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너 가만 보니 지리산 좋아 하는구나
나도 지리산 좋아 하는데 내가 다녀온
지리산 한번 읽어 볼래
친구야~
여긴 연기암에서 구층암 가는 길이야
여기는 매동마을에서 등구재 넘어가는 둘레길이고
저곳은 아마도 운봉에서 주천으로 가는 길일꺼야
중산리에서 천왕봉으로 올랐던 글은 이미 봤을텐데 한번 더 읽어봐
친구야~
지리산에 칠암자순례길 이라고 있는데
특별히 너한테 알려줄게
거기 그리 잘 알려지지 않은 산길인데
나 그 길을 걸으면서 나중에 같이 걷고 싶은
사람 생기면 그 길 알려주고 싶었는데
너한테 알려주는거야
지리산 허리 깊은 곳에 암자 일곱 군데가
숨어 있어
길 이름처럼 조용히 마음으로 걷는 길이야
친구야~
누가 나에게 지리산중에 가장 가보고 싶은곳이
어디냐고 물은다면 나는 세석평전과 촛대봉이라 할거야
거기 오르다 운이 좋으면 내가 제일 좋아하는 함박꽃도 볼수있고 연분홍 철쭉도 볼수 있어
안개에 쌓인 촛대봉까지 오를수 있다면 그건 덤이고ᆢ
친구야~
너 노고단 가 보았지
나도 노고단 수없이 많이 갔었는데
너랑 한번 더 가보고 싶더라
거기 지금가면 노란 원추리가 피기 시작할꺼야
친구야~
너랑 같이 노고단 오르면서 너 이야기
들으니 나는 참 좋더라
많은 사람들이 노고단을 오르더라
가족 연인들 등산객 수녀님 학생들...
그 많은 사람들중에 우연과 필연이
겹치어 너랑 인연이 되어 둘이서
안개 쌓인 노고단 오르는길 동안 내내
너가 주로 이야기하고 나는 간간히 고개만 끄덕이며 곁눈으로 너 쳐다보며 걸었다
거기 가자는 제안은 내가 했었는데
정작 나는 너랑 걸으니 말이 생각나지 않더라
친구야~
안개 쌓인 노고단 가는길에 꽃이 참 많이도
피었더라
넌 왜 그리 꽃을 좋아하니
나는 너랑 둘이서 걸으며 너 이야기 하는거나
들으면 좋겠는데 너는 꽃사진을 많이 찍더라
나는 너가 사진 찍는 동안 너 뒷모습만 쳐다보고 있었어
친구야~
노고단 전망대 가는곳에서 너가 나에게 많은
꽃이름을 아르켜 주더라
기린초 이질풀꽃 비비추 동자꽃 지리터리꽃 돌양지꽃...
마니도 알려주었는데 너랑 다시 가더라도
너가 다시 알으켜 주지 않는다면
하나도 생각나지 않을거 같애
나는 내가 좋아하는 꽃 함박꽃만 알거든
친구야~
전망대 가는 길에서 멈춰 안개가 피어 오르고
사라지는 자리에서 너랑 한참 관목들을
바라봤다
그 높은 지대에서 안개에 젖고 비와 눈을맞으며
바람에 흔들리면서도 결코 겪이지 않으며
깨끗히 낮은 키로 언제나 그 한자리에 있던
관목들 말이야
관목들 보며 너와 나도 그 관목이 되기를 바랬다
친구야~
우리 지리산 한번 더 가자
그때는 내가 너 한테 주로 이야기 할께
내가 이번에 너랑 갔을때 봤던 유난히 깨끗한
사람 나이로 치면 한 오십쯤 되어 보이는
관목 두그루가 나란히 있는 곳에 가서
너 한테 이야기 할께
저 관목 두그루 참 다정한 친구 같다고ᆢ
(( 같이 가며 사진 찍어준 내 친구 함박꽃))
곱단아~
저기 좀 보렴.
저 함박꽃 보여?
고개 들고 저 함박꽃 좀 봐.
저 함박꽃 널 닮은 거 같아.
티 없이 맑게 살포시 피어나는 저 함박꽃 말이야.
저 고운 꽃잎 좀 봐.
저 꿈결처럼 소박한 고운 꽃잎 말이야.
곱단아~
저 함박꽃 너 였던거 같아.
지리산이 처음 만들어 질 때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꽃 하나를 특별히 만들려고 했을 적에
너가 있어서 저리도 고운 꽃이 상상되었을 거야.
곱단아~
고개 들고 세석에서 하얀 옷을 나풀거리다가
꽃이 되엇던
널 좀 봐.
촛대봉으로 내려왓다가
안개에 쌓인 세석으로 내려가 노닐다가
넌 다시 하늘나라로 날아가고
그 자리에 꽃 한송이 피었잔아.
그 꽃 이야!
(( 기어이 곱단이랑 같이 갔던 세석평전))
안개 자욱한 새벽
이불 삼어 덮고 잔 霜務에서 깨어나
꿈결처럼 촛대봉으로 夢遊에 나섰다.
가느디 가는 줄기 끄트머리에 이슬을 대롱대롱 매달고 있는 호오리새 사이에
자리를 튼 산오이풀은 자줏빛의 蜜蠟 꽃망울이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머리를 쳐박고 바람에 자울자울 졸고 있다.
노오랑 오겹의 꽃잎으로 데코레이션을 한 동의나물의 꽃술은
차가운 高原의 濕地에서 애기똥 만한 웃음으로
밝게 웃으며 探放客의 발걸음 멈추게 한다.
군데군데 비비추와 금낭화가 운무에 쌓여 짙은 原色의
饗宴을 펼치며 호기심과 아름다운 姿態를 뽐내며 지나는 이의
시선을 사로 잡고 표현 할수 없는 고운 자태로 가슴을 애리게 한다.
일년에 한층씩만 자라난다는 구상나무
잎새가 화살을 닮었다는 화살나무
밤에 빛이 난다는 夜光나무
심지어 바늘처럼 쪼빗 해야 할 朱木의 葉綠조차도
보드랍고 보드랍다.
꽃이 먼저 나고서야 이파리가 피어나는 진달래는 흔적조차 없이 졌지만,
서른을 넘어서 시집을 온 새댁이 첫 아이를 낳어서 수유하기 위해
연분홍의 풍만한 젖가슴을 내 놓은 듯 수줍은 자태를 드러낸 철쭉의
곱디도 곱고 투명하고 보드라운 꽃잎들이 이슬에 촉촉히 젖어있다.
섬진강의 봄을 잔뜩 머금고 거림골을 타고 올라온
바람이 細石에서는 雲霧가 되어
얼굴을 차갑게 스치우고,
눈섭과 머리에는 여름날 아침 초록색 벼 포기 사이사이로 쳐진
투명하고 여린 거미줄에 영롱하게 매달린 새벽 이슬처럼 내려 앉어
나와 나무와 이름모를 꽃과 풀과 하나되어 분간을 할수가 없다.
細石은 꿈 에서 자리 잡고 있었다 .
細石에서 나는 夢遊를 하였다.
細石에서 나는 나를 잊는다.
아~ 細石 !
첫댓글 ㅋ 글을 읽으니 이쁜들꽃들 추억이 생각나서 올려봐요 ㅎㅎ
(곱단이 델꼬 쌍쌍이 갔었는데 다른 놈들이 알까봐 멀마덜 사진만 넣었어요.ㅋㅋ)
난 4년전 여름휴가때 찍은것이에요 ㅎ
좋은 아침!!
어디서 본 기억이 있는 사진입니다. 가운데 검정옷 정지아작가로 보이고요.
의신에서 놀다가 대성골에서 세석으로 가는 길 인가요?
어제 깜상 지아의 인터뷰가 실렸던데 갸도 세석평전을 좋아한다고 써 놯더만요.
위에 곱단이가 지아랑 여고 동창에요.ㅎ
https://youtu.be/8ZbifyXXwoM
천왕봉 정상에 있던 마고할미 동상이 한동안 법계사에 있었던거 같아요.
백무동 가는 길에 고불사라고 있는데 요즘 거기에서 무속인들이 마고할미를 모시고 진적굿을 합니다.
지금은 중산리 천왕사에 있어요.
기독교 단체가 모가지를 부러뜨려 버린걸
꿈에 할미가 나타나 안내한 곳으로가서 찾았다고합니다.
동네 과수원과 인근 야산에서 두 조각을 찾아 합체했다고...
천왕봉 마고 사진에서 어깨에 칼빵 금간 거는 아기발도가 그랬다는 설 ...
(( 고불사))
지리산을 갈때 마다 가 보고 싶은 암자가 있었다.
마천에서 백무동 가다보면 우편으로 산속 깊이 바위 위에 걸리어 있는 고불사다.
백무동 계곡 넘어에 있었기에 그 암자를 가는 길을 몰랐는데 이번에 알았다.
공양미 한 포대를 준비하여 걸쳐 매고 암자에 도착하여 부처님 전에 바치고 점심 공양을 부탁드렸다.
공양주보살님께서 스님 오시면 같이 하자고 해서 잠시 기다렸다.
암자를 쌓는 것을 수행공덕으로 생각 하시는 스님께서 울력을 마치고 오시면서
잘 오셨다며 공양를 같이 하자고 하신다.
불자 신가봐요?
나는 일을 많이 하기에 곡차가 없으면 일을 못해요.
스님은 별도의 상을 받고 우리도 여러가지 나물로 한 상을 받앗다.
공양을 다 마치고 설겆이 라도 해 줄려고 스님 상을 봤더니
맛있어 보이는 지리산 흙돼지 김치찌개로 점심을 드신 것이엇다.
앗차!
스님이 불자 이신가 봐요! 라고 물을 때 그냥 유람객 이라고 사실대로 말했으면
그 맛있는 돼지고기 김치찌개를 먹는 것인데 내가 불자라고 내 자신을 속인 업보였다.
자기 자신을 속이지 말라는 문수암 도봉스님이 퍼득 떠 올랐다.
아름다운 지리산
골골히 많이 다니셨나봐요.
부럽네요.
저는 원행을 많이 못해서..
올리신 글 읽으며 지리산을 상상해 봅니다.
^^
저번주 김진명 소설 <천년의 금서> 를 읽었습니다.대한민국의 한韓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 중국으로 가서 추리를 한 내용입니다.
智異山(지이산)으로 쓰고 지리산으로 읽는
이유가 궁금해서 책에서도 찿아보고 지식인에게 물었지만 똑 부러지게 설명한 사람이 없었습니다.
현재까지 제가 들은 바 중 가장 그럴싸한 것은
칠선계곡앞에 있는 벽송사 스님에게서 들은 것인데 ' 대세지리보살' 에서 지리산이 나왔고
유생들이 폄훼하여 智異山으로 표기한다는 설說 입니다.
여름 야생화
아주 작은 야생화
수줍은듯
그렇지만 당당한 얼굴
작아도
길가는 산사람들 발목잡고 그 향내 꼭 맡아보게 하는
우리 들꽃들~~
만득이 청년시절에 구절초인지 벌개미취인지는 모르나
꽃이 너무나 예뻐 천왕봉 정상석 바로 아래에서
찍었던 사진이 있습니다.
쑥부쟁이 일 수도 있습니다.
5번 갔는데 갈때마다 좋았던 언제나 또다시 가고싶은산 산중에 최고죠 ㅎ
대장님
엄지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