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연합뉴스]
편의점이 2030세대 사이서 ‘위스키 오픈런’ 1번지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프리미엄 소주 이후 꾸준히 다양한 주류를 선보여 온 편의점이 이제는 정통 위스키를 공수해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는 것이다.
위스키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2030세대의 인기 주류로 떠올랐다.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집에서 술을 즐기는 ‘홈술’ 문화가 완벽하게 안착했고, 위스키에 탄산음료를 섞어 하이볼을 만들어 마시는 등 ‘홈텐딩(홈+바텐딩)’도 유행이 됐다.
한발 더 나아가 이들 세대는 자신의 취향에 맞게 직접 칵테일을 만들어 즐긴다는 ‘믹솔로지(Mixology)’ 트렌드도 만들어냈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는 자신만의 칵테일 레시피를 적극 공유하면서 위스키와 함께 토닉워터, 탄산음료, 주스 등 섞어 마시는 음료들도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GS25에 따르면 올해들어 위스키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7.5% 증가했다. 2021년에는 전년 동기 대비 60.8%, 2020년에는 46.8% 증가한 데 비해 성장폭이 큰 것이다. 편의점에서 위스키를 구매하는 연령은 주로 2030세대였다. 구매고객 중 2030의 비중은 2020년 51.3%에서 올해는 2월까지 70.8%로 늘었다.
지난달 10일부터 열렸던 GS25의 ‘위런’(위스키오픈런) 행사는 2023병의 물량이 열흘만에 완판됐다. 대한민국 최초의 싱글몰트 위스키인 김창수위스키GS리테일스페셜에디션이 당초 알려진 물량보다 증가된 유통사 최대 물량 38병으로 준비돼 2일간의 밤샘 오픈런 고객들에게 돌아갔다. 발베니, 러셀리저브 등 희귀 위스키들도 행사 첫날에 새 주인을 모두 찾았다.
GS25 관계자는 “지난해 6월과 8월에 진행한 위런 행사의 성공으로 올해부터는 매월 10일마다 위스키 행사를 정례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도 최근 ‘위스키 오픈런’이라는 위스키 행사를 진행했는데, 행사 진행 점포 앞에 평일 오전 8시부터 사람들이 몰려들어 줄을 서며 진풍경을 연출했다. 행사 사흘 전 관련 내용이 SNS를 통해 공개되자 각종 위스키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뜨거운 반응이 일었다.
이날 판매한 상품은 ‘발베니12년더블우드’, ‘발베니14년캐리비안’, ‘러셀 싱글배럴’, ‘히비키 하모니’, ‘야마자키12년’ 총 5종으로 현재 국내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상품들이었다. 구매수량을 1인 1병으로 제한했음에도, 준비한 물량은 판매 시작 30여분 만에 모두 완판됐다.
세븐일레븐 관게자는 “앞선 다른 행사에서 발베니 더블우드 12년’, ‘맥캘란 더블 12년’ ‘더글렌그란트 15년’ 등 위스키를 파격적인 가격에 내놓자, 별다른 홍보가 없었음에도 수천병이 완판됐다”며 “줄 서는 모습을 보면서 젊은 위스키 애호가들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인기 위스키 행사 호조에 힘입어 세븐일레븐의 지난 2월 위스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90%나 신장했다.
CU의 자체 커머스 앱인 포켓CU의 주류 예약 구매 서비스 CU BAR에서도 가장 많이 판매되는 주종이 바로 위스키다.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에서 46.1%의 비중으로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2019년 전년대비 매출 신장률이 10.7%에 지나지 않았지만, 2021년은 99%, 2022년에는 48.5%까지 늘었다.
CU 측은 “오프라인 점포에서 양주의 비중이 5%로 채 되지 않는 것과 비교하면 온라인에서는 고가의 고도주 수요가 높은 것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프리미엄 위스키 기획전에서는 최고가인 330만원짜리 탐나불린 1973이 오픈과 동시에 판매되는 등 전체 물량의 30%가 단 하루 만에 팔려나가며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판매 상품 중 70% 이상이 10만원 이상일 정도로 객단가도 높았다.
이같은 인기가 지속되자 CU는 업계 최초로 대용량 온더락 빅볼 아이스를 출시했다. CU가 선보인 온더락 빅볼 아이스는 얼음 전문 생산업체인 동양냉동에서 제조하는 프리미엄 브랜드 루빙의 큐브 얼음(6입, 700g)과 볼 얼음(6입, 800g) 2종이다. 가격은 두 제품 모두 6천원으로 온라인 최저가다.
이마트24에서도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이마트24에서 위스키를 구입하는 고객 중 2030세대 비중이 60~7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스키 매출이 늘어나면서 위스키와 함께 섞어 마시는 음료와 관련 상품들의 매출도 덩달아 뛰었다. 토닉워터, 얼음컵, 봉지얼음, 콜라, 레몬즙, 탄산수, 오렌지주스 순으로 매출이 늘었다.
이에 회사는 지난달부터 위스키 시장의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일본 위스키 ‘코슈 니라사키’ 2종을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등 관련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코슈 니라사키 위스키 퓨어몰트(700ml, 6만4000원)’는 일본 후지산에서 공수한 맑은 물을 사용한 고품질의 위스키다. 강렬한 피트(Peat)향과 함께 부드러우면서도 풍부한 곡물향(몰트)이 특징이다.
홍성용 기자(hsygd@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