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로우(SLOW) 씨티 여행의 시작점인 완도항. 오후 5시배로 제주에서 완도로 들어오니 8시가 훌쩍 넘어 버렸다. 우선 숙소를 정하고 여장을 풀고나니 낮동안의 피로와 허기가 일시에 몰려드는듯ㅎ 예의 버릇대로 숙소 부근을 샅샅이 훑어 나만의 기준에 맞을법한 허름한 식당을 찾아 나선다. 다행으로 숙소에서 그리멀지 않은 골목 어귀에 딱, 그래 이집! 이야. 했을만큼 맘에 꼭 드는 허름한 기와건물의 일반식당 문앞에 발처럼 쳐둔 구슬로 만든 주렴을 걷어 젖히며 들어섰다.
음~그동안의 노-하우라면 노하우 이겠는데... (여행을 다니다 보면서 느낀거지만, 겉모습만 요란한 이른바 "맛집"이란것들이 대부분 드나드는 손님의 입맛과 취향을 따라가는것 같은 느낌이 없지않아서 그것들이 도시의 음식들과 구별이 안되는, 한마디로 별~볼일 없이 입맛만 자극하고 말아 버리는. '뒷끝없는 맛' 이기 일쑤이다.)
그러나 그와 반대로 이런 작고 허름한집 일수록 자기들만의 고집스런 무엇이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장사는 잘 안되는 것인지는 몰라도, 여하튼 오늘처럼 이렇게 허름하기는 하되 내용이 있는집을 찾아냈을때의 기쁨역시 내여행의 작은 즐거움이요, 그것은 또 내 여행노-트 한쪽에 결코 빠지는 법이 없다 ㅎ.... '어서 오시오잉~' 걸쭉하다 해야하나? 아니면 정겹다고 해야하나. 누이닮은 젊은(?) 쥔장의 엷은 미소에 살짝~ ^*~ 미소하나 더얹어 백반을 주문한다. 흐미~^*^ 제대로다. 봐라! 산해진미다. 반찬수는 열두가지가 넘고. 게다가 문어 데친거 한접시에 우렁쉥이 한접시가 공짜이다. ㅎㅎ 못먹는술 이지만 소주 한병을 시키고 짐짓 "꾼" 처럼 션하게 한고뿌 '탁'털어 넣는다. 여독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낯선 외로움' 이라? 고라고라고라~ ㅋㅋㅋ 여행자 에게 "낯설움"이란, 여행으로 부터 신선한 감각을 유지하게 하는 에너지 인데. 어쩌자고 나는 그 낯설움 에로부터 방자하게 ㅋ더티하게ㅋㅋ 하나도 안멋있게 ㅋㅋㅋ 마치 옛날부텀 여기. 이러구 살던놈 처럼 ....................(염치도 없이) 한병을 다~ 봐 버렸을까. 아~아~ 얼만교? 속셈을 다해놓고도 이쁘게 대답하는 목소리 다시 듣고싶어 재차묻는다. "얼마요~오" "아~팔천원 이랑께요오" ㅎㅎㅎㅎㅎ 부엌에서 무엇이 바쁜지 얼굴도 보여주지 않는 뒷통수 에대고 "아짐씨 잘먹고가요~" 빈 밥그릇 밑에 배춧잎 한장 묻어두고 얼른 나온다. 혹시 잔돈 이라고 이천원 들고 따라 나올까봐 냅다 걷는다. 휘적 휘적~ㅋㅋㅋㅋ 혼자라서 편하고 자유로운 밤! 하늘엔 온통 나만을 위한 별들이 떠있었고 그렇게 '돈짝' 만했다. 해풍은 어띠까지나 가만히 불어 온몸에 유익한. 그런밤 이었다.
▲ 완도항의 아침 간밤에 너무늦게 도착하고 도도해진 취흥으로 돈짝만해 졌던 완도의 지난밤은 자취없고 이제부터의 시간은 온전히 철부지 여행객의 차지다.ㅋㅋ 완도항에 들어서니 청산도행 매표가 한창 진행중 이다. 아침8시 첫배다.좋다! 이곳저곳을 기웃거려 드뎌 지도를 손에 넣고 아주 편안하게 모닝 커-피를 즐긴다. 혹 외로움이 찾아들더라도 나는 이런 시간들을 그리워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나는 아주 자유롭다.
어데를 가나 지도 한장만 손에쥐면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충만해지는 나. 미끄러지듯 50여분 만에 배는 청산도에 들어선다. 얏호~
SLOW-CITY란 1999년 이탈리아의 소도시 "그레베" 에서 당시의 시장이 마을사람들과 세상을 향해 "느리게살자"고 호소한데서 부터 시작 되었다고 한다. 슬로우는 단순히 빠름의 반대어가 아니라 환경,자연,시간,계절을 존중하며 느긋하게 산다는 뜻으로 앞을향해 치닫고 살아온 지난세월을 조용히 돌아보는 시간을 갖자는 것이다. 슬로씨티는 과거와 현재의 조화를 통한 "느리지만 행복한 삶"을 위하여 자연환경과 고유음식,전통문화 등을 지키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지역 커뮤니티를 의미하며 전세계 123개 도시가 참여하고 있고 2007년 12월1일 아시아 최초로 완도군 청산도가 지정되기에 이른것 이라한다.
▲<달팽이와 조랑말> 인사하다.
초분 (草墳) : 섬지방에서는 땅에 직접뭍지 않고 초분을 만들었다고한다... 완도 청산도 추자도 진도 영광 부안 서해안쪽 지방섬에서는 땅위에 돌을 깔고 관을 짚으로 덮은다음 용마람으로 지붕을 만드라고 새끼줄로 꽁꽁 묶어 놓는다. 그러나 일년에 한번씩 새짚으로 이어 주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그 렇게 3-5년정도있다가 육탈된 다음 다시 땅에 뭍었다고한다. 멀리 배를 타고 고기잡으로 나간 아들이 못와 임종을 못봐 한이되 시신이라도 보여주기위해내려오는 전통이라고 한다. 지금도 섬지방에는 이런 초분을 볼수있다고한다. 산 자와 죽은 자의 중간에 초분이 있다. 초분을 하는 이유가 어디 한 둘이겠는가. 따지고 보면 모두 산자를 위한 죽음의 굿이다. 죽어서라도 자식들을 돌보고자 하는 애틋한 부모의 심정을 표현한것은 아닐까. 자식은 부모를 조금이라도 가까이서 보고 망자는 자식과 좀더긴 인연을 바라고..많은 이유야 있겠지만 전통풍습이 사라져가는것에 아쉬움이든다. 생명이 있는한 무엇이든 언젠가는 죽음이 기다리고 있는게 현실이다. 그러나 그 죽음에 가까웠을때 두려움이 없이 편히 죽음을 맞이할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야 하지않을까.. 생각이든다.
<내발> -타박네-
비틀어지고 여섯조각이 났었던 발,그 내발. 게다가 무좀은 더벅머리적 부터 달고산다. 저 홀로는 살지도 죽지도 못하는 265밀리의 내발. 지금도 70키로그램의 무게를 싣고 다닌다. 이제, 딱 고만한 중고 타이어 같은.
저길로 소리꾼 유봉이 의붓딸 송화와 진도 아리랑을 함께 부르며 덩싱덩실 춤을추며 걸었다지?. 그리구 영화 서편제 에서 임권택 감독은 예정에도 없이 이장면을 5분30초의 롱 테이크로 촬영 했다고...
청산도 -타박네- 느리게, 느리게 걸으니 산속의 산. 바다속의 바다. 모두 열렸다. 온통 훤~하다 그냥 청자빛 하늘아래 동그마니 한점 으로나 서있다.
2012년 6월 22일 타박네
|
|
첫댓글 청산도에 있는듯 합니다. 전라도 말로 한마디 하자면
척척합니다. ㅋㅋㅋ
느림(長興) 길게 일어서는 곳 장흥이 제 고향인지라...완도는 지척이었지요.
10년전 장흥의문학인-이청준.한승원.송기숙.등 당대 장흥출신 문인들이 1988에 장흥의 슬로건을 '느림이라 표방했습니다.
지금도 쓰고있지요.
9대 산문 가지산파의 총림이었던 장흥보림사에서 오지중에 오지인 유치면 암천리계곡으로하여
화순 중장터(스님들이 장을보던 시장)로하여 화순의 운수사 길을 추천합니다. "느림으로"
느림은 제게 항상 친숙한 것이며 저의 게으름을 깜싸주는 도구이며 연장인 셈입니다.
맛깔나는 여행후기...
척척한 안주에 한잔.생각나는
감사
장흥 보림사에서 시작되는 오지여행을 휴가전에 꼭 한번 다녀와야 겠어요. 훌쩍~
이래놓고 벌써부터 설레고 있다는것...아시나요?^^
건강하세요.
음~~~~웬지 쓸쓸하기도 하고요 ~~~ 즐감했습니다 ~~~~~~
그리보셨다면 확실 하십니다.
홀로하는 여행에서
그런거 다 빼면 무엇이 남겠나요?ㅋ
어찌보면 그런이유로
쏘아 댕기는것 인지도 모르겠네요.
쓸쓸 하다거나 외롭다거나...말이죠~ㅎ
반갑습니다.^^
참 좋다 낯섬 그마저도~
아~ 청산에 살리라던 그 지척의 청산이 생각킨다 ^*
낯설음이 때때론 새로운 영감을 일깨우기도 하죠.청산에 살어리랏다~~~
청산이 그리도 아름답더라 던데..... 한번 떠나보지도 못하네요... 그 쓸쓸함이 좋아 보입니다. 감상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