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무릇에 둘러싸인 고창 선운사길

[아지강]

지난 17일 계획이 뒤어 있었으나 태풍으로 인하여 오늘로 변경 실시하게 된

전라북도 고창의 선운 사 꽃무릇길 걷기.

붉게 물든 꽃무릇의 향연을 눈으로 즐기면서 선운사 계곡을 걸으려 

우리 창원시 회원은 물론 멀리 부산에서, 함안에서까지 모여든 39명의 회원들.

여기가 천상인지, 신선의 세계인지 연방 환성을 지르면서 맑은 물소리를 들으며  

약 11Km의 길을, 4시간 동안이나 걸은 대단한 우리 회원님들

정각 8시에 출발한 버스가 월요일 아침 출근 시간대에 시내를 빠져 내서읍을 통과하여 함안까지 가는데 근 40여분의 시간을 소비하여 고창 선운사 입구 주차장에 도착한 시각은 11시 20분.

간단한 체조와 화장실을 다녀온 뒤 걷기가 시작된 시각은 11시 30분. 선운산 생태숲이란 커다란 표지석 뒤로 보이는 붉은 광장은 초입 부터 가슴을 뛰게 하였다. 물이 있는 공원에는 구불구불한 데크로드의 탐방로가 있어 운치를 더해주는데다 점점 다가오는 붉은 동산은 어서 오라고 손짓을 하는 것 같았다.

본래 계획은 도솔암까지 갔다가 돌아오면서 공원을 한바퀴 돌 예정이었으나 붉은 물결에 이끌려 곧바로 생태숲 공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가지고 간 카메라는 물론 핸드폰까지 동원이 되어 샤터를 누르기 바빴다.

또 아침 버스에서 예고하길 선운사 입구에 들어서면 자유로운 걷기, 능력별, 취미별로 걷기를 하기로 하였기에 전체가 한자리에 모일 기회가 없을 것 같아 단체 사진부터 촬영하였다.

 붉게 물든 공원을 한 바퀴 돌아 널찍란 길 가운데 도솔산운문사라는 커다란 현판이 붙은 일주문을 지나 본격적인 운문사 길에 접어 들었다. 그런데 계산에 빠졌던 입장료(3,000원)가 있는게 아닌가? 경로와 유공자를 제외한 30명을 단체(1인 2,500원) 입장권을 끊어 선운사 경내로 들어섰다.

선운사를 가기 전 길이 두갈래로 나눠진다. 하나는 차가 가는 길, 또 다른 하나는 사람이 가는 길. 차도 아닌 사람들이 차도로 몇 명 가고, 나머지는 전부 사람이 가는 길- 숲속길로 접어 들었다.

몇년 전 이 길을 걸을 때는 그렇게 많지도 않던 꽃무릇이 길 좌우의 강가와 산 중턱까지 발갛게 물들이고 있었다. 본래 생태숲 공원보다 이 길에 꽃무릇이 더 많았는데 그 동안 많이 가꾸어 숲속길은 꽃무릇이 되려 적은 편이었다. 

숲속길은 오래동안 쌓인 낙엽길이 있는가 하면 울퉁불퉁 돌밭길도, 나무뿌리가 엉켜 발길을 조심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였다. 그런데도 도솔암 계곡까지 갔다 오려면 서둘러야 할 형편이라 선두에 서서 약간 빠른 걸음으로 내닫다 보니 걷기에 참 좋은 날씨인데도 땀이 흘러 내리고 몇몇의 회원을 제외하고는 뒤쳐저 보이지도 않았다.

보조를 같이 하던 회원들도 아침 식사를 일찍 했거나 아예 먹지도 못한 회원들이 있어 배가 고프다고 어디서 점심을 먹을 것인지, 얼마나 더 가서 점심을 먹을 것인지를 묻는 회원들도 있었다. 사실 나도 속이 않좋아 아침을 제대로 먹지 안하 배가 고픈 상태였지만 속으로는 장사송 쉼터에 가서 점심을 먹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숲속길로 걷다보니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엇다.

그래서 개울의 돌다리를 건너 찻길로 들어섰다. 그러자 얼마 가지 않아 바로 앞에 쉼터가 보이는게 아닌가.  쉼터 맞은 편의 진흥굴을 잠시 들여다 보고, 장사송 앞 정자와 빈터에 자리를 잡았다. 그러자 뒤처져 있던 회원들도 도착하였다.

12시 45분, 오늘의 점심 메뉴는 뜬구름 님이 애를 써 구입해오신 충무 김밥- 그런데도 일부 회원은 기지를 발휘하여 맛난 반찬까지 마련해 오곤 하여 더더욱 알찬 점심이 되었다.

정자에서든 땅바닥에서건 앉으면 밥자리요, 뭐든 펼치면 식탁이 되는 우리들의 점심은 언제나 유쾌하고 맛나다. 오직 오늘 요란한 청송님이 없어 약간 싱거웠지만......

오후 1시반, 갖고 온 간식으로 후식까지 마치고, 밥자리를 말끔히 정리하고는 오후 걷기가 시작되었다. 

약 600m를 가면 도솔암이 있다고 되어 있었는데 모롱이 하나를 돌고 나니 금방 도솔암이 나타났다. 이렇게 가까웠나? 몇번이나 와 보았는데.....

금방 배불리 점심을 먹고 오르막을 오르려니 숨이 가빴다. 입구에 세워진 "오 자네 왔는가 이 무정한 사람아........"란 글을 읽고는 도솔암은 눈으로만 쳐다보면서 지나, 오늘 걷기에서 가장 힘이드는 도솔천내원궁 계단을 올랐다.

급경사의 돌계단은 다리를 무척 힘들게 하였다. 그래도 우리가 누군가? 소위 걷기 회원이 아닌가. 한 사람 낙오 없이 내원궁에 올라 안으로 들어가 절을 올리는 회원이 있는가 하면 낙조대 가는 길의 사자형상의 바위를 바라보며 한 숨을 돌리고는 왔던 길, 급경사의 길을 다시 되돌아 내려 왔다.  

길게 늘어선 고목들 맞은 편엔 보물 1200호인 마애불이 있다. 우리나라 마애불 중 가장 큰 미륵불로 추정하고 있으며, 지상 3.3m위,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있는 이 불상은 높이 15.6m, 폭 8.48m, 연껓무늬의 받침돌도 갖추어져 있다. 명치엔 검단선사가 쓴 비결록이 들어 있던 감실이 있었는데 조선 말기 이 감실을 열자 갑자기 풍우와 뇌성이 몰아쳐 감실을 닫았다고 하여 그 흔적이 뚜렷이 보였다.

마애불을 지나 작은 소릿길 삼거리가 나타나는데 우린 아래로 내려가는 길로 접어 들었다. 조금 내려가면 서해안의 아름다운 낙조를 볼 수 있는 낙조대로 가는 길이 나타나지만 우린 시간이 없어 아쉬움만 남기고 그대로 내려왔다. 

이젠 왔던 길을 되돌아 선운사로 가는 길이다. 올 때는 소릿길-사람이 다니는 길로 왔기에 갈 때는 찻길로. 널찍한 길이지만 나무 그늘에 싸여 시원한 길을 거침없이 내려가는 것이다.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포장되지 않은 길은 시원스럽게 뚫려 있고 간간이 지나는 승용차만 없다면....., 20여분 지나면 갈림길이 나타난다. 오른 편은 그대로 찻길릐 연속. 우린 왼편 개울을 따라 갔다. 길가엔 작은 석불이 있었는데  누군가가 꽃무릇을 꺾어 앞에 꽂아 묘한 운치를 더하였다.

가는 도중 양덕 여교원들이 잠시 쉬면서 간식을 나누는데 막걸리(징에서 담았다고 하는)를 한 잔 마셨더니 극히 몸이 안좋은 상태였지만 그 맛, 향기가 너무 좋으면서 갑자기 취기가 오르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 힘도 나고. 발길을 내닫는데 어디선가 구슬픈 피리소리로 "칠갑산" 곡이 들려 오는 것이었다.

이거 참 묘하다. 절 하고도 약간 어울리기는 하지만 절에서 이런 곡을 틀지는 않을거고......... 내가 좋아하는 곡이라 발걸음을 천천히, 걸어 소리가 나는 곳으로 가까이 가니, 길가에 하얀 도복을 입은 사람이 피리를 연주하는게 아닌가. 사진을 찍지 말라는 글이 있었으나 사진을 찍고 가까이 가니 이건 또 뭐야. 피리를 부는 흉내만 내고 팔고 있는 CD판 옆에 녹음기가 돌아가고 있는게 아닌가.......이롤 수가.....

그렇든 말든 계곡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우거진 숲 아래엔 꽃무릇이 붉은 자태를 드러내어 한층 상쾌한 기분이 들어 발걸음을 재촉하다 보니 선운사에 도착하였다. 입구의 사천왕상 앞에서 합장을 하고 안으로 드니 경내는 지난 6월에 왔을 때와 별 다름이 없었다. 오직 대웅전 뒤를 둘러싸고 있는 동백이 붉은 꽃 대신 무성함을 자랑하고, 배롱나무 가지에 발간 꽃이 피어 있는 것 외는.

몇번이나 와본 선운사라 주마간삭 식으로 둘러 보고는 경내를 벗어났다.

다시 개울길을 따라 생태숲으로.

그리곤 개울가 길로. 개울가 둑을 따라 핀 꽃무릇은 또한 다른 느낌이 들었다.

우리가 타고 온 버스에 도착하니 송악을 구경했나라는 것이었다. 송악? 송악이 뭔지 잘 몰라 종다리 님과 함께  송악을 만나러 갔다. 그런데 송악이라해서 소나무 종류인 줄 알앗는데 영 딴판이었다.

송악은 일종의 아이비 류이다.

가지에서 공기뿌리가 나와 암석이나 다른 나무에 붙어 자란다. 10월경에 녹황색의 작은 꽃들이 피어 열매를 맺어 이듬해 5월경에 검게 익는다. 소가 뜯어먹어 소밥이라고도 한단다.  

송악 관찰을 마치고 차로 되돌아 와, 가지고 간 야구르트를 나눠 먹고는 막걸리까지 내어 놓았으나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았다. 4시,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가 출발하였다.

간단한 수고의 인사를 나누고, 10월 4일 북천 코스모스 축제 참가자를 모으니 자그만치 25명. 그런 후 남은 막걸리 장사를 하였더니 순식간에 다 나가고 이젠 고요 속에 고속도로 위.

잠시 뒤를 돌아보니 벌써 눈을 감고 편안한 세계로 빠진 회원들이 많았다.

오는 도중 고창휴게소와 함안 휴게소에 들렀다가 마산역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7시 10분경.

오늘,

왕복 6시간 반이 넘는 버스길,

5시간 가까이 걸은 선운사 꽃무릇길.

회원들의 일사분란한 협조 덕으로 참 행복한 걷기를 하였습니다.

모두모두에게 감사를 드리며

특히 부산에서 참석하신 자이안트님 감사합니다.

어렵겠지만 작은 틈이라도 내어 자주 동참해주시기 바라며

또한 오늘 처음 참가하신 박성희, 안말선 회원님께도 감사를 드리며

자주 만날 수 있길 바라겠습니다.

모두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도원]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어지는 행사 준비에 바가지 긁히시지는 않으실지요? ㅎㅎㅎ
감사합니다.

[giant]

그림으로만 보아왔던 “꽃무릇” 선운사를아시나요 동백꽃으로시작되는 송창식을 상상하며 마치초등학생시절 소풍가는맘으로 새벽을 깨우며 길벗들과 함께한 시간이 맘속에 오랫동안 머물고있을거 같습니다 행사를 추진하고 마무리까지 깔끔하게하신 회장닝?살림하기도 바쁘실텐데 식사와 간식등 준비에 노고를 아끼지않으신 여성회원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명절 잘보내시고 항상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lodoco]

참 아쉽습니다. 그 고운 붉은 호소 보지 못하고
그리고 도솔암 끝까지 올라간 끈기에 박수 드립니다.

[프리티우먼]

같이 가고 싶었는데......
부럽습니다.

[나래]

언제나 대 식구들을 불편함 없이 이끌어 주심에 감사드리며
덕분에 말로는 도저히 표현을 할 수 없는 꽃 장관을 감상 할 수 있어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큰곰]

상사화와 꽃무릇의 차이점이 있는듯하외다.나도 도솔암까지 가쓰므니다.

[관영]

예전에 다녀왔고, 다른일이 있어 못갔는데, 회장님의 자세한 후기글을 보니 새롭네요. 즐감 했습니다!!^^

[미키]

저도 여러 번 다녀온 길이랍니다. 붉은 꽃무릇 정말 장관이었네요. 시기를 잘 맞추어서 가신 듯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송악의 의미도 다시 되새겨 보면서...

[아지강]

많은 회원님들의 참여와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동참하지 못한 회원님들에게 안타까움도 함께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