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영-목마른 나비춤
나비 춤춘다, 너울너울
단조로운 외마치장단
목마르다
까칠한 곡선의 유희
메마른 모래바람 속에서
엄나무가시에 찔려 피 흘리며
혼신으로 추는 춤
그래서 더욱 서러운 무희
가도 가도 별빛은 아득하다
바람 잘 드는 앞마루 서까래
짚 풀로 동여 걸어둔 종자씨앗
양지 뜸 두렁에 심어
연초록 잎 틔우고
잘 여문 열매 거두기 위해
장독대에 정화수 떠놓고
비손하는 간절한 염원
뜨거운 가슴에서 일렁이는
붉은 사유의 피톨로
행을 널고 연을 쌓는
나비의 고뇌어린 춤사위
추어도 추어도 미진하여
나래짓이 목마르다
바람에 키질하여
알곡만 정성스레 모아보지만
삭이지도 농익지도 않아
가을은 그저 떫기만 하다
부엉이 소쩍새 구슬피 우는
오늘밤
부실한 의식 저편에서 건져 올린
건조한 춤사위
메마른 어느 갈피에 들어
나비 분탕질에 날개 부러지는
외마디 비명소리 들리리라.
*최병영님은 전북 익산 출생으로 월간 ‘문예사조’ 수필, 계간 ‘시세계’ 시, 월간 ‘문학세계’ 평론으로 등단하여 한국신문학 대상, 강서문학 공모 대상, 한국공무원 문학상, 인촌기행수필문학상,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기금을 수혜받았고, 서울 선우중학교 교장 역임, 월간 ‘문학세계’ 상임편집위원 겸 교육위원, 풍물교육 연구소장, 우도농악 무형문화재 전수자로 시수필집 ‘바람처럼 풀꽃처럼’외 시집과 수필집이 다수 있습니다.
*위 시는 월간 ‘문학세계’ 2022년 7월호에 실려 있는 것을 올려본 것인데, 전통 민속국악 시라 합니다.
첫댓글 한마리의 나비가 너울너울 춤을 춥니다...
외로움을 승화시키는 나래짓.....
번뇌는 달빛인가요~~~~~
ㅎ, 댓글이 멋지네요.
항상 건강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