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묵직한 팻분 보다는 포근한 눈송이를 연상시키는 호소력 짙은 빙크로스비가 겨울엔 적격이네."
고인이 되신 이낙훈씨가 한 말입니다.
1970년 겨울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서울 을지로4가
주교동의 한 요정식 주점에서 앳된 나이로 카운터에 앉아
엘피 판을 손님 취향에 따라 걸고 있던 소년에게 그가 한 말이지요.
성탄절이 얼마 안남은 어느날 그는 같은 배우인 주선태와 같이 주점을 찾아왔습니다.
중견여배우 윤00 씨가 경영하던 술집이었지요.
특주라 명명하던,
창신동에서 몰래 만들어진 밀주를 유명인사들에게만 팔았는데요.
그 술을 마시러 세무서 직원도 온다는 사실. 지금 생각하면 완전 넌센스이지만.
주선태는 술고래 이고 행동도 마음대로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같이 오는 이낙훈은 아무리 술을 마셔도 본연의 의젓함을 잃지 않는 분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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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좋으면 넓은 청에 나서서 문리버를 열창하기도 하였습니다.
팝을 좋아하는 그분의 취향을 따라
60년대 팝가수를 본의 아니게 소년은 많이 알게되었습니다
냇킹콜의 투영과, 모나리자,
시나트라의 마이웨이. 매트 먼로 뮤직플레이와 플래터스의 온리유
그리고 아다모의 그리운시냇가와 오드리햅번의 문리버등등.
그 분은 소년이 선수쳐서 틀어놓은 팻분의 노래가 맘에 안들었던 겁니다.
잠시 후 나와서 빙크로스비 음반을 걸라며 위와 같은 이유를 설명하더군요.
하여튼.
소년은 그분의 지시로 얼른 팻분을 내리고 빙크로스비 앨범을 찾아 걸었습니다.
올해도 크리스마스는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좀처럼 눈을 볼 수 없는 지역에 살고 있지만
해마다 이맘때면 감성이 풍부한 소년일때에 만난 이낙훈씨가 생각납니다.
많은 세월이 지난, 지금은 말해도 좋을 사연이기에
겁없이 삶방을 노크하면서
검색을 하여 화이트크리스마스를 들어봅니다.
빙크로스비와 팻분을 비교도 해 보고요,
또랑또랑 깨끗한 음정을 가진 팻분보다는
마음을 끌어당기는 달콤한 솜사탕 같은 빙크로스비 목소리가 역시 좋습니다.
전적을 찾아보니 그는 이 노래로 빌보드챠드 1위에 3번이나 올랐더군요,
추억방님들.
성탄절과 연말연시 건강먼저 챙기시고
모두모두 복많이 받으시길. 미리 인사드립니다.
첫댓글 찾아서
들어봐야
겠는데
있을련지~
잠시후 서울 갑니다.날씨는 영하로 떨어지고
어제는 가는 눈도 날렸고
이낙훈님 오랫만에 들어봅니다.옛팝송들도
피아노 반주곡에 자주 등장하지요
지난 얘기들은 영화장면 같습니다.
왜 댓글창이 안보이는쥐 이 아침 미치겠네요 ㅎ 울 회원님들이 댓글 안달아 놨으면 클릭도 못하고 그냥 나갈뻔했네요
기찻길님도 정말 오래되도록 인연 이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12월되면 꼭 불러줘야하는 노래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노래라요
작년에도 춱방 송년벙개때 부른거 같은디
노래와 노래에 담긴 추억이 잇다면 금상첨화지라
그래서 나도 몇가지 기억중에 김광석과의 기억이 떠올라
지난글중 하나 올려봤시유
노랠 들으니 옛생각과 성탄절 향기가 활짝 납니다.
길옆님 감사합니다.
메리크리스 마스 되세요^^
기찻길옆님 안녕하세요 ...
송년회때는 뵐수잇으려나 햇엇어요
잘지내시지요?
메~~~~~~~~~~~~~~~리 쿨수마수~~!!!
음악 소개중 오드리헵번의 문리버가 있네요
티파니의 아침에서 한장면 떠올라서요
창틀에 앉아서 부르던 헵번의 문리버 .. 내리는 비를 맞으며 사랑에
흐느끼는 헵번의 머리에씌어졌던 스카프 언젠가 무당복입은 강호동의 뭔 프로에
출현한 백지현 아나운서의 달콤한 목소리로 불렀던 문리버 ...생각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