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4-07-04 오전 9:59:00 | 최종수정 2014-07-04 오전 9:59:41 | |
▲지난해 7월 경북 안동시에서 열린 '제46회 대통령금배고교축구대회' 4강전, 언남고와 현대고의 경기 모습, 이 경기에서 언남고는 프로축구 울산 현대 U-18 유스 현대고를 2-0으로 물리치고 결승전에서 보인고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위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 ksport
이번 대회를 앞두고 ‘뜨거운 감자’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프로산하 유스 팀과 학원축구 팀들 간의 조편성 서막은 결국 무작위 추첨에 의해 결정 났다. 이로써 7월 개최되는 고교축구 전국대회 4개 대회에서 백록기와 금배고교축구대회는 프로산하 유스와 학원축구부가 혼합된 조편성이 이뤄졌다.
3일 오후 2시 대한축구협회 2층 회의실에서 실시한 ‘제50회 대통령금배고교축구대회’ 조 추첨은 28개 팀 대표자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대진표를 완성했다. 여러 가지 의견이 분분했지만 결국 학원축구부 지도자들이 양보하는 선에서 마무리 됐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전국 고교축구대회 운영방식과 앞으로 개선해야 할 많은 문제점들이 대두됐다. 특히 학원축구부의 문제점을 다루고 있는 영싸커와 축구선수학부모연합회 카페를 통해 많은 댓글이 쏟아진 가운데 그 중에서도 ‘스포츠토토 기금’ 사용처에 대해 관련기관 단체는 재고해봐야 할 사안으로 떠올랐다.
현재 국내 프로축구단은 클래식과 챌린지리그를 포함한 22개 팀 중 경찰청을 제외한 21개 팀이 스포츠 토토 기금을 지원받아 유스 팀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학원축구부들이 학부모들의 주머니를 털어 운영되는 것과는 달리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
학원축구부에서 축구를 배우고 있는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유스 팀 소속의 선수들보다 힘든 환경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이는 학부모들의 생활고에도 크나큰 영향을 미치면서 매월 들어가는 회비로 인해 가정생활에서까지 이중고를 겪고 있다. 프로선수가 되고 안 되고는 나중 문제다. 현실 앞에서 금전적인 부분으로 힘들어하는 학원축구부 학부모들 입장에선 프로산하 유스 팀에 자식을 맡겨둔 학부모들이 부러울 수밖에 없다. 이는 상대적인 박탈감과 함께 고교축구 선수생활 3년 치를 금전으로 환산할 때 프로산하 유스 팀에 자식을 둔 학부모들의 경우 학원축구부에 둔 학부모들과 비교해 약 5천만 원 상당에 가까운 금전적인 혜택을 받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결국 대회운영에까지 영향이 미치면서 상대적인 박탈감에서 모자라 관련기관의 기금운영에까지 불만이 제기됐다. 학원축구부에 자식을 둔 학부모입장에선 충분히 불만을 가질 수 있다. 이들은 프로산하 유스 소속 선수들은 ‘돈도 벌고 프로도 가고’ 말 그대로 ‘꿩도 먹고 알도 먹는다!’고 주장한다. 물론 생각관념의 차이일 뿐이다. 프로산하 유스 출신이라고 모든 선수들이 프로에 진출하지 않는다. 확률은 학부모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그 이하다.
유, 청소년축구선수들의 발전방향을 과거통계에 의해 살펴보면 프로산하 유스 출신들이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현재 국가대표 선수들을 살펴보면 김신욱(과천고 졸업)과 구자철(보인고 졸업)를 포함해 절반이상의 선수들이 학원축구부를 통해 성장했다.
결국 유, 청소년축구선수들은 때를 기다려봐야 한다는 것이다. 최소한 만20세를 넘어설 때 비로소 선수들의 기량이 검증되고 이를 통해 프로선수가 되고 국가를 대표하는 국가대표로 성장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분명 잘못된 생각일 수 있다. 전자에 언급한바와 같이 유, 청소년축구선수들은 성장해가면서 어떻게 바뀔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오히려 학원축구부에서 축구를 배운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프로산하 유스 팀에서 선수생활을 한 선수들보다 더 많이 프로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 이는 프로산하 소속 선수와 학원축구 소속 선수들의 수를 비교해 볼 때 확률에서 그렇다.
이러한 과거의 선례를 들어 스포츠 토토 기금을 프로산하 유스 팀에게만 한정해 지원을 하지 않고 대한축구협회 산하기관인 초, 중, 고, 대학축구연맹에 골고루 지원하면 어떨지 묻고 싶다. 이를 통해 각 산하연맹은 전국대회 때마다 지자체에 대회운영비를 구걸하는 모습이 사라질 테고 또 각 연맹은 우수선수를 조기에 발굴해 내는 프로젝트를 운영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유, 청소년축구선수들을 상대로 편파육성은 결국 많은 축구인재를 얻기보다는 잃어버리고 놓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어느 때부터인지 모르겠지만 한국 유, 청소년축구는 ‘돈’에 휘말렸다. 이번 전국대회를 앞두고 프로산하 유스 팀과 학원축구 팀들 간의 입씨름에서 나타났듯이 해당 관련기관들의 행정력에서 비롯된 것이고, 현실적인 문제점이 어디에 있는지 원인을 분명하게 짚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성적에 따른 대학입시 제도 또한 결국 프로산하와 학원축구의 금전적인 문제가 대두되었기에 서로의 입장을 굽히지 않는 것이다. 이는 관련기관의 지원책에 따른 행정력에 대다수의 학부모들이 가슴 속 깊이 감정을 지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로산하 유스 팀 소속 선수들은 회비도 내지 않고 축구선수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데 대학진학까지 학원축구 선수들보다 혜택을 받으면 안 된다는 게 일선 학원축구부에 자식을 둔 학부모들의 주장이다.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축구협회, 프로축구연맹은 이번 전국대회를 앞두고 학원축구 지도자들이 주장한 ‘조편성 논란’에 대해 ‘구렁이 담 넘어 가듯’ 허지 부지하게 넘기지 않기를 간곡히 부탁하고, 무엇이 문제였기에 이러한 사태를 불러왔는지 깊이 있는 고민을 해봐야 할 것이다. 또 지도자들을 설득해 대회가 문제없이 진행된 것에 안주않기를 다시 한 번 충고하고, 지도자들과 학부모들이 이의를 제기하고 더 큰 문제로 승화시켜 나가기전에 미리 획기적인 방안을 내놓길 간절히 바라며 행복한 학원축구판을 만들어 주길 기대해 본다.
끝으로 이 땅 대한민국에서 자식을 축구선수로 키워가고 있는 학부모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는 투명하고 공정한 행정력을 펼쳐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아름다운 학원축구판과 함께 공정한 지원책으로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도록 관련기관의 바람직한 행정력에 기대를 걸어 본다. 결과도 좋지만 과정부터 아름다워야 한다. 아름다운 실패에 얼마든지 박수쳐 줄 수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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