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06. 22 목요일
(2004 회)
- 인생(人生) 잠시 잠깐일세!" -
재작년 오월(五月) 친구(親舊)들과의 만남이 서울대공원에서 있었다.
시골에 사는 탓에 서울대공원을 처음 갔다.
얼마나 내가 촌놈인지 서울대공원을 서울대학교 공원(公園)으로 생각한 적도 있었던 나였다.
학교를 졸업(卒業)한 지 사십년이 훌쩍 넘고 근처 구경을 끝내고 약속 식당에 갔더니 시골 촌놈 만나러 회장 친구(親舊)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사십여 년 만에 처음 만남이지만 목소리 행동(行動) 변한 게 없는 친구(親舊)다.
그래도 세상(世上) 열심히 살았던 탓에 기사 딸린 자가용(自家用)도 있단다.
친구(親舊)는 식사를 하는 중에 이십 여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오늘 촌놈이 왔으니 내가 밥을 산다!"고 했다.
공짜는 그래서 좋다고 했던가...
평소라면 불고기 20인분을 먹었다는데 40인분. 배로 먹어 치웠으니...
이 친구(親舊)는 십여 년 전에 여행경비 전액을 부담하고 친구(親舊)들을 부부동반으로 캐나다 여행(旅行)까지 시켜주고 금강산(金剛山), 캄보디아 여행 갈 때 찬조금도 듬뿍 낸 친구(親舊)다.
"자네, 친구(親舊)들을 위해 너무 많은 돈을 찬조했어..."
"돈이 별건가...
운이 좋아 돈 좀 만진 것뿐일세!"
"어이 김 회장!
"어느 친구가 재산(財産)이 얼마나 되는가 묻는다.
"재산...?"
친구는 웃으면서 하는 말이 "인생사는 거 잠시 잠깐이야.
재산(財産)은 있다가 없는 거고. 죽을 때 뭐 가지고 갈께 있나!
인생사는 게 잠시 잠깐인데..."
친구(親舊)는 아직도 담배를 피우고 있었고 술은 맥주만 마신다고 했다.
그렇게 살았던 親舊였는데 며칠 전 반창회장으로 부터 문자 메시지 한 통이 왔다.
'김xx씨별세,
발인(發靷) 26일 05시.
부의금(賻儀金), 조화(弔花)는 정중히 사양(辭讓)합니다.'
뒷이야기지만 젊어서 親舊는 하는 사업(事業)마다 잘돼서 수도권에 다수의 부동산(不動産)을 소유하고 있는 몇 천억 재산가(財産家)가 됐다고 한다.
"人生 산다는 거 별건가…
잠시 잠깐일세! " 친구(親舊)가 하던 그 말이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당신, 2년 전만해도 머리가 반백 이었는데 이제 전부 흰머리가 됐어요!" 며칠 전 아내가 하던 말이 귓속에서 뱅뱅거린다.
친구(親舊)가 하던 말이 맞다.
아니 명언(名言)이다.
"人生사는 거 별건가...
잠시 잠깐일세!"
그래도 그 말을 입으로만 맞다 맞아 하면서 나는 그래도 아껴야 한다고 이 더위에 에어컨 켜는 걸 이유 붙인다.
'에어컨 켜고 살면 면역력이 떨어져 절대 안 돼.
입으로 하는 말이지만 속마음은 전기료가 부담스러워서!...
''人生 산다는 거 별건가"
"잠시 잠깐일세!"
나도 술 한 잔 하면 곧잘 그 말을 하는데 그걸 잘 알고 있으면서 말이다.
하지만 친구(親舊)의 삶은 역시나 대인배 삶이었고, 내 삶은 역시나 소인배 삶이라는 건 부인 못할 사실일세.
내 삶이 소인배 삶인 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나는 그 소인배 그룹에서 빠져 나갈 꾀도 없으니...
건강(健康)은 健康할 때 지키라는 말 실감나는 아침이며 人生 별거 없습니다.
아등바등 살지 마시고 두리둥실 살다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