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실에서
박근수
두릅 따러 산에 갔다가
한뼘 남짓한 엄나무, 참옻나무
몇 그루 캐다가 울타리에 심었다
그 울타리 고목이 되고
그것들 따라 꼬부랑 고목이 되어
사다리도 못 오르시는 어머니
이제는 갱돈* 세는 재미마저 잃었다
쌉쌀한 엄나무 순 옻 순
봄마다 어머니 갱돈 쏠쏠히 챙겨주던
그것들 이젠 누가 있어 손볼거나
*갱돈 : 웃돈, 여윳돈, 따위를 가리키는 충청도 방언.
―시집『남자의 폐경기』(계간문예,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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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수] 병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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