뵈뵈, 브리스길라, 유니아
'여자도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는가?' 라는 질문을 들으면 요즘 여성도들의 반응은 어떨까! 어쩌면 너무도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어 말도 안 할 것이다. 이렇게 질문한 사람과는 아예 상종도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여자도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다는 '성경적 진술이 이 시대의 진실로 받아들이기까지는 너무도 많은 세월이 흘렀다.
제가 아는 교수님이 미국 신학교 유학시절, 대표기도를 하면서 'God, Father ~라고 '했단다. 그랬더니 기도가 끝나자마자 옆에 있는 동료 및 선배, 교수님들이 미개인 취급하면서 'God, Mother'하고 하든지 'God, Creator'라고 해야지 아직도 가부장적 기도를 하느냐고 핀잔을 주었단다. 시대가 너무나 많이 변했다. 이제는 페미니즘을 넘어 '여성신학'이라는 현대신학이 등장하여 지금까지 잃어버렸던 여성의 관점에서 성경을 해석하고 여성의 본래 위치를 회복하려는 흐름이 북미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면, 초기교회는 여성을 어떻게 대했을까? 또 여성들은 교회에서 어떤 일을 했을까? 초기교회의 시작은 팔레스틴의 예루살렘교회에서 시작하여, 소아시아의 안디옥 교회로 중심이 점차 이동했다. 그 후에는 유럽, 북아프리카 지역으로 교회의 중심이 이동하게 되었다. 이러한 교회의 지리적 확장의 바울의 힘이 컸다. 그러므로 우리는 초기교회, 그 가운데 바울이 개척한 교회에서 여성들의 위치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도록 하자.
바울의 가장 유명하고 탁월한 편지가 로마서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래서 13개의 바울서신 중에서 로마서가 제일 앞에 배치된 것이다. 하지만 시기적으로는 데살로니가전후서가 신약성경 가운데 제일 일찍 기록된 서신이다. 바울은 로마서의 마지막 장인 16장에 자기를 도왔던 수 많은 동역자를 열거한다. 이 가운데 유명한 여자 일군들이 언급되는데, 그 인물이 바로 뵈뵈와 브리스길라와 유니아다.
먼저, 바울은 16장에서 언급된 수 많은 동역자들 중에서 제일 먼저 '뵈뵈'를 언급한다. 그녀에게 바울은 일군, 즉 헬라어 '디아코노스'(집사)였을 뿐만 아니라, 그녀가 여러 사람과 나의 '보호자'로 언급한다. 더욱이 바울은 그녀를 로마 교인들에게 "성도들의 합당한 예절로 그를 영접하라"고 권면할 정도로 뵈뵈는 초기교회의 큰 몫을 담당한 여성 사역자였다. 그것도 제일 먼저 언급함으로 그녀의 중요성을 언급한다.
둘째, 바울은 두 번째 동역자들로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를 언급한다. 바울은 이 두 부부가 내 목숨을 위하여 자기의 목이라도 내어 놓았다고 언급한다. 여기서 이름의 순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신약성경에서는 이 두 사람의 이름이 총 여섯 번 언급되는데, 그 중 네 번에 걸쳐 브리스길라가 먼저 나온다(행 18:18, 26; 롬 16:3; 딤후 4:19). 왜 아내인 브리스길라가 먼저 나올까? 그것은 그만큼 아굴라의 아내였던 브리스길라의 역할이 컸기 때문이다. 당시, 여성이 무시되고 소외되었던 정황에서도 브리스길라는 주도적으로 일했던 것이다. 당시, 여성의 위치는 세상에서도 교회에서 별 차이가 없었던 시기에 브리스길라의 역동성은 주목할 만 하다. 그리고 바울은 이를 그대로 인정하며 브리스길라를 아굴라보다 먼저 언급함으로 그녀의 중요성을 암묵적으로 인정한다.
마지막으로, 바울은 유니아를 언급한다. 바울은 여자 사역자 유니아를 사도로 언급한다. 그것도 사도들에게 유명히 여김을 받는 자'로 소개한다. 하지만 이 번역은 좀 아쉽다. 헬라어로 정확하게 번역하자면, "사도들 가운데 뛰어난 사도"이다. 즉, 유니아는 여러 사도들 가운데서도 탁월한 사도였던 것이다. 남자도 아닌 여자가 사도였다는 것도 놀랍지만, 사도들 가운데서도 탁월한 사도였다는 것은 당시 유니아의 역량이 얼마나 대단했는가를 잘 보여준다.
이 외에도 바울은 로마서 16장에서 수 많은 여자 사역자들을 언급하면서 고마움을 전한다. 바울에 의하면 교회에서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주자나 남자나 여자없이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다(갈 3:28). 즉, 인종과 지위와 성을 떠나 모두가 하나다. 이 바울의 선언은 인종을 떠나, 성과 지위를 넘어 모두가 다 하나님의 형상임을 천명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 안에서 여성이라고 깔보거나 교회의 일에 소외시킨다면, 그것은 결코 신약교회의 정신도 아닐뿐더러 성경적이지도 않다. 교회, 늘 그랬지만 교회는 ‘남자의 집’이기 보다는 ‘여자의 집’이었다.
/출처ⓒ† : http://cafe.daum.net/cgsb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