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개별산행후기
1. 일시 : 2007 . 6. 10(일)
2. 날씨 : 더할 나위 없이 좋음
3. 산행지 : 설악산
4. 산행코스 : 한계령-(2.3km)-서북삼거리-(4.2km)-끝청-(1.2km)중청-(0.6km)-대청봉-(0.6km)-중청-(0.6km)-소청-(1.3km)-희운각대피소-(1.1km)-신선대-(1.9km)-1275봉-(3.5km)-마등령-(3.5km)-비선대-(3km)-소공원-(2.3km)-설악동 ----총 23.5km
5. 산행시간 : 04:10 - 16:30~20:10 (선두메가님부터 후미까지 총12시간20분~16시간)
6. 참가자 (존칭생략)
산행참가자: 신세계,메가,문고리,사우신,마시마로,모멘트,도편수,소라,우공이산,편안함,
사쿠,송박사,수시아----(이상13명)
여행참가자: 액션플레이어,에코피아,이웃집아저씨,신공----(이상4명)
- 산행 후기 -
1. 명신빌딩(11:30)
설악산 공룡능선 개별산행이 공지 되었을때 마음이 떨려오는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설악산은 고등학교 수학여행 이후로 발도 못 붙여 봤지만 익히 들어온 그 강렬함에 주저없이 산행신청을 하고 한 주 동안의 기다림과 설레임을 가득 싣고 명신으로 향한다. 11시 즈음에 도착해보니 수시아님이 버스막차시간 때문에 먼저 나와 기다리고 계신다. 하나 둘 회원님들이 도착하여 최종 인원점검후 출발~~~~
2. 내설악 휴게소(02:50)
25인승 버스에 차곡차곡 앉아 고속도로를 내달리는 중에 액션님과 수시아님 마시마로님등과 맥주한잔 기울이면서 이런저런 농담을 주고 받는데 우린 알고 있었을까...앞으로의 산행에 대한 고단함이 어떨지...맥주를 마셔서 그런지 여주 휴게소를 지난지 20분도 안되었는데 나의 배속 물 주머니는 벌써부터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다들 억지로라도 주무시는데 깨우기가 민망하여 신세계님에게 조용히 화장실이 급하다고 문자를 보냈는데 주무시는지 답이 없으셔서 인내심만 강한 나의 특기를 잘 활용하여 결국 내설악 휴게소까정 얼굴 뻘개지도록 참고 버스가 서자마자 화장실로 내달렸다.(제가 인내심으로 어제산행 포함하여 사람201명 살렸습니다 ㅎㅎ) 여기서 일찍 조식을 하고 한계령으로 향한다.
3. 한계령 도착(04:00)
내설악 휴게소에서 조식을 하고 한계령에 도착하니 아직 해가 뜨지 전이라 주변에 어둠이 걷히지 않은 상황이었다. 서로 공동 준비물을 (불?)공평하게 잘 분배하고 각자 준비운동과 단체사진을 찍고 산으로 오르기 시작한다. (여행팀은 여기서 빠이빠이~~^^)
4. 서북능 삼거리(05:30)
04시 10분 산행을 시작하여 서북능 삼거리에 도착까지(2.3km) 대략 1시간 20정도가 소요되었다. 서서히 어둠이 걷히면서 주변의 능선길이 시야에 들어온다.. 설악의 등줄기가 수려하게 뻗어나고 편안함님께서 그 중에 오늘 우리가 소화해내어야 할 공룡능선에 대한 설명도 덧붙여 주시는데 그 설레임과 두려움이 교차한다....
오늘의 산행일정 자체가 중급 이상코스로 시간상으로도 여유가 많지 않은 상황을 모두 인지한 상황인데 초반부터 선두팀과 후미팀의 격차가 벌어지니 모두들 맘속으로 걱정스러움이 밀려왔을 것이다..허나 산행인원 각자가 모두 편함의 친밀도가 A급정도가 아니라서 그 답답함을 부드럽게 표현하지 못하고 있는거 같았다..선두는 선두대로의 기다림과 앞으로의 일정과 시간에 대한 압박, 후미는 후미대로 뒤쳐지는 상황에 대한 답답함이 보이지 않게 대치되는 상황인데 중간에 꼭 집어서 말하긴 그렇구 암튼 나름대로 농담 한마디로 좀 녹여볼까 노력했는데 첨 보시는 분들께는 괜히 넘 가벼움의 인상을 드리지는 않았는지 좀 걱정스러움도 들고...허나 그런 걱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일단 오늘 내가 살아야 한다는 생각만이 머릿속을 도배하고 있었다 ^^;;
서북능 삼거리
5. 끝청(07:40)
중청에서 조식을 하기로 결정하고 서북 삼거리부터는 선두팀과 후미팀이 갈려서 선두는 선두페이스 대로 속도를 내는데 일단 선두쪽에 붙어서 따라가려고 부단히 애를쓰며 쫓아갔다. 중간에 좋은 경치에 사진 한 장 찍고 가자는 말도 못 붙이고 뒤따라 가는데 열중하며 혹여나 정말 정말 사진 찍고 싶은곳에서는 군대의 훈련병 마냥 초고속으로 자세잡고 찍어대며 다시 뒤쳐진 만큼 따라가고...결국 끝청에 도착하여 숨 한번 고르며 서로 사진도 찍어주고 잠시 휴식을 갖는다...“쉴때 빨리 쉬자” 속으로 되새기며 중청으로 향한다.
6. 중청(08:15)
중청에 도착하니 소청-중청-대청의 능선길에 등산객들이 구름처럼 몰려있었다.
날씨도 좋구 시간은 아침인데 우린 다들 점심처럼 느껴지는것일까...아마 산행시작 후 4시간이 지났고 다른 정기산행 같았으면 이 정도에 점심을 먹어야 하는 상황인지라 그랬을 것이다. 오늘 하루가 엄청 길겠구나 하는 생각이 스친다.
선두로 따라와서 중청에 도착후 후미팀을 기다리는 틈에 잠깐 대청봉에 오르려고 사우신님과 우공이산님, 친구인 도편수와 나는 가방을 내려놓구 카메라만 챙겨서 대청에 올랐다..우리 뿐만 아니라 다른 등산객들도 대청봉 봉우리에 서서 사진 한방 찍기위해 줄을 서있는데 그나마 일렬로 서서 자기 차례를 기다리다보니 우왕좌왕하지 않고 내 차례가 오길 잘 기다렸다가 사진 한 장 찍고 내려오는데 수시아님이 사진을 찍기위해 얼굴이 빨개진 상태로 본인 사진 찍어야 한다고 다시 올라가자 하는데 오래살고 싶은 마음에 다시 올라가서 사진 한 장 찍어주고 중청으로 내려와 보니 후미팀도 어느새 와서 아침식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중청대피소 안에서 여장을 풀고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 산행 시작전에 못한 회원님들 각자 소개를 한다. 모두들 밖에 나가면 말도 잘 하실 것 같은 분들인데 이미지 관리 하시는 건지 닉네임만 간략히 하시고 수줍어 하시는데..ㅎㅎ
산행시작부터 컨디션 난조를 보이시는 소라님은 오늘 일정(공룡능선)을 포기하시고 천불동 계곡으로 하산하시기로 하시고 다시 마음에 전열을 가다듬고 두손 불끈쥐며 단체사진 한 방 날리고 희운각대피소로 향한다.
(소라님~~ 원래 산 잘 타시는거 압니다...그 날따라 컨디션이 안 좋아서 육체적으로 힘들고 심적으로도 부담되셨을거예요...후미에서 챙겨드렸어야 하는데 사실 제 몸하니 간수하기 힘든 처지다 보니...암튼 죄송합니다...담에 좋은 컨디션으로 다시 함 가죠??)
중청에서 소청을 바라보며 단체사진
중청에서 대청을 바라보며 단체사진
7. 희운각 대피소(11:00)
중청에서 소청을 지나 희운각으로 내려오는 길은 완전 급경사에 계단과 돌이었다..
슬슬 오른쪽 무릎에서 “오늘 조심해라”라고 조금씩 신호를 보낸다. 예전 소백산 정기산행에서 무릎이 아팠던 경험이 있는지라 이번에는 무지하게 조심스럽다..그 이후 나름대로 무릎단련도 하고 보호대와 스틱도 사고 조심히 산에 다녀서 많이 좋아졌다 생각했는데 오늘은 어째 남은 거리도 만만치 않은데다가 새벽부터 선두를 따라가려는 오버페이스로 서서히 걱정이 앞선다. 천천히 내려가다 보니 모두들 먼저 내려와서 기다리신다. 헌데 신세계님이 아직 안오셨다하길래 이상타 싶었는데 내려오는 중에 핸드폰을 놓고 오셔가지고 다시 알바를 하느라고 늦으셨단다. 희운각을 지나면 이제 본격적으로 공룡능선으로 들어서는 것인지라 미리부터 화장실도 다녀오고 스트레칭 한번 해주고 공룡으로 들어간다........
희운각 대피소
8. 신선대(11:50)
산행시작이후로 시간상으로나 거리상으로 되돌아보니 어느덧 오늘산행의 중간점인데 서서히 체력적으로 부담이 다가온다. 무릎이 걱정되어 한발 한발 내딛을 때마다 그 아낌이 보는이들에겐 살짝 불편함으로 느꼈을 것이다. 어느덧 신선대에 올라오니 힘든 것 도 잠시 내 눈앞에 펼쳐진 설악의 절경이 내 주위를 쫙 둘러서서 그 아름다움의 파노라마를 연출하고 있었다. 이것과 더불어 편안함님의 과일 화채는 오늘 산행의 백미이다. 그 시원함과 달콤함이
내 머릿속에 힘들고 고단함을 하나씩 지워내고 있을 정도였으니...그 무거운 것을 여기까지 짊어지고 온 편안함님 대단하시고 정말 고마웠습니다.^^ 여기에 서로들 농담 한마디에 웃음꽃이 만발하고....메가님이 저 앞에 펼쳐진 공룡능선길을 가리키며 우리가 지나가야할 곳을 가르쳐 주시는데 오늘 헬기 한 번 타겠구나 싶은 생각이 잠시 들었다. ㅎㅎ
편안함님이 가져오신 수박화채
신선봉에서 화채를 먹고있는 도편수, 메가님,사쿠님,편안함님
신선봉에서 바라본 공룡능선
9. 1275봉 아래(14:00)
신선대에서부터 1275봉까지는 나도 이제 후미에 서서 그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오른쪽 무릎의 시큰거림과 더불어 땀을 너무 많이 흘려서 혹여나 탈수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스러움도 그 느림에 한 짐을 더했다. 우리 후미팀은 나와 마시마로님, 수시아님, 그리고 우리 후미를 잘 챙겨주신 문고리님이 후미 그룹이 되어 더 뒤에 계시는 신세계님을 위안삼아 천천히 와보니 어느덧 선두팀은 점심 식사를 하시고 더욱이 놀란건 우리 뒤에 계실거라 믿었던 신세계님이 여기서 점심을 드시고 계시지 아니한가...(알고보니 우리를 지나쳐 가신거였음) 우리가 넘 늦어서 메가님과 사우신님은 벌써 가셨다는 말을 들으니 조금은 죄송스럽기도 하고..암튼 죄송한건 둘째치고 오늘 내가 살아야지 하는 마음에 입맛없음을 뒤로하고 입에 꾸역꾸역 밥을 밀어넣고 마등령으로 향한다. 사실 시간상으로 여유가 있었다면 1275봉에 올라보고 싶었지만 가뜩이나 뒤쳐진 상태이고 다들 먼저 앞서 나가시는데 더 늦어지면 안되겠다 싶어서 그 아쉬움을 뒤로한채(문고리님은 넘 아쉬운 나머지 내딛는 발걸음이 무거워 보였음^^) 좋은 날씨를 위안삼는다.
1275봉 아래 점심식사 장소
10. 마등령(16:15).
공룡능선의 중심에서 우리의 고단함은 극치에 달한다. 좋은 경치와 시원함 바람이 잠시 여유를 주지만 이미 체력적으로 지쳐버렸기 때문에 그 여유를 많이 느끼지 못한것도 사실이다. 마음속으로 다음에 “조금 여유로운 계획으로 이 즐거움을 더 느낄수 있도록 하자”라는 생각을 하며 실족의 위험을 계속적으로 상기하며 한발 한발 내딛다 보니 이제 공룡의 끝자락인 마등령에 도착한다. 이미 맨 앞에 가신 메가님은 벌써 비선대를 지나가신 것 같고 그 뒤에 편안함님과 사쿠님등이 어디쯤 내려갔을텐데 하는 마음에 우리도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비선대를 향한다.
마등령 가는길에 신세계님
마등령쪽에서 바라본 공룡능선
11. 비선대(19:00)
체력적으로도 많이 지쳐있고 무릎상태도 장애6급에서 점차 장애2급정도로 진전되는 동안 산행 속도는 점차 느려져서 시간당 1km의 속도가 되어있었다. 나도 나지만 마시마로님은 거의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나야 좀 힘들어도 그냥저냥 웃으면서 내려가려구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마시마로님은 어금니를 꽉 깨문채 아까의 여유로움은 온데간데 없고 한마디도 안하고 정신력으로 한발 한발 내딛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참 대단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앞으로 조심해야겠다, “잘 못걸리면 큰일 나겠다” 하는 마음이 들었다.(농담입니다.ㅎㅎ) 어찌되었든간에 이미 늦은거고 비선대의 계곡에서 잠시나마 발이라도 담그고 가자는 신세계님의 말에 오늘의 고단함을 시원한 계곡수에 씻겨내고 다시 설악동으로 향한다.
12. 설악동 주차장(20:10)
날도 어둑어둑해지고 나름대로 크게 다치지 않고 내려왔다는 자부심과 선두로 가서 우리 때문에 많이 기다리고 계실분들에게 죄송함이 교차하면서 설악동 주차장에 내려와보니 먼저와서 계신 분들이 식사도 안하시고 우리를 마중나와서 기다려주셔서 넘 죄송하고 고마운마음이 들었다. 버스 앞에 자리를 깔고 오늘 여행팀이 사오신 각종 회와 과일 기타 등등 먹거리에 둘러앉아 술한잔 기울이며 오늘 산행에 대한 이런저런 뒷 얘기로 회포도 풀고 피로도 풀고 시장함도 달래고 보니 여기서 자리를 깔고 안갈 판이었다. 기사님 시간도 그렇고 내일 출근하실 분들도 있고해서 이런저런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버스에 올라 대전으로 향한다.
여행팀이 준비해주신 각종회와 과일
마시마로님(파란모자) 사쿠님,메가님,편안함님
※ 먼저 산행 계획하고 준비하신 신세계님 감사합니다. 허나 담에는 이런산행 자제하자구요..ㅎㅎ 잘 못하면 사람 잡것어요..^^(농담입니다) 뭐 메가님이나 편안함님 기타 고수님들이야 별 감흥이 없을지 몰라도 저같은 초보들은 이런 고생스러움이 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거 같습니다. 담에 좀 더 여유로운 계획으로 한 번 더 오고 싶은 맘이 드네요...모두들 즐거운 산행을 되돌아 볼 수 있음은 저 와 같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이놈의 공룡을 아주 도룡뇽으로 만들던지 해야지..(이상 신세계님 어조로 한마디 해봤습니다)
푹 주무시고 어제 오늘의 고단함은 다녀온 사진을 보며 웃음질 수 있는 여유로 풀자구요^^
언제가도 좋은산 설악산!! 바빠서 못간게 아쉬울따름이군...
그러게요...같이 했으면 좋았을텐데...^^
여러분이 많은 댓글을 달아주셔서 후기 쓴 보람이 있네요...사무실선 바뻐서 조금씩 확인만 했는데 지금에서 한 분 한 분 답급 달아드립니다..감사합니다...^^
지금도 배꼽이야......배꼽 떼야 되것는데........
배꼽 뗏네요...ㅎㅎ
다들 고생통쾌 !! 부럽삼 글솜씨가 역시 범상치 안아요
범상치 않음으로 따지면 대박맨님 못 따라가지요 ㅎㅎ 보고싶네요 ^^
모멘트님!! 쩌~기 위에 총 23.5키로라는거 쌔까맣게 강조 좀 해 주셔요^^
소원이라면.....들어드리지요~~
ㅋㅋ 강조했네
후기 잘 보았습니다. 고생 고생하며 한 산행은 평생토록 잊지못할 추억거리로 남을겁니다. 그리고 힘든 산행을 계기로 긴 산행에 대한 자신감도 붙을거구요. 산을 즐기고 싶은데 긴 산행이 두려워 가지 못한다면 그만큼 산행을 즐기는 기회가 줄어들지 않겠습니까?
오히려 긴 산행에 대한 중독이 걱정스럽습니다..ㅎㅎ 취지는 적당한 취미로 즐기려 한건데 넘 빠지면....암튼 편안함님 같이 산행해서 넘 즐거웠습니다...
아놔~~~~이제야 사진이 보이네여..ㅎㅎㅎ 1275봉 배경으로 찍은....내사진...V자..ㅋ 잘나왔넹....*^^* 감사 땡큐~
시아야~~잘 나왔다는건 편견이다...좋은 경치를 망치고 있잖여~~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