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는 SBS 대하드라마 <토지>(극본 이홍구·연출 이종한)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경남 하동 평사리에 위치한 대규모 오픈세트장을 비롯해 미술평론가 유홍준씨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명명한 경남 하동의 섬진강변 길 곳곳에 자리잡은 세트. 소설 속에 등장하는 100년 전 평사리가 부활한 느낌이었다. 특히 평사리 오픈세트장에 들어선 3000여평 규모의 '최참판댁'을 중심으로 소작농들이 살았던 수십채의 초가집 등은 평사리 지형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뤄 세트장이 아니라 마치 100년 전 선조들이 살아 숨 쉬고 있는 듯했다. 촬영은 지난 4일 섬진강변길 한편에 자리잡은 조그만 채소밭에서 있었다. 난생 처음 지게를 짊어진 톱스타 박상원. 허름한 옷차림과는 대조적으로 얼굴에는 위엄이 묻어났고, 표정도 사뭇 진지했다. 함께 등장한 박지영은 그러나 박상원의 분위기와는 전혀 딴판으로 뭔가 들뜬 느낌이 역력했다. 이날 촬영분의 주요 내용은 극중 임이네(박지영)가 용이(박상원)에게 자신의 속내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장면으로 훗날 용이와 임이네가 '한 식구'가 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중요한 대목이다. 평사리에서 함께 자라며 어릴 적부터 용이를 좋아했던 임이네의 얼굴이 밝을 수밖에 없었다. 사모하는 남자와 단둘이 있게 된 것만으로도 가슴 벅찬 일이며, 또 자신이 깍아준 무를 내치지 않고 용이가 한입 베어 물자 날아갈 듯 기분이 좋아진 것이다. 그러나 용이의 마음은 월선(배종옥)에게 가 있다. 용이가 한입 무를 베어 문 순간 채소밭에 나타난 칠성이(임이네 남편·배도환 분)와 새참을 들고 나온 강천댁(용이 아내·김여진 분)으로 인해 채소밭에서는 설전이 오간다. 임이네가 무를 깎아 용이에게 건네고 한입 베어 무는 장면이 이날 촬영의 하이라이트. 그러나 지나가는 차 소리, 구경 나온 동네주민들의 웅성거림 등 '적군'들 때문에 수십번의 NG 끝에 오케이 사인을 받기까지 박상원은 2∼3개의 무를 먹어야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