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전라북도를 거쳐서 내려오는 여행 중에 전주에 들러 하루밤을 묵는다. 전주에 온 특별한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고 어제 오른 운장산이 진안군이고 그 근처이다 보니 전주로 흘러들어오게 되었다. 전주에 온 김에 모악산에 오르고 싶었는데 모악산으로 출발하려는 데 폭우가 쏟아져 다음 번으로 미루고 다시 동쪽으로 나아간다. 오늘 내로 경주로 가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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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식사를 하러 전국적으로 유명한 전주비빔밥 집을 찾았는데, 전부비빔밥으로 가장 유명한 가족회관, 성미당, 고궁 등이 있는 전주 중심가 완산구 중앙동으로 왔다. 비 내리는 일요일 아침이라 거리는 한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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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당을 찾았다. 수년전에 가족들과 이곳에 왔다가 너무 늦어 못 먹고 간 적이 있었지? 전국에서 비빔밥으로 가장 유명한 전주비빔밥이 어떨까? 한번 먹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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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전주비빔밥은 고급음식이다. 비빔밥에 안 들어가는 재료들이 없다. 우선 밥부터 사골국물에 밥을 지은 데다 별의별 재료들이 다 들어간다. 갖가지 나물에 은행알, 황포묵, 호도, 육회까지..........원래 조선에서 비빔밥하면 전주, 진주, 해주라는데 그중 전주비빔밥은 평양의 냉면, 개성의 탕반과 함께 조선시대 3대 음식으로 꼽히는데 그중 으뜸이라고 할 정도로 유명하다. 그 이유는 천혜의 지리적 조건에서 생산되는 질 좋은 농산물의 사용, 장 맛, 깊은 장맛이 어우러진 합작품이라고 하겠다. 전주의 콩나물은 전국 최고의 품질이라는데 그래서 콩나물국밥이 전주에서 유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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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비빔밥에 들어가는 재료를 조사해 보니 밥은 소머리를 고은 물로 지으며, 콩나물은 밥이 뜸들일 때 넣는단다. 거기다가 황포묵, 쇠고기, 육회(육회볶음), 고추장, 참기름, 달걀 등의 기본 재료가 들어가는 데 그것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곁들여지는 것이 무생채, 애호박 볶음, 오이채, 당근채, 쑥갓, 상추, 부추, 호도, 은행알, 밤채, 잣 ,김 등이 들어가 있었다. 맛이야 어쨌든 고급음식임에는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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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전주를 빠져나와 장수-익산고속도로를 타고 동쪽으로 달리다 진안에서 내린다. 그리고 명산 마이산으로 들어갔다. 비가 오더라도 이 정도의 산은 올라야지 싶었다. 마이산도 한국100명산 중의 하나이니 100명산을 꾸준하게 추구하고 있는 단미에게는 필요한 산행이었다. 마이산 북부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상가지역 뒤로 올라가면 이 길이 나온다. 이 길을 따라 올라가면 마이산에 오르게 된다. 단미는 우의를 입고 나는 우산을 쓴다. 속에 고어텍스 방수자켓을 입은 것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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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길 가에 馬耳寺라는 주택식 사찰이 나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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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진안의 유명한 토산품은 인삼, 표고버섯, 더덕, 토종 돼지고기...........란다. 어느 곳에 못지 않게 산지가 많은 곳이니 그럴만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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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산은 워낙 관광객들이 많아 산 전체가 많이 황폐화되었다. 그래서 설치한 것이 이 계단이다. 마이산 자체가 화강암이 아니고 흙이 다져져서 돌이 된 수성암이라 풍우에 쉽게 부숴지기에 이런 조치를 취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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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은 상당히 길다. 제법 올라왔는 데도 안부가 보이지 않는다. 이 길은 분명히 두 뾰족 봉우리인 암마이봉, 수마이봉 사이의 안부를 지나갈 것인데...........말하자면 두 젖무덤 사이를 지나간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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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올라오니 산안개가 심하고 서서히 안부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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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면 저렇다. 두 봉우리 사이로 올라 암마이봉 정상을 등정하고 다시 내려와 저 안부를 넘어 가서 탑사까지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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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계획은 수포로.............암마이봉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자연휴식년제로 폐쇄되었단다. 저렇게 막아놓고 뒤의 계단도 다 막아 놓았다. 하긴 이런 수성암의 산들은 못 오르게 하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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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마이봉 오름길이 안개에 쌓여 흐릿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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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안부에서 반대쪽으로 내려갈 것이다. 반대편도 여전히 이런 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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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마이봉의 바위벽 사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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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마이봉 사면의 표면을 자세히 비춰본다. 수성암은 돌과 흙이 땅속에서 압력을 받아 같이 굳어진 형태인데, 저기서 돌이 빠지면 구멍이 쏭쏭 뚫려 질 것이다. 말하자면 약한 바위이다. 그나마 이 두 봉우리는 다른 층보다 강해 다 퇴적되고 두 봉우리만 기묘하게 남은 것이다. 화강암에 비해 약한 수성암 때문에 이 마이산도 언젠가는 퇴적되어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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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사가 나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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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사 뒤의 바위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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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두 바위벽 사이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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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사 뒤 배경. 하얀 점은 빗방울이 카메라 렌즈에 떨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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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마이산. 저 바위벽에 파진 것을 타포니 현상이라고 한다. 마이산의 타포니는 옛날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형성된 것이 아니고 특수한 기후조건 즉 신생대 제4기의 빙하기와 뒤에 온 한냉기에 형성되었다고 한다. 우리의 예상과는 달리 내부에서 표면으로 진행한 풍화작용에 의하여 형성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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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도착한 탑사. 한국에서 안 다녀간 사람이 없겠지만 여전히 그 탑들은 신비스럽다.
수박크기의 돌덩이에서 부터 엄지손가락만한 작은 돌멩이에 이르기까지 돌에 돌을 포개 얹어 크고 작은 외줄 돌탑을 80여개 쌓아 만든 석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장관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높이 15m, 둘레 20여m의 거대한 돌탑도 즐비하다. 접착제를 쓴 것도 아니고, 시멘트로 바른 것도 아니며, 더더구나 홈을파서 서로 끼워 맞춘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백여년의 풍상속에 태풍과 회오리 바람에도 끄덕 없이 견고하게 버티고 서 있는까닭은 무엇일까? 신비스러운 불가사의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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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나리는 탑사의 바위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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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미는 여기에 처음 왔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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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탑을 쌓은 이갑룡 처사는 1860년 전북 임실군 출신이다. 수행을 위해 25세때 마이산에 들어와 솔잎으로 생식을 하며 수도하던중 신령(?)의 계시를 받는다. "억조창생 구제와 만민의 죄를 속죄하는 석탑을 쌓으라"는 것이었다. 이갑룡은 임오군란이 일어나고 전봉준이 처형되는 등 시대적으로 뒤숭숭했던 어두운 세속을 한탄하며 백성을 구하겠다는 구국일념으로 기도로써 밤을 보내고 낮에는 탑을 쌓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갑룡은 탑을 쌓기 위해 30여년을 인근 30리 안팎에서 돌을 날라 기단 부분을 쌓았고, 상단 부분에쓰인 돌은 각 처의 명산에서 축지법을 사용하여 날라왔다고 전해진다. 이렇게 모아 온 돌로 팔진도법과 음양이치법에 따라 축조를 하고 상단부분은 氣功琺을 이용하여 쌓았단다. 위치와 모양이 제각기 음양오행의 이치에 따라 소우주를 형성하고, 우주의 순행원리를 담고 있다는데 우리로서는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 힘들다. 하여튼 이 석탑들이 백여년의 풍상을 하나같이 지켜오고 있는것은 불가사의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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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줄기가 굵어 카메라에도 저렇게 보인다. 바위벽에 붙어 끈질긴 생명력으로 올라가는 저 나무줄기는 능소화 줄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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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산 대웅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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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산 다녀오니 서울의 내 친구 전종성이가 보내 온 사진이다. 이 곳 진안이 안태고향인 친구 종성은 아마도 유년시절을 여기서 지낸 것 같은데 그때 촬영한 사진이란다. 우측에 죄수복 복장한 친구가 친구 전종성이다. 그 당시의 진안의 풍광을 볼 수 있는 귀중한 사진이다. 저 때를 5살 정도로 보면............꼭 1960년이다. 하하하! 재미있고도 귀한 사진이다.
이후 장수-익산고속도로에서 대전-통영고속도로로 갈아타고, 다시 함양에서 88고속도로로, 금호에서 경부고속도로를 갈아타고 경주로 오지만, 종일 빗속의 고속도로를 달린다. 그리고 저녁녘에 경주에 도착한다.
첫댓글 얼마전 돌탑쌓여 있는 곳까지는 갔다 왔는데 등산은 못했습니다
그저 바라보고만 왔지요 ^^*^^
친구 분 중에, 제일로 뵙고 싶은 분이
전종성님 이신데 ....
언제 뵐 수 있겠지요 ....
그 친구 왜 보고 싶지요? ㅋㅋ 무학국교-성동중-성동고-서울 동국대 공대.........나오고 현재 회사 이사로 있습니다. 전형적인 Seoulite로 객관적이며 공정하지요.
마이산의 동굴속의 물 맛도 잊을 수 없는 맛이던데...암마이산은 언제 다시 올라 갈 수 있을런지요?
1994년까지 자연휴식년제랍니다.
2014년 인가요?우리 동문카페의 모임을 마이산에서 하는 것도 좋지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