이겠지만 떨쳐버리고 내가 준비한 것을 보여준다는 생각 뿐이다. 결국 경기는 그 날의 운이다. 운에 맡기는 것이 오히려 편하다. 최선을 다한 만큼 어떤 결과가 나오든 받아들이겠다." 그녀 말대로 이번 은메달은 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이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목표로 한 것은 이뤘다. 홈텃세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소트니코바의 엄청난 점수 앞에 부담이 될 법도 했지만, 강심장 답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으로 연기를 펼쳤다. 아디오스 노니노를 프리스케이팅 곡으로 결정한 후 공식 경기에서 처음으로 클린에 성공했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며 끝낸 마지막, 그래서 그녀가 아름답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김연아,당신은 진정한 여왕입니다'
[OSEN=소치(러시아), 박준형 기자] ‘피겨여왕’ 김연아(24)의 올림픽 2연패가 좌절됐다.
김연아는 21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서 기술점수(TES) 69.69점 예술점수(PCS) 74.50점을 받아 합계 144.29점을 기록, 전날 쇼트프로그램 점수 74.92점을 더한 219.11점을 받아 올림픽 2연패 달성이 좌절됐다. 1위는 224.59점을 기록한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였다.
이날 김연아는 자신의 올림픽 시즌 프리스케이팅곡 '아디오스 노니노'에 맞춰 24명의 선수 중 마지막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첫 번째 과제인 트리플 럿츠+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를 평소처럼 완벽하게 성공한 김연아는 트리플 플립과 트리플 살코+더블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까지 실수 없이 소화하며 기분 좋게 연기를 시작했다.
트리플 럿츠 단독 점프도 완벽하게 뛰어낸 김연아는 더블 악셀+더블 토룹+더블 룹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살코, 더블 악셀까지 실수 없이 마무리하며 시즌 첫 프리스케이팅 클린에 성공했다. 결과는 프리스케이팅 점, 총점 219.11점이라는 고득점. 그러나 러시아의 홈 텃세는 강했고, 김연아의 2연패는 좌절됐다.
경기 후 일본 네티즌들 역시 편파 판정 의혹을 제기했다. 일본 네티즌들은 '야후 스포츠'에 "김연아는 정말 완벽했다. 졌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 "러시아가 메달이라니, 의외다", "김연아는 한국 피겨를 지탱하는 힘이다", "김연아는 피겨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줬다"며 국적을 넘어 찬사를 보냈다./soul1014@osen.co.kr
완벽한 연기에도 낮은 점수…러시아 신예 소트니코바 우승
'피겨 여왕' 김연아(24)가 이해하기 힘든 심판
판정으로 인해 아쉽게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하지 못하고 은반과 작별을 고했다.
김연아는 21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44.19점을 획득했다. 기술점수(TES)와
예술점수(PCS)에서 각각 69.69점과 7.50점을 얻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참가 선수 30명 중 가장 높은 74.92점을
받은 김연아는 합계 219.11점으로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7·러시아·합계 224.59점)에게 뒤진 2위를 차지했다.
김연아는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 이어 올림픽 2연패에 도전했지만 홈팀 러시아 선수를 향한 심판들의 '퍼주기'를 극복하지 못했다. 전날에 이어 흠 잡을
곳 없는 연기를 펼치고도 보이지 않는 벽에 가로 막혔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현역 생활을 끝낸 김연아는 금 1·은 1개로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24명의 선수 중 가장 마지막에 등장한 김연아는 149.68점 이상의 점수를 얻어야만 금메달이 가능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유독 김연아에게만 들이댔던 '현미경 판정'을 고려하면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다행스럽게도 '강심장' 김연아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환호 속에 모습을 드러낸 김연아는 아르헨티나 탱고 거장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아디오스 노니노'에 맞춰 빙판 위를 수놓았다.
올림픽을 앞두고 보정된 검은색과 보라색이 섞인 드레스는 마지막 연기에 나선 김연아를 더욱 부각시켰다.
김연아는 기본점수만
10.10점으로 가장 높은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깨끗하게 뛰었다. 1.60점의 가산점(GOE)까지 챙겼다. 트리플 플립
역시 문제없었다. 기본점수 5.30에 GOE 1.20점이 붙은 흠잡을 곳 없는 연기였다.
김연아는 트리플 살코-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에서도 '클린
연기'를 이어갔다. 플라잉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에서는 레벨4(포)를 받았지만 GOE는 0.93점에 그쳤다.
트리플 러츠를
수행할 때는 점프의 교과서다웠다. 하지만 심판들의 평가는 후하지 않았다. 기본점수 6.60점에 GOE 1.00점으로 7.60점을 얻는데 그쳤다.
잔잔했던 음악이 활기차게 바뀌자 몸놀림에는 더욱 힘이 실렸다. 점프는 여전히 높고 멀리 나갔다. 우려했던 체력은 후반부에 들어서도
떨어지지 않았다.
점프 3개가 기다리고 있는 더블 악셀-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에 이어 트리플 살코-더블토루프까지 김연아는
문제없이 소화했다. 코레오 시퀀스에서 잠시 숨을 고른 김연아는 마지막 점프인 더블 악셀에서 안정된 착지로 4.42점을 얻었다.
김연아는 마지막 구성요소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에서 레벨 4를 이끌어낸 뒤 자신만의 피니시 동작으로 예정됐던 연기를 모두
마쳤다.
4분10초간 선보였던 여왕의 몸짓이 끝을 맺자 팬들은 꽃다발을 던져 열렬히 환호했다. 천천히 링크를 돌며 손을 흔들던
김연아는 하얀색 곰인형을 집어든 뒤 키스 앤 크라이 존으로 향했다.
차분히 점수를 기다리던 김연아는 예상밖의 낮은 기록이 전광판에
찍힐 때에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는 당황한 기색없이 자신의 이름을 외치는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여왕의 품위를 유지했다.
홈
관중의 응원과 심판의 도움 등 여러 혜택을 본 소트니코바는 김연아를 밀어내고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러시아 여자 피겨 사상 첫 번째
금메달이다.
소트니코바는 프리스케이팅에서 무려 149.95점이나 받았다. 4년 전 올림픽에서 김연아가 세운 150.06점의
세계신기록과 큰 차이가 없는 점수였다.
기술점수(TES) 75.54점에 예술점수(PCS) 74.41점이었다. 점프에서 한 차례
삐걱거렸지만 고득점에는 변함이 없었다. 소트니코바는 금메달이 확정되자 눈물을 쏟아내며 기쁨을 만끽했다.
카롤리나
코스트너(27·이탈리아)는 총점 216.73점(쇼트프로그램 74.12점·프리스케이팅 142.61점)으로 3위를 차지했다. 2006년 토리노
대회(9위)와 밴쿠버 대회(16위)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던 코스트너는 세 번의 도전 끝에 첫 메달을 손에 넣었다.
포스트
김연아를 꿈꾸는 김해진(17·수리고)과 박소연(17·신목고)은 나란히 중하위권으로 첫 올림픽을 마쳤다.
김해진은 총점
149.48점(쇼트프로그램 54.37점·프리스케이팅 95.11점)으로 16위를 차지했고 박소연은 142.97점(쇼트프로그램
49.14점·프리스케이팅 93.83점)으로 21위에 만족해야 했다.
김연아의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24·일본)는 이날
142.71점으로 선전하며 총점 198.22점으로 대회를 마쳤다. 본인의 최고기록을 6점 가까이 상회했다. 하지만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의
부진(55.51점)을 만회하지 못하고 메달권 밖인 6위로 밀려났다.
【소치(러시아)=뉴시스】
조선일보/이옥진 기자 김민정 기자
입력 : 2014.02.22 03:01
"여왕 은퇴식 위해 선플 달자" 한시간에 300~400개 트윗
"소치 아닌 수치 올림픽" 화난 국민들 再審 청원
한나절 만에 65만명 서명… 국제빙상연맹에 제출키로
"연아에게 국민 금메달 주자" 네티즌이 1000만원 모금 제안
21일 새벽(한국 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피겨 여왕' 김연아(24) 선수의 마지막 무대를 지켜본 국민은 아쉬움과 분노로 밤을 지새웠다. '금메달을 빼앗겼다', '푸틴 총감독에 졌다'며 가슴 아파하고, 재심 청원을 하자는 등 판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그렇지만 대세는 17년을 달려온 '여왕'의 피나는 노력에 대한 찬사와 감사의 마음이었다. 기자회견에서 보인 의연한 태도를 들며 '금메달보다 값진 진정한 여왕의 모습이었다'는 칭찬이 쏟아졌고, '우리가 뜻을 모아 금메달을 만들어주자'는 모금 운동 사이트도 생겨났다.
◇金보다 값진 '여왕'의 銀
김연아의 마지막 경기가 끝난 직후부터 종일 각종 포털사이트에는 '연아야 고마워'가 실시간 인기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경기 전 한 네티즌이 "여왕의 은퇴식을 위해서 우리 다 같이 연아 선수 경기 끝나면 '연아야 고마워'라고 검색하자"라고 한 제안에서 비롯된 것이다. 김연아가 17년 피겨 인생 동안 국민에게 안겨준 행복에 보답하자는 차원에서 생긴 '선플 운동'이었다. 트위터에는 '연아야 고마워'란 트윗이 1시간에 300~400개씩 올라왔다. "연아야 고마워, 우리에게 희망을 선사해줘서. 그리고 미안해, 우리가 지켜주지 못해서(@cms***)" 등 김연아에 대한 고마움과 애정이 듬뿍 담긴 트윗들이 게재됐다.
- 21일 오전 0시 40분쯤 경기도 군포시청 대회의실에 마련된 김연아 올림픽 2연패 기원 응원장에서 시민들이 태극기를 들고 응원하고 있다. 군포 출신인 김연아 선수는 이 지역에서 초·중·고교를 졸업했다. /윤동진 객원기자
◇'빼앗긴 금메달'에 뿔난 국민… 재심 청원 수십만명 몰려
외신들까지 심판 판정에 의문을 던지는 상황에서 '이번 판정은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소치올림픽이 아니라 수치 올림픽', '역대 최악의 올림픽'이라는 수사가 생겨났고, 이날 오전 국제 비영리 사회운동 홈페이지 '체인지(change.org)'에는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피겨스케이팅 재심을 요구한다'는 내용의 청원이 개설돼 서명자가 한나절 만에 65만명을 넘겼다. 'Justice Seeker(정의 추구자)'라는 필명의 청원 게시자는 "김연아를 위한 게 아니라, 세계적 이벤트인 올림픽의 공정한 스포츠맨십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청원은 국제빙상연맹(ISU)에 전달될 예정이다.
트위터에는 "눈물이 나는 이유는 금메달을 따지 못해서가 아니라, 여왕의 마지막 경기가 평가절하됐기 때문(@pai***)", "김연아 선수는 스물세 명의 선수를 이겼지만, 아홉 명의 심판을 이기지 못했다(@cri***)" 등의 글이 게재됐다.
◇김연아 선수에게 '국민 금메달'을!
심판들은 김연아에게 은메달을 줬지만, 국민의 마음속 금메달은 김연아였다. '국민의 이름으로 김연아 선수에게 금메달을 만들어 줄 것을 제안한다'는 의견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한 포털사이트 모금 페이지에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은메달로 보내기 너무 아쉬우니, 올림픽 메달보다 값진 국민 메달을 선사하자"며 1000만원 모금을 신청했다. 500명의 서명만 있으면 모금기관의 심사를 받을 수 있는데, 5시간 만에 4500명이 넘었다.
금·은메달이 바뀌었다는 재치 있는 패러디도 등장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은메달이 김연아를 따다니…. 4년 동안 은메달이 열심히 했네"라고 썼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연아가 끝까지 약속을 지킨 것은 무엇일까!
오늘 참 힘든 하루인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생각은 ....아마도 여러분들께서도 저와 마찬가지로 가지고 계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연아를 응원하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이기에 연아와 관련한 기사 대부분은 제 블로그에 담아 놓아 이를 많은 사람들에게 연아의 소식을 전하는 일을하다 보니....
별의 별 기사를 다 접하였던 경험이 있습니다.
근데 오늘은 참 개념있는 기사들이 참 많더군요. 소치올림픽이 열리기 전 부터는 연아에 대한 이상한 밥숟가락 기사가 한 두개 있었나... 그 정도의 기사만 있었지만 오늘 하루만은 연아에게 힘이되는 기사 그리고 이 번 연아의 결과에 조금이라도 응원이 될 수 있는 개념진 칼럼의 기사가 많이 나왔습니다.
근데 연아는 그런 일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듯 오직 입바른 소리, 자신만의 생각, 그리고 한결같은 행동을 보이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접하였습니다. 그중 심판과 관련한 이야기가 있었는데
연아는 그래도 끝까지 "심판을 존중한다"라고 말이죠.
단지, 연아는 이 긴 여정을 아름답게 마무리 할 수 있어서 너무나도 행복하다라고 말을 하였더군요. 참 고맙더군요. 너무나도 감사하더군요. 미안한 마음 참 많았는데 연아의 그 말이 위로가 되었다면 저는 도둑놈 심보를 가진 사람이라고 말을 하시겠죠.
기사를 스크랩하면서 그리고 연아와 관련한 행사 사진을 스크랩하면서 몇개 눈에 띄는 사진이 있어 올려봅니다.
먼저 우리의 사랑스런 연아 그리고 우리의 영원한 피겨여왕인 연아를 낳아주신 박미희 여사님의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왔더군요. 그런데 제목이..... 김연아 어머니, 경기 끝나자 고개 푹 숙인채 눈물'...이란 제목의 기사더군요. 그리고 그 밑에 계신(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사람) 분도 두 손을 모으고 우는 모습이, 옆에 안경을 쓴 소녀는 눈을 감고 있고..... 이 사진 하나만으로 많은 생각, 많은 느낌을 받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
이 사진을 통해 제가 느끼는 것 - 그리고 여러분들은 어떠실지 모르겠지만 - 은 억울함, 연아가 불쌍해, 연아가 가여워, 그 땀에 대한 보상, 그 노력에 대한 댓가를 올바로 받지 못한 그런 울분의 눈물, 속상함이 느껴집니다.
연아가 그간 어떻게 이 길을 걸어왔는데... 연아가 그간 이 길을 걸어오면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데.... 그 노력과 눈물을 그리고 수없이 흩뿌리고 휘날렸을 연아의 고통들에 대해 무의미한 것으로 치부해 버린 그들의 만행에 슬픔과 분노를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 이쁜 국대 꼬맹이....해진이와 소연이.... 프리까지 진출하여 올림픽이란 값진 경험을 한 선수이고 연아 언니와 같이 피겨의 험난한 길을 걸어가고 있는 평창의 기대주들...
언니(연아)의 점수를 보고 눈시울을 적신 모습을 보면서...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고 이것이 더러운 피겨판이란 사실을 느낄 수 있었던 사진이었습니다. 이 두 소녀는 알 것입니다. 이번 소치올림픽 여싱 챔피언은 누구인지 그리고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났는지를 말이죠.
해진이와 소연이의 눈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눈물이었지만(사진으로 말이죠) 분명 가슴으로 대성통곡을 하였을 것입니다.
너무 억울하다고 말이죠. 너무 억울하다고 말이죠.
연아는 우리 마음을 알고 있을까요. 저는 분명 알고 있을 연아라고 생각은 하지만.....
연아는 진정한 챔피언이라는 생각을 이 사진으로 저는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전에도 연아는 피겨전설인 사람이지만 말이죠. 올림픽 챔피언을 향해 진정으로 축하를 해 주는 모습에서 연아는 정말 피겨의 전설, 피겨여왕....
진정한 챔피언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런 점을 다른 여싱들도...그리고 피겨선수를 꿈꾸는 어린 꿈나무들도 진정한 챔피언의 모습을 모두가 배웠으면 하는 바람을 전합니다. 진정한 챔피언은 바로 이런 모습이라는 것을 말이죠.
위의 이미지는 연아의 경기동영상내內 나온 것을 캡쳐한 이미지입니다.
연아가 울기일보 직전입니다. 왜 이랬을까....그리고 그 당시 연아의 감정, 생각, 느낌은 무엇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것은 바로,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서 너무 행복해서 흘리는 눈물은 아니었을까.....
후배들과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고 싶었던 연아, 그리고 현역복귀를 하면서 많은 후배들과 소치올림픽에 참가하고 싶었던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고 지금 이 순간은 그런 감정을 드러낸 것은 아니었을까...하고 말이죠.
그리고 자신을 17년 동안 올가미를 씌웠던 심판들에게도 끝까지 존중과 예의를 다 한 연아의 그 말, 행동에서 연아는...연아는 끝까지 자신과의 약속을 지킨 것은 물론, 연아가 가장 아끼고 보물처럼 여기고 있는 팬,,,,, 우리들과도 끝까지 약속을 지켰다는 것입니다.
위의 사진을 보노라면 끝없이 눈물이 흐릅니다.
어찌 연아는 저리 해맑은 웃음을 지을 수 있는지 하고 말이죠. 자신에게 그렇게도 모질게 대했던 피겨 국제심판들이었는데...그래도 그래도.......이렇게 환한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연아는 정말 대인배 김슨생이 맞는가 봅니다. 저라면 도저히 연아의 저런 모습을 지을 수 없을 것 같은데 말이죠.
사랑해요. 미안해요. ...... 끝까지 지켜주지 못해서 말이죠.
그러나 이제부터는 연아를 끝까지 끝까지..... 지키고 사랑하려 합니다. 왜냐구요? 그냥 연아니까요. 그냥 연아니까... 그렇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이죠. 연아라는 이름속에는 그리고 김연아란 이름 석자속에는 우리들이 생각할 수 있는 그 이상의 모든 것들이 들어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기에 말이죠.
우리보다 우리보다.......우리를 더 많이 사랑한 사람
그런데도...... 아직까지.... 한없이 눈물이 흐르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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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daum cafe ~ 중년들의 진솔한 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