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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난 줄” 한밤 수도권 깨운 ‘강화 규모 3.7 지진’…관측 9초만에 속보
이소연 기자입력 2023. 1. 9. 11:50
9일 서울 동작구 기상청에서 기상청 직원이 인천 강화군 서쪽 25km 해역의 규모 3.7 지진 관련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9일 새벽 인천 강화군 서쪽 해역에서 지진이 발생하고 9초만에 지진속보가 발표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28분 15초 강화군 서쪽 25㎞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3.7 지진은 발생 4초 뒤 강화군 교동관측소(GDS5)에서 최초 관측됐다.
최초 관측 이후 9초 만에 지진조기경보시스템 자동분석을 토대로 지진속보가 발표됐고 진앙에서 반경 80㎞ 이내인 수도권에 긴급재난문자가 송출됐다.
첫 지진속보 때는 상대적으로 빠른 지진파인 P파를 토대로 지진 규모가 4.0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추가분석을 거쳐 3.7로 조정됐다.
규모가 큰 지진이 발생했을 때 분석 정확도가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P파만을 토대로 지진속보를 발표하는 이유는 위력이 강한 S파가 도달하기 전 대피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통상 S파 도달 10초 전에만 경고가 이뤄져도 건물 밖으로 대피할 여유가 생겨 사망자가 90% 줄어든다고 여겨진다. 20초 전에 경고되면 주변 사람들에게 상황을 전파하고 함께 대피할 수 있는 시간까지 확보돼 사망자가 95% 감소한다고 한다.
이번 지진이 새벽 ‘취약시간’에 발생한 점을 고려하면 대응이 신속히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상청은 작년 4월부터 ‘규모 4.0 이상 5.0 미만’ 지진이 발생했을 때 ‘최초관측 후 5~10초 내’ 지진속보를 발표하기로 했다. 규모 5.0 이상 지진 발생 시 지진조기경보 발령 목표 시간과 동일하게 단축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29일 오전 충북 괴산군에서 규모 4.1 지진이 발생했을 땐 발생 3초 만에 최초관측됐고 이로부터 13초 후 지진속보가 발표됐다.
한편 기상청은 이날 지진이 “북북동-남남서 또는 동남동-서북서 방향 주향이동단층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밝혔다. 주향이동단층은 수평으로 움직이는 단층을 말한다.
이번 지진은 1978년 이후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 중 81번째로 규모가 컸다.
여진은 오전 10시 30분까지 한 차례(오전 2시 36분·규모 1.2)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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