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지고 부서지고 상처 진 곳에서 구더기 떼처럼 고물고물 기어오른다. 한없이 나약하고 빈궁해 보이지만 그들의 세계에도 논리가 있다. 거대담론은 아니더라도 시로 발현된 심미적 움직임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하기 위한 논리여야지 관념적 말장난으로 무색 무미의 나락에 떨어져서는 곤란하다. 늑대의 울음 속에 숨은 내면적 슬픔을 기어이 몸 밖으로 끌어내어 이미지로 보여주고 싶다. 늑대는 떼를 지어 사는 야생의 동물이다. 사냥할 때도 합동으로 공격하고 포획물도 그들 가족끼리 나눠 먹는다. 멀리 있는 서로를 부를 때나 사냥에 실패했을 때 동족 간의 끈끈한 우애의 표시로 밤하늘에 고독하게 쏟아놓는 울음의 아우라, 그게 바로 이 시에서 말하는 하울링이다.
김경애
2006년 『에세이문학』 수필 등단. 중앙대학교 미래교육원 시창작과정 수료. 토닥토닥 시발전소 정회원. (사)한국수필문학진흥회 이사. 에세이문학작가회, 일현수필문학회, 맑은내문우회 회원. 제7회 여성문예원 공모전(시 부문 최우수상). 제24회 마로니에 전국여성백일장(산문 부문 장원). 시집 『몽돌을 그리다』, 『북소리』, 『권태로 구운 쿠키』(2023, 시산맥사) 수필집 『버릴 수 없는 도장』 2022년 상반기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창작준비지원금 수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