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을 춘다. 주방에 부착된 레디오는 나를 즐겁게 해준다. 음악에 몸을 맡기며 몰입하며 몸을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도록 한다. 이내 스스로 즐거워진다 . 와~우 ......... 아! 옛날이여! 고교시절에는 리듬체조, 허슬도 개발하여 무용시간에는 언제나 A플러스를 받았고 여러 써클 행사에 불려 나가기도 했다(초청..) . 특히 이곳 극장에 무대에 섰을때는 단연 인기도 많았다. 검은 바지에 흰색 블라우스에 팔을 접어 걷고 빨간 넥타이도 느슨히 매고.. 시험기간중이라도 전축을 틀어 놓고 친구들이랑 엄마를 앉혀두고 누가 더 잘 추는 지 봐달라고 하고 한차례 춤으로 땀을 뺀 후에 공부도 하던 우리들이었다. ......... 레크레이션 시간에 손 유희나 작게라도 몸을 움직여 보면 곧 흥겨워져오는 것을 누구나 체험할 수있다. 즐거워서 몸을 흔들기도 하지만 그 반대도 가능하다 . 몸을 흔들다 보면 흥겨워져 옴을,,그런 후에 찾아오는 고요함을. 어떤 템포의 음악이라도 몸을 내 맡기고 춤을 춰보라 또한 춤을 명상의 한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다 . 규칙적으로 적은 동작으로 움직여 주다가 눈을 감고 머리를 들고 .. 이건 정신을 무아지경으로 곧 안내한다. 춤을 알면 풍요로워 진다. 자기만의 막춤이라도 개발해 두자. 빠지자 춤의 삼매경에... ....... 초딩 졸업 할 때까지 무용을 했었다. 2학년 때부터 기계체조를 했었다. 학예회든 여러 발표회에도 나갔었다. 그 이후로 무용에 남달리 자신이 있었고 (초등때 뭔가를 했다면 평생 그 분야에 관심과 자신을 가지고 산다 내가 왕년에 말야~"이카믄서 ) 우리 가족들은 무용이나 춤에 대해서 무척 긍정적이고 자유로운 생각을 가졌다. 그러다가 세월을 훌쩍 넘어 결혼 생활을 하면서 볼륨댄스를 같이 배우자고 남편을 졸랐고 아니면 나 혼자라도 배우겠노라며 해마다 한 두 차례씩 남편에게 졸랐다. 오래 조르다 보니(남자들은 조르는 것이 마치 조으는 것 같은 느낌인가 보다) 슬쩍 허락을 했다. 마침 댄스의 위상을 높여주는 단어가 붙기 시작했다 "스포츠"라는 말이 붙게된 즈음이다 "정확한 명칭은 댄스 스포츠" 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등록을 했고 스텝을 배우기 시작한다 "완.투, 스리.." "엥 데 트로와~" "슬로우 쓰로우 퀵 퀵~" .............. 어..어 오! 마이 갓!! 내 몸이 왜이래? 누가 내 몸을 잡는거여? 상태를 보니 나야말로 몸치였으니 마음은 터보였지만 성질은 더러워져서 건들면 람보 몸은 설운도였던 것이다. 이렇게까지 모든게 퇴행해 있었던 것이다. 그 자리에서 땀 나도록 익히고 무용학원 문을 닫는 순간은 머릿속의 기억이 하얗게 변하는 걸 느낄수있었다. 그건 일종의 스트레스였다. 그래서 더 이상 욕심을 안 내고 여기서 배우는 것만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연습이 곧 실제라고 즐기기 시작했고 그런대로 좀 진작 젊었을 때 배웠으면 선수권 대회도 나갔을테이고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왈츠.비엔나,왈츠 (왈츠가 젤루 세분화 되어있는 것 같더군요. 오스트리아는 왈츠로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 요한 시트라우스가 왈츠의 아버지임을 참고..) 차차차...쟈이브,지러 벅,파도소브레, 스윙,땅고,퀵 스텝,그외 라틴 댄스.." 세상에 쉬운게 없는법. 즐기려는 춤 조차도 엄격한 규칙과 매너를 지켜야 하니 우리나라 아리랑에 맞춰 손수건 한 장 꺼내 추는 솔로 댄스가 돋보이기도 한다. 우리나라 춤은 서양 춤의 커플춤과는 달리 솔로 춤이나 군무(여럿이 추는 춤)가 많이 발달해있는 편이다. "살풀이,학춤.승무,바라춤," ...... 한 달 전부터 오후에 에어로빅을 해 본다. 오 마이 갓!! 내 몸이 이토록 자유 방임주의로 놀아날 줄이야. 늘어난 팬티 고무줄, 불어 터진 라면, 불었다가 바람,뺀 풍선... 이제서야 확실히 알았다. 내 몸은 고전무용의 선을 중요시하며 느릿 느릿 한 걸음걸이로 사뿐 걸어가 치마 밑으로 외씨 버선 코를 세우며 힘을 뺀 손가락 끝의 선을 허공에 떨구고 서양 춤의 턱끝을 도도히 세우는 것 과는 반대로 눈을 그윽하게 내리깔고 선을 중요시하는 한국고전무용이 제격이었다. 모든 여자들의 몸은 중앙 집권적인 훈련이 잘 되어있었다 몸도 팔도 세차게 절도있고 스키핑 스텝,워킹 스텝도 걀로핑 ,홉핑 스텝도 날 우롱하듯 밟고 있었다. 파워 에어로빅이었으니... 정말 율동하나 하나가 예술이었던 것이다. 뒤에서서 어설프게 따라하자니 한 두박자 씩 늦어진다. 그건 덜 무안하지만 (어차피제일 뒤에 섰으니..) 뒤로 돌아다 보는 동작에서 나는 그 많은 사람들의 얼굴을 본 후에야 나도 돌아야 하는 일이..번번히 일어난다. 그래도 왕년에는 남들은 "메이 퀸"이다 뭐다 했지만 나는 명색이 "댄싱 퀸"이 아니었던가 (믿거나 말거나..) 이럴 순 없는거다.하기사 ..왕년에 공주아니었던 할머니가 어디있겠는가 ! ..왕년에 황소 한 마리쯤 안 때려 눕힌 할배가 어디있겠는가! 왕년은 흐린 지금의 눈에는 아름답고 가능성만 꿈틀거리던 시절로 채색되는 건 누구나 느끼는 인지상정이겠죠?... 나는 오늘도 가방을 꾸리며 제법 리듬도 탈줄 알때까지 에어로빅하러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