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명 스님! 무엇을 그리 보고 있소?
# 옛날 내가 도 닦으러 입산할 때 광안리 모습을 찾을 길이 없네.
눈앞에는 거대한 다리가 바다를 가로질러가고~~~
* 그렇겠지. 수십 년 전 수영강 강가에서 동네 불알친구들과 수영하던 기억이 나는가?
# 기억은 나는데 도대체 어디쯤인지 알 수 없네.
* 저기 높은 빌딩이 보이지?
# 저 칼날처럼 생긴 높은 것은 뭐지?
* Zenith 아파트지.
우리가 옛날 수영강에서 수영하던 곳이 바로 저 아파트 왼쪽이야.
그간 부산 수영비행장으로 사용하다가 비행장을 폐쇄하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아파트를 지었다는군.
# 상전벽해로세. 얼마나 높은 아파트야?
* 80층인데 300m나 된다는구먼. 부산의 최고 부자들 아니면 살 수가 없는 곳이래. 한 채에 4~50억원 한다나.
# 그런데 Zenith라는 것은 무슨 뜻이야?
* 천정(天頂)이란 말인데 우리가 머리 위쪽 하늘을 쳐다보았을 때 무한히 먼 점을 제니스라 하지.
말하자면 인간의 욕심이 하늘을 찌른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일세.
저 아파트의 칼날이 하늘을 찌르는 것 같지 않은가?
# 저 높은 곳에서 바다로 뛰어내리면 찰나에 떨어질 수 있을까?
* 어허 스님! 계산을 해봐야지. 어떻게 찰나에 떨어질 수 있나?
우리가 출가하기 전 중학교 물상 시간에 배운 것 기억나나? 자유낙하 할 때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1/2gt² = 300 : 계산해 보면 7.8초 걸리네.
공기저항을 고려하면 1초정도 더 걸리겠지.
왜? 저 높은 곳에서 떨어지고 싶은 거야?
# 아니 그냥 해 본 소리야.
* 이제 세상 얘기 접어버리고 스님 도 닦은 이야기나 들어 봅세.
# 도를 닦는다고 수십 년을 보냈지만 아직 도가 무엇인지 잘 모른다네.
자네는 반야심경의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에 대해 아는가?
* 참 어려운 질문일세.
나는 세상 모든 물체가 아무것도 아닌 빈 것이요,
눈에 안 보이는 빈 것이 곧 물체란 말에서 아인슈타인이 주장한 에너지의 값이 변하면 질량도 바뀔 수 있다는 뜻의 E = mc² 이란 공식이 커다란 의미 있다고 생각하네.
세상에 존재하는 물체가 곧 에너지이고 에너지가 곧 물체이다. 색즉시공 공즉시색과 다를 바가 무엇이뇨~~~~
# 아~~~~ 이제야 하늘의 도가 무엇인지 조금 깨우쳤네. 허 허 허~~~
첫댓글 첫번째 사진에도 보는 시각을 사진인으로는 있어야 할텐데 , .... 기동이의 안목은 대단허이
휴대폰으로 그냥 찍어본 거야.
첫번째 사진 정말로 잘 찍었다. 마침 명품 쇼핑한 듯한 여자도 지나가고... 마지막 장면도 아이러니 하네. 부와 최첨단의 상징과 스님과의 묘한 대칭관계랄까???
기동아 아들 군대 제대하면 늠늠한 모습으로 나타날거다..해운대 엘레지 우리어머님이(이미자노래) 좋아하시는 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