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은 멋졌다
Andrew Sisters의 Bei Mir Bist Du Shon을 들으며
미풍이 부는 한강을 건너면서 바라본 세계의 틈..
아주 오랜만에 이태원에 갔었다.
바에 앉아 플라타나스 검고 큰 잎사귀들이 바람에 펄럭이는 것.
무대에는 하얀 블라우스를 입은 젊은 여자가 미소지으며 노래부르고..
이 모든 일들이 아주 먼 곳에서 일어나는 것 같은 느낌이..
어릴적 꾸었던 꿈 - 어떤 소녀에 대한 - 과
그 여름내내 읽다말다했던 책 - 푸른 꽃 - 따위가 떠오르고..
잊어버리고 있던 그러한 모든 것들이 돌아오는 고기떼처럼..
내 속을 지나고 있다.
퍼덕이며 물방울을 튕기며..
어디로 가는 것일까..
.....
유리창에 펼쳐진 플라타나스 조용히 일렁이는 잎사귀들
가등 불빛 드리워진 커다란 그림자
마치 아가미 같아
내게 저 크고 푸른 그림자 일렁이는 잎사귀 같은 아가미가 있다면
더 깊게 호흡하고 더 멀리 헤엄칠 수 있을텐데
물방울 튕기며 퍼덕이는 은어처럼
세찬 물살 하염없이 거슬러 돌아가 버릴텐데
....
어느 여름의 이태원에 대한 기록.
강가에 스미듯 노을이 지고 저녁 바람이 불어오면
가보곤 했던 올댓재즈. 그 늘어선 플라타나스들.
무척이나 관능적인 잎사귀들 일렁이던.
골목계단 아래 버드나뭇골 장대같은 장마비가 내리고.
누군가와 술을 마셨던 기억이.
벌써 묘하고도 야릇하여라..
...
여름날 저녁 바람이 살랑 불어오면 생각이 난다..
그때의 느낌들..
요즘 내내..
지금은 이상하게도 낯선..
Be.
첫댓글 저도 이태원 지나 왔지요. 오늘같은 날, 땅게 가고 싶어라~ 일욜, 넘 늦은 시간이라 엄두 못내고 돌아오긴 했지만... 베헤님, 또 수욜이나 토욜쯤 뵙겠네요. ^^
가본지 오래되었어요..그곳은.. 네~.. 수욜이나 토욜쯤.. 뵈어요..^^
나도 말로씨 정말로 좋아해요 ^^
ㅎㅎ 정말로?^-^ 좋은 하루 되시길..
이 음악이.. 말로<< 라고 하는 분의 노래인가봐요. 감미로운 목소리에 한동안 넋을 놓고 들었습니다. 어떤 음악들은 간혹 적절한 장소가 있는것 같습니다. 분명 좋은 곡임에 틀림 없지만, 그 장소에 들었기에 좀 더 특별한 곡이 되는, 그 때에 들었기에 좀 더 특별한 곡이 되는 그런 곡이 있는것 같습니다 ^^@
그분의 삼집앨범에 있는 곡이에요. 사랑. 닿을 수없는.. 맞는 말씀이에요.. 그래서 노래들은 속으로 들어오게 되는거같아요..
1,2차를 거친 후, 12시 쯤 나이트에서 4시까지 자리에 앉을 새 없이 추다가 해장국 먹고 아침까지 기다려 버스 타고 집에 가던 것이 나의 이태원의 추억인데... 아님 바에서 놀던지... 심야영업 규제가 있었을 때 이태원은 천국이었다.
우왕...대단하셔요..="^=
음악이 쓸쓸하다~
네~ 쓸쓸하지요.. 조금 마니..^^ 편히 주무시길...
탱고를 알기 전...몸이 음악을 그리워할때... 몇 번 찾아갔던 바에서의 멋진 추억이...ㅎㅎ...악기이름은 잊었는데..연주자 얼굴은 생생하다는
바에서의 라이브연주의 매력은 그것이지요. 바로앞에서 연주자들의 얼굴의 땀방울까지 다 보인다는.. 예전엔 퍽 마니도 다녔었는데..
올댓재즈 자주 가는데...어쩌면 서로 모르는 채 그곳에서 만난 적이 있었을지도 몰라요!
ㅎㅎ.. 정말 그랬을지도 모르겠네요..~~ ..날이 조금 더워요...
오~~ 인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