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종합격투기의 역사를 거슬러올라가면 그 시작에 역도산이라는 인물을 빼놓을 수 없다.
역도산은 함경남도 출신으로 본명은 김신낙이다. 강골집안의 태생인 역도산은 그의 형과 함께 씨름으로 일찍이 이름을 날린다. 그리고 일본 스모 프로모터들의 스카우트로 일본에 건너가 스모선수로 활약한다..역도산은 스모선수로 전성기 때 세키와케라 (위에서 3번 째 높은 등급) 등급까지 올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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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역도산은 조선인으로 차별과 천성적으로 도전을 좋아하는 역도산은 한국의 씨름도 아닌 고리타분한 스모에 싫증과 회의를 느끼며 뭔가 새로운 일을 하고 싶어한다.
이런 찰나 우연히 나이트클럽에서 시비가 붙어 싸움을 하게 되는데 바로 그 상대가 프로레슬러이며 007영화에 출연한 일본계2세인 헤럴드사카다이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역도산은 스모판을 떠나 프로레슬러가 되기 위해서 하와이로 가고 거기에서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일본에 돌아온다.
그리고 패전의 상실감에 빠져있는 일본을 역도산은 프로레슬링 링에서 미국프로레슬러들을 가라데촙으로 때려눕히며 일본의 영웅이 된다. 천황 다음으로 역도산이라는 칭호가 붙을 정도로 그는 일본역사상 최고의 부와 명예를 누린다.
지금과 같은 이벤트적인 일본의 종합격투기의 처음시작은 바로 역도산을 통해서 만들어졌고 이후 그의 제자인 이노키가 그 뒤를 이어 받아 오늘의 일본의 종합격투기를 이어가고 있다.
최홍만 선수도 스모에 회의를 느끼고 뭔가 새로운 도전을 위해 K-1무대로의 진출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최홍만 선수의 K-1진출을 놓고 씨름연맹측에서는 아무런 사전협의 없이 독자적인 행동을 한 것으로 보고 최홍만선수의 천하장사를 박탈하고 영구제명까지 논의했다고 한다.
그리고 최홍만 선수가 우리나라 민속씨름을 내팽개치고 오직 자신의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k-1에 가는 것이라고 일부 k-1진출을 반대하는 네티즌들과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씨름연맹은 전성기에 8개 팀 이었던 씨름단이 IMF 이후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인해 3개로 줄었고 최근 최홍만선수가 몸담고 있는 LG증권마저 팀을 해체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한해 20억의 운영자금을 후원을 하던 기업이 씨름단을 더 이상 운영하지 않겠다고 하면 씨름단은 해체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한해 20억이라는 돈은 대기업에게 있어 팀을 해제할 만큼의 큰돈은 아니라고 본다. 분명히 거기에는 여러 복합적인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추측해 볼 수 있다.
그 추측과 문제점에 대해서 우리 민속씨름의 어려움이 단지 기업의 씨름단운영 포기에서 비롯된 것일까? 그리고 최홍만이 씨름을 박차고 k-1에 진출하게 된 이유가 단지 LG증권의 씨름단 해체결정에서 비롯된 것으로만 봐야 할 것인가?
여러 가지 추측과 문제점을 이야기 할 수 있으나 한가지 문제점을 역도산이 일본 스모를 박차고 프로레슬링 무대로 뛰어든 이야기를 가지고 그 문제점을 짚어 보고 싶다.
역도산은 회의를 느낀 스모계를 떠나 하와이에 건너가 2년간 몸 만들기에 전념한다. 그리고 일본에 돌아와 그때만 해도 일본에 주둔한 미군에만 알려져 있던 프로레슬링을 일본 대중에게 소개하며 프로레슬링을 일본의 대중적인 스포츠 이벤트로 만들며 하루아침에 영웅이 된다.
스모와 프로레슬링는 몸을 쓰는 운동이라는 점에서는 유사하다. 하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스모는 일본의 민속놀이이고 프로레슬링은 한마디로 현대적인 쇼나 이벤트와 같았다.
패전 이후 일본인은 서양, 특히 미국의 문화가 유입되었고 진부적인 것 보다는 새로운 것을 추구했던 찰나 스모보다는 프로레슬링에 열광하게 되었다고 본다. 약과 보다는 초코렛을 먹고 싶어 미군 뒤를 졸졸 따라 다니는 것처럼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역도산과 프로레슬링에 빠져 들었다.
대중적 인기기반을 바탕으로 사업에 성공한 역도산은 프로레슬링을 자생력을 갖춘 거대한 이벤트 사업으로 일구어 낸다.
바로 이점을 우리 씨름계에 들러주고 싶다. 민속씨름이라 국민적 지지를 당연히 있을 것이라 보고 어떻게든 기업의 후원아래 씨름단을 운영하고자 하는 안일한 생각이 씨름을 이렇게 만들었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그리고 사실 씨름이 민속놀이인 것만은 사실이지만 씨름 말고도 수박(사실 수박은 씨름보다도 그 역사가 길다, 하지만 유일한 계승자가 살아있긴 하지만 전혀 관심 밖의 대상이다), 태껸 등 민속스포츠라고 주장하는 단체는 국내에 씨름 말고도 많다. 단지 씨름만이 유일한 우리민속놀이라 당연히 국민들이 보살펴주고 사랑해주기를 바란다는 것은 어딘가 어불성설이라고 밖에 들리지 않는다.
씨름이 최고조의 인기가 있었던 시기에 씨름은 새로운 변화를 감지하고 준비를 해왔어야 했다.
근래 이종격투기가 세계적으로 강타하고 있다. 이소룡(브르스 리), 성룡과 같은 배우를 배출한 중국무술이 한참 세계의 무술계를 주름잡았던 시절이 있었고 이후 가라데, 태권도와 같은 스포츠화 된 무술들이 그 뒤를 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모든 무술들이 믹서가 된 종합격투기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종합격투기의 모태는 실전과 이종간의 격투이다.
같은 무술끼리 정해놓은 룰에 따라 수없이 되풀이 되던 그런 식의 경기는 이제 전세계적으로 호응을 받지 못하고 쇠퇴하고 있다. 태권도의 위기도 이런 흐름에서 비롯된 것일 수 도 있다.
또한 이제 자인하고 야만스럽다고 평가되었던 K-1이나 프라이드FC, UFC 등 많은 종합격투기는 그 시스템과 스토리보드 그리고 이미지메이킹을 통해서 완전히 쇼 이벤트로 포장 대중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공연이벤트화 되어가고 있다.
이런 세계무술의 판도와 앞으로 전개될 흐름 속에서 우리 씨름은 변화를 추구하지 못하고 처음 그대로 안일하게 머물러 있었지 않았나 본다.
최홍만 선수도 k-1과의 공식기자회견에서 K-1측이 자신을 스타마케팅을 해주겠다는 것에 마음의 결정을 하게 되었다고 기자의 질문에 답했다.
우리는 올해 씨름에서 누가 천하장사를 했는지 몰라도 최홍만의 테크노 댄스는 기억한다.
바로 이점이다. 일본의 종합격투기를 보면 각 파이터들의 캐릭터가 너무 다양하고 재미가 있어 그 파이터들을 본떠 만든 인형이 고가에 불티나게 팔리고 있으면 선수캐릭터를 넣어서 만든 티셔츠,열쇠고리,게임 등 많은 상품을 개발 머천다이징까지 하고 있다.
이뿐인가 각종 CF나 영화출연도 하며 거의 연예인과 별 다를 게 없는 생활을 하고 있는 게 일본의 격투기 선수들이다.
다시 말하면 빠르게 현대 산업환경에 격투기대회가 적응을 해나가고 있으며 기업들은 이런 점 때문에 엄청난 투자를 하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게임, 영화, 만화. 에니메에션 등 다양한 고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에 격투기가 적용되어 전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LG가 사업가치가 충분한 씨름단을 해체했을 까 되묻고 싶다. 씨름은 TV시청률도 높을 만큼 아직도 국민적 관심 안에 있다. 하지만 다변화 하는 정보화, 산업화 사회 그리고 글로벌화 되어가는 기업환경에 씨름은 계속해서 전통으로만 남아 있으려는 사고방식이 바로 오늘의 최홍만사태를 불러 온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씨름연맹은 최홍만을 탓하기 전에 스타성이 있는 최홍만을 너무나 작은 모래판에만 가두어 두려고 했지 않았나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최홍만의 K-1무대는 어쩌면 씨름계에 위기가 될 수 도 있으며 한편 기회가 될 수 도 있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그 위기는 최홍만은 K-1에서의 최정상급 파이터들과 달리 k-1의 흥행을 이끌기 위한 이벤트형 선수로 이용만 당할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K-1은 근래 정통적인 경기방식이나 파이터 배출방식을 탈피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점에서 최홍만에 대한 기대를 K-1측도 상당히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기회는 과연 최홍만이 한국 씨름선수로 K-1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전세계 100여 개국에 방송되는 K-1과 인터넷 그리고 온갖 언론매체를 통해서 한국의 씨름은 순식간에 전세계에 알려질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씨름에 몸담고 있는 선수와 코치, 감도 그리고 관계자들도 프라이드를 느낄 것이며 나아가서 온 국민이 씨름을 다시 바라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역도산이 스모를 떠나 하와이에 건너가 2년간의 지독한 훈련을 통해 스모선수가 아닌 프로레슬러 역도산을 만들어 낸 것처럼 최홍만이 과연 역도산처럼 영웅이 될 것인지 지켜볼 뿐이다.
첫댓글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