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선정한 작품은 네이버에서 연재 중인 POGO 작가의 웹툰 「레사(Lessa)」입니다. 레사는 총 3부작으로, 300화에 달하는 꽤 긴 작품이기 때문에 전체 작품을 다루지는 않고 시즌 1, 2중 몇 개의 에피소드들을 선정해 프로이트의 관점에서 다루고자 합니다.
1. 작품의 줄거리
웹툰 「레사(Lessa)」는 판타지, SF,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의 작품으로 크툴루 신화와 이집트 신화, 기독교 신화 등의 영향을 받은 작품입니다. 레사의 1, 2부는 가상의 국가 헥사곤 아일랜드에 악마의 모습을 한 괴한인 ‘디맨(Deman)’들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참극을 다루고 있습니다. 디맨이 핵사곤 아일랜드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날 주인공 레이널드 버거(줄여서 라노)의 어머니는 디맨에게 살해당하고, 여동생 루시는 실종됩니다. 기적적으로 생존한 라노는 이후 디맨 헌터로 활동하며 실종된 여동생의 흔적을 찾아다니다가 루시가 디맨이 되었음을 알게 됩니다. 한편 디맨들이 섬기는 ‘밤과 죽음의 신’인 레사는 천년 만에 깊은 잠에서 깨어납니다. 레사는 자신의 신자라 칭하는 디맨들이 인간을 학살하는 모습을 보며 죄책감을 느끼고, 자신의 힘에 값을 매겨 사고파는 디맨들의 모습에 분노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제자이자 디맨들의 리더인 아레스를 찾아가 질책하지만, 곧 그에게 배신당해 모든 힘을 뺏기고 버려집니다. 레이널드와 레사는 루시의 구출을 위해 협력하게 되고, 시즌1의 끝에서 루시를 무사히 구출합니다. 이후 시즌2에서는 자신을 도와준 레사의 은혜를 갚기 위해 레이널드가 아레스의 타도를 돕습니다.
2. 다뤄보고 싶은 주제들
1) 레사와 아레스의 오이디푸스적 관계
1부의 메인 빌런인 아레스와 밤과 죽음의 신 레사의 관계를 오이디푸스적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아레스’는 레사가 지상에 인간의 육신으로 강림했을 때 처음으로 만난 인간입니다. 그는 팔레스타인에서 이집트로 잡혀 온 전쟁포로였는데, 레사는 천상에서 아레스가 노예로서 핍박받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아레스가 숨지기 직전 현신하여 그를 구원해줍니다. 아레스는 레사를 존경하고 아버지처럼 따르는 동시에 그의 무심함에 상처받고 그의 권능을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또한, 레사의 전능함을 모르는 사람들을 멍청하다 비웃으면서, 권능을 가지고도 사람들을 지배하려 하지 않는 레사의 모습에 자신이 답답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렇게 작중에는 레사에 대한 양가의 감정을 느끼는 아레스의 모습이 자주 나타납니다. 끝내 레사를 배신하여 그의 힘을 취하고, 1부의 마지막에 레사와 결투하여 그를 죽이려는 아레스의 모습은 오랫동안 해소하지 못한 레사를 향한 양가성을 그를 살해함으로써 극복하고자 시도하는 것으로 해석해볼 수 있습니다.
2) ‘증기 풍선’을 자진해서 사려고 하는 사람들
디맨은 원래 인간이었지만 ‘신의 증기’를 마시고 ‘밤과 죽음의 신’인 ‘레사’의 힘을 일부 얻게 된 존재들입니다. 레사의 세계관에서 영혼은 수가 더 줄거나 늘지 않고, 이승과 저승을 오가며 순환합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영혼이 점차 연소하고, 신체가 노화되면서 사람들은 죽음을 맞습니다. 레사는 영혼을 저승으로 인도하는 권능을 가지고 있는데, 디맨 역시 이러한 권능을 일부 이어받게 됩니다. 이들은 한 육체에 영혼이 여러 개 들어 있으면 자신의 혼 대신 다른 누군가의 혼이 연소하여 젊음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하여, 살아 있는 사람의 영혼을 흡수해서 영원한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인간을 사냥합니다.
1부 12화에는 신의 증기를 사기 위해 자진해서 ‘풍선장수 화이트’를 찾아온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들은 ‘신자 신청서’라고 불리는 일종의 이력서까지 제출하면서까지 신의 증기를 마시고 싶어 하는 디맨 지원자들입니다. 갱단 두목, 살인마, 은행털이범 등 범죄자들이 앞다투어 자신이 “디맨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라고 외치는 모습이 인상 깊습니다. 이후 한 캐릭터는 “인간보다 신자가 되는 게 나으니까” 디맨이 되기를 선택했다고 말하며, “신자가 되는 게 얼마나 경쟁이 센지” 아느냐고 묻기도 합니다. 힘과 영원한 젊음을 추구하여 스스로 디맨이 되려고 하는 사람들의 모습에는 문명 속에서 과도하게 억압되는 욕망에 대한 불만이 담겨 있습니다. 사람들이 다른 사람을 해치는 괴물이 되기를 기꺼이 자처하는 모습은 과도한 문명화의 결과로 나타난 억압된 것, 특히 타나토스의 회귀라고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첫댓글 신화를 포함해서 종교적 측면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텍스트로 보입니다. 종교적 내용이 풍부해서 오히려 명확하게 주제를 좁혀나가는 것이 작업의 주된 관건이 될 듯합니다. 제시한 주제 중에서는 그래도 두번째 내용이
종교적인 측면을 조금 더 포함하고 있습니다만, 두 번째 주제 역시 보다 명확한 컨셉이 필요합니다. 다시 말해 나만의 주장이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지요. 과도한 문명화의 결과로 억압된 것의 회귀를 다룬다에서 결론이 맺어지는 데에서
조금 더 자기만의 통찰을 찾아서 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흥미로운 텍스트이니, 종교적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주제 의식을 좁힌 후에 나만의 주장이나 견해가 드러나도록 고민해 보시길 바랍니다. 페이퍼 즐겁게 쓰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