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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그리는 사람 &더 아름다운 중년을 위하여 채린(綵璘) 길가에 핀 쑥갓 꽃의 노란 정겨움이 묻어나는 아침이다 오랫동안 잊었던 제비가 지하 주차장 입구 위에 집을 지어 오손거리더니 아직도 투실거리는 털로 걸음마 하며 날아가고 텅 빈 집을 쳐다보는 마음이 조울증처럼 쓸쓸하다 도심을 벗어난 조금 떨어진 이곳 농촌처럼 고즈넉하다 길목 사이 집의 행복함이 묻어난다 백구는 늘어지게 앉아 누군가 하고 귀를 세우고 하얀 토끼는 그 옛날과 변함없이 껑충이고 뒤란과 앞뜰에는 입맛을 돋우는 머구가 잎을 늘려가고 모두가 행복을 방울방울 물보라를 일으킨다 아 행복이 저런 것이구나 느끼는 것이 아닌 보이는 행복도 있는 것이구나 미소를 머금는다 소시지 한 개를 안기며 눈이라도 맞추어야겠다 뿌옇게 안개가 끼면 끼는 대로 햇살이 반짝이면 반짝이는 대로 사각지대의 아침은 편온하다 아직은 낯선 이곳 움츠리고 머리만 들여놓고 없다고 소리치던 유년의 어떤 날처럼 나를 가두고 싶지만 이젠 밀레의 그림같이 고갱의 걸작같이 아니 길가의 어저귀같이 그냥 그 자리에 있는 시를 그리는 사람이고 싶다 ~~~~~~~~~~~~~~~~~~~~~~
채린 제 3시집 [구매 안내] 11번가/신세계몰/ 북채널/키즈채널/인터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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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그리는 사람 채린 지음 글샘 펴냄 2015.12.30 출간 도서정보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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