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했던 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부동산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수도권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88.8%로 같은 해 1월(82.6%)보다 크게 올랐다. 수도권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70%대에 머물던 2013년 9월과 비교하면 상승 폭은 더 크다.
특히 눈에 띄는 건 경매에 부쳐진 고가 아파트들이 잇따라 낙찰되고 있다는 점이다. 상대적으로 경기를 덜 타는 10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가 경매시장에 쏟아져 나오면서 낙찰가율이 100%를 뛰어넘는 사례도 잇따른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내 10억원 이상 아파트 경매의 낙찰률과 낙찰가율(잠깐용어 참조)은 각각 40.8%, 77.2%로 5년 내 최고치다. 경매 건당 평균 응찰자 수도 5명으로 지난 2011년(4.4명) 이후 가장 많다.
서울 성수동1가 주상복합 아파트 '갤러리아포레' 전용면적 242㎡는 지난해 12월 15일 진행된 입찰에서 감정가(50억원)의 78%인 39억1800만원에 낙찰됐다. 갤러리아포레는 지난해 5월 처음으로 감정가 50억원에 경매시장에 등장하는가 하면 9월에는 44억원에 거래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아파트 실거래가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지난 5월 이후 두 차례 유찰돼 최저 입찰가가 32억원까지 떨어졌다가 세 번째 입찰에서는 입찰자가 7명이나 몰려 최저 입찰가보다 7억원 이상 높은 가격에 팔렸다.
직전인 12월 9일에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면적 222㎡가 감정가(28억원)보다 높은 29억5000만원에 낙찰돼 새 주인을 찾았다. 이 아파트 매매 호가가 21억~28억원 사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세보다도 높은 가격에 낙찰된 셈이다.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지난해에만 8건이 경매로 나왔다. 지난해 12월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처남 이창석 씨, 1970년대 톱배우 정윤희 씨 남편 소유의 압구정 현대아파트가 경매로 나오면서 많은 투자자와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지난해 12월 30일에는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F동 전용면적 244㎡가 경매에 나왔다. 단지 내에서 가장 큰 평형인 데다 55층 중 전망이 좋은 51층이라 감정가격이 40억원으로 매겨졌다. 결국 1회 유찰돼 최저 입찰가 32억원에 다시 경매시장에 나왔지만 경매 당일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법정에 모여 있던 업계 전문가들은 "고가 아파트일수록 한두 번 유찰되는 일은 다반사다. 최저 입찰가가 낮아지면 싼값에 고급 아파트를 사두려는 투자자들이 몰릴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성수동 갤러리아포레 39억원 낙찰 삼성동 아이파크 역대 최고 감정가 재건축 아파트 경매에도 투자자 몰려
새해 들어서는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 펜트하우스가 감정가 80억원에 경매에 나와 역대 아파트 경매 물건 중 최고 감정가를 갈아 치웠다.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269㎡로 39층 중 36~37층 복층형이다.
최근 경매시장에서 고가 아파트가 인기를 끄는 것은 부동산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 매매시장 거래량이 늘면서 경매시장 진행 건수는 대폭 줄어든 데 비해 최근 저금리로 금융비용 조달이 쉬워지면서 투자 수요가 경매시장으로 몰렸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경매시장 진행 건수는 781건으로 2011년(2337건)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10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는 원래 경기를 잘 타지 않아 싼값에 경매에 나올 때 사두려는 대기 수요가 항상 있다. 서울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도곡동 타워팰리스, 성수동1가 갤러리아포레 등 고가 랜드마크 아파트를 중심으로 낙찰가율이 상승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도 인기 많은 경매 물건이다. 강남 재건축 단지는 지난해 재건축 연한 단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등을 골자로 한 9·1 부동산 대책, 그해 말 국회를 통과한 '부동산 3법'의 최대 수혜자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전용면적 140㎡는 지난해 11월 18일 20억8210만원에 낙찰돼 감정가(20억원)의 104% 가격에 팔렸다. 같은 아파트 전용면적 106㎡는 같은 달 초 감정가 16억2000만원보다 높은 16억5555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지난해 9월에 나온 반포동 '반포경남아파트' 전용면적 154㎡는 감정가 13억5000만원에 1회 유찰된 뒤 최저가 10억8000만원에 경매가 시작됐다가 21명이 몰리며 14억3800만원에 주인을 찾기도 있다. 반포경남아파트는 최근 분양을 성공적으로 마친 '반포아크로리버파크' '신반포3·5·23차아파트'와 함께 통합 재건축이 추진 중인 단지다.
지난해 9·1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직후에는 강남구 '개포한신아파트' 전용면적 112㎡ 경매에 32명, 양천구 '목동신시가지12단지' 전용면적 66㎡에는 28명이 참여했다. 재건축 연한 단축으로 1980년대 후반에 건설된 중·저밀도 아파트 재건축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들 아파트에 응찰자가 대거 몰렸다는 후문이다.
이창동 선임연구원은 "재건축 사업이 가시화된 단지일수록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두는 바람에 매매시장에서 자취를 찾아보기 힘들다. 재건축 아파트 품귀현상이 일어나다 보니 매물이 경매로 나올 때마다 응찰자가 최소 대여섯 명씩 몰리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최근 부동산시장에서 집값 상승 기대감이 커지는 만큼 전문가들은 고가 아파트 경매를 저렴한 가격에 낙찰받으면 시세차익을 노려볼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경매 투자에 앞서 주의할 점도 물론 많다.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덥석 낙찰받는 건 금물이다. 경매에 참여하기 전 권리 분석은 기본이다. 등기부등본을 확인해 부동산에 어떤 권리가 존재하는지, 추가 부담 위험은 없는지 등을 꼼꼼히 확인해 봐야 한다. 떠안아야 할 불이익을 낙찰받은 이후에 파악한다면 낭패다. 아파트 재건축을 염두에 두고 투자한다면 대지지분, 추가분담금 등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가끔 대지권이 빠진 채 아파트 건물만 경매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응찰 전 경매시장과 매매시장 시세를 함께 살피고 비교해볼 필요도 있다. 보통 감정가 책정은 매물이 경매에 나오기 최소 3~6개월 전에 이뤄진다. 따라서 감정가 혹은 최저 경매가와 현재 실거래가를 확인하고 입찰에 나서야 한다. 그사이 아파트 시세가 떨어져서 감정가격이 실거래가보다 비싸졌다면 경매에 참여하는 의미가 없다. 반대로 감정가보다 시세가 올랐다면 낙찰받은 후 기대할 수 있는 시세차익이 커진다.
경매 물건 감정가는 해당 지역 시세의 95% 정도로 책정되는 게 보통이다. 전문가들은 이때 경매시장 열기나 분위기에 휩쓸려 고가에 낙찰받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당부한다. 입찰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감안하면 경매 대신 시장에서 급매물을 사들이는 편이 나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윤재호 메트로컨설팅 사장은 "통상 낙찰가율 90% 이하 선에서 낙찰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한다. 경매의 취지가 '시세보다 싸게 사기'이기 때문이다.
경매 입찰에 참가하려면 최저 경매가의 10%에 해당하는 보증금을 현금이나 수표로 준비해야 한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 첫 입찰이라면 최저 경매가는 감정가이고, 한 번 유찰될 때마다 줄어든 액수가 다시 최저 경매가가 된다. 입찰 경쟁 분위기에 편승해 아파트를 고가에 낙찰받았다가 잔금 납부를 포기하면 입찰 보증금은 몰수당한다.
"고가 아파트의 경우 상대적으로 환금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철저한 금융비용 조달 계획이 필수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장의 조언이다.
잠깐용어
*낙찰률, 낙찰가율
낙찰률은 경매 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의 비율이다. 낙찰가율은 감정가 대비 낙찰된 금액의 비율을 뜻한다. 낙찰가율이 높을수록 경매 물건에 대한 평가치가 높다는 뜻이다.
<출처>
http://realestate.daum.net/news/detail/main/MD20150112152303363.daum
첫댓글 잘보고갑니다^^
잘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