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오일은 단오명절~ 그것은 그것은 달님달력~
‘단오’로 채워진 한 주간, 이야기숲 아이들의 열정 넘치는 여름살기 보실까요?
창포 자르기
이야기숲의 온도계가 40도가 넘는 날.....
단오명절을 준비하는 첫 날입니다. 이야기숲에서는 모든 활동에 아이들이 함께 준비하고 참여합니다.
쉽게 말해서 차려 놓은 밥상 앞에 앉아 숟가락만 들지 않습니다.
엄마와 함께 머리감기 할 창포물을 만들기 위해 교사가 잘라온 창포를 둥글게 둘러 앉아 손에 가위를 들고 적당한 크기로 잘랐습니다. 그늘 아래라고는 하지만 날도 덥고 한참을 앉아서 같은 일을 반복해야 하니 많이 지루하고, 팔과 손가락이 아플 텐데 꾹 참고 남는 창포 한 잎 없이 잘라 마무리 하는 아이들이 기특합니다.
그런 집중력은 창포가 주는 기운 때문일까요? 아니면 단오에 부모님과의 행복한 시간을 기대하는 마음 때문일까요?
신윤복의 <단오풍정>이라는 작품에서 보면 여인들의 긴 머리카락의 ‘영양케어’를 창포로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창포를 자연이 주는 트리트먼트라 불러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은은한 창포향을 온 손에 묻혀 맡아보고, 창포가 담긴 큰 대야에 머리를 숙여 코를 대고 맡아보며 끓인 창포물 향과 비교해보겠다며 자른 창포향을 잘 기억해 두기로 했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할 단오명절에 대한 기대가 아주 컸네요.
누가 더 멀리 뛰나 재미있는 그네뛰기!!
아이들과 함께 단오 명절맞이 그네뛰기 놀이를 즐겼습니다.
텃밭마당에 밧줄 그네를 매어 놓으니 다양한 방법으로 즐기는 아이들입니다.
서로 밀어주고, 번갈아 가며 그네를 타는 아이들,
혼자 그네를 차지하고 타기보다 함께 박자를 맞춰 타며 더 재미를 느끼는 아이들을 보며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의 의미를 생각합니다.
높이 뛰며 스릴을 즐기는 아이들, 그러다 그네에서 떨어져 살짝 놀랐지만 금세 손을 털고 일어나 멋쩍게 웃는 아이도 있습니다.
밧줄 하나로도 그네를 탈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하고 기뻐하는 아이를 보며 놀이를 통해 아이들은 스스로를 성장시켜 나가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더운 여름을 맞아 바쁜 농사일 중에도 단오명절을 통해 함께 모여 공동체의 기원을 나누고 더불어 살아가는 재미를 놓치지 않았던 조상님들의 지혜가 아이들을 통해 드러나는 하루였습니다.
나비샘과 함께 하는 씨름놀이
단오를 앞두고 나비샘과 함께 우리나라 전통놀이인 ‘씨름놀이’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다양한 방법으로 즐겨보았습니다.
먼저 ‘손씨름’ 짝꿍과 손을 잡고 짝꿍의 엄지손가락을 누르기 위해 요리조리 움직이는 아이들의 조막만한 손이 참 야무져 보입니다.
두 번째는 팔씨름. 역시 일곱 살 형님을 이기기에는 동생들은 역부족이었네요. 힘이 부족하다기 보다는 힘쓰는 요령을 몰라 그런 듯 보였습니다.
다음은 ‘다리씨름’입니다. 서로의 한쪽 발을 붙이고 잡은 손을 잡아당기거나 밀어 상대방의 발이 땅에서 떨어지도록 하는 놀이이지요. 밀당의 기술이 필요한 놀이입니다. 어떤 친구들은 서로 잡아당기기만 하다 무승부가 나기도 하고 어떤 친구들은 힘이 엇비슷하여 승부가 나지 않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손뼉씨름' 입니다. 서로 손바닥을 마주쳐 밀치는 놀이지요. 역시 발이 먼저 떨어지면 지는 씨름입니다. 힘보다는 힘을 조절하는 요령이 필요한 놀이이지요.
다양하게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놀이를 배웠으니 동영상을 참고하시여 집에서 부모님들과도 함께 해보면 좋겠습니다.
힘을 조절하고, 힘을 쓰는 요령을 규칙 안에서 익혀나갈 수 있는 건강한 전통놀이입니다.
아이들은 놀이가 끝나고 모두 기분이 좋습니다. 이기고 지는 것에 의미를 두기보다 웃고 즐기며 함께 한 시간들을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이겠지요.
단오부채 꾸미고 서로에게 선물하기
조선왕조 때에 임금님이 단오를 즈음하여 신하들에게 부채를 하사하고 신하들은 그 부채를 친척들에 나눠주며 무더운 여름을 건강하고 시원하게 지내보자는 풍습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야기숲에서도 매년 단오를 맞아 단오부채를 꾸밉니다.
손가락에 물감을 묻혀 각자 개성 있게 정성스럽게 그림을 그려 넣습니다. 자신이 꾸민 부채를 친구에게 선물로 주기 때문이지요.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세 가지 색을 사용하여 손가락으로 그려낸 작품은 똑같았던 부채를 가장 유니크하게 우연을 가장한 현대미술로 재탄생시켰습니다.
오후에 친구와 부채를 교환하며 ‘더운 여름 잘 지내’라고 덕담도 나누었습니다.
거기에 “사랑해”라는 말을 덧붙이는 다정한 친구도 있었네요.
집으로 가져간 부채를 더울 때 엄마와 함께 쓰겠다는 아이들의 마음이 부채에 꾸며진 예쁜 무늬를 더욱 빛나게 해줍니다.
엄마,아빠와 함께 하는 단오잔치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엄마, 아빠와 함께 숲에서 하루를 보낸다는 것이 설레는 아이들은 단오잔치 날을 무척 기다렸습니다.
엄마, 아빠와 함께 열기 노래를 힘차게 부르고, 엄마,아빠 품에 안겨서 아니면 손을 꼬옥 잡고 여울각시가 설명해주는 세시풍속과 단오에 대해 들으며 ‘우리 엄마, 아빠’ 임을 과시하는 아이들…
아이들이 가장 행복하고 소중하게 기억하는 순간은 엄마, 아빠와 함께 창포물로 손, 발을 닦고 부모님의 가슴에 안긴 채 머리를 감는 때입니다. 온전한 사랑을 독차지 했던 아기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아직 마음 한 구석에 남아 있기 때문이겠지요.
아이들과 함께 했던 숲산책은 어떠셨는지요? 힘드셨던 분도 계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ㅎㅎ
아이들의 발자취와 흔적이 남아 있는 숲길 곳곳에 아이들의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습니다.
자연과 아주 가깝게 유아기를 보내고 있는 이야기숲의 아이들에게는 숲이 주는 추억할 풍부한 일상이 있습니다.
하루 숲산책으로 모두 느끼실 수는 없었겠지만 조금의 맛보기는 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오후에 아이들은 숲에서 점심을 먹고, 자유롭게 뛰어 노는 동안, 머리를 맞대고 손을 바쁘게 움직여 장명루를 만들어 주신 부모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실은 무병장수를 상징하지요. 거기에 자연의 다섯 가지 색을 담아 만든 장명루이니 아이들의 건강과 올곧은 성장을 기원하며 정성을 다했을 모습이 그려집니다.
엄마가 손에 매어준 장명루를 자랑스러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마음이 뭉클했네요.
아이들을 키워 오시며 힘들었던 순간들, 여러 생각으로 잠들지 못 했던 밤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아이들이 있는 것이겠지요.
아이들과 함께 한 하루가 그동안의 수고와 힘듦을 잊게 해줄 만큼 기쁨으로 채워졌기를 바래봅니다.
이만큼 성장할 수 있도록 애쓰신 부모님 스스로를 잘 토닥여주는 밤이 되길 바랍니다.
어둡게 자랐어도 사이가 좋은 하지감자
하지 즈음 나오는 감자를 하지감자라고 합니다.
감자 잎이 누렇게 되면 감자를 캘 때가 된 것이지요.
이야기숲 텃밭에도 감자 잎은 누렇게 시들고 다른 풀들이 초록초록 더 생기가 돕니다.
그동안 텃밭을 지나며 감자 노래도 불러주고 잘 자라라고 기원도 했었는데 드디어 감자를 캐는 날..
감자 줄기를 잡아당기면 굵은 감자알들이 줄줄이 달려 나와야 하는데 생각보다 작은 알들이 달려 있어 조금 실망은 했지만 호미로 흙을 엎어보니 흙 속에 감자알들이 쏙쏙 숨어 있네요.
아이들은 감자를 손으로 줍고, 모종삽에 담아 옮깁니다. 커다란 대야에 꽉 차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이 집으로 나눠가져갈 만큼은 수확이 되었습니다.
감자가 들어 있는 가방을 건네며 어깨가 으쓱했을 아이들의 표정이 그려지네요.
가족들과 함께 맛있게 요리해 먹고 월요일에 이야기 해 주기로 했는데 어떤 요리들일지 궁금합니다.
감자를 캐고 난 밭에는 형님들이 고구마를 심었습니다. 고구마는 고구마순 모종을 내어 심습니다.
고구마 모종을 옆으로 눕혀 심어야 하는데 생각보다 아이들이 제법 잘 따라합니다.
아이들이 정성스럽게 심었으니 고구마 풍년을 기대해 볼만 하겠지요.
텃밭을 지날 때마다 잘 자라라고 이야기 해주자고 하니 감자처럼 고구마도 노래를 만들어 불러주겠다고 하네요.
다음 주부터 장마가 시작된다고 합니다.
축축한 기운에 몸과 마음을 맡기지 말고 이야기숲 가족들은 활기차고 생동감 있게 지내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단오 행사 덕분에 올해 상반기 즐거운 추억 하나를 더 간직하게 되었어요. 태양이가 창포물 머리감기 하고선 "이런날 너무 좋다 엄마" 그러더라고요.
마음이 몽글몽글 따뜻한 날이었네요.
민들레 선생님의 정성 듬뿍 담긴 물김치와 앵도화채, 수리취떡 모두 맛나게 잘 먹었습니다!! 민들레표 음식은 항상 저를 기쁘게 해주네요😍
수확해주신 하지 감자도 너무 잘~~먹었어요. 이야기숲 농부님들 고맙습니다😍 태양이가 주문한 감자채 반찬이랑 찐감자 맛있게 먹었네요.👍👍 고구마 농사도 성공하길 기원할게요 ㅎㅎ
이번 한주도 이야기숲 선생님들 모두 감사드려요. 행복한 주말 되시길 소망합니다😃
단오를 준비하면서 엄마와 함께 할 것들을 기대하고 있었던 태양이와 아이들이었답니다, 엄마가 오면 무엇을 알려줄지 함께 이야기하며 준비해서 더 기대가 컸을 거라 생각합니다. 엄마에게 안겨 머리 감고 서로 손, 발을 닦아주고....
했던 순간 순간들이 좋은 기억으로 남길 바래봅니다.