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동네, 최소 두 번 거쳐가야 한다면 가능한한 기억에 남을 만한 시간을 만드는 것은 어떤가.
제주도에 들어오고 나갈 때 반드시 들러야 하는 곳을 공항이 있는 제주 시내 부근이다. 제주 역사를 느낄 수 있는 구제주 동선으로 현지인의 조언을 아낌없이 담았다. 제주 현지인의 정보를 토대로 발설하는 구제주 여행 안내서다.
<쉬멍 놀멍 걷는 여행>
반나절 정도 시간을 내면 한적하기까지 한 산책 코스를 누릴 수 있다.
도심과 도심을 비켜 있는 숲길까지, 걸으면서 제주 도심의 정취를 느낀다.
▶한적해서 좋은 한라생태숲
방치되어 있던 야초지를 복원해 조성한 곳으로 2009년에 개장했다. 난대성 식물부터 한라산 고산식물이 울창하게 어우러진 생태숲이다. 제주 시내에서 출발한다면 제주대 방면 버스를 타고 가다 마방목지 전에서 내리면 된다.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서귀포 방면 버스를 타도 된다. 제주 시내에서 얼마 걸리지 않지만 해발 600고지 한라산 일대다. 사계절 다른 수종의 꽃과 나무가 화려한데, 아무래도 겨울보다는 가을이나 봄이 좋다. 오르막은 없지만 제법 넓으니 편한 신발은 신고 오면 좋다. 사려니숲길, 교래자연휴양림, 비자림 등 유명한 숲길도 좋지만 보다 한적한 산책을 원한다면 이곳을 찾아볼 만하다. 입장료는 무료로, 들른 길에 마방목지까지 가는 코스도 좋다. 이 근방은 노을은 물론, 밤이면 제주 도심을 내려다보기 좋은 지점이기도 하다.
위치 제주시 516로 2596
운영시간 하절기(09:00~18:00), 동절기(09:00~17:00) 문의 http://hallaecoforest.jeju.go.kr, 064-710-8688
▶향사당에서 칠성로, 원도심 구경
오래 전에 번성했다가 지금은 한산해진 동네, 칠성통 부근을 말한다. 바꿔 말하면 제주에서도 가장 오래된 동네라는 얘기다. 동네 골목을 따라 걷다보면 제주 오래된 동네의 향취를 느낄 수 있다. 낡은 벽돌이나 간판에 눈길이 가는데, 높은 건물이 없어 답답함보다는 아늑한 기분으로 천천히 걷기에 좋다. 가까운 곳에는 조선시대 정자였던 ‘향사당’이 있고, ‘관덕정’과 ‘목관아’가 있다. 구경하고 큰 길을 따라 바다 쪽으로 내려오면 칠성로를 만난다. 칠성로 안에는 최근 몇 년 사이 이런저런 변화가 있었다. 독립 서점 ‘라이킷(LIKE IT)’이나 ‘더 아일랜더’라는 제주 기념품이 될 만한 물건을 판매하는 가게도 들어서 있다. 주변에는 바다와 만나는 산지천과 아라리오 뮤지엄 동문모텔이 있다. 동문시장까지 걷는다고 해도 반나절 정도면 여유 있게 걷다 쉬었다 할 수 있다.
위치 제주목관아 (제주시 관덕로 25) 문의 064-728-8665
물건 구경, 사람 구경하는 제주 시내 장터
오일장에서 플리마켓까지 여러 곳, 제주 시내 안에서만 해도 장날은 빨리도 돌아온다.
▶매주 금요일, 아라올레 지꺼진장터
제주대학병원에서 한라산 방면으로 50m쯤 더 가면 너른 장터가 나온다. 여기엔 온갖 것이 다 있다. 농부가 파는 농산물부터 유기농 재료로 만든 빵, 핸드드립 커피, 요기를 할만한 고로케, 파스타부터 수제 비누와 옷 등을 천천히 구경하면서 먹거리를 사 먹어가며 배를 채우는 재미가 있다. 농산물의 경우는 마트나 시장보다도 저렴한 가격에 좋은 제품을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제철 과일을 고르기에 이만한 장이 없다. 직거래 형식이라 믿고 구매할 수 있다는 것도 좋다. 품목이나 방식 모두 오일장과는 확연히 다른 재미가 있는 장터다.
위치 제주시 중앙로 640 운영시간 금요일 17:00~20:00 문의 blog.navercom/araolle, 064-721-0723
▶저렴한 제주한우를 먹을 수 있는 곳, 제주서문공설시장
서문공설시장은 제주 3대 시장이었지만, 지금은 전만큼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다. 여행자들도 대부분 동문시장이나 민속오일장을 찾아간다. 그러한 이유로 서문시장은 다른 곳보다 덜 붐비고, 더 소박하고 여유롭다. 그리고 아직 모르는 이들이 많지만 육류만큼은 서문시장이 독보적이라 할 수 있다. 정육점에 들어가 고기를 사서, 시장 건물 1층 내부로 들어가 식당 하나를 골라 들어가 사 온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다. 기본 세팅비와 음료 등은 별도다. 고기 말고도 국수나 찌개 등은 따로 주문해 먹을 수 있다. 따지면 고기값을 시중 가격에 반도 채 되지 않는 가격에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질 좋은 제주 한우와 흑돼지를 이처럼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은 없다. 소박한 채소와 과일 상점 사이로 45년 전통 3대가 이어간다는 ‘서문별미순대’나 ‘백양닭집’ 등도 맛으로 유명하다. 참고로 백양닭집은 제주 시내 보성식당 내 ‘나주닭집’과 도남동 ‘동우닭집’에 함께 근방 3대 치킨에 꼽히는 시장 닭집이다.
위치 제주시 서문로4길 13-2 운영시간 09:00~20:00 문의 064-758-8387
▶동제 주민 축제의 장, 모훙골 호쏠장
모훙골은 삼성혈 주변에 있던 마을의 옛 지명이다. 호쏠은 ‘조금’ ‘잠시’의 제주말로 ‘잠깐 열리는 장터’란 의미다. 모훙골에서 잠깐 열리는 장은 이도 1동 소공원에서 매월 넷째 주 토요일마다 만날 수 있다. 물품은 제주 특산물이나 직접 만든 옷이나 가방, 고추장이나 장아찌에서 천연 방향제, 치즈까지 다양하다. 동네 주민이 중심이 된 장터이니만큼 조금 더 푸근하다. 아이들과 함께 가도 좋지 않을까 한다. 가끔 명절이나 큰 축제가 있을 때는 행사 날짜가 바뀔 수도 있다. 찾아가려고 한다면 미리 한 번 날짜와 시간을 확인해보고 가는 것이 좋다.
위치 이도1동 소공원 운영시간 매월 넷째 주 토요일 13:00~17:00 문의 facebook.com/hossoljang, 064-728-4472
맛있는 식사와 최고의 커피를 한번에
밥집 옆에 맛있는 커피, 한번에 즐길 수 있다. 심지어 바다까지 보이는데 무얼 망설일까.
▶김희선몸국 + 슬로우벗
배우 김희선이 아니라, 사장님 이름이 김희선이다. 제주 사람이나 여행자나 두루 좋아하는 몸국 집이다. 몸은 ‘모자반’의 제주 말로, 제주에서는 주로 진한 고깃국물로 몸국을 만들어 먹는다. 몸국은 누군가에게는 맛있는 음식이지만 초심자라면 몸이 거부할 수도 있는 메뉴다. 그래서 도전 삼아 먹어보곤 중독되는 경우도 꽤 있다. 비위가 어긋나는 이유는 조금 비릿한 맛 때문인데, 김희선몸국은 된장을 풀어 넣어 비린 맛 없이 깔끔한 국물 맛을 내는 게 장점이다. 진한 고깃국 느낌보다는 구수한 된장국의 느낌에 가깝다고 해야 한다. 심지어 한 그릇에 5000원이다. 저렴한 가격에 가게 밖으로 보이는 풍경도 좋다. 김희선몸국을 용연구름다리를 보면서 먹는 일, 마시지도 않은 술이 시원하게 씻겨 내려가는 기분일 거다. 이곳에는 몸국 말고 육개장도 좋다. 제주 육개장은 다소 질척한 느낌이 있는데, 젓가락을 사용할 것 없이 죽처럼 숟가락으로 떠먹어도 될 정도다. 몸국은 전국 택배가 가능하다. 선물을 사러 시장에 갈 일이 까마득하다면 이곳 몸국을 택배로 부치는 것도 추천한다.
가게를 끼고 좌측으로 30미터만 가면 슬로우벗이 있다. 스페셜 티, 커피 전문 브루잉 카페인데, 커피 맛이 좋기로는 제주에서 꼽히는 집이다. 핸드드립, 에스프레소도 좋지만 이탈리아식 카푸치노가 좋다. 각설탕 두어 개 빠트려, 젓지 않고 마시다 녹아 내린 설탕 한모금을 달큰하게 마시면 바닷 바람과 함께 항간의 피로가 싹 가시는 기분이 들 것이다.
위치 김희선몸국(제주시 흥운길 73), 슬로우벗커피로스터스(제주시 흥운길 77-1)
운영시간 김희선몸국(08:00~19:00, 일요일 휴무), 슬로우벗커피로스터스(11:00~10:30, 월요일 휴무)
문의 김희선몸국(064-745-0047), 슬로우벗커피로스터스(064-722-9082)
▶산방식당 + 시소
제주 시내에서도 산방식당 밀면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아직 모르는 여행자가 많다. 분점이라 할 이곳은 워낙 규모가 커서 산방산 아래 본점만큼 줄을 서는 일이 없어서 좋다. 더러는 본점이 더 맛있다는 이들도 있지만, 그건 어느 곳이든 분점에서 할 수 있는 뻔한 이야기. 제주에는 오래된 밀면집이 몇 개 있다. 그중 여행자 입맛에 가장 편안한 것을 고르라면 산방식당 밀면을 꼽겠다. 국물 맛이 가장 깔끔하고, 달거나 짠 맛이 가장 덜한 담백한 맛에 가깝다. 보통은 밀면을 먹지만, 욕심을 내서 수육을 먹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냄새 없고 보들보들한 수육이 조금 과장해 ‘식도로 헤엄쳐 들어간다’ 싶은 식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식당을 나서면 큰 길 건너 중앙여고 인근에 카페 시소가 있다. 시소는 로스터리 카페로 손님들이 멀리서도 일부러 찾아 오는 곳이다. 내부가 넓지 않아서 가끔 줄을 서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핸드드립 커피도 좋지만 한 번에 마셔야만 한다는 시원한 라떼 ‘메리하하’가 인기다. 메뉴가 간소하지만 맛이 궁금해서 참지 못하고 최소 두 잔을 마시게 되는 곳이다.
위치 산방식당(제주시 구남로8길 10-5), 시소(제주시 구남동6길 45)
운영시간 산방식당(11:00~20:00, 둘째 넷째 화요일 휴무), 시소(12:00~21:00, 일요일 휴무)
문의 산방식당(064-722-2165), 시소(070-4548-2984)
제주 현지인들의 맛집
친해도 쉬이 알려주지 않는다. 맛집이 되어 붐비는 게 싫으니까.
깨알같이 듣고 경험한 맛집, 붐벼도 좋으니까 맛있게 먹고 착하게 살자.
▶동네 주민들의 막차집, 양푼이
현지인들은 이곳을 소위 ‘막차집’이라고 한다. 술을 마시러도 가고, 술을 마시고 맨 마지막에 허기를 달래러 가는 곳이라 그렇다. 시원한 김치찌개에 멸치국수, 고기국수처럼 해장을 위한 메뉴부터 제육볶음과 같은 안주도 있다. 오래된 양푼에 나오는 김치찌개와 국수 맛은 언제 먹어도 한결같은 맛이라 좋고, 가격 또한 국수나 찌개 5000~6000원으로 저렴하다.
위치 제주시 광양13길 10-2 운영시간 18:00~06:00, 일요일 휴무 문의 064-755-1404
▶고등어 회 옳게 먹는 법, 부지깽이
제주 사람들이 주로 가족, 친구들과 어울려 한 잔 하러 가곤 하는 집이다. 고등어 회는 제주가 아니면 제 맛을 보기 어려운 메뉴인데, 제주도 안에서도 특히 이 집의 고등어 회는 확연히 다른 점이 있다. 보통은 김에 고등어 회를 올리고 여타 부재료나 소스를 올려 싸 먹는 것이 고등어 회의 정석으로 알려져 있는데 부지깽이에는 고등어 회를 위한 밥이 따로 나온다. 구운 고등어 살을 발라 넣어 만든 간단한 비빔밥인데 그 맛이 기가 막히다. 그 밥과 고등어 회를 김에 올리고 오물오물 씹어먹는 고등어 회의 맛은 누구도 잊을 수 없는 천하의 일미다. 익은 고등어 살과 생물 고등어 살이 만나 만든 고소하고 감칠맛이나고나 할까? 부지깽이의 2대 메뉴는 ‘고등어 구이’. 보통은 구이를 껍질을 아래로 가게 해서 내주는데 이곳은 가른 면을 아래로 가게 해 고등어 구이의 바삭한 맛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반찬으로 나오는 객주리조림도 별미다.
위치 제주시 동광로6길 27 운영시간 11:30~23:00(오후 2시부터 5시 30분까지 닫음), 매주 일요일 휴무 문의 064-723-3522
▶가장 유명한 고깃집, 태선갈비
두말할 것 없이 제주 도민이 가장 좋아하는 양념갈비 집이다. 제주 구도심에서 만나는 제주 토박이(주로 노인이겠지만) 아무나 붙들고 “양념갈비 먹으려면 어디로 가야 하나요?” 물으면 열에 아홉은 태선갈비를 지목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우선은 가격이 저렴해서 좋다. 혼자 와도, 셋이 와도 최소 6대 이상을 주문해야 하는 점이 아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곳과 비교가 안되게 저렴하다. 보통 한 사람이 3대를 먹는데, 한 개 가격이 6500원이다. 촘촘하게 칼집을 내 육질을 부드럽게 한 것이 비결이라고 하는데, 그래서인가 고기는 부드럽고 양념 또한 적당하다. 가격이 부담없고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맛이라 어째서 이렇게 유명한 집인가 납득이 간다. 양념갈비가 주력이지만 생갈비와 등갈비도 좋다. 6대가 기본이니 골고루 섞어 주문해 먹으면 된다.
위치 제주시 중앙로 23길 2 운영시간 11:00~23:00, 둘째 셋째 주 화요일 휴무 문의 064-721-2422
혼자서도 좋아, 밥과 술이 있는 곳
여행하자면 혼자 가기 애매한 음식점이 있다. 이러한 이들을
반기는 곳, 게다가 술까지 있으니 좋지 아니한가.
▶도남동 동네 술집, 작은 골방
처음에는 청년 둘이 다소 번화한 거리 3층 꼭대기에 ‘골방’이란 이름을 걸고 밥과 술이 있는 가게를 시작했다. 주 메뉴는 파스타와 술, 기타 안주였다. 고개를 꺾어 올려다보지 않으면 결코 눈에 띄지 않는 이 작은 가게는 입소문을 타 금세 ‘작은 골방’이란 두 번째 가게를 낸다. 골방에서 멀지 않지만, 주민들이 찾아갈 수 있는 주택가 인근이다. 일본 가정식을 내세우는 작은 골방은 2인용 테이블이 두 개, 4인용 테이블 두 개가 있다. 혼자 가더라도 따끈따끈한 덮밥에 맥주 한 병 곁들이면 ‘좋은 하루였다’고 생각할 수 있을 마무리가 될 만한 곳이다. 음식을 따로 배우지 않았음에도 맛이 좋고 재료 또한 아낌없다. 거나한 술이 목적이 아니라 허기를 달래려 한다면 연어차돌박이덮밥에 하와이 맥주 한 병을 추천한다. 참고로 이들은 얼마 전 세 번째 가게 ‘세컨드 플로어’를 오픈했다. 수제 버거가 있는 술집이다. 수완보다는 솜씨가 좋은 이들이다. 유명하지만 혼잡스러우며 혼자 들어가기 민망한 관광식당 구석에서 혼자 앉아 갈치 조림 2인분을 시켜 먹거나 김밥을 먹지 말고 이곳으로 가 편안한 식사 한 끼 즐기시길 권한다. 작은 골방은 가게가 작은만큼 미리 예약해두면 좋다.
위치 제주시 도남로 47 운영시간 18:00~02:00, 일요일 휴무 문의 010-7444-9142
▶제주 식재료의 신분 상승, 올 댓 제주
제주시에서 손꼽을 만큼 다채로운 주류 리스트를 볼 수 있다. 맥주부터 제주 전통주, 와인과 위스키까지 아쉬울 것 없다. 색깔을 종잡을 수 없을만큼 다양한 메뉴가 있는 이유다. 하몽에서부터 국수, 스튜와 파스타까지 오간다. 혼자서 올 수 있는 바는 8명이 앉을 수 있다. 4인 테이블은 두 개다. 크지 않다. 혼자서도 안주 하나에 맥주 마시기 딱 좋다. 여느 술집처럼 시끄러운 음악이 없는 점도 좋다. 밥과 술로 배를 채우고 나와 길 하나를 건너면 탑동 광장 너머 바다가 있다. 이곳에 바다를 낀 산책로가 있는데, 부른 배를 다스리기 좋다. 천천히 걸어가면 붉은 색깔 아라리오뮤지엄이 보인다. 그쪽 주변으로 ‘A팩토리’ 카페와 수제 맥주집 ‘맥파이’가 있으니 디저트와 함께 2차를 갈 수도 있다. 제주 어디에도 이렇게 호젓하고 완벽한 코스가 또 있을까. 다만, 올 댓 제주에 갈 적에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반드시 예약을 해야 한다는 거다. 제주 사람, 여행자 모두가 좋아하는 가게다보니 헛걸음하지 않으려면 미리미리 전화 문의라도 해보고 가는 것을 권한다.
위치 제주시 중앙로1길 33 운영 시간 11:00~22:00(오후 3시부터 5시까지 닫음), 화요일 휴무 문의 064-901-7893
▶카페에서 마시는 맥주와 칵테일, 쌀다방
제주에서 택시를 타고 ‘관덕정’을 대면 적어도 되묻는 사람은 없다. 관덕정은 조선시대 세종 1448년에 사졸을 훈련하고 상무 정신을 함양할 요량으로 지은 건물이다. 보물 제 322호로 제주에 현존하는 건물 가운데 가장 오래된 곳이다. 여기 관덕정 인근에는 지하 상가가 있고 동문 시장이, 탑동 광장이 가깝다. 모두 10분 내외 걸으면 닿는 거리에 있다. 쌀다방은 관덕정 길 건너편에 있다. 관덕정을 둘러 보고 넘어오면 ‘쌀’이란 큰 글자가 눈에 들어오는 가게를 만난다. 쌀가게를 개조했기 때문에 가게 이름이 쌀다방이 되었고, 내부 곳곳에 사용하던 ‘쌀’이란 간판, 됫박이나 문살 등을 볼 수 있다. 카페지만, 술을 한 잔 하고 싶은데, 시끄럽고 어두운 술집이 싫다고 하면 맥주를 파는 쌀다방에 가면 된다. 동네 주민은 물론 여행자까지 두루 들르는 카페로 인근 여느 가게에 비하면 제법 늦은 시간까지 운영하기 때문에 가볍게 한두 잔 마시기에 좋다. 맥주가 별로라면 개발한 칵테일도 여럿 있다. 물론 커피도 있다.
위치 제주시 관덕로4길 7 운영시간 11:00~23:00, 화요일 휴무
문의 010-8442-9160
술 한잔 생각날 때
식사는 했고, 간단하게 술을 한 잔 마시면 완벽한 하루다 싶은 저녁.
혼자 또는 여럿이 가기 좋은 부담 없는 가게가 있다.
▶호젓하고 비밀스러운 지하 술집, 아리랑
제주시에는 40년 최장수 음반점이 있는데, 이름이 아리랑 레코드였다. LP 황금시대를 이끌었다고 하는 이 음반점은 2012년에 문을 닫았다. 이곳에서 오랜 시간 일하다 가게를 인수해 운영하던 이가 폐업 후 차린 술집이 아리랑이다. 온라인에서 아무리 찾아도 잘 나오지 않는 가게, 아는 사람만 간다고 하는 술집이다. 여행자로서는 주소조차 찾기 어렵다. 간판도 지나치기 쉽다. 지하에 위치해 있는데 바와 테이블, 벽 하나를 끼고 또 4인 테이블이 몇 개 있다. 음반점을 운영하던 바대로 벽을 둘러 LP가 있고, 기타가 몇 개 보인다. 골뱅이무침이나 과일, 오삼불고기 등이 있지만 가장 추천하는 안주는 노가리. 보들보들한 노가리가 이상하게도 또 생각나는 그런 맛이다. 바가 있으니 혼자 가도 좋고, 누구와 함께 가도 좋은 곳이다.
위치 제주시 중앙로222 건물 뒷편 지하 운영시간 19:00~02:00
버스 여행자를 위한 팁
시내는 운전보단 버스. 짧고 굵게, 제주 시내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방법이다.
▶7번버스
제주시청 정류장에서 7번 버스를 타자. 관덕정과 용담사거리를 거쳐 공항초소 방면에서 해안도로로 나선다. 거기서부터 도두까지는 줄곧 바다를 끼고 달린다. 그러니 이 7번 버스를 타려거든 무조건 버스 운전기사 방향 맞은편에 앉아야 한다(앉은 방향 복도 오른쪽 좌석). 바다를 옆에 끼고 해안도로를 달리는 버스는 흔치 않다. 10분 달리면 버스는 이호테우해변을 거쳐 도평동까지 간다. 바닷가를 걷고 싶다면 이호테우해변에서 내려 걸으면 되고 마을길을 돌아 바닷가에 닿고 싶다면 이호동주민센터에서 내리면 된다. 바다가 보이는 해안도로를 달리는 동안 반대편에는 카페 체인이 이어진다. 다시 반대편 버스를 타고 되돌아온다면 맘에 드는 카페에 들어가서 차를 마시는 것도 좋다. 여기 해안도로를 낀 카페는 어느 곳을 들어가도 바다를 볼 수 있는 최적의 자리에 있으니까.
▶시티투어버스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한다. 제주 구도심 각지를 둘러 볼 수 있다. 버스를 타기 애매하다면 시간에 맞춰 이용하기 편하다. 버스나 차로 다니기 복잡한 곳을 두루 둘러볼 수 있다. 한 장 구매하면 하루 내내 정해진 정류장에서 승하차 할 수 있다. 제주 웰컴센터에서 출발해 바오젠거리, 공항, 시외버스터미널과 사라봉, 동문시장, 용두암, 이호테우해변, 한라수목원 등 22개 정류장을 돈다.
요금 성인 1만2000원 소인 및 청소년 1만원
이용 시간 08:00~20:50, 1시간 간격 소요시간 1시간 50분
문의 064-742-8862
[글과 사진 채정선(프리랜서)]
첫댓글 좋은 정보네요
good~
good~
가본 곳이 산방식당밖에 없네요. 다음번에 가면 들려봐야겠어요.
좋은 정보 감사^^*
식당은 다 못가본 곳이네요. 맛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