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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산업 1번지' 영천, 그린 넘어 달린다] ④말고기와 화장품 신경통·관절염·빈혈 말고기로 고쳐볼까…동의보감 칭찬일색 | ||||||||
말산업 육성에 대한 관심과 함께 말고기가 건강식품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말고기식당을 찾는 미식가들의 발길도 차츰 늘어나는 추세다. 대구에는 봉무동, 반야월, 방촌시장 등 3곳에 말고기식당이 있다. 영천에는 말고기식당 1곳과 유통업체 1곳이 운영 중이다. 영천시는 말산업 육성 차원에서 완산동 말죽거리에 말고기 전문식당을 갖출 예정이다. 제주에는 말고기식당 46곳이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고 있으며 업체 2곳에서 마유 화장품과 말 가죽제품 등을 생산한다. 성덕대, 대구한의대, 계명대 등은 마유의 효능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부드럽고 싱싱한 말육회 인기-영천 밀밭식당 영천시 고경면 자호천변에는 신선한 말육회를 맛볼 수 있는 말고기 식당이 성업 중이다. 2011년 대구에서 귀농한 채상호(56) (사)한국말산업육성협회 부회장이 운영하는 곳으로 말육회, 불고기, 전골, 떡갈비 등 다양한 말고기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제주의 경주마 생산목장에서 3년간 관리사로 일한 채 씨는 말고기를 제주도에서 항공 택배로 받아 신선한 요리를 선보인다. 채 씨는 3년 전 영천시 매산동에 말고기 전문점을 개점한 뒤 지난해 영천시 고경면 단포리로 자리를 옮겼다. 요즘 이 식당에는 인근 주민뿐만 아니라 포항, 경주, 울산 등에서 단체 손님들이 많이 찾고 있다. 부드럽고 담백한 말육회를 맛본 사람들의 입소문으로 단골손님이 늘었다. 영천시의 도시민 초청 귀농투어에 참가한 사람들도 말고기 요리를 맛보기 위해 이 식당을 찾는다. 귀농 투어에 참가한 정석봉(58`서울 은평구) 씨는 “말고기를 처음 맛보게 돼 색다른 농촌 체험을 한 것 같다”며 “말불고기는 담백하고 부드러워 식감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채 씨는 “말고기는 연하고 다른 육류보다 소화흡수력이 뛰어난 고단백 저지방 식품”이라며 “불포화지방산이 쇠고기나 돼지고기보다 3배 정도 많아 누구나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경북농민사관학교 말산업 전문인력양성 과정을 수료한 채 씨는 국내 최초로 말고기 전용 전문 비육말 생산에 도전장을 냈다. 채 씨는 경주퇴역마인 더러브렛 2마리를 식당 인근에서 키우며 비육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 유통되는 말고기는 한라마(조랑말과 더러브렛 교잡종)와 경주퇴역마 더러브렛이 많이 쓰이고 있다. 한라마는 다 자랐을 경우 300∼400㎏ 정도이며 더러브렛은 450∼500㎏까지 나간다. 몸집이 커 비육말로 이용되는 샤이어의 경우 무게가 800∼1천200㎏까지 나가 고급육을 생산할 수 있다. 소형마인 한라마나 경주용으로 개량된 더러브렛은 비육이 잘 되지 않아 농가 소득 창출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채 씨는 샤이어, 페르슈어, 벨지움드라프트 등 말고기 전문 품종의 말을 도입해 비육말 생산기반을 갖출 예정이다. 이를 위해 3천여㎡의 농장에 비육말 사육장과 말 부산물 가공시설 등을 갖출 계획이다. 전문 비육말을 사육, 번식하고 주변 농가에 사육기술을 보급해 비육말 생산법인도 만들 예정이다. 전문 비육말 생산농장은 비육말 생산 희망 농가의 교육장 및 농촌체험 관광코스로 활용될 수 있다. ◆조선 세종 때 말 도축 및 말고기 식용 금지 경마 및 승마와 함께 말산업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말고기의 수요 확대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여전히 말고기를 터부시하는 경향이 있다. 조선시대부터 군마 확보를 위해 말의 도축 및 식용을 법으로 엄격히 금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선 초기에는 왕실에서 말고기를 즐겨 먹었던 기록이 남아 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태조 4년(1395년) 및 태종 1년(1401년) ‘제주에서 해마다 공물로 말린 말고기를 바치는 것을 그만두게 했다'는 기록이 있다. 말고기는 질길 것이라는 선입견과 달리 부드럽고 담백하다. 다른 육류에 비해 글리코겐과 단백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으며 콜레스테롤 함량이 적어 다이어트 식품으로 주목받는다. 쇠고기는 포화지방을 많이 함유해 고소하지만 말고기에는 불포화지방이 많아 연하고 담백한 편이다. 말뼈에는 칼슘과 구리의 함량이 다른 동물의 뼈보다 몇 배나 많아 골격 형성 및 골다공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농촌진흥청 제주난지농업연구소에서 발간한 말고기 요리 책자에 따르면 말고기에는 콜레스테롤 감소에 효과적인 성분인 팔미톨레산이 돼지고기와 쇠고기보다 2, 3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팔미톨레산의 함량은 말고기 8.2%, 돼지고기 2.8%, 쇠고기 2.6%였다. 팔미톨레산은 피부를 보호하는 피지의 주요 성분으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감소시키고 항균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의보감에도 말고기는 신경통과 관절염, 빈혈, 척추 등에 좋다고 기록돼 있다. 말고기는 프랑스와 일본에서 고급 요리로 미식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일본에서는 구마모토를 중심으로 비육말을 체계적으로 육성해 고급 말고기를 선보이고 있다. 캐나다에서 수입한 비육말을 1천㎏ 정도까지 키워 품질 좋은 말고기를 생산하기도 한다. 반면 국내에서는 아직 비육말을 체계적으로 사육하는 농가가 없는 실정이다. 말고기 요리 재료로 한라마와 경주퇴역말(더러브렛)이 주로 사용되고 있어 고급 말고기를 맛보기 어렵다. 조길재 경북대 교수는 “더러브렛이나 한라마를 사육해도 무게가 적게 나가 생산비를 건지기 어렵다”며 “몸집이 큰 비육말을 도입해 품질 좋은 말고기를 생산할 경우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말 부산물로 마유비누, 화장품 등 생산 말의 부산물을 활용한 향장품도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말의 지방을 정제한 후 가공해 화장품과 비누, 오일 등을 생산한다.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 영농조합법인 산새미는 말의 부산물을 이용해 화장품, 가죽제품, 건강보조식품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 업체는 마유(말기름)와 말 태반을 재료로 기초화장품, 영양크림, 마유비누, 말태반비누 등을 출시하고 있다. 또 말 태반과 말뼈 등을 이용해 농축액과 효소 제품을 포함한 건강보조식품을 생산한다. 말가죽으로는 서류가방, 지갑, 벨트 등 10여 가지를 제조하고 있다. 한라마의 지방이나 가죽을 재료로 사용한다. 산새미는 이러한 제품을 인터넷 유통업체나 도매업체를 통해 전국에 판매하고 있다. 마유 화장품, 말 농축액, 말 가죽제품 등의 매출도 매년 5∼10%씩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정순 산새미 대표는 “마유와 말 태반을 재료로 한 화장품에는 피부 노화방지, 주름 개선 등 기능성이 있다”며 “앞으로 승마용품도 생산해 비싼 수입품을 대체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시 애월읍 농업회사법인 제주마산업주식회사는 마유와 말태반 추출물을 이용한 스킨, 로션 등 다양한 화장품을 생산한다. 마유비누의 경우 선물용으로 각광을 받고 있으며 제주 관광기념품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이전에는 말뼈 액기스, 말가죽 제품 등을 제조했으나 수입이 적어 요즘에는 만들지 않고 있다. 이 업체는 2010년 서울 잠실에 말고기 전문점을 개점했으며 최근 제주 도남동에 2호점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제주에 마유공장을 건설할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아직 마유 정제기술이 발달돼 있지 않다”며 “한라마의 도축 마리수도 적어 마유 재료 확보도 쉽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영천시 신녕면에 위치한 성덕대 말산업연구소는 마유를 소재로 비누, 핸드크림, 마스크팩 등을 선보였다. 마유는 한국, 중국, 몽골, 일본 등에서 예전부터 상처나 화상을 치료하기 위해 민간요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성덕대 말산업연구소는 수년 전부터 마유와 말뼈의 효능에 대한 연구를 대구한의대, 계명대 의과대학 피부과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성덕대 이영선 교수, 대구한의대 김미려 교수, 계명대 조재위 교수 등 공동 연구팀은 지난 7월 ‘마유가 알레르기성 접촉성피부염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한 논문을 대한본초학회지에 게재했다. 마유를 항아토피 제품 개발의 소재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다. 공동연구팀은 내년 1월 ‘말기름의 항세균, 항염증성’을 주제로 한 논문을 대한비부과학회지에 게재할 예정이다. 마유를 상처 치유 및 피부 재생 관련 소재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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