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사랑
by. 개똥이
다음 날 아침, 해지는 아침 일찍 일어나 침대에서 기지개를 피고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편안함이랄까? 깊은 잠을 자고 일어난 해지는 침실 커튼을 걷고 바깥 풍경을 둘러본다.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어디론가 가기 위해 차를 타고 가는 사람들. 그리곤 핸드폰을 들고 어디론가 전화를 한다.
" 여보세요. 현진아 나 해지야. 잘지냈지? 연락한다고 해놓고 1년만에 연락하네.. 미안해.
이렇게 자리를 많이 비울지는 몰랐네 오늘 회사 가서 이제 출근한다고 말할려고 혹시 오늘 만날 수 있을까?
그럼 오늘 오후쯤에 한번 들릴게~ 고마워 조금 있다가 보자 "
자신의 회사동료이자 가장 절친했던 현진. 하지만 해지는 태하가 떠난 이후로 자신의 지인이든 가족이든 아무와도 소통 하고 싶지 않았다. 연락을 한다해도 분명 해지를 말렸을테니까 미련하다고 말하면서 말렸을테니까. 하지만 해지는 후회하지 않았다. 그게 결코 자신에게 나쁜게 아니었으니까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면서 지낸다는건 가장 행복한 일이라는걸 해지는 알고있었으니까.
현진이는 해지와 전화를 하면서 흔쾌히 해지와의 약속을 잡고 밝은 목소리로 해지를 격려해주면서 오후쯤에 만나자는 약속을 잡았다. 해지는 오랜만에 아침을 먹기위해 냉장고를 열었더니 냉장고 안은 텅텅 비어있었고 하는 수 없이 약속시간보다 일찍 준비를 한다. 준비를 하고 밖으로 나온 해지는 회사 근처 카페로 향한다. 어제만 해도 모든 것들이 다 절망스럽고 혼자 떳떳하게 다니는 자신이 너무나 밉고 죄책감에 시달리던 해지였는데 오늘은 어느 평범한 사람처럼 일상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었다. 회사 앞 횡단보도를 지나고 있을 때 건물 사이사이와 하늘을 번갈아보며 걸어가고 있을 때 앞을 보지 못한 해지는 어떤 남자와 부딪히고 말았다.
' 쿵 '
" 아, 죄송합니다! 제가 정신을 놓고 있느라 괜찮으세요? "
" 괜찮습니다. 그래도 길가실땐 앞을 보시고 다니는게 나을 거 같네요. 그럼 이만 "
그 남자는 해지에게 괜찮다며 따끔한 말 한마디하고는 떨어진 머플러를 주우면서 해지를 보며 웃곤 횡단보도를 지나간다.
해지는 그 남자를 보고 죄송하다고 고개를 꾸벅하며 머플러를 주워줄려고 하자 그 남자가 줍는걸 보고 멈춘다. 해지는 카페로 향한다. 바로 회사앞에 있는 카페에서 약속시간에 맞춰 회사를 가기위해 커피를 마시며 분주한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카페를 찬찬히 둘러본다. 그리곤 현진이에게 메세지를 남기며 회사로 향한다. 회사로 들어와서 사원증을 보여주고 자신의 부서로 향한다. 처음 출근하는 기분처럼 심장이 마구 두근두근 걸렸고 부서로 들어왔을때 1년전과 똑같은 모습으로 직장동료들이 해지를 반겨주고 있었다.
" 해지씨! 잘왔어! 얼마나 보고싶었는데! "
" 오~ 김해지 이뻐졌는데? 여전히 얼굴은 그대로네! "
" 해지야 이제 정식으로 출근하는거지? 좋다 이제 우리 부서가 제대로 다 갖춰진거 같네! "
직장동료들은 하나둘씩 해지에게 말을 걸며 다들 기뻐해줬고, 해지는 그런 모습에 고마워하며 어쩔 줄 몰라했다. 현진이는 해지에게 다가와 손을 잡아주며 웃고는 둘이 함께 휴게실로 향한다. 그리고는 탕비실에서 따뜻한 차를 가지고 온 현진이는 해지에게 앉으라며 테이블에 컵을 두고 의자를 가리킨다.
" 김해지. 많이 힘들었나보네 얼굴이 아주 반쪽이야. "
" 안그래도 이제 좀 정신 차릴려고. 언제까지 마냥 태하씨만 붙잡고 있는게 더 미안한 일인거 같더라. 처음엔 내가 혼자서 즐길거 즐기고 있으면 안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아무것도 손을 대질 못했어. 아직까진 첫 시작이야 더 열심히 해야지 그게 오히려 더 태하씨를 위한 일인거 같아. "
" 그래 잘생각했어. 난 너 믿어 너도 너 자신을 믿고 잘 이겨내보자. 잘할 수 있을거야. "
" 고마워 현진아. 이제 팀장님 뵈러 가야되는데 팀장은 어디가셨어? 아까 안보이시던데 "
" 아! 팀장님 다른 부서로 옮기셨어. 그 소식 못들었구나? 그래서 이번에 새로 팀장님 오신다는데 아직 안오셨어
마침 잘됐네 이번에 정식으로 인사하고 출근하면 되겠다. 우리는 한번 대면해서 따로 인사 안해도 되니까 조금 있다가
팀장실에 가서 인사드리면 될거야. 너 오니까 뭔가 부서가 꽉찬 느낌이다 좋네 "
해지와 현진이는 여태까지 못나누던 이야기를 나누며 새로 올 팀장을 기다리고 있었고, 한 30분이 지났을까 휴게실에
부서직원이 찾아와 현진이와 해지에게 곧 팀장이 올거라는 말을 건네고 현진이와 해지는 휴게실에서 나와 부서로 향했다.
그리고 각자 책상으로 가서는 모든 부서 직원들이 팀장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고, 엘레베이터가 띵동하는 소리에 모든 직원들이 일어나 팀장님을 반길 준비를 하고 있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해지는 문으로 시선이 향한다.
" 안녕하세요. 이번에 마케팅 부서 팀장으로 오게 된 강태하 입니다. "
해지는 횡단보도에서 자신과 부딪힌 그 남자가 새로운 팀장이라는거에 놀라고, 자신이 사랑했던 남자와 이름이 똑같다는 사실에 또 한번 놀랬다. 현진이는 강태하라는 이름을 듣고 해지를 쳐다보며 놀란 해지를 바라보았고, 해지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심호흡을 했다. 새로 온 강태하팀장은 팀장실로 들어갔고, 직원들은 박수를 치며 들어가는 팀장의 모습에 다시 자리에 앉아 자신의 일을 하기 시작했다. 해지는 현진이를 보며 웃고 현진이도 해지를 보며 웃었다. 그리곤 해지는 자리에서 일어나 팀장실로 향했다. 팀장실 문에 노크를 하고 들어오라는 소리에 팀장실로 들어간다.
" 안녕하세요. 이번에 휴직하고 다시 출근하게 된 김해지입니다. "
" 안녕하세요. 아까도 횡단보도에서 마주치더니 이번에도 또 마주치네요. 이제 매번 같이 볼텐데. 잘해봅시다!
처음으로 승진받아서 온 자리라 떨린데 회사동기라고 생각해요. 같은 날에 출근했으니까 잘해봅시다.
저는 강태하에요. 잘 부탁해요 김해지씨 "
태하가 해지에게 악수를 건네고, 해지는 태하의 손을 잡고 악수를 한다. 태하는 해지를 바라보며 웃어주었고, 해지도 싱긋웃었다. 그리고는 해지가 팀장실을 나가려고 문고리를 잡자 뒤에서 태하가 부른다.
" 아 그리고 이거! 아까 횡단보도에서 부딪혔을때 제 가방에 이게 들어있었어요. 이거 펜던트 뒤에 이니셜도 새겨져
있던데 남자친구랑가 선물해줬나봐요? 이거 본인꺼 맞죠? 이니셜보니까 나랑 같은 이니셜이던데 이름도 같은거 아니
에요? 나랑 거의 같은 이니셜은 없는데.. 신기하네요 "
해지는 태하의 손에 있는 펜던트를 바라보았다. 항상 자기가 지니고 있던 펜던트가 맞았고 자신의 것을 말하고 태하에게
가서 펜던트를 받아온다. 그리고는 해지는 태하를 바라보며 말을 건넨다.
" 감사해요. 평소에 제가 소중하게 아끼는건데 잃어버린지도 모르고 있었네요. 덕분에 안찾아도 되었네요. "
" 그래도 이렇게 만나서 다행이에요. 찾아주고싶은데 못찾아주면 아쉽잖아요. 근데 누구길래 이니셜이 저랑 같아요? "
" 아.. 그냥 선물 받은거에요! 아무튼 감사합니다. 저는 이만 가볼게요 "
해지는 태하의 물음에 대충 답하고는 팀장실에서 나왔다. 그리고는 직원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내일 정식으로 출근하겠다며
인사하고는 회사를 나선다. 회사에서 나와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탓에 해지는 머플러를 다시 고쳐매고는 어디론가 향한다.
지하철을 타고 지하철역에서 나와 몇분을 더 걸었을까 해지는 높디 높은 집을 바라보며 우두커니 서있다. 그리고는 초인종을 누르고 인터폰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대답하고는 문이 열리자 집으로 들어간다.
" 해지야! 오랜만이야! 왜 이렇게 집에 오랜만에 왔어 그 동안 사모님이랑 사장님이 얼마나 해지를 보고싶어했는데 "
" 아줌마, 잘 계셨죠? 제가 너무 늦게 왔네요. 엄마랑 아빠는 집에 계세요? "
" 응~ 잠시만 내가 사모님이랑 사장님 부르고 올게! 쇼파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어! "
그렇게 해지는 쇼파에 앉아 자신의 부모님을 기다리고 있었고, 도우미 아주머니는 해지 부모님을 부르러 간다. 그리고 몇분 뒤, 해지 부모님이 나와 해지를 보고는 웃음을 짓지도 않고 그저 한심하게 바라보며 거실에 나와 쇼파에 앉아서 서로 눈을 피해가며 아무 말도 하지않았다. 정적만이 가득 차 있던 거실에는 해지가 말을 하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괜찮아졌다.
" 저 이제 다시 회사로 출근해요. 엄마 아빠가 한심하게 보던 김해지가 이제는 예전처럼 다시 돌아갈려고 해요.
물론, 힘들겠지만 다시 노력해볼게요. 그러니 이제 저 외면하지마시고 다시 바라봐주세요. 이 말할려고 두분 만나러
온거에요. 죄송하고 또 죄송해요. "
해지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해지를 안아주었고, 해지 아버지는 그런 해지를 보며 괜찮다는 듯이 웃으며 해지를 반겨주었다. 그렇게 해지는 예전처럼 다시 일상이 시작되었고, 혼자 살던 오피스텔은 정리하고 해지는 다시 본집으로 들어와 부모님과 함께 살며 회사를 다녔다. 태하의 물건이 가득 찬 상자는 아직까지 판도라의 상자처럼 단 한번도 꺼내보지 않았다. 물론, 1년전 크리스마스 오피스텔 앞에서 어느 한 남자가 주었던 편지도 열어보지 않았다. 혹여라도 그걸보고는 다시 해지가 흔들릴까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아마 다른사람이라도 그랬을지도 모른다. 두려움에 사로잡혀 손도 대지 못하고 그래도 포기 해 버릴때. 그렇게 해지는 다 잡은 결심을 놓치지 않기 위해 상자를 옷방 구석 어둑한 곳에 숨겨두었다.
그로 부터 3개월뒤.
*
해지는 첫 시작인만큼 회사생활도 성실히 임했고, 1년전과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사람들과 어울리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했고, 때로는 취미생활도 가지며 부모님과 함께 주말을 같이 보내기도 했다. 그렇게 해지는 태하에 대한 생각이 점점 줄어 들고 있었다.
" 팀장님! 오늘 회식 어떠세요? 찬성입니까? "
" 오늘 회식 좋죠! 오늘은 제가 사겠습니다 다 같이 맛있는거 먹으러 갑시다! "
회사 퇴근하기 전 직원중에 한명이 팀장님께 회식을 권유하자 강태하 팀장은 기분좋게 웃으며 말하였고, 그로 인해 해지의 부서는 회식을 하게되었다. 회사 근처 고깃집에서 다함께 고기를 먹으며, 술도 한잔씩 하고 해지도 분위기를 즐기며 동료들과 함께 술을 마신다. 모두들 즐겁게 마신 탓에 알딸딸한 기분으로 고깃집에서 나와 각자 집이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택시를 타고 집에 가기로 결정했다.
" 해지씨, 집이 어디라고 했더라? 딸-꾹 "
" 아~ 저 여기서 가까워요 금방 가요 걱정하지마세요 "
직원이 묻자 해지는 괜찮다며 혼자 가도 된다는 식으로 얘기하자 갑자기 강태하 팀장이 다가와 해지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직원에게 말을 건넨다. 해지는 어깨동무에 놀라 자신의 어깨를 쳐다보다 강태하 팀장의 얼굴을 번갈아 가면서 바라보았다.
" 정인씨 걱정말고 들어가 해지씨는 나랑 집가까워 나랑 같이 갈게 그러니 정인씨는 현진씨랑 같이 가세요! "
" 아 팀장님 그것도 모르고 그럼 이만 먼저 들어가보겠습니다! 딸-꾹 "
강태하 팀장은 부서직원들을 하나하나씩 챙기며 택시를 태워보냈고, 그렇게 시끌시끌하던 고깃집 앞에는 어느 새 조용해졌다. 텅빈 고깃집앞에서 해지와 강태하 팀장. 해지는 이 상황이 민망한듯 신발로 흙을 좌우로 휙휙거린다. 태하는 그런 해지의 모습을 보고 씩 웃는다.
" 해지씨 집 어디에요? 데려다줄게요. 어차피 술도 깨야해서 팀장인데 흐트러진 모습 보여주기 싫어요. 나중에 얕잡아보니
까 팀장이라는 사람이 술도 못이기면 안돼지. "
" 아, 팀장님 저 괜찮아요! 여기서 금방가요 진짜에요! "
" 에이 해지씨 지금 나 팀장이라고 부담스럽고 그런가본데 그러지말고 회사밖에서는 좀 편하게 합시다! 생각해보니까
해지씨 나이가 어떻게 되요? 이 참에 밖에서는 오빠 동생 친구 합시다! "
" 팀장이 이러시면 안돼요. 다른 직원들이 알면 부서내에서 소문날거에요.. "
" 김해지씨 솔직히 말할게요. 그냥 저도 제 자신을 모르겠어요. 그때 해지씨 횡단보도에서 부딪힌 이유로 자꾸 신경쓰이고
해지씨가 궁금해져요. 그때 상황이 그저 우연이었다면, 지금은 이렇게 한 부서에서 일하는게 마치 운명 같은 기분이에
요 "
감사합니다. 이번편에도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merci beaucoup !
첫댓글 잘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열심히 연재 하도록 하겠습니다!
둑흔둑흔. 노래 제목 뭐예요?
내용 전개가 너무 빠른거 같아서 지금 고민이에요~ 아직 2편인데 너무 이른감이 없지 않아 있네요! 노래는 시간을 달리는 소녀 ost 입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12.12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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