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를 타고 싶은 충동이... 파아란 가을 하늘을 가르며 날으는 비행기를 보았다. 비행기를 타고 싶다는 충동이 마음속으로 들어왔다. 참으로 오랜만에 이런 느낌이 느껴진다. 비행기를 타 본 것이 언제인지 모르겠다. 기억하기로 2000년 초 아들녀석이 대학에 합격한 소식을 듣고 수험생 아들 뒷바라지를 하느라 고생을 했던 아내를 위로한다는 핑계로 모처럼 셋이 가족여행을 가려고 계획했으나 아들이 입학을 하기 전 남는 시간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하는 수없이 아내와 둘이 제주도를 다녀왔던 그때 왕복으로 비행기를 탄 이후 지금껏 한번도 타 본 기억이 없다. 정말 오래 되었다. 그러니까 어언 18년 세월이 흐르는 동안 비행기를 한번도 못 타봤으니... 태어나 처음 비행기를 타 본 것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인 것 같다. 당시 동두천의 카츄사(미군부대)에 복무 하신 막내 삼촌 면회를 갔다가 동료이신 흑인 장교가 헬리콥터를 태워줘서 처음 비행기를 타보았다. 또한 흑인도 그때 처음 봤다. 당시에 고향 친구들이 얼마나 부러워했는지 모른다. 모두 "어린 경상도 섬 머슴아가 비행기를 다 타보고 출세를 했다."나 뭐라나... 그랬다.
요즘은 흔히 이용하는 교통수단이지만 예전에는 아주 특별한 경우 아니면 비행기를 타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았다. 성인이 되어 비행기를 처음 탄 기억도 새롭다. 70년대 중반 해태제과 근무시절 급히 대구에 출장을 가야 하는 일이 생겨서 기차 아니면 고속버스로 가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상사인 실장님께서 일이 급하니 김포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가라 하여 비가 오는 날 엄청 요동이 심한 비행기를 타고 대구에 갔었다. 사실상 제대로 비행기를 처음 타 본 것이다. 그 이후로는 1981년 2월 중순 신혼여행을 다녀오며 부산에서 김포까지 비행기를 탔는데 이때 아내는 첫 비행기를 탄 것이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광고회사 코래드 시절에는 해외연수, 출장등으로 동남아, 일본, 멀리 미국 샌프란시스코까지 비행기를 자주 탓었고 제주도를 비롯한 국내 여러곳으로 여행을 다니면서 비행기를 타곤했다. 형편이 많이 나아진 덕분이라... 그런데 이곳에서 산골살이를 시작하고 부터는 하늘을 날으는 비행기는 지금 이렇게 서서 바라보는 것처럼 비행기가 하늘을 날아가고 있구나 하고 있을 뿐이다. 이참에 확 저질러 아내와 함께 비행기를 한번 타볼까? 남아있는 마일리지라면 둘이 제주도 왕복은 될텐데...
나뭇잎의 몸부림... 현관앞 머루덩굴에 물기가 빠져서 퇴색된 머루잎파리 하나가 덩굴에 매달려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았다. 살랑이는 바람이 부는 대로 이리저리 흔들리는 그 모습이 안타깝고 안스럽기 까지 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들은 마지막 순간에 저렇게 몸부림을 치며 마무리를 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네 사람이나 동물도 하물며 식물까지 마지막 순간을 바로 놓지못하는 것은 어쩔 수없는 생의 애착 때문에 그럴 것이라 여겨진다. 흔들거리는 잎파리를 보다가 오래전 읽었던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가 생각이 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