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관계 5
내가 부모한테 못할짓인줄 알지만 내차는 어느새 성당동본가로 향하고 있었다. 그녀를 놓친다면 나는 미궁속에서 방황을 자초하게 될것이 너무도 두려웠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우리 두사람을 극진히 반긴다. 간단한 다과가 끝나고 나는 본론을 꺼집어낸다. "아부지예? 사실은 이사람이 조그마한 가게를 며칠전에 처분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게 가게판돈이 든 통장입니더. 같이 조금 더 큰 가게를 사서 할려고 합니더. 요만큼만 보태주시면 제가 벌어서 꼭 갚겠습니더." 이때 아버지는 통장을 손에 쥐시고 넌즈시 확인을 하신다. 그리고 어머니께서 빠르게 말씀을 내놓으시는데... "야들이 무신 소리하노! 그러코롬 잘된다는 멀쩡한 가게를 와 팔고 우리한테 돈을 보태달라카노... 희한하데이 참말로! 안된다... 우리 영감할마이가 무신 돈이 있다고 그카노!" 그순간... "어무이예? 제가 은주아빠하고 잘 한번 살아보께예..돈벌면 다 갚아드리께예. 이사람이 인맥도 튼튼하고 저도 장사의 노하우가 있어서 털어묵을일은 없습니더. 믿어주이소!" "허허...참! 그래 무신 말인지는 알아도 우린 돈이 없데이...고래 알아라." "어무이예? 제가 정신차리고 잘 살아보께예...한번 도와주이소...반드시 갚습니더. 이사람이 음식솜씨도 대단합니더. 장사도 오래 했습니더." "이누묵자석이 뭐라카노! 가게를 팔지말고 더 벌어서 큰가게를 하면 되지... 와 팔아가지고 이카노!" 아버지는 귀를 열어놓으시고 잠시 생각에 잠기시더니 말문을 여신다. "할마이! 고마해라! 내일 오전10시에 오너라....열심히 해라!" "영감쟁이가 와이카노! 택도 없다. 안된다." "어허! 고마하라카이! 너거는 가거라!" 그래도 아버지는 왕이셨다. 어머니는 아버지를 늘 뛰어넘질 못하셨다. 그렇게 해서 나는 다음날 아버지께 통장을 넘겨받았다. 그리고 인터넷으로 교차로..벼룩시장을 이잡듯이 뒤지고 거의 일주일을 가게를 보러 다니는데 조금 이상한것은 그녀가 몸이 안좋다는 핑계로 가게를 같이 보러 가질 않는것이었다. 찜찜한차에 그녀의 전화를 한통 받는다. "당신! 오해는 하지마이소...아까전에 친정아부지가 다녀가셨는데... 사실 내가 가게를 판돈은 아부지한테 빌린 돈이었습니더. 급하게 쓰신다고 달라고 하길래 고마 갚았습니더...미안합니더." 나는 순간 아차하는 생각을 한다. 이여자는 절대 아니다. 어떻게 이럴수가... 사람이란 누구던지 천성이란게 존재한다. 그녀의 잘못된 처세에 내자신의 내부에서는 혼란이 가중되고 소용돌이가 치는 격한 갈등이 엄습해왔지만 그녀를 도저히 떨쳐버릴수가 없다는 판단이 모든것을 잠재우고만다. 원점으로 고스란히 복귀하는데에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않았다. 나는 그녀에게 푹 빠진것이다. "아버지가 급하게 어딜 쓰신다고 부랴부랴 달려오셔서 어쩔수가 없었어예... 당신한테는 미안합니더. 이럴줄알았으면 괜히 가게를 팔았네...우얍니꺼?" 할수없지뭐! 그냥 내가 가져온 돈에 맞추어서 가게를 한번 해보자." 나는 그녀의 집에서 가까운곳에 적당한 가게를 찾았다. 내부는 손색이 없고 간판과 집기만 마련하면 장사하는데에 큰 문제가 없을것같았다. 그녀를 데리고가서 계약을 하는데 대뜸 자기앞으로 계약서를 써 달란다. 건물주인과 가게주인이 보는데서 그문제로 실랑이도 하기싫거니와 사슴눈을 가진 그녀의 요구에 뭔가 이상하게 돌아가지만 난 수긍하고만다. 줄려면 화끈하게 줘야한다. 그녀에게 홀딱 벗어주고싶었다. 그게 편할것같았다. 누구보다 내자신을 내가 잘 안다. 상호를 지어야하는데... 잘아는 선배가 그녀와 잘살아보라는 뜻으로 지어준게 바보온달과 평강공주였다. 새로 간판을 바꾸고 집기를 몽땅 사오고 카드체크기를 달고 명의도 그녀앞으로 마쳤다. 주방아줌마를 구하기위해 교차로에 광고까지 내는것으로 순서를 밟았다. 그리고 오픈날을 정해서 내 휴대폰에 저장된 모든 인맥에 문자를 날렸다. 영업시간은 오후5시부터 새벽3시까지 하는것으로 정했다. 주방아줌마들이 광고를 보고 많이도 찾아왔다. 거의 100만원에서 120만원까지 원했다. 그런데 130만원에 하루 차비를 3천원씩을 달라는 여자가 있었다. 특이한것은 음식에 자신있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여자는 130만원을 원하는 여자하나뿐이었다는 점이다. 나는 오케이를 했다 . 내가 아는 인맥이 도와주는것은 한계가 있다. 음식장사는 뭐니뭐니해도 맛이 있어야 손님들이 끊어지지않는법이다. 그녀는 이양반이 하면서 방방 뛴다. 하지만 다른것은 몰라도 그것만은 결코 양보를 하지않았다. 입이 닭나발처럼 나오고 궁시렁궁시렁 거렸지만 난 밀어부쳤다. 아무튼 나의 판단이 옳았다. 주방아줌마는 남달랐다. 민속주점음식만 15년했다는게 입증을 시키고도 남았다. 그녀도 맛을 보고 탄식을 하더니 배우고 난리다. 한번은 귓속말로 이런다. "저여편네! 양념이 뭐가 들어가는지...속시원히 가르쳐주지않아예...미구같은년!" "하하~~당신같으면 가르쳐주겠어?" 개업전에 워밍업은 끝났다. 무얼하던간에 화분이나 화환이 남보기에 초라하면 그것보다 넘사스러운게 없다는 생각에 국한되어진것으로 봐선 난 단연 폼생폼사다. 오픈날 기분이 참 좋았다. 가게앞에 빼곡이 들어선 지인들의 마음들... 무수한 발걸음이 가슴이 벅차도록 좋았다. 전하나에 오천원...찜하나에 만이천원인데...개업날 150만원치를 팔았으니 개발에 땀났다. 그와중에 부주가 300만원을 넘었다. 그녀의 입은 하루종일 다물어지지않았다. 나는 그녀의 얼굴을 보면서 행복만땅... 지금은 대구의 모구에서 기초의원을 하는 후배는 내가 쓴 책 남자의그늘1.2편을 가지고가면서 형수님...형님과 잘사십시요하면서 카드로 백만원을 긁어주고간다. 우리두사람은 가게를 마치고 집으로... 수북한 돈을 그녀는 농문을 열고 넣고 닫고 그리고 침대로 나를 던진다. 몸매가 영 아니었어예...우린 인연이 아닌것같심더... 그렇게 말했던 그녀가 온데간데없다. 나의 온몸을 기냥 빨아마셨다. 기절을 할것만 같았다. 만나고나서 한번도 없었던 고도의 애무가 나를 부르르 떨게 만들었으니.. 섹스는 사랑이 전제되어야만 쾌감이 배가한다. 나는 그렇게 그녀에게 길들여졌다. 두달후.. 내주머니에는 두달동안 항상 먼지만 날리고 그녀의 뱃속만 여실히 채워졌지만 장사는 무지 잘되었다. 그것으로 만족하며 하루도 빠지지않고 장보러가고 가게에 최선을 다했다. 그런데...어느날! "여보~~내가 이제 그 여편네 음식하는것을 싹다 배웠습니더. 말라꼬 140만원돈을 계속 주고 쓸랍니꺼? 내가 이제 주방보고 서빙하는 알바생이나 하나 구하입시더." 주방일이 그리 쉽지가 않아... 지금 저 아줌마같은 여자는 대구시내에서 절대 구할수가 없어..장기적으로 봐야지.. 가게를 계속 이정도의 매상으로 끌고 가려면 저여자는 필수야..." "뭐라고예? 그라마 나는 내일부터 가게에 안나갑니더. 당신이 돈을 대었다고 나를 무시합니꺼?" 어~~허 이사람이 그런 차원이 아니잖아...당신몸도 아껴야지." "하여간 내가 하자는데로 안해주면 난 가게에 못갑니더. 알아서하이소!" 그녀는 정말 다음날부터 가게에 일절 나오지않는다. 매상을 가지고 집으로 들어가면 냉담하게 돌아눕는다. 서서히 먹구름이 그때부터.. 그녀를 아무리 설득해도 말이 통하지않는다. 일주일을 가게에 나오지않았다. 주방아줌마는 눈치가 빨랐다. 부부싸움을 한것은 알았지만 자신의 거취문제때문에 불거진 일이란것은 까마득히 몰랐다. 주방아줌마는 정말 부지런했다. 주방안이 덥기도 하겠지만 그녀의 등은 늘 땀으로 젖어있었다. 그 흔적이 등부분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저렇게 열심히 자신의 일처럼 몸아끼지않고 일하는 사람을 도대체 어떻게 내보낸다는것인가에 생각이 자꾸만 갇힌다. 문제는 난 벌써 그녀의 집에서 쫓겨난지가 삼일이 지나고 있었다. 그래서 어쩔수없이 가게에서 의식주생활을 해결했다. 맛있는 음식..과일...하루매상을 꼬박 꼬박 가지고 들어갔지만 그녀가 침대위에는 얼씬도 못하게 출입금지를 선언했다. "나 요즈음 당신하고 마주 보기가 그렇습니더. 당분간 가게에서 자이소.. 돈도 필요없고 입이 까까로워서 아무것도 묵기 싫어예.. 그라이 내마음 풀릴때까지 집에는 오지마이소...알겠지예?" 그녀의 말에 나는 힘없이 가게로 돌아왔다. 내가 속옷을 빨아 뒷마당에 늘어놓는것을 본 주방아줌마는 내가 처량하게 보였는지.. 밑반찬과 얼큰한 국을 정성껏 만들어 하루두번을 내앞에 내어놓았지만 크게 위안이 되질 않았다. 새벽세시에 가게를 마치고 주방아줌마가 돌아가고나면 한마디로 적막강산이었다. 소주를 마셔보지만 도저히 잠을 잘수가 없었다. "아~~어쩐다...주방아줌마를 그녀의 말대로 내보내는것이 맞는가! 아니야~~그러면 가게는 바로 죽는다. 부모에게 억지로 돈을 받아와서 차린 가게인데...그게 어떤돈인데.. .아~~그녀가 너무 그립다. 참자...그녀가 스스로 굴복하게 만들어야한다 . 융통성이 부족하고 대화가 전혀 안되는 여자지만 나보다 일곱살이나 많은 여자인데 곧 이성을 찾겠지.. 내가 지금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돈을 벌어도 여지껏 그녀의 주머니만 살찌우는데 도대체 이것이 옳은 일인가. 초장부터 이런데 과연 그녀를 행복하게 해줄수있을까. 그녀는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게 보이지않는다. 어떡하지... 도무지 결론을 내릴수가 없다. 두달이 지났지만 본가의 부모에게 용돈한번 갖다주지못했다. 그녀는 단한번도 본가에 가보자는 얘기없었고 내부모에게 따뜻한 밥한그릇 차려주려는 의도도 본적이 없다. 이건 아니다. 내가 선택을 잘못했다. 아니야~~ 그렇다고 난 이여자를 포기할수가 없다. 벌써 이여자와 산다고 공식으로 알고 있는 내 지인들이 얼마나 많이 도와주었는가.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말자." 밤을 꼬박 새워도 생각은 질서없이 왔다리갔다리 한다. 그녀에게 전화를 해보지만 휴대폰까지 늘 샷다를 내렸다. 찾아오는 선배..후배...친구들..단골손님들. 그녀의 안부를 죄다 묻지만 장모가 아파서 못나온다고 둘러댈수밖에 없었다. 소맥을 했더니 오후세시쯤에 일어났다. 나는 여름이고 겨울이고 찬물에 샤워를 한다. 체질이 그것을 허락한다. 속이 너무 허전하다. 주방아줌마가 끓여놓은 국을 데필 여력이 없다. 중국집에 짬뽕을 시킨다. 젓가락으로 면을 집는데.. 그만 울컥한다.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스스로 반문한다. "그래..내가 그녀를 선택했지..그녀가 나를 택한게 아니었어..화합하여 가자 .돈나고 사람났냐...사람나고 돈났지!" 나는 휴대폰을 든다. "당신말대로 하자...그 대신 나는 주방아줌마한테 나가라는 소리를 못한다. 그얘긴 당신이 해줘야한다. 그렇게 해줄수있제?" "알았심니더...집에 저녁부터 자러 오이소." 아이고 그래...지가 주방을 본다는데 우야노..내가 좀더 노력하마 되겠지... 그러면 서빙하는 알바생을 바로 구하자. 나는 일주일을 버티지못하고 그녀에게 투항을 하고말았다. 그녀는 수퍼맨이다. 그녀의 일방적인 통보로 주방아줌마는 일거에 잘렸다. 나는 주방아줌마를 볼 면목이 없어서 모든 마무리를 그녀에게 위임하고 말았다. 어쩌면 대장부로서의 처신으로는 어울리지않은 처사였다. 아무튼 일주일동안 그녀는 부지런히 잘하고 있었다.. 이마에 송올송올 멪힌 땀방울을 보면 손수건으로 얼른 딲아주는 아부도 난 서슴치않았다.. 대학생 아르바이트는 손쉽게 구했는데...세트로 채용하게 되었다.. 여학생이 자기 남자친구도 같이 일하게 해주면 안되겠는냐고 하길래... 학비라도 같이 벌어라고 난 기꺼이 선심을 썼다. 그렇게해서 공장이 제대로 굴러가는가 싶었는데.. 8일째되는날..의외의 일이 터진다. 다름아닌 잘린 주방아줌마가 술이 곤드레만드레 되어 가게를 찾아온것이었다. 그것도 손님들이 데이블을 가득 채우고 있을때였다. 그녀는 작심을 하고 왔는지 가게에 들어서면서 무조건 나부터 부른다. "조사장! 얘기좀 해요!" "어!...어서오이소..." "소주한병주이소! 조사장!" 그녀는 술이 많이 취해 혀가 꼬인다. 결코 술을 더 줘서도 안될 지경이다. "많이 드시고 온것같습니다. 술은 그만 드시고 하고싶은 말씀만 하시는게...저는 참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많이 속이 상하셨지요...제가 못난 탓입니다. 널리 이해를 좀 해주이소..." "조사장! 내가 왜 잘려야해요? 나 정말 이집에 헌신적으로 했어요. 근데...나를 예고도 없이 왜 잘러요? 조사장! 이거 너무 하는것아니야! 입이 있으면 말을 해봐! 해보란 말이야!" 그녀의 음성은 가게전체 손님이 다 듣고도 남을만큼 쩌렁쩌렁하다. 다분히 의도적이다. 손님들이 한쪽으로 눈이 쏠렸다가 퍼진다. "네...제가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그저 죄송하다는 말씀만 들릴뿐!" "나때문에 이가게가 얼마나 손님이 많아졌는데...은혜를 원수로 갚는것아니야.. 이거 왜 이래...난 참을수가 없어...화가 치밀어올라서 잠을 잘수가 없어. 조사장이 나보구 그랬지...나때문에 손님들이 넘쳐난다구... 근데 왜 아무것도 잘못한게 없는 나를 잘라..응? 응? " "죄송합니다...목소리 조금만 낮추시면 안되겠습니까? 하하~~참...이거!" "소주한병달래잖아! 돈 여기있어!" 그녀는 만원짜리를 내얼굴에 던진다. 이대로는 안되겠다싶다.. 가게에서 일단 데리고나가는게 상책이다란 생각만 든다. "그만 밖으로 나가십시다..너무 많이 취했습니다. 하고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내일 맨정신에 오시면 안되겠습니까?" 나는 그녀를 일으켜세운다. "이거 왜 이래 난 못가! 조사장! 당신 여편네도 한번 보고 가야되겠어... 나보구 안주하는법 가르쳐달라고 언니언니이러면서 알랑방귀뀔데는 언제고... 나를 하루아침에 잘러...너거 얼마나 잘묵고 잘사는지 보자." "아주머니! 이러시면 안됩니다...자! 일어나세요..제가 택시를 태워드릴테니.." 나는 그녀를 일으켜세우며 최대한 달랜다. 그때 주방에서 무대포 내 반쪽이 나온다. "아니! 아줌마 술을 먹고 여기와서 행패를 부리면 어떡해요. 우리가 만만하게 보여요? 당신! 이여자한테 무슨 책잡힐일한거있어요? 뭐야! 이여자!" "어허! 그만해! 손님들 계시는데...아주머니 그만 나가시지요! 당신은 주방에 들어가! 내가 해결할테니!" 그때 주방아주마가 나의 가슴팍을 잡는다. 옷이 찢어질 정도다. "어! 아주머니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옷은 놓으세요..진정하세요...자! 집에 가십시다." "나는 억울해서 못나가!" "아니 이여편네가 미쳤나! 우리 아저씨 못나! 당신! 이여자한테 무슨 짓했었지!" 나는 여기서 흥분했다. 반쪽에게 따귀를 한대 후려쳤다. 나도 모르게 광분을 하고만것이다. 사람이 할말 안할말이 엄연히 있는것인데 나는 도저히 묵과할수가 없었다. 하지만 폭력은 잘못된것이다. 그것을 인지하는데 채 삼초도 걸리지않았다. "당신이 나를 쳤어! 이 많은 사람들앞에서...으흐흑....아~~난 못살아! 못살아! 야! 이년아! 너 우리 아저씨랑 붙어먹었지! 말해봐! 말해봐! 야! 이년아!" 그녀는 주방아줌마의 머리채를 낚아채고 뒤흔든다. "그래! 이년아! 너죽고 나죽자!" 주방아줌마도 가세한다. 피장파장으로 혼합된다. 손님들은 모두 다 동요한다. 눈꼴사나워 더이상 못보겠다는 표정으로 어수선하게 너도나도 기립한다. 카운터에 돈을 놔두고가는팀들... 그냥 마구잡이로 나가버리는사람.. 알바생들은 혼이 빠졌는지..눈만 멀뚱멀뚱 손님들이 나가도 어떡하질 못한다. 속수무책이다. 나는 두여자를 떼놓는데 진땀이 빠진다. 억지로 주방아줌마를 바깥으로 데리고 나간다. "아주머니! 정신을 좀 차리세요...연세도 있으신데.. .빨리 옷을 추스리시고 댁으로 돌아가십시요." 반쪽은 씩씩거리며 밖으러 또 나온다. "들어가! 들어가란말이야!" 나는 급히 고함을 지르며 제지한다. 참으로 난감한일을 순식간에 경험한다. 넘사스럽고 쪽팔려서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싶을 지경이다. 반쪽은 안에서 엉엉 운다. 대성통곡수준이다...서럽게도 운다. 주방아줌마를 택시에 간신히 태우고 신작로에서 가게로 돌아왔다. 폭풍이 지나간 느낌이다. 힘이 쭉 빠진다. "애들아...너희들...그만 퇴근해...미안하구나." "사장님...사모님..안녕히 계세요." 알바생이 둘다 가는것을 보면서 난 간판불을 껐다. "당신! 내가 때린것은 미안하다..잘못했다. 하지만 그말은 내게 너무 심했다. 나를 그런 사람으로 본다는것은 씻을수없는 치욕이잖아! 사과할게...용서해줘." 그녀는 내손을 거세게 뿌리치며 독설한다. "뭐라꼬예? 사람을 때려놓고 미안하다꼬예! 나는 이유불문하고 폭력쓰는 남자하고는 몬삽니더. 이쯤해서 고마 정리하입시더.. 그라고예? 그여자가 하는 행동이 납득이 안됩니더. 주인이 종업원을 짜르면 그만인데 와 우리한테 행포를 부립니꺼? 당신하고 그여자 무슨 썸싱이 없다면 이런일이 어떻게 일어납니꺼?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갑니더. 또 내가 주방에서 대충 들었는데 와 당신이 그여자한테 무슨 죄지은것처럼 쩔쩔 맵니꺼? 난 도저히 넘어갈수가 없어예? 집에 있는 옷가지하고 당신짐챙겨서 오늘 나가이소... 나는 집에 먼저 갑니더." "아니! 당신 지금 나와 그여자를 의심하는거야! 하~~참! 이사람이거 진짜!" 그녀를 붙잡아도 소용이 없다. 막무가내다. 나의 얘기를 들어줄 생각도 자세또한 없다. 금고에 있는 매상만 챙기고 그녀는 휭하니 사라진다. 시간을 보니 저녁 9시32분이다. 서너번 통화를 시도했지만 그녀의 휴대폰은 남몰라라한다. 나는 독백한다. "내한테 왜 이런 시련이 오는가! 뭐가 나의 삶을 자꾸 고통속에 몰아넣는가! 열심히 한번 살아보려는데....왜 왜 나한테 꼬이게만 하는가!" 나는 후배의 주점으로 향한다. 심장이 터질것만같다. 그냥 삭이면 미칠것만같다. "훈아! 형이 오늘 돈도 없다. 양주한병하고 샥시한명 불러봐라!" "형님! 혼자드시려고예? 가게는 우야고예! 형수님과 싸웠습니꺼?" "하하하! 묻지마라.... 오늘은 좀 마셔야겠다." 도우미아가씨는 쉬지않고 노래만 불렀다. 아니~~내가 그것을 원했다. 나는 술만 계속 들이켰다. 속의 불이 천천히 꺼져갔다. 양주를 몇병이나 비운지 모른다. 아가씨의 요염한 자태가 시야에서 왔다리갔다리 한것만 기억나고 그때부터 난 죽었다. 눈을 뜨니 룸안이다. 누가 덮어주었는지 얕은 이불이 내몸에 감겨져있다. 심한 갈증이 난다. 눈에 보이는데로 물을 들이켰다. 시간이 오후 1시가 넘었다. 많이도 잔것이다. 구역질을 한것인지...음식물이 테이블에 널브러져있다. 나는 다리를 줏대있게 세우며 룸을 나왔다. 지배인이 나때문에 퇴근을 못한것인지...카운터에서 깊은 잠에 빠져있다. 햇살이 나를 찌른다. 이런... 왼쪽 차바퀴가 빵구가 나있다. 참 가지가지한다. 보험회사에 전화를 건다. 나는 가게로 돌아오면서 그녀에게 전화를 한다. 오해를 풀어주고 무조건 빌자...그수밖에 없다. 무응답이다. 그녀의 집은 굳게 닫혀있다. 문자를 보낸다. 세시간뒤에 문자가 온다. "재형이아빠 산소에 왔심더...오늘은 대구에 안갑니더. 내일 집으로 오이소." 이를 어떡하나~~이와중에 죽은 전남편 산소에 가다니... 돌아가는 정황으로봐선 하루이틀만에 풀릴것같지도 않고... 이일을 어쩐다. 가게문을 닫아야하나...이렇게 살다가 내명대로 살겠나.. .어떻게 이런 어쩌구니 없는 일이... 그때 본가에서 전화가 온다. "예?" "막내가?" "예! 아부지예?" "이누묵자석! 그래 장사한다꼬 캐놓고 집에는 와 한분도 안오노! 뭐가 잘안되나!" "아입니더...장사가 잘됩니더...바빠서 찾아뵙지못해 죄송합니더... 며칠있다가 꼭 들리겠습니더." "며칠이고뭐고 애비생일이 일주일남았다..이누묵새끼! 애비생일은 아나!" "아~~예! 알지예...그날 아침일찍 들리겠습니더. 아부지예! 건강하이소...어무이한테는 저녁에 전화를 드리께예!" "흠...흠...글로코사민인가...그거나 하나 사오너라...요새 내가 영 입맛이 없어서." "예! 예! 알겠심니더...아부지예! 그날 꼭 사가지고 가겠습니더." "이누묵자석들...애비가 저거를 우에 키웠는데... 자주 오는놈도 없고...자식새끼들이 전부 와이렇노! 흠흠!" 아버지의 독백을 들으며 나는 전화를 내려놓았다. 나는 불효막심한놈이었다. 내자신이 말할수없이 미웠다. 파출부사무실에 연락을 해서 일일주방아줌마를 부르고 난 시장으로 장을 보러나섰다. 어제일은 말끔히 잊기로 했다. 위기는 곧 기회다. 난 그런 마음으로 스스로를 추스렸다. 일일아줌마는 음식이 엉망이었다. 손님들이 음식이 이상하다며 교환을 요구하기에 이르고, 맛없다고 인상을 뭐같이 쓰며 계산을 기분나쁘게 하면서 나가곤했다. 그럭저럭 삼일을 버텼다. 그녀가 보고싶어 미칠지경이었지만 냉전을 유지했다. 이를 악물고 참았다. 그녀의 전화가 4일째 되는날 먼저 왔다. "가게본다고 고생했지예? 저녁부터 나갈게예... 당신이 주방아줌마하고 설마 그런일이야 있었겠습니꺼? 내가 한발 양보하께예... 하지만도 한번 더 당신이 어떤 이유로던 나를 때리면 그때는 각오하이소!" "알았다...내가 태우러가께...다리아픈데 걸어오지마라...4시에 가께." 나는 쾌재를 부른다.(문디자석~배알도 없은시키) 그녀를 여왕 태우듯 차에 모셔서 가게로 왔다. 알바생들도 출근하자마자 사모님카면서 반갑게 맞이한다. 6시쯤 저녁을 네명이 먹는데... 분위기 짱이다. 그녀의 입이 열린다. "당신! 삼일장사한 매상 가지고 있지예?" "응!" "담배값만 빼고 전부 주이소." "응?..으음." "퍼뜩 주이소! 뭐합니꺼?" "응...알았어." 계 속 |
첫댓글 홀라당벗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