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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길 외 걷기/ 산행후기 스크랩 남도 답사 1번지 강진 1박 2일 : 2월 정기도보 사진과 감상
당선생 추천 0 조회 72 11.03.02 04:42 댓글 3
게시글 본문내용

 나길도(나를 찾아 길 떠나는 도보여행http://cafe.daum.net/walkabouts/) 에서 행사를 주최할 수 있는

가족회원이 되고 난 뒤, 정기도보에 깃발을 든 최초의 행사이다.

1박 2일 만만치 않은 액수의 회비를 걷어 이틀 간 남다른 미적인 감각과 식견, 생활방식이 다른 많은 분들에게 

알긴 아나 그리 익숙치 않은 길을 앞장을 서야 하니 그 부담이 맷돌을 등짝에 올려 놓은 듯 하다.

 

강진은 작년 우연히 합류한 18일간의 다산동호회 주최 다산유배길 체험을 통해 서울에서 강진까지 걷는 행사에

참여하면서 친숙해졌다.

 

1994년 직장 생활을 하며 맞은 첫 휴가를 배낭을 매고 목포로 향했다가 혼자 간 여행이라 어딜갈까 궁리하다 월출산으로 향했다.

도갑사에서 출발해 월출사로 오르는 길, 목포 분과 말을 섞었다.

월출산 정상, 이곳저곳 지명을 들며 설명을 해주시는데 저곳이 강진이라는 말을 들었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80년대 중반을 대학을 보낸 나에게 강진이라는 지명은 이제 사회생활을 하면서는 피해야

할 곳으로 생각했다. 어쩌면 저곳에 발을 들여 놓으면 뻘에 발을 담그는 것처럼 깊이 빠져 들 것이라는 예감이 있었는 지도 모른다.

다산 선생의 책을 읽으며, 외로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불행을 맞아 좌절치 않고 흙탕물에서 연꽃을 피우듯 600권이 넘는 책을 써낸 곳,

그 철학과 학문과 인생이 녹아 있는 곳, 그곳에 발을 들여 놓으면 문자 중독증이 있는 녀석이 더 심한 병이 걸릴까 꺼렸다.

 

그러다 불혹을 넘겼다.

작년 11월 다산유배길 행사를 페이스북에 올려 놓은 해남 윤씨, 윤두서 선생과 정말 똑 같이 생긴 윤 선생의 게시물을 보고

다짜고짜 전화를 했다. 참여자를 모집하려 올린 게시물이 아닌데, 참가를 할려면 어찌해야 되는 지를 묻는 나에게 곤란하다는

느낌이 전해져 왔다. 다음날 연락을 하겠노라는 말을 들었지만 조바심이 난 내가 그 다음날 먼저 전화를 했다. 승락을 받았다.

 

18일 간 서울에서 강진까지 걸으며, 나는 나를 다시 보게 되었다.

거울 속의 나처럼 타협이 되지 않는 존재, 저 지긋지긋한 나의 경쟁자를 18일간의 낯선 이들과 숙식을 함께 하며 또 맞닥뜨렸다.

 

............

 

나를 찾아 길 떠나는 도보여행에서 받은 혜택은 이루 말 할 수 없다.

좁아 터진 소갈머리의 한 철 없는 중년 사내가 사람과 길을 걸으며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을 이 온라인 모임에서 제공 받았다.

세상사 이치가 Give and Take이란 걸 안다. 그리고 순서가 Give가 먼저인 것을 안다.

태어나면서 자라면서 사회에 나와서 과분한 사랑을 받아왔다.

이제 불혹이 넘었고, 딸과 아들의 아빠이자 속 깊은 아내의 남편이다.

그러나 한심하기 짝이 없는 내 거울 속의 다른 나를 보고 깜짝깜짝 놀란다.

 

줄 것이 참으로 없다.

곳간이 비어 있는 걸 안다.

강진으로 가는 길, 나길도 지인들에게 알렸고, 18일간의 경이로운 체험을 하며 마음을 먹었다.

 

어떡하든 자신이 태어나고, 자신이 사는 곳을 알리기 위해 얼마나 힘든 지도 모르고 저렇게 길에 나선 이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렇게 알리는 것 밖에 없다 싶어 18일간의 여행 첫날에 맘을 먹었다.

 

 많은 분들이 도와 주셨다.

나길도 운영진이신마라톤님은 그동안 깃발을 숱하게 드셨다. 깃발만 들면 도와주시겠다는 고마운 말씀.

같이 답사도 하셨다.

처음 답사에 함께 해주신 해피해피님과 남박사님, 마라톤님이 일이 바쁜 관계로 대신 총무를 맡아주신 나비~님,

먼저 걸으며 자신을 찾아가는 길을 제공해주신 용파리 대장님, 청계산지기님...........

 

어설픈 당선생이 깃발을 드는데 용기를 주셨다.

그리고 많은 분이 스스로 참여해 주셨다.

버스 두 대, 강진 분들이 도와주셔서 예약한 다산 수련원,

식당 예약까지 다산 유배길 체험에 깃발을 드신 윤동옥 회장님, 나길도에 가입까지 해주셨다.

닉네임은 호문님,

이틀 간 온전하게 시간을 비우시고 앞장 서 준 강진 사나이와 여인들 덕에 무사히 아무런 탈 없이 행사를 마쳤다.

올라오는 버스 안, 넉넉치 않은 예산과 질러버리는 당선생 때문에 맘 고생이 많았던 나비~님과 얘기했다.

"기말고사 끝낸 기분이예요." 환하게 웃는다. 다행이다. 감사하다.

 

 

 

김추자 - 봄 비 | 음악을 들으려면 원본보기를 클릭해 주세요.

 

 

 

 

 

 

 

 

 

 

 

 앵벌이파로 스스로 칭하신 남박사님과 식솔들, 남박사 애인, 스키다시님, 해피해피님, 우달님과 유쾌한 점심식사.

 

 

 

 

 말 없이 앞장 서주신 윤조 형님, 강진 싸나이~

 

 

 

 

 

 삼나무 숲이 영암 군과 강진군 경계에 길을 나선 이들을 반긴다.

 

 

 

 

 

 

 

 

 

 닉네임으로 불리는 데 익숙치 않은 강진 문화해설사님,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 엉겹결에 수선화라고 소개하셨다.

강진 분들과 함께 폭소를~, 얼굴을 붉히셨다.

둘쨋날 영랑생가에서 마친 도보일정의 마지막에 일행들에게 영랑생가에서 멋진 문화해설로 마무리를 해주셨다.

 

 

 

 바가지파 부부, 이번에는 SOL님의 부모님과 함께, 응군님은 참 사랑 받는 사위임을 알게 됐다.

 

 

 

 

 

 

 

 

 

 배경이 월출산이다.

 

 

 

 

 

 

 

 맑은 물, 아낙네가 깨끗이 씻고 계신다.

빛이 밝다.

 

 

 

 

 

 

 

 

 

 

 

 

 

 

 

 

 

 

 

 

 

 

 

 

 

 

 

 

 

 

 

 

  

 

 

 

 

 

 

 

 

 

 

 

 

 

 

 

 

 

 

 

 

 

 

 

 

 

 

 

 

 

 

 

 

 

 

 

 

 

 

 

 

 태평양 설록차 다원.

 

 

 

 

 

 

 

 

 

 

 

 

 

 

 

 

 

 

 파란게 누에고치, 살아남고자 보호색으로 무장했다.

 

 

 

 

 

 臥虎藏龍 대나무 숲 같아요. 주윤발이 툭 튀어나올 듯하다.

 

 

 

 

 

 

 

 

 

 

 

 

 

 

 

 4시가 지나서 끝난 첫날 일정, 호문님이 상의를 하신다. 별책부록으로 1시간 좀 넘는 거리를 이끌어 주시겠다고, 감사한 일이다.

 

 

 

 

 

 

 

 

 

 

 

 

 

 

 

  

 

 

 

 

 

 

 

 

 

 

 

 

 

 

 

 

 

 

 

 

 

 

 

 

 첫날의 마무리, 누릿재에서 무위사, 솔치에서 고성사까지 5시간 18km 가량 걸었다.

 

 

 2월 27일 아침, 숙소인 다산수련원에서 출발.

 

 

 

 다산초당에서 호문님의 열 띤 해설을 듣는 모범생들.

 

 

 

 백련사 동백나무 숲.

 

 

 

 

 

 

 

 

 

 

 

 

 

 비가 와서 피한 수만 마리 학들을 대신해 당직근무를 선 녀석

6km에 가까운 철새도래지와 갈대밭 끝에 오늘은 휴일이라고 알려주는 근무에 충실하다.

알았다 녀석아 다시 오마!!!

 

 

 

강진읍으로 이어진 길, 남도 한정식으로 비 맞은 나그네들의 배를 채우고,

30분 가량 읍을 지나 사의재, 영랑생가를 끝으로 이틀간의 일정을 마쳤다.

 

다들 걱정과 격려, 도움을 받아 어설픈 1박 2일 나길도 수학여행, 정기도보를 마칠 수 있게 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점수가 어떻든 시험을 마친 수험생 마음 같습니다.

 

고마웠습니다.

 

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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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1.03.02 06:49

    첫댓글 오늘 아침 따끈 따끈한 당선생님의 기행문으로 아침산책 잘 했습니다. ^^
    얼마전 내마음의 쉼터라는 프로그램서 잠깐 영랑선생 생가를 봤습니다. 전 그분의 시 모란이 피기까지를 좋아합니다.
    모르는 일부에선 친일시라고 뭐라 했지만.. 그분이 스물을 조금 넘긴 어린아내가 요절하고 무덤가에서 울며
    바친 시란걸 알고 있거든요..(제가 여쭤 봤어요. ㅎㅎ) 나이 스물하고 셋 어린 그나이에 참 대견한 젊음이였습니다.

    나를 찾아 떠나는 도보여행... 이름 참 멋지고, 가입조건도 꽤 까다롭군요. 축하드립니다... 합류하시게 된걸.. 또 중심축이신걸... 말입니다. ^^*

  • 작성자 11.03.02 07:03

    감사합니다. 늘 바우길을 바라면서도 찾지 못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

  • 11.03.02 09:18

    우리나라에 봄이 가장 먼저 찾아오는 곳이 강진이라 했는데,
    시기적으로 참 좋은 길 걸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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