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강달강, 아이 어르는 소리
달강달강 나를 어르고 너를 어르고 우리가 어르고...
https://youtu.be/capWdTcRU9A
[도올TV] 우리의 소리30 - 달강달강
달강달강
집필자
유명희(柳明姬)
연관 표제어
정의
아이의 팔을 잡고 앞뒤로 흔들면서 부르는 아이 어르는 소리의 하나로, ‘달강달강’이라는 입소리가 붙어 있는 노래.
개관
<달강달강>은 생후 8, 9개월 된 아기가 앉기 시작하면 불러주는 <아이 어르는 소리>이다. 이때 동작은 가창자(주로 부모나 조부모)가 앉거나 선 아기의 어깨나 양손 양발 등을 잡고 앞뒤로 흔들면서 아기의 팔 힘과 다리 힘을 기르는 동작을 취한다.
노랫말은 재미있는 이야기로서 서사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설
달강달강 달강 서울질이 가다가/
밤 한 되를 줏어다 살강 밑이 묻었더니/
머리 감은 새앙쥐가 들랑날랑 다 까먹구/
벌거툉이 하나 남어 옹솥이다 쌂으까/
까마솥이다 쌂으까 옹솥이다 쌂어서/
조랭이루 건지까 함박이루 건지까/
쪽박으루 건지까 조랭이루 건져서/
들어가다 오줌독이 빠쳤는데 신짝이루 건지까/
대꼬바리루 건지까/ 대꼬바리루 건져서/
23. 11. 27. 오전 10:54 달강달강 - 한국민속대백과사전
https://folkency.nfm.go.kr/topic/detail/693 2/3
창칼루 깎으까 밤칼루 깍어서/
껍데기는 할머니 할아버지 디리구/ 빈디기는 어머니 아버지 디리구/
알맹이만 너랑 나랑 둘이 먹구 벌개툉이 하나 남응 거/
이웃집 할머니 불 끄리러 오건낭 주자
내용
<아기 어르는 소리> 중 <달강달강>은 이야기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마치 서사민요처럼 노래에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노래를 듣게 되면 이야기가 어떻게 끝맺을지 궁금해진다. 서사구조가 있기 때문에 노래 부르는 사람에 따라 노래의 길이가 달라지는데, 이야기의 줄거리 또는 뼈대만 가지고 노래를 꾸리면 짧아지고 이야기에 살을 붙이듯 노랫말에도 살을 붙이면 길어진다.
가창자가 아이를 앉히거나 서게 한 후 이 노래를 부르면서 아기를 어르게 되면 아기의 운동 신경이 발달하는 데 도움을 준다. 생후 8, 9개월의 아기는 앉기 시작하는 동시에 기고 서는 운동을 시작한다. 이때 아이의 팔다리 힘을 길러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러한 운동을 시키기 위하여 재미있는 이야기를 꾸며 “달강달강” 하면서 아기의 팔을 앞뒤로 흔들어 마치 생쥐가 들락날락하는 모습을 연출하는 것이다. 그러면 아기는 신이 나서 깔깔 웃으며 그 행위를 스스로의 힘으로 반복하려 하게 된다.
지역사례
전국적인 분포를 보이는 <달강달강>은 제목을 볼 때 여러 지역에서 차이를 보이는데 ‘시장세장’, ‘시상마상’, ‘세장세장’,
‘시상달공’, ‘세상달강’, ‘달공달공’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 중 <달강달강>이 가장 많은 분포를 보이고 있어서
제목을 ‘달강달강’이라 붙였다. ‘달강달강’이란 말은 위 노랫말의 “새앙쥐가 들랑날랑 다 까먹구”에서 들랑날랑하는 행위를 일컫는 말로 보인다.
특징 및 의의
우리나라의 <아이 어르는 소리>는 아이가 태어난 개월 수에 맞는 행위를 동반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은 현대의 과학으로 설명할 때에도 매우 적절한 행위와 노래라는 것이 증명되었다. 이 노래에서 재미있는 부분은 알맹이와 껍질을 누구를 주느냐는 것이다. 껍질은 할아버지 드리고 속껍질은 부모님 드리고 알맹이는 나랑 먹자고 노래한다. 이는 전통 사회의 효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이다. 그렇지만 조부모나 부모가 소중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역설적으로 아이의 소중함을 강조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이렇게 불렀다고 본다.
참고문헌
23. 11. 27. 오전 10:54 달강달강 - 한국민속대백과사전
달강달강(박계홍, 한국구비문학대계4-5,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4), <아기 어르는 소리> 연구(유명희, 한림대학교 석사학위논문, 1996), <아기 어르는 소리> 전승의 현황과 전망(유명희, 한국민요학9, 한국민요학회, 2001), 한국영아음악연구(노동은, 음악춘추사, 1984)
https://folkency.nfm.go.kr/topic/detail/693
https://ncms.nculture.org/labour-song/story/4802
강원도에서 아기 어를 때 부르는 「세상달궁소리」
양육자에 따라 ‘시상달궁’, ‘세상달궁’, ‘세상달강’으로 불리는 노래이다. 「세상달궁소리」는 아이를 어르거나 아기와 놀아 줄 때 부르는 보편적인 양육요로 전국적으로 다양한 노랫말이 전해진다. 기본적인 줄거리는 서울길로 가다가 얻은 밤 한 톨을 생쥐가 파먹었는데, 남은 밤톨 중 껍데기는 아기 부모에게 주고 가장 실한 알맹이 부분은 아기와 양육자인 조부모가 둘이 나눠 먹자는 재미있는 이야기이다.
아기가 혼자 앉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세상달궁소리」
양육요는 대부분 동작을 수반한다. 동작은 아기의 성장발달을 도와주고 정서적 친밀감을 형성한다. 「세상달궁소리」는 손가락을 폈다 오무렸다하는 「잼잼소리」나 고개짓을 배우는 「도리도리소리」, 두 손을 마주치는 「짝짜꿍소리」 단계를 지난 아기가 이제 기어다니거나 겨우 앉을 수 있게 되면 부르는 소리이다. 양육자가 아기와 마주 앉아서 두 손을 잡고 앞으로 뒤로 왔다 갔다 하며 부르는 소리이다. 앞뒤로 움직이며 허리 근육에 힘을 길러서 아기가 혼자 앉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팔에 힘을 기르도록 도와준다. 「세상달궁소리」 다음이 「풀무소리」인데 아기 겨드랑이를 잡고 세워 좌우로 왔다 갔다 하면서 아기의 걸음 떼기와 다리 근육 성장을 도와주는 노래이다. 이렇게 양육요에는 양육자와 아기의 성장 일기가 숨어있다.
할아버지와 손자의 친밀성을 노래한 「세상달궁소리」
「세상달궁소리」는 한 편의 긴 이야기 구조를 지닌다. 양육자가 서울길로 가다가 엽전 한 푼 얻은 걸로 서울에 가서 밤 한 말을 샀는데 보관 과정에서 생쥐가 먹거나 실수로 쏟아서 밤 세 톨만 남는다. 잘 쪄진 밤을 나누는데 껍데기는 부모에게 주고 벌레 먹은 것은 할머니에게 주고 참알맹이는 할아버지인 양육자와 손자가 먹자는 내용이다.
「세상달궁소리」의 노랫말을 보면 소리를 하는 이가 조부모인 경우가 대다수이다. 이는 농경사회의 한 풍속으로 아기의 부모세대가 농사일을 가면 아이는 자연스레 조부모가 돌보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조부모와 손자손녀 간에 정서적 교류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가난한 살림살이에서도 나누기를 바라는 마음
「세상달궁소리」는 “시상달궁 시상달궁/ 서울질로 가다가/ 엽전 한 푼 얻어가지고/ 밤 한 말 사가지고/ 도랑건네 뛰다가 다 엎지르고/ 다문 세 톨 남은 것을/ 이 빠진 남바구로 일어서/ 이 빠진 조랑이로 건져서/ 이 빠진 칼로 까서/ 껍데기는 애비 주고/ 버물은 에미 주고/ 벌거지는 할미 주고/ 정살은 너꽈 나꽈 둘이 막자/ 시상달궁 시상달궁//”으로 부른다.
「세상달궁소리」 이야기 속에 나오는 살림은 참 가난하다. 부유하지 않은 살림살이들. 농민들의 현실 모습이다. 강원도 산골에서 옆동네가 아닌 ‘서울길’로 가다가 ‘엽전 한 푼’ 얻어서 그걸로 산 밤 한 되 혹은 한 말을 산다. 그런데 엎어져서 거의 다 잃어버리고 남은 세 톨을 “이 빠진 남바구로 일어서 이 빠진 조랑이로 건져서 이 빠진 칼로‘ 까는 과정을 보면 양육자네 빈한한 삶이 보인다. ’이가 빠진 부엌 살림들‘로 마련한 밤 한톨을 “밑빠진 대접”(강원도, 『강원의 민요Ⅰ』, 강원도, 2002, 1271~1272쪽)에 담아가지고 애비 줄 껍데기, 에미 줄 버믈(속껍질), 할미에게 줄 벌거지(벌레) 등 살뜰하게도 나눈다. 그리고 정살(알맹이)은 너랑 나랑 둘이 먹자는 할애비의 애정이,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과 특히 손주에 대한 애정이 여실히 나타나 있다. 가난한 역경 속에서도 손자가 나누는 마음을 배우고 잘 자라기를 바라는 조부의 역설이 담겨 있다.
참 느린 봄처럼
홍경나
아시를 보고 난생처음 외가에 보내졌을 때 엄만 줄 알고 자꼬 품을 파고들다 잠을 깨 젖 달라고 보채는 내게 귀밑머리 붉던 처자가 안중 시집도 안 간 처자가 젖을 꺼내 물리며 시상달강 시상달강 해쌓던 간지럼을 잘 타던 남수 이모 뒤안 늙은 뽕나무에 달그리 오디가 익으면 나 하나 이모 하나 너나들이하고 나물 뜯으러 갔다가 잔디마다 속잎 내는 고들깨 씬내이 소루쟁이 물쑥일랑 털모가지 노란 올꼬사리 고비일랑 반 광주리도 못 뜯고 잠 든 나를 업어 떡곡재 십 리 길 배틀걸음 걷던 이모 볕 따라 꼬실꼬실 물고추 도톨밤 마르던 툇마루에서 달군 젓가락으로 앞머리 말아 젓가락 파마를 해주고 갈래머리 곱게 빗겨 땋곤 히야! 우리 경난 인자 엄마 젖도 안 찾고 다 키았네 읍내 미용사가 되고 싶다던 이모
마도로스 이모부를 따라 부산으로 시집가던 날 쫓아가겠다고 기를 쓰며 우는 내게 외할매 말 잘 듣고 착하기 있으마 세 밤만 자고 꼬옥 델로 오꾸마 손가락 걸고 약속하더니 일 년 이 년 삼 년… 넘어도 오지 않더니 업고 걸린 어린 사촌 둘을 데불고 첫 친정나들이 왔던 새빨간 거짓말쟁이 이모
더럭 낯설어 외할매 치맛자락 뒤에 숨는 나를 보며 젖이 돌아 거무죽 적신 옥양목 블라우스 앞섶을 끌러 불룩한 젖통을 사촌 젖먹이동생에게 물렸다 경나야 니가 빨던 젖 한 번 더 빨아볼래 나를 놀리던 목소리가 안뜰 함박꽃같이 희고 푸지던 전실이 이모
간지럼 잘 타던 이모가 천지간 새봄 오면 싸릿대 모싯대 누르대 아곰자곰 꺾자던 이모가 조선족 요양보호사 떠주는 죽을 먹고 있다 그이가 해주는 대로 머리를 빗고 그이가 하자는 대로 비리갱이 같은 몸을 뒤집고 있다 바짝 말라붙은 오딧빛 젖내가 흐들시다 참 느린 봄처럼
시상달강 시상달강 : 아이 어르는 소리
실이 : 여성이 시집을 가면 시가의 성을 따라 부르는 호칭. 주로 친정에서 사용하던 말
비리갱이 : 비루 오른 강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