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기를 시작하며]
안녕하세요. 육군 군사정보 7급 합격생입니다.
합격소식을 확인하고 바로 합격수기를 써야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합격의 기쁨을 누린다고 늦게나마 수기를 씁니다.
합격수기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웠고, 합격 수기에서 얼마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지 몸소 체험했습니다. 제 합격수기가 정보직렬에 도전하는 다른 수험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첫 시험에서 패배했으나 가능성이 보이다]
수험기간: 2020년 12월~
공부를 시작하기 전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합격수기들을 모두 긁어모아 읽어보았고, 그 후 바로 수험생활에 돌입하였습니다.
20년 12월부터 한국사와 G-TELP를 준비했으며 각각 1주일을 투자하여 최소컷을 맞췄습니다.
첫 시험인 2021년, 안일하게 생각했던 국어가 60점대가 나오며 국방부 안보사에 2점 차로 탈락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심리학 모든 문제가 제가 예상했던 문제였고 심리학에서 고득점을 받으며 제 공부법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보이며 가능성이 보였습니다.
휴식 기간을 가지고 22년 1월부터 재시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바로 재시를 준비해야 했으나, 시험이 끝나고 긴장이 풀리며 노는 것에 몸이 익숙해져 버리는 바람에 다시 공부하는 몸으로 되돌리는데 너무 오래 걸렸습니다.
[교활한 수험생이 되자]
다소 자극적일 수 있는 소제목이지만 전 스스로 교활해지기로 했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은 결국 시험에 합격하고 불합격한 사람의 차이이기에 문을 닫고 들어가더라도 합격을 먼저 하기로 했습니다. 올해가 대량 채용의 마지막 해라고 판단했고, 이에 국방부를 고집하지 않고 타 군이더라도 합격을 따놓고 직장을 다니며 새롭게 도전하자고 결심했습니다. 컷이 가장 높은 국방부보다는 다소 많은 인원을 채용하고 컷이 다소 낮은 육군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3년간 합격 컷을 분석했고 육군은 평균 75점 정도를 받게 되면 안정적으로 합격할수 있겠구나라는 판단이 섰습니다. 이에 제 목표 점수를 75점으로 잡았으며, 국어, 국가정보학, 심리학에서 80점을 받고 정보사회론에서 60점을 받자는 목표를 잡았습니다.
그 후 작년에 들었던 인강들을 모두 버렸으며 스스로 공부하고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늘렸습니다. 유일하게 국어만 인강을 들었습니다.
[과목별 공부방법1: 국어]
우선 국어는 감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주일만 손을 놓아도 감각이 떨어진다는 것을 스스로 체감했습니다. 이에 다른 과목과는 다르게 매일같이 조금이라도 공부했으며 매일 비문학 20문제, 사자성어, 어휘 등은 하루도 빼놓지 않고 봤습니다.
제 목표 국어점수는 80점이었습니다. 이 말은 달리하면 5문제를 버려도 충분하다는 말입니다.
사자성어는 나오는게 한정적이므로 반드시 맞춘다는 생각을 했고, 2음절 한자어 2문제를 포기했습니다. 가성비가 아주 좋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나머지 3문제는 군무원 국어의 특성상 더럽고 치사한 문제가 반드시 나온다고 가정했고, 조금 더럽고 치사한 문제가 나오면 과감하게 버리기로 결심했습니다.
또한 문법에서 시간을 벌고 가야한다고 생각했고,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문제푸는 스킬, 일명 꼼수를 배우기 위해) 유일하게 인강을 들었던 과목입니다. 해커스 공무원 신민숙 선생님의 강의를 들었으며 2배속으로 강의를 재생하고 빠르게 강의를 완강하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인강은 들으면 들을수록 인강에 의지하게되고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이 줄어들게 됩니다. 이것은 제가 작년에 직접 경험했던 것이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인강을 빠르게 듣고 끝나자마자 반드시 스스로 복습해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시간을 투자해서 들었던 내용이 휘발됩니다.
다른 과목은 몰라도 군무원 국어의 특성상 어법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으며 어법은 많은 문제와 단어를 접해보는 방법이 최고라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시험이 30일 남은 시점에서부터 하프모의고사, 동형모의고사, 모의고사 등 각종 문제를 닥치는대로 엄청나게 풀었습니다.
사실 비문학의 경우는 어릴 때부터 책을 많이 읽은 탓인지 읽는 속도가 굉장히 빠른편입니다. 수능공부를 할때도 비문학에서는 거의 틀린 적이 없어서 비문학 부분은 그냥 문제를 많이 풀어봐라는 조언이 전부일 것 같습니다^^;;;
[과목별 공부방법2: 국가정보학]
논란이 많은 과목이지만 공부가 어느정도 궤도에 올라오게 된다면 심리학 다음으로 점수따기 좋은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학자, 교수들마다 의견이 분분하고 책마다 말하는 내용이 다릅니다. 반드시 여러 권의 기본서와 문제집을 보면서 크로스 체크를 해야하며, 절대로 한 권의 책만 봐서는 안됩니다. 또한 학원책은 웬만해서는 보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문제를 출제하시는 출제위원들은 ”절대로“ 학원 기본서를 참조해서 문제를 내지 않습니다.
제가 본 기본서는 한희원의 <국가정보학 요해>와 전웅의 <현대 국가정보학>과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에서 발간한 <김정은 시대 북한의 정보기구>를 봤습니다.(구글에 검색하시면 나옵니다). 복원 기출문제는 EZ-SUB를 이용했습니다.
초시를 쳤을 때 실제 문제를 보고 가장 많이 당황한 과목이었습니다. 복원된 문제와 실제 시험문제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습니다. 간략하게 키워드만 기억해서 복원한 복원문제와는 다르게 실제 시험문제는 선지가 엄청나게 깁니다. 선지 2줄~3줄 정도의 길이입니다. 국어와 심리학에서 시간을 많이 벌어야합니다. 선지를 읽는데만 엄청난 시간이 소요됩니다.
작년에는 복원된 기출문제를 분석하는것에 그쳤다면 올해 준비할때는 시중에 판매중인 모든 문제집을 구매했습니다. (돈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문제집 10만원, 20만원 아꼈다가 떨어지게 된다면 1년 수험비용 천만원이 날아갑니다. 판단 잘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새롭게 공부를 시작할 때 기본서를 먼저 보지 않았고 모든 문제집을 구매하고 모든 문제를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문제집에 공통적으로 들어있는 빈도수와 역대 기출문제와 비교하여 S,A,B,C 등으로 등급을 매겼습니다. 그 후 중요도가 높은 등급인 문제들을 먼저 보고 눈으로 해설과 함께 봤습니다. (이 단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억지로 외우려고 해선 안되고 저절로 눈에 익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가정보학 과목의 특성상 학자들이 많이 나오는데 이러한 학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외우려고 하게 된다면 1장부터 포기하게 될겁니다.) 저는 80점이 목표였기에 S,A,B등급까지만 문제를 훑어보고 C등급의 문제가 나온다면 과감하게 버릴 것으로 결심했습니다. 작년엔 기출문제집에 단권화를 했다면 올해는 기본서에 단권화를 했습니다. 그 이유는 기본서가 좀 더 상세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고 제 생각의 단계를 메모해두기 가장 좋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단권화라함은 각종 문제와 해설에 있는 내용을 기본서에서 찾아서 해당 부분만 빠르게 빠르게 보고 넘어갈 수 있게 표시하는 것을 말합니다. 표시 한 곳 옆에는 중요도까지 같이 표시했습니다.
국가정보학은 시중에 나와있는 문제가 많이 부족합니다. 문제를 풀고싶어도 문제가 부족해서 풀 수 없는 과목입니다. 따라서 풀었던 문제를 풀고 또 풀고 하며 문제를 외울 정도로 봤으며 한 문제 한 문제 생각을 많이 했던 과목인 것 같습니다.
간혹 스터디를 같이하며 문제를 스스로 만들고 교환하면서 푸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도 물론 해보았지만 추천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스터디를 반복할수록 간혹 지적 허영심을 느끼기 위해 깊고 지엽적인 문제를 내게 되며 시험의 포커스와 어긋난 문제를 내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스스로 문제를 보며 출제 원리를 생각하고 또 생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과목별 공부방법3: 정보사회론]
국가정보학과 마찬가지로 논란이 어마어마하게 많은 과목입니다. 합격자들, 수험생들 모두 입모아 무당과목이라고 하는게 괜히 하는 소리가 아닙니다. 정보사회론은 출제범위가 확실하게 나와있지 않습니다. 사회학, 컴퓨터공학, 철학, 경제학, 행정학, 경영학, 언론정보학, 문헌정보학, 전산학 등 말도 안되는 범위에서 시험 문제가 나옵니다. 이에 저는 최소한의 시간만 투자해서 과락만 면하자는 판단을 했습니다.
정보사회론은 ”사과라는 것의 정의를 정확하게 아느냐?”를 물어보는게 아닌 “사과가 뭔지 대충이라도 알고있는가?”라고 생각했고, 다른 과목처럼 섬세하고 디테일하게 공부를 한게 아니라 최대한 다양한 분야의 내용들을 눈에 바른다는 느낌으로 공부했습니다.
이 과목은 절대로 하나하나 뜯어서 곱씹으면서 공부하지 마시고 눈에 생소한 개념을 바른다는 느낌으로 공부하셨으면 합니다.
실제 시험에는 조금만 공부 했다면 누구나 맞힐 수 있는 문제로 40점 정도의 점수를 줍니다. 20점은 수험생 스스로가 조금만 본다면 충분히 따낼 수 있는 점수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시험을 마치고는 ‘망했다. 과락나오는거 아닌가?’ 했지만 신기하게도 2년 연속 60점이 넘게 나와준 과목이었습니다. 100점을 목표로 하면 말도 안되는 과목이지만 60점이 목표라면 최소한의 노력으로 점수를 가져갈 수 있습니다. 제 전공이 컴퓨터공학이라 IT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조금 더 친숙함을 가지고 있어 유리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이 과목 또한 실제 시험문제/선지의 길이가 엄청나게 깁니다. 시험지를 받아봤을 때 최소 선지가 3줄이상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시험지 한 면이 꽉꽉 차있으니 문해력을 키우는 훈련을 많이 하시는걸 추천드립니다.
제가 본 책은 이동훈 선생님의 <이기론>이었습니다. 학원 강의용 책이지만 조윤희 교수님의 <군무원 정보사회론>의 모든 내용을 담고 잇는데다가 이렇다 할 기본서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책을 제외하고는 사회학, 컴퓨터공학, 철학, 경제학, 행정학, 경영학, 언론정보학, 문헌정보학, 전산학 등 많은 범위를 커버하고있는 도서가 없습니다.
기본서+문제집을 포함해 2천페이지라는 압도적인 분량을 자랑하고 있어 저 또한 올해 시험 때까지 2번밖에 보지 못했습니다.
[과목별 공부방법4: 심리학]
정말 효자과목입니다. 국가정보학, 정보사회론과 비교해보아도 복원문제가 상당히 높은 정확도를 자랑합니다. 또한 국가직 7급 교정직렬과 심리학 과목이 겹치기 때문에 기출문제 분석을 하기도 좋았습니다. 기출문제를 분석하며 임상심리사 2급을 발견하게 되었고, 문제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국가직 7급과 문제가 완벽하게 일치하는 것을 발견하고 이거다! 싶었습니다.
이 과목은 다른 것은 아무것도 보지 않고 국가직 문제와 임상심리사 문제만 봤습니다. 반복해서 분석하고 생각을 하다보면 어차피 나오는게 정해져있는 과목이라 시간벌기가 아주 좋습니다. 올해 시험에서 시험지를 받자마자 심리학을 먼저 풀었고 7분만에 25문제를 다 풀고 15분이 넘는 시간을 벌 수 있었습니다.
[기타수험생활1: 시간관리]
공시공부는 긴 시간동안 나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월단위-주단위-일단위의 다양한 계획을 세우셨으면 합니다. 예를 들어서 이번 달에 국정학은 모의고사 문제를 몇 회 또는 기본서를 1회독하는 식으로 큰 목표를 설정한 뒤 주 단위로 범위를 세분화하고, 다시 일 단위로 목표를 세부적으로 설정해서 하루에 할 공부내용을 명확히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계획을 통해 시간을 관리할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기타수험생활2: 휴식]
휴일을 얻기위해 공부하는 것이 아닌 공부를 하기 위해서 휴식을 하셨으면 합니다.
간혹 쉬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시는 분들이 있던데 그러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잘 보낸 휴식은 일주일이라는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주는 에너지원이 됩니다. 하지만 계획한 분량을 다 마치지 않은채 휴식만 한다면 그건 옳지 않은 휴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기타수험생활3: 체력관리]
체력은 장기간의 수험생활을 위해서는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수험기간이 길어지면서 10kg이상 찌게되었고,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수험생들은 하루 일과가 앉아서 공부하는 것이기 때문에 스트레칭과 운동을 병행해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올빼미족이라 새벽3시에 헬스장을 가서 2시간가량 운동을 하고 7~8시쯤에 잠을 잤습니다.
[마치며]
급하게 써내려간 수기라 여러번의 퇴고도 거치지 못한 관계로 두서도 없어보이고 빠진 내용도 많은 것 같습니다. 주변에서 저를 응원해주는 지인들과 부모님께 모든 영광을 돌립니다. 이 글을 보시는 수험생분들은 반드시 합격의 기쁨을 누릴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군사정보 직렬을 도전하시는 모든 후배님들의 합격을 기원합니다.
추신.
수험생은 수험생답게 살아야 하는 것 같습니다. 이게 제가 1년의 실패를 겪으며 알게 된 진리라고 생각합니다. 새롭게 도전하시는 후배님들은 저같이 1년을 낭비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첫댓글 글에서 노력의 정도를 가늠 할수있네요 마땅히 합격해야할분이네요
행 복한 공직생활을 기원합니다
우선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충분히 합격하실만한 노력에 감탄하고 갑니다.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